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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 산행기를 지금 쓰는 거라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음. 다만 폰이 찍은 사진의 위치와 시간은 정확해 이를 토대로 작성함.
"백담사 → 수렴동 → 구곡담 → 봉정암 → 소청 → 희운각 → 공룡 능선 → 마등령 → 마등봉 → 저항령 → 길골 → 백담사"의 31.09km 환종주 구간을 2박 3일 동안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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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척추 격인 공룡능선
공룡능선은 자체의 아름다움이 일품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공룡의 기괴한 등뼈를 연상시키듯 험봉이 줄기차게 솟아 이어져 있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으로서 산행하는 이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공룡능선은 기묘한 암봉이 용트림하듯 화강암 봉우리로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공룡능선의 가파른 등줄기는 빼어난 경관이 밀접한 대표적 능선이다. 천화대와 일곱 봉우리 칠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내리꽂혀 있고 설악골, 잦은바위골 등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설악산의 척추 격인 공룡능선은 내·외설악의 면면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힌다. 서쪽으로는 용아장성의 기암 연봉이 뒤따르며 공룡능선에서의 발걸음을 제왕의 그것처럼 장엄하게 만든다.
공룡능선 산행은 많은 체력이 필요하고 겨울 등반 때는 길을 잃기 쉬운 전문 코스로 계절의 매력을 더한다. 마등령에서 나한봉을 우회하여 남동쪽으로 8km의 대청으로 이어지는 난이도 있는 코스이다. – 한국의 산하
애초 봉 감독과 산행계획을 세울 때는 미시령에서 시작해 황철봉을 거쳐 저항령에서 쉬고, 공룡능선과 끝청을 거쳐 한계령으로 내려오는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을 따라 움직일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왕 하는 김에 언젠가는 진부령에서 마산에 올라 미시령까지 가는 백두대간 남쪽의 시작이자 끝 구간을 탐험하기 위한 계획도 세웠다.
실행에 들어가기 며칠 전 봉 감독이 겁을 먹고 미시령이 아닌 백담사에서 시작해 수렴동, 구곡을 거쳐 소청에서 1박하고 공룡을 타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설악을 가고 싶어 하던 선현과 그 친구 둘, 그들의 가이드 용준이 합류하기로 했다. 코스가 변경되었을망정 2박 3일의 식사와 옷가지, 風餐露宿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한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인원이 늘었으니 추가되는 음식도 늘었다. 늘 그렇듯이 삼겹살을 준비해 대피소에서 구워 안주할 생각이었는데 번거로운 걸 싫어하는 용준의 반대로 삼겹살은 버리고 햄만 몇 개 준비했다. 그럼에도 배낭의 무게는 20kg을 훌쩍 넘은 23kg이었다.
봉 감독과 내가 같이 움직이고 가이드 용준을 중심으로 나머지 친구가 움직이기로 했다. 두 팀이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사진으로 유추해 보건대, 용대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소청에서 1박 후 용준은 고등 동기 친구와의 방태산 야영을 위해 새벽같이 다시 용대리로 돌아가 방태산으로 떠나야 한다. 야영을 위해 용준은 텐트를 비롯한 야영 장비 한 세트를 마련했다. 그 장비를 차에 싣고 온 것이다. 남은 선현과 그 친구 둘은 천불동으로 내려가 속초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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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청량리발 정동진행 무궁화호 첫차를 타고 양평에 내려 봉 감독을 만났다. 다른 얘기지만, 현재는 봉 감독이 이사해 접선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더 불편해졌다. 서울에 더 가깝게 이사를 했음에도…. 역시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교통수단이 거리를 결정한다. 봉 감독 차로 용대리로 향해 8시 40분경 도착해 단골 식당에 들어가 메밀모주 반주로 아침을 갓시래기국밥으로 먹었다. 그리고 용준 팀을 만났나? 아니면 같이 먹었나? 사진상으로는 우리 둘만 먹은 거 같은데….
당일 소청대피소에서 1박을 할 예정이라 우리에게 남는 것은 시간밖에 없었다. 따라서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식당을 나와 버스로 백담사로 이동 후 수렴동을 향한 시각이 대략 10시경이 아닐까 생각된다. 수렴동에 도착하기 전 봉과 나의 은밀한 곳에 가서 용준을 포함한 셋이 족탕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가볍게 점심을 먹은 거 같다. 뭘 어떻게 먹었는지는 기억이 없음. 그런데 선현을 비롯한 셋은 먼저 갔나? 우리와 페이스를 맞출 수 없다고 소청을 향해 먼저 갔던 거 같기도 하고….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구곡담을 따라 대상이 있으면 촬영도 하며 양폭에 도착한 시각이 2시 45분이다. 그리고 3시 50분에 봉정암에 도착했다. 여성 동무 셋을 추월해 용준과 내가 소청에 도착한 시각이 4시 40분으로 생각된다. 배낭을 풀어 햄을 굽고 라면을 끓여 간단한 안주를 만들어 한잔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후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SOS가 왔다. 용준은 계속 안주를 준비하고 내가 200여 미터 내려가 배낭 두 개를 짊어지고 올라왔다.
