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7월27일 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3년 9월에 최홍희소장은 보병 제29사단을 창설하라는 국방부의 명령을 받았다. 최 장군은 당시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2824-1번지(속칭 농남못)일대에서 보병 제29사단을 창설하게 되었다. 사단장 소장 최홍희, 부사단장 준장 하갑청, 참모장 대령 김황목, 작전참모 중령 어명훈, 군수참모 중령 황예현, 제83연대장 중령 최영성, 제85연대장 대령 황봉관, 제86연대장 대령 유근춘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보병 제29사단을 창설할 때 최홍희 사단장은 인근에 위치한 육군 제1훈련 소장이던 이응준 중장을 찾아 교섭을 벌였고 그 결과 우수한 하사관들로 많이 전입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보충병은 운동선수를 우선하여 충원하였다.
강건한 체력, 만만한 투지, 철저한 훈련으로 사단의 통솔방침을 정하고, 사단 상징마크를 익크(주먹)으로 정해서 그야말로 강건한 사단임을 표방하여 일명 익크사단으로 불려지기도 했다. 또한 사단장 최홍희 장군은 태권도 9단을 소지한 태권도 창시자로서 전 사단 산하 장병들에게 태권도 무술을 연마시키기로 방침을 세웠다. 따라서 최사단장은 당수 2단인 남태희 중위와 당수 1급인 한차교 하사를 사범으로 임명하여 장병들 누구나가 태권도의 무예를 터득토록 한 결과 통솔 방침대로 강건한 투지를 지닌 병사가 만들어졌다. 이때 장병들에게 긍지를 심어주기 위하여 상의 어깨 밑에 ‘주먹’마크를 붙이고 다니도록 하였다.
보병 제29사단은 창설과 더불어 태권도가 보급되었고, 훈련을 마치자 1954년 5월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2824-1번지(농남못 서쪽)에 보병 제29사단 발상탑을 세운 후 1954년 6월 강원도 양양으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2005년10월14일부터 19일까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전에서는 개최된 제14회 ITF 세계 태권도대회 시 홍보용 포스터가 그 당시 눈길을 끌었다. 그 포스터에는 ‘Return Taekon-do to Its Birth Place’ Korea 2004(발상지에 돌아온 태권도)라는 표제 위에 강건한 체력이라 표시된 보병 제29사단 발상탑이 인쇄되어 있다. 이것은 결국 태권도의 발상지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임을 뜻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지금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농남못 옆에는 보병 제29사단 발상탑이 의젓하게 세워져 있다. 그러나 이 발상탑은 한 때 비운을 맞이한 적이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1980년 후반에 땅에 묻혀 있다가 대정지방 인사들의 노력으로 2004년 3월에 다시 땅 위에 재건되기를 이르렀다.
<발췌> 정수현, [한라의 젊은 영웅들], 제주특별자치도재향군인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