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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7권 제16 화멸품火滅品
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존자 난다難陀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상화원象華園에 있었다.
존자 난다는 한적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는 세상에 나오심은 매우 만나기 어렵다.
억겁을 지나서야 나오시니 참으로 뵈올 수 없다.
여래는 참으로 오랜만에 세상에 나오신다.
마치 우둠바라 꽃[優曇鉢花]이 오랜만에 피는 것처럼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심은 매우 만나기 어렵다.
억 겁을 지나서야 나타나시니 참으로 뵈올 수 없다.
여래께서 나타나신 이곳도 또 만나기 어렵다.
여래께서는 모든 행이 다 쉬었고 애욕은 다하여 남음이 없으며 물들고 더러움이 없고 아주 사라져 열반을 증득하셨다.'
그때에 어떤 魔行天子는 존자 난다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곧 석가 종족의 딸 순다리이[孫陀利]에게로 가서 허공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그대는 이제 기쁜 마음을 내어 몸단장하고 풍악 잡혀라
난다는 지금 법옷 버리고 그대에게 가서 즐겨 놀으리라.
그때에 석가 종족의 딸 순다리이는 천자의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몸을 단장하고 방을 꾸미고 좋은 자리를 펴고 풍악을 잡혔다.
난다가 전에 집에 있을 때와 다름이 없게 꾸며 놓았다.
그때에 프라세나짓[波斯匿) 왕은 보회강당普會講堂에 있다가
'난다 비구가 법 옷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다.
그 까닭은 어떤 천자가 허공에서 그 아내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프라세나짓 왕은 그 말을 듣고 걱정하면서 곧 흰 코끼리를 타고 화상지華象池에 가
난다를 보고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에 존자 난다는 프라세나짓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어찌 여기 왔오, 얼굴빛이 이상하오, 무엇 일로 내게 왔오."
왕은 말하였다.
"존자여, 나는 아까 보회강당에 있다가 존자께서 법 옷을 버리고 흰옷을 입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여기 왔습니다. 이상합니다. 존자는 누구 말을 들었습니까."
그때에 난다는 빙그레 웃으면서 천천히 말하였다.
"보지도 않고 직접 듣지도 않고서 대왕은 왜 그런 말을 하오, 대왕은 여래에게서 들었을 것이오.
'즉 나는 모든 번뇌를 버리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사람의 태를
받지 않을 줄을 참답게 알며 이제 아라한이 되어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지 못하였소."
왕은 말하였다.
"나는 여래에게서
'난다 비구는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아라한이 되어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는 말씀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들은 것은
'어떤 천자가 순다리이에게 와서 말하자 순다리이 부인은 그 말을 듣고
곧 풍악을 잡히고 복장을 꾸미고 자리를 폈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존자에게 온 것입니다."
난다는 말하였다.
"왕은 알지도 못하고 직접 듣지도 않고 왜 그런 말을 하오.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쉬는 즐거움, 잘 가는 즐거움, 사문의 즐거움, 열반의 즐거움을 즐거워하오.
그리고 그 음욕의 불구덩이는 바라보지도 않소.
그런데 다시 거기로 나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오.
뼈는 마치 쇠사슬 같고 살은 돌무더기 같소. 그것은 꿀을 칼날에 바른 것 같은 것이오.
애욕이란 앉아서 조그만 이익을 탐내어 뒷걱정을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고
열매가 너무 번성하면 가지가 부러지는 것과 같으며 오래지 않아 갚는 빚과 같은 것이오.
또 그것은 칼 나무 숲과 같고 독약과 같으며 독한 과일과 같은 것이오.
그 음욕을 이와 같이 보면서 거기에 집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오.
저 불구덩이에서 독한 과일에 이르기까지의 그런 일을 관찰하지 않고서
애욕의 바다, 생존의 바다, 소견의 바다, 무명의 바다를 건너려 하여도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오.
애욕의 바다, 생존의 바다, 소견의 바다, 무명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서
남음이 없는 열반 세계에 들어가 반열반을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오.
그러나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쉬는 즐거움, 잘 가는 즐거움, 사문의 즐거움, 열반의 즐거움을 관찰한다는 것은
꼭 그럴 수 있는 일이오.
그들은 그 관찰로써 음욕 구덩이의 불을 깨달아 뼈는 쇠사슬이요 살은 돌무더기 같으며
그것은 칼날에 바른 꿀이라는 것, 열매가 성하면 가지가 부러진다는 것, 빚은 오래지 않아 갚는다는 것과
또 그것은 칼 나무와 독한 나무와 독약과 같다고 모두 관찰해 깨달아 안다는 것은 그리 될 수 있는 일이오.