대피소에 입소 신고를 하고 짐을 푼 이후 저녁을 먹었는데, 옆에서는 삼겹살을 굽느라 정신없었지만, 우린 햄에 만족해야 했다. 삼겹살 없음에 대해 여성 동무의 질책을 들으며 저녁을 먹었다. 정확히 뭘 먹었는진 기억이 안 난다. 석양을 보며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 별다른 기억이 없는 거로 봐서 푹 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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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잤으니 일찍 일어나 용준은 아침도 안 먹고 바로 용대리를 향해 떠나고 남은 우리는 대충 아침을 먹고 희운각을 향해 출발했다. 그 시각이 6시 15분이다. 오늘 우리가 갈 예정인 공룡을 바라보며 대피소를 향해 내려갔다. 물론 공룡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희운각 대피소에 8시 30분경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천불동으로 하산하는 여성 셋과 다음을 기약하며 작별을 고했다.
신선대로 향하는 길을 못 찾아 탐방로를 따라가다 리지를 발견해 올라갔다. 리지를 따라 최대한 신선대에 가깝게 우회를 해 마주친 바위 봉우리를 지나친다면 공룡에 대한 모독일 것이다. 후에 그 바위 봉우리의 이름을 찾기 위해 구글링을 해보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리고 산꾼이 신선대에서 찍었다는 사진과 내가 찍은 사진이 같은 것으로 봐선 신선대가 아닐까 생각된다. 신선대가 맞는 듯. 우리도 모르게 신선대에 올라 사진을 찍고 주변의 경치를 감상한 것으로 판단된다.신선대에서 내려와 저항령을 향해 가며 오를 수 있는 모든 바위 봉우리를 기어오르며 1275봉에 도착한 시각이 11시 40분경이다. 바로 올라 사진을 찍고 마음껏 즐긴 후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이후 탐방로를 따라 좌우의 봉우리를 오르락거리며 이번 산행 목적지 중 하나에 도착했다. 이번 산행의 목적 중 하나는 탐방로 상의 이정표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산꾼의 산행기나 지도에 표기된 샘터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있는 곳을 확인하기 위해 배낭을 벗어 두고 샘터가 있다는 곳을 향해 내려갔다. 대략 3분 정도 내려가니 샘이 나왔고 나중에 활용하기 좋은 터도 있었다. 위치를 기록하고 다시 배낭을 벗어 둔 곳으로 올라왔다.
다시 탐방로를 따라 움직여 큰새봉에 오른 후 나한봉에 도착한 시각이 2시경이다. 나한봉에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신나게 논 후 내려와 오세암 갈림길에 도착했다. 당시에는 오세암 내려가는 길이 산사태로 무너져 길이 폐쇄된 상태였다. 물론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니 상관은 없었지만, 폐쇄가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여기도 우리가 확인해야 할 샘터가 있는 곳으로 대략 500여 미터 아래에서 샘을 확인하고 올라와 길을 계속 갔다.
4시 15분에 마등봉에 도착해 인증을 찍고 멀리 보이는 설악 자락을 감상했다. 우리의 숙소를 향해 너덜을 내려가며 희미한 길을 따라 정신없이 달리니 숙소 3km 전에서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어둠을 뚫고 힘겹게 너덜을 통과해 숙소에 도착한 시각이 6시 40분이다.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물을 확보해야 해 바로 배낭을 벗어 두고 랜턴과 물통을 들고 샘을 찾아 나섰다. 대략 25분 거리 1km가 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원래 숙소 아래 300m 지점에 있다고 했지만, 가물어 말라버렸거나 우리가 찾지 못했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샘터라기보다는 길골의 계곡에서 물을 떠 온 것이다. 왕복 1시간가량 걸려 물을 떠 온 후 봉이 가져온 1인용 집을 설치하고 매트 두 장, 침낭 두 장을 깔아 취침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주변을 정리한 후 저녁을 준비했다.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저녁 준비를 하고 세 여성이 주고 간 반찬과 우리가 준비한 반찬 그리고 온갖 술을 반주로 저녁을 먹기 시작한 시간이 8시가 넘어서다. 저녁을 먹은 후 배낭은 레이커버를 씌워 이슬을 막고 나머지 짐을 대충 정리하고 안주와 술만 들고 독방에 둘이 들어가 옛이야기를 하며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어리시절 회한 어린 얘기 후 잠이 든 시각이 10시경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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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밖의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 나와 보니 대간꾼 한 무리가 황철봉에서 내려와 마등봉을 향하고 있었다. 대략 그 시각이 5시 30분경이니 황철봉 주변에서 풍찬노숙했던가 아니면 미시령에서 우리 숙소까지 대략 2시간 반에서 3시간 거리니 새벽 2~3시에 대간 길을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를 향한 그들의 시선이 부러움이 가득한 것과 우리 집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으로 봐서 미시령에서 출발해 그 시각에 우리를 지나친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이 지나가자 또 한 무리가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보고 난 백두대간 연결 산행을 과거에 했던 미래에 하든 대간꾼은 무조건 존경하기로 했다.
