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신문에, 미국이 2030년경에는 유인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게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참으로 많은 변화를 예견하고, 실제로 보기도
했다. 달나라에 사람이 도착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고, 대한민국이 하계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감격해 하고, 월드컵 개최국이 되었다고 흥분하기도 했고, 실제로 그
현장에서 많은 감동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 2018년에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소식에도, 그리고
몇일전 신문에서 본 화성 유인 탐사선기사에도 그다지 큰 감동이나, 감흥이 일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동안 너무나 많은 국제적인 행사와 사건에 익숙해진
탓일까?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이 인것 같다. 내 나이가
어느새 소위 한국나이로 65세이니,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7년후에는 내 나이가 72세가
될 것이고, 화성에 유인 탐사선이 발사될 2030년경에는 내 나이가 84세가 될 것이다.
물론 내 조국에서 세계인의 축제가 열린다니 좋은 일이다. 그리고, 유인 탐사선이
화성에 간다니, 참으로 놀랍고 경이로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과거처럼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 때까지 살 수는 있는 것일까?" 하기도
하면서 마치 나와는 먼 다른 세상의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아름답고, 재미있는 곳을
모시고 가도 무덤덤 하시던 어머니의 말년 모습이 떠오르며, 그 때의 어머니 심정을
조금은 이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