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9 주일설교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면
(다니엘 1:1~7)
사람은 태어날 때는 3킬로그램 안팎의 작은 몸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않습니다. 또 죽을 때는 자신의 몸까지 두고 떠납니다. 하지만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여러 가지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인간관계입니다. 태어나면 부모가 있어야 합니다. 가족과 친척과 친구가 필요합니다. 친구와 동료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 아름다운 외모와 건강이 필요하고 지식도 있어야 합니다. 멋진 옷과 맛있는 음식과 안락한 집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두고 살 고향이라는 환경도 있어야 합니다. 또 지위도 있어야 합니다. 주변 사람에게 인정을 받지 못해서 지위와 직책, 계급과 명예 등이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때때로 애써 얻은 것들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여러 가지를 잃어 보셨지요? 여러분은 잃은 것 중에 무엇이 가장 슬픕니까? 그리고 그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습니까?
오늘 우리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사람을 만나볼 것입니다. 그 사람은 정말이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는 절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는 것입니다. 그는 어쩌다 모든 것을 잃었고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니엘은 꿈 많은 청소년 시절에 갑자기 나라를 잃었습니다. 자기 나라가 전쟁에 져서 망했습니다. 다니엘의 부모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지만 다니엘이 포로로 끌려간 이후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니엘은 졸지에 조국과 고향과 가족을 잃어버렸습니다.
다니엘은 자기 언어를 잃어버렸습니다. 4절에 보면 그들은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언어를 배워야 했습니다. 다니엘은 이름도 잃어버렸습니다. 6절을 보면 환관장이 다니엘의 이름을 벨드사살이라고 바꿔버렸습니다. 이름이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그의 정체성입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이 심판자이시다’라는 뜻인데 벨드사살은 ‘벨이 사랑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벨은 바벨론 신의 이름입니다.
이처럼 다니엘은 자유도 꿈도 잃어버렸습니다. 무엇보다 다니엘은 자기 종교의 예배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는 다니엘이 잃어버린 중요한 것이 하나 더 보입니다. 3절을 보면 왕의 명령을 받고 다니엘을 잡아간 사람은 환관장입니다. 7절에 보면 그 환관장이 다니엘의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 외에도 8절, 9절, 10절, 11절, 18절에 환관장이 언급됩니다.
환관은 내시와 같은 말로 쓰일 때도 있고 구별되게도 쓰일 때도 있습니다. 환관(혹은 내시)은 왕궁에서 퇴근하지 않고 왕을 보필하는 신하인데 왕의 여자들을 겁탈하지 못하도록 거세를 당한 사람입니다. 환관은 남자이지만 남성성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다니엘은 환관장의 관리를 받으며 왕을 섬기도록 훈련받았습니다(5절). 그렇다면 다니엘이 거세를 당했을까요? 성경에 언급이 없어서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많습니다.
옛날 히스기야 왕이 죽을병에서 나았을 때 바벨론에서 축하사절단이 왔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히스기야는 바벨론 사절단에게 궁전의 보물창고를 전부 다 구경시켜 주었습니다. 그때 이사야는 히스기야를 책망하며 장차 그 보물들이 모두 바벨론에 빼앗길 것이며 왕의 아들들은 바벨론으로 끌려가서 환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왕하 20:18) 또 왕의 몸에서 날 아들 중에서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이사야의 이 말은 단지 히스기야의 아들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닙니다. 귀족의 자녀들이 포로로 끌려가면 다 같은 신세가 되는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그러므로 다니엘도 환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기 왕성한 청소년 다니엘이 모든 것을 잃고 만일 남성성까지 잃었다면 그에게 무슨 소망이 있었을까요? 자기 조국 유다가 그런 지경에 빠지도록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하나님, 무능해 보이는 여호와 하나님에게 실망하고 화가 나지 않았을까요? 성전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 여호와를 섬길 가치가 있다고 느꼈을까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잃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니엘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니엘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을 섬길 기회조차 잃어버렸습니다. 신명기 23:1에 의하면 남성성을 잃은 사람은 하나님을 섬기지 못합니다.
(신 23:1) 고환이 상한 자나 음경이 잘린 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자, 우리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해야 좋은지 생각하려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 다니엘이 어떻게 했으며 그 결과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흔히 사람들이 다니엘을 생각하면 다니엘 1:8부터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1:8의 배경은 1:1~7인데 다니엘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황입니다.
다니엘은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니엘이 한 가지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있는데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나라와 고향과 부모와 자유와 신앙까지, 어쩌면 남성성까지도 잃어버린 다니엘이지만 다니엘은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자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살아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지혜의 책 잠언은 이렇게 말합니다.
(잠 4:23)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이런 상황에서 다니엘은 자기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더럽히지 않기로 뜻을 정했습니다.
