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차 충남청양 칠갑산 산행후기
칠갑산은 만물생성의 7대근원인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인 七甲山이라 칭하였고, 또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는 산이라고도 전해오는 산이다.
1973년 3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온국민의 애창 속에 불려지고 있는 주병선의 칠갑산 노래와 함께 백제인의 얼과 혼이 서린 성스러운 산이기도 하다.
천장호출렁다리가 생기기 한참전에 한번 다녀온 이후로 다시한번 가봐야 할산으로 점찍어 놓고 때를 기다리다가 이번 산행지로 결정하게 되었다.
청양은 높은 아파트와 공장이 없는 작은 마을들이 줄지어 있는곳,흐드러진 감나무와 추수가 끝난 넓은 논밭이 있는곳,
시골마을을 지키고 있는 오래된 나무들이 있는곳이고,
청양군의 중심에 우뚝솟아 있는 칠갑산은 청양의 대표적인 관광지로서 장곡사와 장승공원, 천장호출렁다리등의 명소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청양하면 떠오르는 것이 매운고추로 유명한 청양고추를 꼽을수 있는데, 또하나 유명한 작물인 구기자가 있어 구기자마을과 구기자 약초시장들도 명소로 꼽힌다.
이번에도 지난번 강천산 단풍산행보다는 못해도 많은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경기로즈산악회는 약370여명이 알림을 받고있고, 시간 되는대로 편안하게 예약해서 오시는 정회원이 없는 산악회로서 임원들과 붙박이로 오시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매번 사람들이 바뀐다.
사실 한달에 한번가기도 벅찬 산악회를 우리는 한달에 두 번이나 가질 않는가.
매번 오시면 좋겠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시다가 마음이 동하면 한번씩 찾아 주시는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처음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새로이 명단에 추가하였고 매번 이런분들이 또다른 분들을 연쇄적으로 모시고 오셔서 로즈산악회가 발전하는 또다른 힘이되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된다.
이번에는 한참만에 와주신 이벤트업을 하시는 강계전님이 일행분을 모시고 오셨고, 아코디언 연주가이시고 음악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시는 최성식형님이 과거 TBS방송국 유명PD셨다는 윤일호님 부부와함께 4분이 참석해 주셨으며,김기옥님이 한분더, 한창호님도 김정자님과 함께였고, 윤부택님도 동락배드민턴클럽 총무이신 최정자님을 모시고 오셨고,추영금님도 한분추가, 임영순홍보이사님은 4분의 새로운 얼굴들을 이끄셨고, 돈이랑찌게랑이라는 식당을 하시는 박명순님도 새로운분 한분더,이경숙님도 한분더 모시고 오셔서 경기로즈산악회를 체험할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같아 무척이나 흐뭇했다.
장경철,김은경 두분의 젊은 부부와 대청봉산악회에서 만난 이은숙님도 오셨고, 이인애 감사님 지인이신 이창숙님은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로 연속해서 로즈를 찾아 주셨다.
그렇게 모란과 죽전정류장에서 대호관광버스에 탑승한 40명의 칠갑산 원정대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청양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지난번 강천산 갈때는 제약회사 홍보를 일부러 받질 않았는데 이번에도 여러곳에서 홍보를 부탁하길래 그중에서 홍보 찬조금을 선불로 입금해준 안구건조증치료기를 생산하는 누리아이라는 회사 제품을 홍보하기로 하고 죽전에서 담당팀장을 차에 태웠다.
자세히 보니 작년 이맘때쯤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 갔을 때 해독쥬스라는 제품을 들고 홍보에 열을 올렸던 친구가 아니던가.
그때는 많이도 팔았는데, 이번에는 장시간 체험도 시켜주곤 했지만 하나도 못팔고 돌아섰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당장 꼭 필요로하는 의료기기가 아니라서 처음부터 예견되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버스안에서 산행에 관한 설명도하고, 망향휴게소에서 김밥과 두유,미니호떡으로 아침 간식도 먹고,이어지는 제약회사 홍보말씀도 듣다보니 어느새 버스는 칠갑산 장승공원에 다다르고 있었다.
