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정신(阿Q精神)
【질문】아큐정신(阿Q精神)이 무엇인가요?
【답변】 아큐정신(阿Q精神)이란 것은 없습니다. 중국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작가인 노신(루신)의 작품 이름이 '아큐정전(正傳)'입니다.

“아Q정전'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한 인간, 더군다나 남들에게 우쭐대고 싶어 하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인간이 자신의 왜소함과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걸어갈 수밖에 없는 삶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루쉰은 `아Q(阿Q)'의 성격을 통해 대부분의 인간이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자기 합리화'를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자신을 `버러지'라하고서도 “나는 스스로를 천하게 여길 수 있는 제일인자다.”라며, 앞의 말은 다 빼고 `제일인자'만 되뇌곤 상대방에 대한 앙심을 씻어 내버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아Q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정신적 승리법을 통해 일정부분 이상 자신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실제 불행이란 인간의 삶에서 필연적인 요소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럴 듯한 이유를 외부적 원인으로 돌리거나, 다른 사람의 더 큰 불행을 상기해내어 자신의 고통을 축소시켜 나가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루쉰이 그린 아Q는 단 한 번도 자신에게 가해지는 피압박적인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자신의 과거를 과장하거나 현실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며 자신을 위안해버리는 가련한 존재다. 루쉰은 이러한 존재들의 말로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어했으며 이런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의 진로를 근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진 것도 없이 자존심만 강하고, 미래보다는 옛날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가며, 불행한 일은 늘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대부분의 중국인은 자신들이 혁명의 주체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봉건적 패배주의에 휩싸여, 도리어 혁명을 모반이라 하여 금기시하는 미몽에서 깨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중국의 봉건사회는 몇 천년을 이어와 피압박민인 노예와 평민이 오히려 지배자들을 존경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지배자들의 왕국인 청나라 조정은 부패와 무능으로 무너져가고 있었다. 이에 루쉰은 노예면서 자신이 노예임을 깨닫지 못하는 비극적인 인물을 내세워 민중에게 혁명의 불을 지피고자 했다. 지배계급에 의해 이뤄진 혁명은 또 다른 지배와 피지배를 낳을 뿐이며, 민중의 의식적 역량 없이 폭력에 의해 이뤄진 혁명은 결국 부패 관료주의만을 생산하고 말 것이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Q정전'은 아Q라는 한 인물의 가련한 삶을 그리고자 한 것만은 아니다. 아Q는 우리 자신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며,우리 사회며, 우리 국가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아Q가 우리에게 겉과 속을 통해 보여준 `공허한 영웅주의'와 `가련한 패배주의'는 전형적인 봉건시대의 유산으로 아직도 곳곳에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자만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삶들은 오로지 희생만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야 하는 세상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아Q와 같이 죽을 운명에 처해 있음도 모르고 자신이 그린 동그라미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만으로 언짢아 하고 있는 그런 민족은 되지 말아야 한다.
출처 : daum 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