(단 1:8)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도록 환관장에게 구하니
다니엘이 환관장에게 자기를 더럽히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할 때 어떤 대답을 기대했을까요? 환관장은 다니엘에게 차라리 혀 깨물고 자살하라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다니엘이 자기를 지키려고 하는 것을 볼 때 욥이 생각납니다. 욥이 모든 것을 다 잃고도 하나님 앞에서 순전함을 지켰을 때 욥의 아내는 욥에게 하나님을 저주하고 자살하라고 했습니다.
(욥 2:9) 그의 아내가 그에게 이르되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이런 일은 우리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반기독교 정서가 팽배한 시대에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신뢰한다고 말하면 남들이 뭐라고 할까요? 코로나 펜데믹으로 모이기도 어려운데 같이 예배드리러 가자고 전도하면 무슨 반응이 나올까요?
우리가 사업을 실패해서 힘들 때, 직장에서 승진도 못하고 말단 자리에 있을 때, 남들은 주일에도 출근해서 성공해 보려고 하는데 나는 주일에는 교회 가야하고 예배드려야 해서 주일에는 출근하지 못한다고 말하면 여러분의 팀장과 동료들이 뭐라고 할까요? 차마 그렇게 할 용기가 없지는 않습니까?
그런데 모든 것을 잃은 다니엘은 우리보다 10배, 20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를 지켰고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여러분이 다 아는 대로입니다. 다니엘은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어 자기를 지킬 수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고 물과 채식만 먹은 다니엘과 세 친구들이 왕의 음식을 먹은 다른 소년들보다 더욱 얼굴이 빛이 났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이들에게 최고의 지혜를 주셔서 가장 공부를 잘했습니다. 그리고 환상과 꿈을 해석하는 특별한 지혜를 주셨습니다.
(단 1:17) 하나님이 이 네 소년에게 학문을 주시고 모든 서적을 깨닫게 하시고 지혜를 주셨으니 다니엘은 또 모든 환상과 꿈을 깨달아 알더라.
(단 1:20) 왕이 그들에게 모든 일을 묻는 중에 그 지혜와 총명이 온 나라 박수와 술객보다 십 배나 나은 줄을 아니라.
그 결과 다니엘은 바벨론에서 총리가 되었으며 바벨론이 망한 후 바사에서도 총리로 있다가 결국에는 세 총리 위에 대표 총리로 세워지기까지 했습니다. 2600년 전에 살았던 다니엘은 오늘날 우리에게 이렇게 웅변적으로 말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너무나 중요한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을지라도 자기를 지키고 하나님을 지키고 믿음을 지키면 다시 하나님이 다시 채워 주시고 회복시켜 주시고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더 잃은 것이 없을 만큼 잃어버렸어도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 있는데 바로 여러분 자신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하나님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마저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지켜내고 다시 일어서시기를 축원합니다.
저는 한 번 잃어 본 사람입니다. 저는 30대 초에 목사가 되었고 30대 말에 교회를 개척한 후 40대에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성도도 상당히 모였습니다. 하지만 건축 후 부채 감당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50대에 예배당을 다른 교회에 넘겨주었습니다. 부채 때문에 힘들어서 집에 있던 부채를 모두 버렸습니다. 빚이 싫어서 떡 가게에 갈 때도 ‘빚은 떡집’에는 가지 않습니다.
건축부채 때문에 예배당을 다른 교회에 넘겨주자 어이없게도 노회에서 문책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필이면 그 당시에 부노회장이었는데 사표를 내고 사과하고 무마시켰습니다. 그때는 노회를 탈퇴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을 잃지 않았기에 나 자신도 잃지 않았습니다. 교회당은 없어졌지만 성도를 한 가정씩 불러보아서 계속해서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지만 설교학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노회에서 다시 노회장으로 선출해 주었습니다. 노회장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용기총 사무총장으로 선출해 주었습니다. 내년에는 박사 학위도 받을 것입니다. 박사가 되면 교회도 더욱 부흥하게 해 주시고 교수 자리도 주실 것을 믿습니다.
저와 여러분의 공통점은 인생에서 굴곡을 겪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실패해봤고 잃어보았고 낮아져봤습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중요한 것을 잃어보면 맷집이 생깁니다. 그래서 더 잃을까봐 벌벌 떨지 않습니다. 제가 젊어서 신학을 공부하여 인생의 쓴맛 단맛을 잘 모를 때보다 굴곡을 겪어본 지금 더욱 목사로 잘 준비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 잃을까봐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두려워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자신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믿음을 잃을까봐 두려워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내 힘으로 일어서 보려고 버둥거리는 것은 그만 두십시다. 그런 노력으로 하나님을 더 강하게 붙드시기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은 성경에서 읽은 대로, 설교에서 들은 대로, 목사가 시키는 대로 한 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을 걸고 믿음을 지키고 하나님을 지키면 하나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회복시켜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와 여러분의 고개를 들게 해 주실 줄 믿습니다. 여러분, 이것을 믿습니까?
성경대로 살았다가 망했다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성경대로 살아서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책임지시는 것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다니엘의 경험이 여러분 자신의 경험이 되어 흔들리지 않는 믿음에 굳게 서시기 바랍니다.
(시 121:8)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