산행들머리인 장승공원에서 모두내린 우리 일행들은 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A,B조는 산을 오르기 위해 채비를 서둘렀고,편의상 C조는 다시 버스에 올라 반대편에 있는 천장호출렁다리로 향했다.
사실 당초에는 칠갑산 정상을 넘어가는 코스로 A조는 장곡로를 따라 삼형제봉을 지나 칠갑산 정상까지 올라서 간식후 천장호출렁다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잡았고,
B조는 그보다 1시간 가량 코스가 짧은 장곡사 사찰로를 따라 마찬가지로 칠갑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으로 두개코스만 운영하려 하였으나,
높진 않지만 비교적 긴코스이고, 원점회귀코스가 아니고 정상을 넘어 반대편까지 가야하는산행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계셔서 산행지에는 없는 편의상 C조를 만들어 천장호수 주변 둘레길을 약 2시간30분 만에 한바퀴 돌고 출렁다리를 건너며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조형물들을 볼수 있는 코스를 말씀 드렸더니 예상치 않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C조를 가겠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가.
이러면 당초 취지에 안맞아서 안되는건데 라고 하면서도 정상산행을 고집할수 만은 없는 노릇.
그래서 반수가 넘는 22명이 C조로 가서 단체사진도 찍고, 맛있는 간식도 먹고, 천장호 둘레길도 걸으며 늦가을의 멋진 풍경을 한껏 즐기고 오셨단다.
A조는 13명,B조는 5명이 한조를 이뤄 산행을 시작하였고, 나는 언제나처럼 A조 후미에서 무전기를 휴대한채 뒤를 받치며 올라갔다.
산행 초반부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져 모두를 지치게 하였고, 선두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특히 이창숙님이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힘드신표정이 역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따라와 주었고, 선두와 마찬가지로 삼형제봉에서 인증사진을 남기고, 힘을 내서 얼마남지 않은 칠갑산 정상을 향해 후미를 형성하고 있던 나와 이인애감사님 그리고 이창숙님은 서로를 격려하며 오르고 또 올랐다.
올라가는 길은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었고, 올들어 처음보는 눈이 내려 조금은 미끄러웠지만 잘정돈된 등산로는 여느 산보다도 좋은 길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중간중간에 계속 이어진 이정표가 자세히도 우리를 안내해 주어서 길잃을 염려는 안해도 되겠거니 생각했다.
올라가는 중간에 소방대원 3분을 만난 것 이외에는 다른 사람을 마주친 적이 없을 정도로 등산로는 한산했다.
약 1km 이상 남아있는 지점에서 B조에서 무전이 날라왔다.
칠갑산 정상에 왔노라고.
우리가 올라가니 B조로 올라오신 5분은 간식을 드시고는 A조 선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돗자리를 남긴채 하산중이었고, 우리는 그뒤를 이어받아 정자가 있는 정상석 옆에서 맛있는 간식타임을 즐길수 있었다.
막걸리가 한순배 돌아가고 가져간 소주도 다 비워질때쯤 우리일행은 자리를 정돈하고 나서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는 천장호출렁다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내려가는 길도 잘정돈되어 있어서 길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내려올수 있었다.
천장호출렁다리위 전망대에 다다른 우리일행은 호수와 잘어우러진 고추모양의 교각이 받혀주는 천장호출렁다리의 멋진 모습을 보고는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고 출렁다리 쪽으로 내려가서는 호랑이 동상과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각종 포즈로 사진을 찍고 찍어주며 출렁다리를 건너니 그곳에도 콩밭매는 아낙네 상을 비롯해 고추모양의 조형물 등등 사진 명소들이 널려 있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정상부근부터 터진C조의 박주영고문님의 무전기가 연신울려대며 매운탕이 끓고 있으니 빨리 내려오라고 재촉하신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배낭을 차에 내려놓고는 최성식형님 일행이 준비해 오신 민물고기로 조리한 매운탕을 한그릇 떠서 소주와 함께 호호 불어가며 진한 국물을 들이켰다.