이미 음욕의 불이 일어나는 것을 깨달아 알면
곧 애욕의 바다, 생존의 바다, 소견의 바다, 무명의 바다를 건너게 될 것이니 그것은 반드시 그럴 것이오.
그가 이미 애욕의 바다, 생존의 바다, 소견의 바다, 무명의 바다를 건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럴 것이오.
어떠시오. 대왕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알았기에 그런 말을 하오.
대왕이여,
나는 이미 아라한이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끝났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소."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착한 마음이 생겨 난다에게 사뢰었다.
"나는 털끝만큼도 의심이 없습니다.
나는 이제야 존자께서 아라한이 된 줄을 알았습니다.
나라 일이 바빠 이만 돌아가려 합니다."
"좋을 대로하오."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곧 물러갔다.
프라세나짓 왕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그 하늘 악마는 존자 난다에게 와서 허공에서 다시 난다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대 부인 그 얼굴 달과 같거니 금과 은과 영락으로 단장한 그 몸
아름다운 그 모습 생각해 보라 다섯 가지 풍악으로 늘 즐겨 하네.
거문고 타고 노래도 부르나니 그 소리 매우 부드럽고 연해라
온갖 근심 걱정을 떨어버리고 이 숲 사이에서 즐길 수 있으리라.
이 소리를 들은 존자 난다는 '이것은 마행 천자' 짓이라 생각하고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도 옛날에 그 마음 있어 음탕에 빠져 만족할 줄 모르고
애욕에 얽히고 또한 묶이어 늙음, 병, 죽음을 깨닫지 못하였다.
나는 이미 애욕의 깊은 못 건너 더러움 없고 물들 것도 없나니
영화와 지위는 그 모두 괴로운 것 나 홀로 진여(眞如)의 법맛을 즐기노라.
나는 이제 그 어떤 번뇌도 없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어졌고
다시는 그런 짓을 가까이 않으리니 너 어리석은 자여 그런 줄 알라.
때에 그 마행 천자는 이 말을 듣고 곧 근심에 잠겨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이 사실을 자세히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비루들에게 말씀하셨다.
"단정하기는 난다 비구보다 나은 이가 없다.
모든 감관이 담박하기도 또한 바로 난다 비구다.
욕심이 없고 성냄도 없고 어리석음이 없는 이도 바로 난다 비구요, 아라한이 된 이도 또한 난다 비구다.
왜 그런가. 난다 비구는 단정하고 모든 감관이 고요하기 때문이다."
세존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 중에서 제일 단정한 이도 바로 난다 비구요, 모든 감관이 고요한 이도 바로 난다 비구이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2가지 열반 세계가 있다. 어떤 것이 둘인가.
남음 있는 열반 세계[有餘涅槃界]와 남음 없는 열반 세계[無餘涅槃界]이니라.
어떤 것을 남음 있는 열반 세계라 하는가.
비구가 욕심 세계의 다섯 가지 번뇌를 없애고 열반에 들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이 곧 남음 있는 열반 세계다.
어떤 것을 남음 없는 열반 세계라 하는가.
비구가 번뇌를 버리고 번뇌가 없어져 뜻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고 몸으로 증득하여
즐겁게 놀며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참답게 알면 그것이 곧 남음 없는 열반 세계이다.
이것이 2가지 열반 세계다.
마땅히 방편을 구해 남음 없는 열반 세계로 가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三.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까마귀의 비유를 말하고 또 돼지의 비유를 말하리니 잘 생각하라. 나는 연설하리라."
"그리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을 까마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늘 음욕을 익히어 온갖 악행을 행하다가
문득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뉘우쳐 제가 한 일을 모두 남에게 말한다.
그 까닭은 혹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이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악행을 행한다'고 조롱하고 나무랄까 두려워해서이다.
그래서 제가 지은 악행을 남에게 뉘우치고 스스로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마치 저 까마귀가 늘 배고픔에 고통 받다가 문득 더러운 것을 먹고는 곧 주둥이를 닦는데
그것은 다른 새가 그것을 보고 '이 까마귀는 더러운 것을 먹었다'고 할까 두려워해서 하는 것처럼,
저 사람도 그와 같아서 한적한 곳에서 음욕을 익히어 온갖 좋지 못한 짓을 하다가
뒤에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뉘우쳐 제가 한 일을 모두 남에게 말한다.
