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크다 ‘마하(摩訶)’
《반야심경》의 경명의 맨 앞에 시작하는 단어가 ‘마하(摩訶)’이다. '마하(摩訶)'는 범어로 마하(Maha)이며, 이는 '크다(大), 빼어나다(勝), 많다(多)'라는 뜻이 있다. 이 중에서 대(大)로 번역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마하’의 뜻을 가진 '크다(大)‘는 단지 다른 것과 비교해서 상대적인 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무엇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절대적인 크기이며, 한없이 큰 것을 의미한다. 큰 허공과 같이 넓고 커서 온 법계에 두루 가득한 무한대의 크기를 의미한다.
’빼어나다(勝)‘ 뜻도 어떤 것과도 비교가 될 수 없는 ’최고다‘ ’위대한다‘라는 의미가 있다. ’많다(多)'라는 것도 ‘공덕이 한없이 많다’ ‘한없는 보배를 간직하고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신라의 원효스님은 《대승기신론》에서 이같이 게송을 설하고 있다.
“크다고 하자니 아무리 작은 것이도 능히 들어가고
작다고 하자니 어떠한 큰 것이라도 감싸는도다.”
이처럼 ‘마하’는 단순히 크기만 하고 빼어나기만 하고 많기만 한 것이 아니다. 마하의 크기 속에는 공간적으로 무한하고, 시간적으로 영원한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 분별을 넘어 일체의 상대적인 생각을 아예 떠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분별이나 생각으로 알 수 없는 마음자리, 절대적인 마음을 ‘마하심(摩訶心)’이라고 한다. 육조혜능 대사는 《육조단경》에서 ‘마하심’에 대하여 이처럼 설하고 있다.
“마하(摩訶)는 대(大)이다. 마음의 광대함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끝이 없으며 모나거나 둥글거나 크고 작음도 없다.
청황적백(靑黃赤白) 등의 색깔도 없고, 상하장단(上下長短)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기쁨도 없고, 옳거나 그릇됨도 없다.”
‘마하심’은 그 어떠한 말로도 올바로 정의 내릴 수가 없고, 그 어떤 것도 올바른 표현이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혜능대사는 다시 이같이 ‘마하’를 정의하고 있다.
“만약 사람들이 선이나 악을 대할 때, 어느 것도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
물들거나 집착하지 아니하여, 마음이 마치 허공과 같게 되면,
이를 이름하여 크다(大)고 하여 마하(摩訶)라 한다.”
[출처] 한없이 크다 ‘마하(摩訶)’|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