매운탕은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우러나서 형용할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되어 있었다.
늦게 도착한 A조 까지 챙겨 주시느라 고생하신 형님들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당초 예상시간보다 30분정도 일찍 하산하여 모두 버스에 오른 우리 일행들은 미리 예약해둔 청양읍내에 있는 진영분식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어죽이 주메뉴인 식당이다.
내려오는 차안에서 미리 파악한대로 어죽을 못드신다는 4분을 제외하고 국수를 넣은 얼큰한 어죽 한그릇씩이 차례대로 상에 놓여졌고,방에 자라잡은 분들 먼저 늦은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최정자님이 추가로 칼국수로 바꾸셔서 5분은 칼국수로, 기사님을 포함한 나머지분들은 어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 나갔다.
중간에 힘차게 건배를 하고, 우리가 가져간 소주와 막걸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먼저 식사를 마친 일행들은 식당 뒤편에 위치한 청양전통시장과 구기자약초시장을 구경하러 떠났고,아직 술에 미련이 남은 나를 포함한 다른 일행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참이슬로 목마름을 적시고 있었다.
오후 5시경 다시모인 40명은 버스에 올랐고, 이어서 특급사회자 강계전님의 멋진 말솜씨와 함께 노래방을 이어 나갔다.
모두들 기분이 좋으셨는지 두곡도 부르시고 경애총무한테 노래비 찬조금도 듬뿍 주셨다.
안주셔도 되는데.
나는 5만원짜리 밖에 없어 안줄려고 했는데 4만원을 거슬러 주신다.
생각 같아선 다 드리고 싶은데 경애총무님이 놀래 넘어 지실까봐 보류했다.
그렇게 버스는 노래에 취하고 술에 취해서 신갈정류장에 다다랐고, 김기옥님을 내려드리고는 이어서 죽전정류장에서도 두분이 내리시고,모란역 4번출구에서 마저 내리시고는 나머지 인원을 태우고는 평소 한번도 하지 않았던 만원의행복 뒷풀이 장소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태평역 6번출구 근처에서 돈이랑찌게랑이라는 식당을 운영하시는 박명순님 가게에 뒷풀이를 하기위해 모인 9명의 잔당들은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간 김치찌개와 낚지볶음을 안주삼아 또다시 소주잔을 기울였다.
경기로즈산악회39차 칠갑산 산행도 그렇게 끝이 났고, 모두는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나도 지친몸을 이끌고 모란 성당앞까지 걸어가서 노상주차장에 세워진 내차에 대리기사를 붙여 초월역근처에 있는 집으로 가서 이내 씻고는 침대에 몸을 눕혔다.
다음 산행지는 인천시 강화군 석모도라는 섬에 위치한 해명산과 낙가산, 그리고 고만고만한 세산이 줄지어 있는 상봉산을 종주하러 갈 예정이다.
능선을 지나며 펼쳐진 갯벌과 염전, 그리고 오밀조밀한 섬들이 유혹하는곳.
해명산 산행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으면 고맙겠다.
연말 송년회 장소를 못구해서 주말을 이용해 사전 현지 답사를 떠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산악회를 운영하면서 힘든점도 많았고,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많은 산을 함께 해주신 임원님들과 회원님들이 있어 한편 든든하기도 하고, 많은 산을 함께 다닐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다음산행이 벌써 40회이고 내가 회장이 된지도 2년이 다되어간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분들께 깊은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로 더욱 발전해 나가는 로즈를 만들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끝까지 읽어 주심에 감사드리고,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