그 까닭은 혹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이 사람은 음욕을 익히어 온갖 나쁜 짓을 한다'고 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까마귀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니라.
어떤 사람을 돼지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한적한 곳에서 음욕을 익히어 온갖 나쁜 짓을 행하고도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되
'나는 다섯 가지 향락을 누리는데 저들은 그것을 누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나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마치 저 돼지가 항상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곳에 누워 있으면서 다른 돼지들에게 뽐내는 것처럼
어떤 사람은 음욕을 익히어 온갖 나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되
'나는 다섯 가지 향락을 누리는데 저들은 그것을 누리지 못한다'고 한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돼지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은 그런 짓을 버리고 멀리 떠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四.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노새와 같고 소와 같은 사람을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그리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노새와 같은가.
어떤 사람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도를 배운다.
그는 감관이 안정되지 못하여 눈으로 빛깔을 보면 그것을 따라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에는 눈은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하지 못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이어 그 눈도 보호하지 못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보드라움을 분별하며
뜻으로 법을 알면 이내 의식의 병을 일으켜 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에는 뜻은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하지 못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이어 그 눈도 보호하지 못한다.
그래서 위의와 예절의 법도가 없어 걸음걸이와 나아가고 그치기와
굽히고 펴기와 숙이고 들기며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는 것이 모두 계율에 어긋난다.
그래서 범행을 닦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하아, 이 어리석은 사람은 모양만 사문 같구나'하면서 조롱하고 나무란다.
만일 그가 사문이라면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말한다.
'나도 비구다, 나도 비구다'고.
그러나 그것은 마치 노새가 소 떼 속에 들어가 스스로 일컬어 '나도 소다, 나도 소다'하지마는
그 두 귀를 보아도 소와 같지 않고 뿔이나 꼬리도 같지 않으며 소리도 각기 다른 것과 같다.
그때에 소들은 혹은 뿔로 떠받고 발로 밟으며 혹은 입으로 무느니라.
이제 그 비구도 그와 같아서 온갖 감관이 안정되지 않아 눈으로 빛깔을 보면
그것을 따라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에는 눈은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하지 못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이어 그 눈도 보호하지 못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보드라움을 느끼며
뜻으로 법을 분별해 그것을 따라 의식의 병을 일으켜 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에는 뜻은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하지 못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이어 그 눈도 보호하지 못한다.
그래서 위의와 예절의 법도가 없어 걸음걸이와 나아가고 그치기와 굽히고 펴기와 숙이고 들기에 계율을 가지지 못하여
범행을 닦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아하, 이 어리석은 사람은 모양만 사문 같구나'하면서 조롱하며 나무란다.
만일 사문이라면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때에 그는 말한다. '나도 비구다'고.
그러나 그것은 마치 노새가 소 떼 속에 들어간 것과 같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노새와 같다는 것이니라.
어떤 사람을 소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 옷을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운다.
그때에 그는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음식의 절도를 알며
온 종일 거닐면서도 버리는 일이 없으며 마음을 37助道品에 노닌다.
그는 눈으로 빛깔을 보아도 빛깔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또한 그리로 달리는 생각이 없다.
그때에는 으레 눈은 깨끗하여 온갖 착한 생각을 내고 또 나쁜 생각을 억제하여 언제나 그 눈을 보호한다.
귀의 소리, 코의 냄새, 혀의 맛, 몸의 닿임, 뜻의 법에 있어서도 의식의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때에는 뜻은 깨끗하게 되어 범행을 닦는 사람들에게 가면 범행을 닦는 사람들은 그가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모두
'잘 오시오, 동지여. 제 때에 공양을 받아 모자람이 없게 하시오'하고 외친다.
그것은 마치 좋은 소가 소들 곳에 들어가서 '나는 소다'고 스스로 일컫고 그 털, 꼬리, 귀, 뿔, 소리가 모두 소와 같아서
다른 소들이 그것을 보고는 제각기 와서 몸을 핥아 주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 옷을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울 때에
모든 감관은 안정되고 음식에는 절도를 알며 온 종일 거닐면서도 버리는 일이 없으며 뜻은 37助道品에 논다.
그는 눈으로 빛깔을 보아도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또 달리는 생각이 없다.
그때에는 그 눈은 깨끗하여 모든 착한 생각을 내고 어떤 나쁜 생각도 억제해 가지지 않아서 언제나 그 눈을 보호한다.
