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음식이라도 먹고 힘을 얻자 !!!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연말 단골메뉴다.
작년 연말에도 몇번 지휘를 했는데 오늘 또 했다.
부리야트 공화국역시 한국처럼 구정도 명절로 쉬기에
1월말 역시 부리야트족의 연말이라 또호두까기인형을 공연했던 것이다.
오늘은 "나타샤"가 처음 주인공으로 데뷔하는 무대라 조심스러웠다.
경험이 부족한 발레리나는 음악을 듣고 춤추어야하는 부분에서도
자신의 동작에 정신이 팔려서 음악과 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때가 있다.
오늘 공연은 낮 12시에 열렸는데, 부모와 어린 학생들이 함께 많이 왔다.
작년도 그랬지만 호두까기인형은 티켓이 매진될 때가 많이 있다.
지휘대에 올라서자 공연장을 꼭 채운 어린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떠들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악이 나오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옆에앉은 부모님들이 꼬집었나?
내가 발레지휘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발레에대한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아직은 발레지휘가 조심스럽다.
발레는 안무가나 솔리스트의 테크닉에 따라서 매번 템포가 조금씩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음악이 있지만 가끔은 발레리나가 춤을 잘 출수있게 희생해야한다.
심지어는 발레리나의 그날 기분에따라서 춤추는 템포가 변하기도 한다.
어제 연습을 잘 마치고도 공연날 다르게 춤을 출수도 있다.
당연히 노련한 발레전문 지휘자들은 무용수의 춤을 주시하면서 템포를 감지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는 그정도의 감은 가지고있질 못하다.
그래서 유럽이나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러시아에서 공부를 하고있는지도 모른다.
러시아의 발레는 가히 세계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은 음악은 만족스러웠고 또 1막 후반의 합창역시 좋았다.
그렇게 음악에 초점을 마추어서 끌고가다보면 춤은 조금 조급해지기쉽다.
그렇다고 춤을 보면서 템포만 마추다보면 음악이 지겨워지기쉽다.
춤을 보조하면서 음악적으로 잘 끌고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병정과 쥐들이 싸우는 부분에서 좀더 생동감이 있게 몰고가다보면 템포가 빨라지기쉽고
또 기계적인 템포로 여유있게 끌고가다보면 지겨워지기쉽다.
분명 음악적으로 깔끔하게 처리했지만
공연후에 만족되지 않는 이유는 ......
훗날 시간이 해결할 것 같다.
많은 경험을 하고나면
어느날 저절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것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
오늘은 햇볕도 나지않고 축 쳐진날이다.
영하28도의 날씨야 항상 대하는 추위지만 햇볕까지 없으니 ...
한국에 다녀오고나면 뭔가 리듬이 흔들리게된다.
러시아에서는 잊고 살았던 경제적인 문제가 목덜미를 잡는다.
그런데다가 극장에서 종일 음악만하면서 단조롭게 지내다보면 생각이 ...
이런 생각과 생각들이 쌓이고 쌓여서 음악적으로 한단계 올라갈 것이다.
오늘 공연처럼
오랫만에 울란우데의 날씨마져
종일 햇볕구경하기가 힘들다.
2014년. 1월.28일
첫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컨디션은 좋은 지?
지휘자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승하십시오! 저는 요사이 3 일간 상뜨 뻬쩨르부르그의 하늘 아래 있었는데 햇빛은 단 하루 구경했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지만, 아쉽게도 마린스키 극장의 공연은 못보고 민속공연만 봤답니다. 어찌됐던 또 다시 가고픕니다. 따뜻한 날에......
지난번에 예술의전당에서 노래했던 아유나라고 우리극장소속여자가수 아시죠.
2월21일 마린스키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 주역으로 노래합니다.
아마 지금쭘 상트.빼째르부르그에 있을텐데 ......
25 일 ~ 27 일까지 있었는데 그곳에 있었는데 가이드가 '지젤'을 공연한다는 얘기만 듣고 별달리 권유가 없어 관람을 포기했습니다. 보겠다는 사람도 없더라구요. 아유나는 프로그램 팜플렛에서 확인했고 그곳에서 공부를 했더군요. 김유지 선생과 동문인가요?
노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좋은 음악 기대하겠습니다.
2월중에 방문하려던 것은 아무래도 여름철로 미뤄야할 것 같습니다.
6월17일 ~ 21일 까지 오페라축제 합니다.
그때 오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러시아번호로 전화기 칩을 바꾸었더니 한국번호로는 카톡이 안됩니다.
러시아전화번호는 001 7 983 434 1890 인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오빠 구정은 잘 보내셨나요? 발레지휘 어쨌거나 무사히 마친거 축하드려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여기도 부리야트 사람들은 구정을 쉬는데
자기들 방식으로 ... 소원도 빌고 ...
올한해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