< 두동 성산 교회에서 보낸 2년 >
제 소개를 먼저 잠깐 하겠습니다.
1973년 중학교 1학년 때, 회장이었던 같은 반 친구 따라 교회에 처음 갔었습니다. 예쁜 여학생이 있어서 계속 다녔는데, 다니다 보니 조금씩 믿음이 생겼습니다. 여름 수양회에 가서 울면서 기도도 하고, 기도하다가 방언을 받기도 하고... 선생님이 성경 읽으라면 성경 읽고, 목사님이 주일 지키라면 지키고...착한 학생으로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를 다녔습니다. 아주 아파서 교회 빠진 적이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50년 넘게 거의 개근하며, 동안 교회를 다녔습니다. 15년 전 장로로 임직받아서 열심히 교회를 섬기다가 2년 전부터 두동 성산 교회 출석하고 있습니다.
같은 교회, 같은 학년인 그 예쁜 여학생이 첫사랑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대학 시절까지 혼자 좋아하였었습니다. 수 천통의 편지를 쓰고, 매일 새벽기도회에 나가 열심히 기도하고.... 죽도록 사랑하는 열정에 마음을 연 예쁜 여학생과 1985년 10월 12일! 대학 4학년 때 결혼하였습니다. 한 번 다른 여자를 좋아하여 본 적도 없이, 한 여자를 운명적으로 만나, 한 여자만을 사랑하며 결혼하여 40년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선택한 가장 잘한 선택이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한 일입니다. 첫 느낌 그대로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잠깐 무역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교생 실습하였던 너무 좋은 기억이 있어 무역회사는 제 직업이 아닌 것 같아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1년을 기도하였습니다. 같은 교회 장로님이 교장 선생님으로 계시던 학교에서, 선생님 한 분이 급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셔서 그 빈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도의 응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33년 같은 학교에서 중학교 도덕 선생님을 하나님이 제게 주신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학교 다니다가 2년 전 정년퇴직하였습니다.
결혼한 다음 다음해에 예쁜 딸을 낳았고, 6년 뒤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딸이 결혼하여 울산으로 시집와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벌써 큰 손녀가 초등학교 4학년 둘째 손자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그 아들이 대학 졸업하고 장가들어서 울산에 있는 직장에 취직하여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두 손자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네 명의 손주들이 울산 시내 아파트에서 자라고 있는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정년퇴직하고 울산으로 내려와서 전원주택을 짓고 살면 좋겠다 싶어서 방학마다 울산 근처 여기저기 땅을 보러 다녔습니다. 수십 군데도 더 보았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구미리 244번지 땅을 보는데 참 좋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영남 알프스 모습도 보기 좋고, 가까이 보이는 산등성도 좋고, 예쁜 저수지도 좋고, 주변을 산책하는데 비 온 뒤 솔향 가득한데 너무 좋았습니다. 땅 계약하고, 집 설계도를 작성하고, 건축하고 내려왔습니다. 2년 전 2023년 3월입니다. 그때까지도 몰랐습니다.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신비한 응답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가까이 두동성산교회가 있어서 출석하며 예배드렸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우영혜 권사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 좋은 믿음의 어른이신데 본인이 믿음이 없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나이 든 사람들만 예배드리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 예배드리는 사람 다 죽으면 교회가 사람이 없어서 문을 닫을 것 같아 걱정이 되셨답니다. 사람을 보내달라고 기도하셨답니다. 기도하면서도 내가 기도한다고 하나님 들어 주실까? 기도가 응답 될까? 믿음이 없으셨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장로 권사 부부가 와서 예배드리는 것 보면서 회개하셨다고 하시는데, 소름이 돋았습니다.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는 듯하였습니다. 그 많은 집터 중에서 왜 내가 우리 집터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권사님 기도에 응답하여 주시기 위하여서 이상하게 제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두동성산교회로 저를 보내주셨음이 믿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권사님 기도 응답으로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보내 주셨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 말고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두동성산교회를 2년 다니면서 받은 은혜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시면서 하시고 싶은 일이 무엇이 있으실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꿈에 나타나셔서 이것을 하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하나님 좋아하실 만한 일이 보였습니다. 할머니들이 예배드리기 위하여서 이층 본당을 올라가고 내려오시는 일이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계단 올라가기 힘들어 교회 못 오는 날이 곧 올 것 같았고,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디어를 내어서 같이 헌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출향 교우들도 헌금하여 주셨고, 주변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차고 넘치게 헌금하여 주셔서 빚도 조금 갚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 좋아하실 만한 일입니다.