귀의 소리, 코의 냄새, 혀의 맛, 몸의 닿임, 뜻의 법에 있어서도 의식의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때에는 뜻은 완전하게 된다.
이것이 어떤 사람은 소와 같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소와 같기를 공부하고 노새의 본을 받지 말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착한 행[善行]과 착하지 못한 행[不善行]을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그리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착하지 못한 행이며 어떤 것이 착한 행인가.
이른바 산목숨을 죽이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산목숨을 죽이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음탕한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음탕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거짓말[妄語]하는 것을 착하지 못한 행이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비단 말[綺語]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비단 말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두 말[兩舌]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두 말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남과 싸우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남과 싸우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성내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성내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삿된 소견[邪見]은 착하지 못한 것이요 바른 소견(正見]은 착한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런 악을 행하면 축생이나 아귀나 지옥에 떨어질 것이요,
선을 행하면 인간이나 천상의 좋은 곳이나 혹은 아수라로 태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나쁜 행을 멀리 떠나고 착한 행을 닦아 익혀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을 위해 묘한 법[妙法]을 말하리라.
그것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마지막도 좋다.
뜻도 있고 맛도 있으며 범행을 완전히 닦게 하는 것이니 이른바 2가지 법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리라."
"그리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2가지 법인가.
이른바 삿된 소견과 바른 소견이요, 삿된 다스림(뜻)[邪治]과 바른 다스림[政治]이며, 삿된 말[邪語]과 바른 말[正語]이요,
삿된 업[邪業]과 바른 업이며, 삿된 생활[邪命]과 바른 생활이요, 삿된 방편과 바른 방편이며,
삿된 기억[邪念]과 바른 기억이요, 삿된 삼매와 바른 삼매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2가지 법이라 한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이 2가지 법을 말하였다.
내가 할 일은 이제 모두 마쳤다. 잘 생각하고 관찰하고 외워 게으르지 말라.
지금 행하지 않으면 뒷날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으리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등불의 법과 등불로 말미암아 道로 나아가는 업을 말하리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비구들은 사뢰었다.
"그리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등불이라 하는가.
이른바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어진 것이다.
어떤 것을 등불로 말미암아 도로 나아가는 업이라 하는가.
이른바 바른 소견, 바른 다스림,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방편, 바른 기억, 바른 삼매다.
이것이 등불로 말미암아 도로 나아가는 업이라 한다.
나는 이로써 등불을 말하였고 또 등불로 말미암아 도로 나아가는 업을 말하였다.
내가 할 일은 이제 완전히 마쳤다. 잘 생각하고 외워 게으르게 하지 말라.
지금 행하지 않으면 뒷날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으리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2가지 힘이 있다. 어떤 것이 두 가지 힘인가.
이른바 참는 힘[忍力]과 생각하는 힘[思惟力]이다.
만일 내게 이 2가지 힘이 없었더라면 마침내 위없이 바르고 참된 다 옳은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였을 것이다.
또 이 2가지 힘이 없었다면 마침내 우루빌바아[優留毘]에서 六년 동안 고행하지 못하였을 것이요
악마를 항복 받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도량道場에 앉지 못하였을 것이다.
내게 이 참는 힘과 생각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악마를 항복 받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도량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 방편을 구하여 이 2가지 힘을 닦으면
수다원의 도와 사다함의 도와 아나함의 도와 아라한의 도를 이루어 저 남음 없는 열반 세계에서 반열반할 수 있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고
존자 아니룻다[阿那律]는 쿠쉬나가라[拘尸那竭]의 옛날 자기가 난 곳에 있었다.
그때에 제석천과 범천과 사천왕 및 五백 天人과 28의 큰 귀신 왕들은 존자 아니룻다에게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게송으로 아니룻다를 찬탄하였다.
사람 중의 높은 이께 귀명歸命하노니 뭇 사람의 존경을 받는 분이여
우리들은 지금 어떤 선정을 의지해 닦을지를 알지 못한다.
그때에 사발타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는 범마유梵摩喩의 제자였다.
그도 존자 아니룻다에게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니룻다에게 물었다.
"나는 옛날 왕궁에 태어났지마는 아직 이런 자연의 향기를 맡아 본 일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여기 와 있기에 이런 향기가 풍깁니까.
이것은 혹시 하늘인가 용인가 귀신인가 혹은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인가."