대간꾼의 행군을 보고 있는데 6시 15분경부터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숙소가 울창한 숲 사이에 있어 아무런 방해 없는 일출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숲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도 대단했다. 대간꾼의 행군도 끝이 난듯하고 일출도 끝난 시점에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내가 국을 끓이는 동안 봉은 남은 식재료를 - 소주 팩(이틀 저녁 취하도록 마시고 매 끼니 반주를 했음에도 술이 남았다면 배낭 무게의 주범은 술이라는 건데), 햇반, 김, 치즈 등등 - 포장해 다음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숙소 근처에 매장했다. 얼마 전 갔다 온 봉의 말에 의하면 없어졌다고…. 올해 가서 사용할 예정이었는데!
지난밤 남은 밥을 미역국에 같이 넣고 끓여 아침을 먹고 주변을 흔적도 없이 깨끗이 정리한 후 출발지인 백담사로 향한 시각이 대략 8시 근처로 생각된다. 평소 산꾼도 잘 다니지 않는 길을 따라 아니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과 리본은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계곡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내려갔다, 와중에 절벽에 가까운 곳도 만나 미끄러지기도 하고 크게 우회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날도 좋아 땀은 비 오듯 했다. 그 상태에서 그냥 가는 것은 산꾼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은 둘 다 동의하는 바다!
최대한 백담사에 가까운 곳에서 땀과 먼지를 씻기로 하고 적당한 소를 찾으며 내려갔다. 백담사와 영시암 사이의 길과 만나는 곳에서 대략 600~700m 떨어진 곳에서 적당한 소를 발견해 먼지와 땀을 깨끗이 씻어 냈다. 그리고 오가는 불자와 등산객이 많아 바로 길로 뛰어들 수 없어 조금 우회 후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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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정각에 탐방로로 들어선 후 무사 귀환을 자축하는 인증사진을 부탁해 찍고 백담사로 향했다. 굳이 탁족이 필요 없는 상태라 바로 버스 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타고 용대리로 내려갔다. 용대리에 도착해 차에 짐을 싣고 뒷정리를 한 후 평화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쩌다 보니 용대리 식당 중 등산 시에는 갓시래기국밥집이 하산 시에는 평화식당이 우리의 단골집이 되었다.
두부 전골과 이슬이로 무사 귀환 축배를 들고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그 시각이 12시 10분이다.
20세기에 처음 공룡을 올랐다가 마등령을 거쳐 비선대로 하산했었다. 당시에는 가야동 계곡에 텐트를 치고 1박 후 희운각을 거쳐 공룡으로 접근했다. 그때도 날이 어두워져 마등령부터 랜턴에 의지해 간신히 길을 찾아 내려갔다. 그리고 마등령, 비선대 구간의 험로에서 왼쪽 무릎에 이상이 생겨 절뚝거리며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내겐 그 구간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아 있다. 21세기에 다시 오른 공룡이 과거보다 더 쉽게 느껴졌고 근 30년 만에 올랐음에도 변한 것이 없어 좋았다. 아니 인공물이 많이 첨가되어 약간 짜증 나기는 했다. 봉 감독은 봉대로 나름 많은 촬영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 둘 다 유익한 2박 3일이었다.
우리가 애초 목적한“백담사 → 수렴동 → 구곡담 → 봉정암 → 소청 → 희운각 → 공룡능선[무너미 고개 → 신선대 → 1275봉 → 샘터 → 나한봉] → 마등령 → 샘터 → 마등봉 → 샘터 → 저항령 → 길골 → 백담사”코스를 그대로 따랐고 그 과정에서 미처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된 산행이다. 그리고 다음을 위해 준비한 산행이다.
첫댓글 재밌게 고생했구만
이번 설악산행에도 비선대를 오를 예정인가?
노우 근처도 안감
잠시 착각, 시간이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