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네>
제주음식문화를 볼 수 있다. 뭍의 세련된 도시 음식과 별로 다를 게 없다. 두부부침도, 돼지고기 보쌈도, 들깨옹심이 수제비도, 메밀전도 뭍에서 늘 먹던 음식이고 차림이다. 거기다 도시맛도 같다. 그러나 찬찬히 보면 다르다. 톳무침이나 콩장, 제주에서 상시적으로 등장하는 곁반찬, 그리고 음식마다 언뜻언뜻 보이는 보조 해조류에서 바다내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밥상에서 결정적인 제주문화는 비빔밥이었다. 비빔재료는 같다. 그러나 다른 건 내용이 아니라 형식, 3인이 함께 비비는 함지박같은 비빔그릇, 제주 음식문화인 것이다.
1.식당대강
상호 : 연우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은수길 110 (우)63091
전화 : 064-712-5646
주요음식 : 한식
2. 먹은날 : 2021.10.13.저녁
먹은음식 : 연우네정식 1인 14,000원
3. 맛보기
제주음식에는 뭍의 여러 문화가 섞여 들어와 있다. 전라도음식이 대표적이다. 여기서는 전라도를 넘어서는 전국구 도시적인 면모가 강하게 보인다. 샐러드가 그것, 도토리묵무침도 그렇다. 적채, 치커리 등의 재료와 소스 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콩조림과 톳무침은 어디서나 나오는 제주도 음식이다. 콩조림은 이곳에서는 '좀콩'이라 부른 콩나물콩, 메주콩이다. 육지보다 크기가 작아, 못난이콩같지만 맛은 훨씬 실하다. 제주도는 어디서나 콩이 많이 난다. 쌀이 흔하지 않은 제주에서는 쉽게 기를 수 있는 콩을 많이 먹었다. 그러다보니 된장도 많이 먹게 되는데, 콩을 그대로 먹으면 언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바쁜 제주여성들이 차려먹기에도 좋았다.
메밀도 제주도 특산이다. 강원도에서 가공하는 메밀 태반도 제주산이다. 본토 메밀맛도 볼 수 있다.
보쌈. 쫄깃한 수육이 좋다.
들깨옹심이수제비. 녹차수제비와 찹쌀옹심이에 들깻국물, 삼박자를 다 제대로 갖추었다. 미역 고명도 재미있다.
메밀전. 메밀의 특특한 맛이 제대로 감지된다. 제주 특산물 메밀, 가공 능력 부족으로 강원도로 갔다 돌어오는 것이 있다 해도 최고 산지는 제주이다. 40%를 생산하는 제주의 메밀은 꿩고기를 하는 제주시 동문시장 안에 있는 '골목식당'에 가면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곳 메밀전은 그만은 못해도 메밀 식감에 풍미가 고소하고 원색적인 맛이 난다.
제주산 메밀,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가공하는 식당도 있어서 강원도 들르지 않은 메밀가루를 사올 수도 있다. 제주는 식재료에 있어서도 든든하게 한축을 담당하는 효자이다.
톳무침
가장 놀라운 건 비빔밥을 함께 비벼 나눈다는 것. 이것이 바로 궨당 문화 아닌가. 밥을 비비는 그릇이 이렇게 큰 것은 처음이다. 가끔 양푼비빔밥, 세숫대야칼국수 등의 이름으로 상품화된 음식이 있기는 하나 양품비빔밥도 그저 양푼에 준다는 것이지 양품이 몇 인분이나 되게 큰 것은 아니다. 여기는 3인분은 너끈히 비빌 수 있는 양푼보다 더 큰 주발이다.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주발이 이곳에 있다.
개인화 파편화된 도시의 생활 모습을 잠깐 잊고 아직도 남아 있는 공동체 문화, 궨당문화를 실감한다. 제주 민속박물관에도 전시된 식사형태이다.
콩조림. 제주 밥상의 대표적인 음식의 하나이다. 쌀과 소금이 부족한 제주에서 대체농산물 콩은 대표적인 반찬이 되어주었다. 뭍에서는 콩조림에 검은콩을 많이 쓰나 제주는 된장콩을 많이 쓴다. 된장콩으로 된장을 담가 물회를 만들 때도 쓰고, 오이냉국을 만들 때도 쓴다.
서귀포 쪽에 가면 푸른콩이 나온다. 푸른콩장은 노아의방주에까지 오를 정도로 보존해야 할 향토음식이 되었다. 푸른콩은 서귀포 대부분 지역이 감귤농사를 짓느라고 포기해버려 생산량이 줄어 보기 어려운 품종이 되었지만, 콩을 많이 먹는 제주 음식문화 전반은 그대로 상존한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콩장이다. 그것도 이 메주콩장이다. 볶아서 만들어 식감이 한층 고소하다. 제주 밥상에서는 제주생활문화사가 아직도 많이 읽힌다.
4. 먹은후 : 뭍의 콩조림과 제주의 된장콩장
아래는 뭍에서 만나는 일반적인 콩조림. 검은콩, 일명 서리태 쥐눈이콩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 제주에서는 된장콩장을 만난다. 이름도 콩조림이 아니라 콩장이라는 말을 널리 쓴다. 콩조림은 물엿을 넣어 단 맛을 내는 것이 보편적이나, 된장콩장은 콩 고소한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 문제는 된장콩이라 잘못하면 된장 내가 난다는 것.
식재료에 따라 음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래 전 식사를 이제야 올리는 게으름,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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