아니룻다는 대답하였다.
"아까 제석천과 범천과 사천왕과 五백 천인과 또 28의 큰 귀신 왕들이 내게 와서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다시 다음 게송으로 나를 찬탄하였다."
사람 중의 높은 이께 귀명하노니 뭇 사람의 존경을 받는 분이여
우리들은 지금 어떤 선정을 의지해 닦을지를 알지 못한다.
범지는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나는 그들의 형상을 보지 못합니까. 제석천, 범천, 사천왕들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아니룻다는 대답하였다.
"너는 하늘 눈[天眼]이 없기 때문에 제석천, 범천, 사천왕, 五백 천인, 28의 큰 귀신 왕들을 보지 못한다."
"만일 내가 하늘눈을 얻는다면 그들을 볼 수 있습니까."
"만일 하늘눈을 얻는다면 곧 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범지여, 그 하늘눈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천 눈[千眼]이라는 범천왕이 있다.
그는 눈 있는 사람이 자기 손바닥에 있는 보배갓[寶冠]을 보듯이 이 一천 세계를 본다.
그는 그처럼 이 一천 세계를 보아 걸림이 없다. 그러나 그 범천은 제가 입은 제 옷은 보지 못한다."
"무엇 때문에 그 범천은 제가 입은 옷을 보지 못합니까."
"그는 위없는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제가 입은 제 옷은 보지 못한다."
"만일 그가 위없는 지혜의 눈을 얻는다면 그 몸에 입은 옷을 볼 수 있겠습니까."
"만일 위없는 지혜의 눈을 얻는다면 곧 제가 입은 제 옷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범지는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는 나를 위해 묘한 법을 설명하여 나로 하여금 위없는 지혜의 눈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
아니룻다는 말하였다.
"너는 계율을 가지는가."
"어떤 것을 계율이라 합니까."
"어떤 악도 짓지 않고 그릇된 법[非法]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계율이라면 나는 받들어 가질 수 있습니다."
"범지여,
너는 지금부터 계율을 가져 털끝만큼도 어기지 말고 교만이라는 번뇌를 버리고
또 <나>다, <나의 것>이다 하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라."
때에 범지는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을 <나>라 하고 어떤 것을 <나의 것>이라 하며 어떤 것을 교만의 번뇌라 합니까."
아니룻다는 답하였다.
"<나>라는 것은 정신[神識]을 말하고 <나의 것>이라는 것은 이 형체를 말한다.
거기서 의식이 생겨 <나>와 <나의 것>을 주장하는 것을 교만의 번뇌라 한다.
그러므로 범지여, 마땅히 방편을 구해 그런 번뇌를 버려라.
범지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범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니룻다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떠났다.
그는 집에 가는 도중에 그 이치를 생각하다가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때에 옛날부터 이 범지와 친한 벗인 어떤 하늘이 있었다.
그는 범지의 마음속에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된 것을 알고 존자 아니룻다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곧 다음 게송으로 아니룻다를 찬탄하였다.
범지는 자기 집에 이르기 전에 도중에서 도의 자취[道跡]를 얻어
때가 다하고 법의 눈이 깨끗하여 의심도 없고 망설임도 없어졌다.
존자 아니룻다도 게송으로 하늘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아까 그의 마음 관찰하고 도중에서 도 얻을 것 이미 알았다
그는 저 카아샤파 부처님 때에 일찍이 이 법을 들었었느니라.
그때에 존자 아니룻다는 곧 거기서 떠나 여러 마을을 거쳐 슈라아바스티이로 갔다.
그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세존께서는 아니룻다에게 자세히 법을 말씀하셨다.
아니룻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은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 중에서 하늘 눈이 첫째인 사람은 바로 그 아니룻다 비구이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존자 라아훌라[羅雲]는 계율을 받들어 가져 조금도 범하지 않았다.
작은 허물도 피하거늘 더구나 큰 허물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번뇌[有漏]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
그때에 비구들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세존께 사뢰었다.
"라아훌라 비구는 계율을 받들어 가져 조금도 범하는 일이 없나이다.
그러나 여전히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으니 무슨 까닭이옵니까?"
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계율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감관을 잘 단속하면
그는 그 길로 차츰 나아가 마침내 모든 번뇌 없어지리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항상 바른 법 닦기를 생각하여 실수가 없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난다와 열반과 까마귀와 노새와 두 가지 착하지 못함과 등불과 참음과 생각하기와 범지와 또 라아훌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