새로 교회를 지은 지 14년이 되었는데, 외벽 칠을 하지 못하여서 속상해하시며 기도만 하고 계셨습니다. 비용이 부담이었습니다. 작은 시골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입니다. 동안교회 장로님 중에 페인트칠 사업을 하는 장로님이 생각났습니다. 이때를 위하여 장로님 사업을 번창케 하셨으니 도와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기꺼이 도와주셨습니다. 동안교회 청년들이 여름농촌 봉사 왔는데 작은 일은 청년들께 맡기고, 장로님이 도와주셔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외벽 칠 공사를 하였습니다. 여기저기 숨겨 놓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계십니다.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은혜입니다. 사도신경을 고백할 때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믿는다고 고백하는데 그 고백의 의미를 저는 두동성산교회에 와서 처음으로 경험하였습니다.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기쁨을 누리며 삽니다. 하나님 주시는 천국을 경험합니다. 예배 끝나고 한 식탁에 앉아 모든 성도가 같이 식사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전 성도가 모여서 생일 축하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하면 전 성도가 나누어 먹습니다. 무엇을 나누어 먹는 것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입니다. 여기가 천국입니다.
2월 심방 기간입니다. 당산 마을 작은 집에 계시다가 추운 겨울이 되면 산청 따님 집에 가시는 박 권사님이 계십니다. 11월에 가셨다가 4월이 되면 다시 오십니다. 지난주에 담임 목사님과 10분의 성도님이 산청까지 심방을 갔습니다. 가는 길이 세 시간 오는 길이 세 시간이었는데 좋았습니다. 그렇게 멀리까지 심방 다니는 목사님 계십니까? 전 교인의 반이 하루 시간을 내어 심방 하는 교회 있습니까? 심방 받으시는 따님 권사님이 놀라셨습니다. 이런 교회가 우리 교회입니다. 천국을 경험하며 지냅니다.
당산 마을에서 보는 사계절이 너무 좋습니다. 봄에 벚꽃이 피는 가로수 길은 환상입니다. 여름의 초목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가을의 황금벌판은 보기만 하여도 배가 부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선물처럼 주셨습니다. 참 좋은 분들과 좋은 교회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내는 것 하나님 좋아하실 것입니다. 어제도 좋았고 오늘도 너무 좋지만 내일 더 좋아지기 위하여서 무엇을 더하면 좋을까? 하나님이 무엇을 기대하고 계실까?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점점 쇠퇴하여 가는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좋은 본을 보여 주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는 욕심이 듭니다. 작고 연약한 교회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하여 주셔서 향기를 발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는 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보다 더 많은 지금의 한국교회인데, 우리 두동성산교회가 참 좋은 교회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하면 이루어 주실 줄 믿습니다. 지금도 너무 좋지만, 내일은 더 좋아질 것입니다.
일 년에 한 번 출향 교우들이 모여서 예배드리며 행사하는 교회도 저는 처음봅니다. 50주년, 100주년 행사하는 교회는 보았지만 매년 모여서 예배드리는 교회는 드뭅니다. 떠나온 고향 교회를 기억하며 기도하고 헌금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어디에나 계시겠지만 특별히 두동성산교회에는 그 마음이 더욱 많이 계시지 않을까요? 고향 교회에 남아 있는 우리도 열심히 신앙생활 잘하고, 고향 교회를 사랑하는 출향 교우들도 열심히 신앙생활 잘하셔서 더욱 좋은 두동성산교회를 만들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여 드립시다.
바쁘시겠지만, 각자 교회에서 맡은 사역도 많으시겠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돌아가시면서 고향 교회를 방문하여서 예배드리시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너무 근사하게 알려진 두동성산교회 이야기를 들으실 텐데, 그때 내가 하였던 일도 있었다고 간증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퇴직하시면 고향으로 오십시오. 힘을 합하여 같이 두동성산교회를 한국교회 모델과 같은 교회를 만들어 하나님을 기쁘게 하여 드립시다.
< 2024년 3월 1일 두동성산교회 간증문 >
첫댓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장로님과 함께한 2년 두동성산의 자녀들도 행복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믿습니다. 두동성산교회와의 2년이 장로님께서도 행복하셨고 저희들도 행복했고 또 저희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감사합니다. 앞으로 우리 두동성산교회가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루어가실지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