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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지 : 2012년 08월 18일 (토) / 팔당역 출구 (10시)
◈ 산행코스 : 팔당역-팔당2리 마을회관-예봉산장-예빈산(직녀봉)-견우봉-승원봉-능내3리(봉원마을)
◈ 참석자 : 9명 (용우, 정남, 종화, 원우, 재웅, 삼환, 전작, 문형, 양기)
◈ 동반시 : “나 인지도 모른다 - 중앙아시아의 고원에서-2” / 윤후명
◈ 뒷풀이 : 칼국수와 김치에 가시오갈피주 / 덕소역앞(칼국수집)
예빈산(禮賓山, 직녀봉, 683m)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과 조안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서 북쪽으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팔당호(팔당댐, 1973년 준공)의 넓은 호수가 있으며, 그 호수를 건너 하남시의 검단산이 자리한다. 남쪽으로는 크게 휘어진 한강이 서울로 파고들고 서쪽으로는 적갑산과 백봉이 이웃하고 있다(예빈산에 관해 조사한 인터넷자료 요약).
전철 7호선 상봉역에서 중앙선 팔당역(집결지)행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 중앙선 플랫폼에서 썬글라스를 낀 멋진 친구 김용우와 조우하여 용우 친구의 보석보다 더 소중한 과거 인생 체험담을 듣다보니 상봉역에서 팔당역까지 체감 이동 시간이 순식간이었다.
필자는 집결지인 팔당역(중앙선)에 정확히 오전 10시에 도착하니 벌써 여러 친구들이 도착해 있었고 10시가 조금 넘은 때에 오늘 산행 참석할 사람 9명 중 8명이 모였는데, 한 친구가 팔당역을(잠깐 졸다가)지나쳐서 그 다음 역인 운길산역에서 하차했는데,(중앙선 전철 시간간격이 길고, 버스정류장도 멀리 있어서) 택시로(비싼 택시비 들여서) 10시 25분경에 그 친구가 허겁지겁 합류하였다.
총원 9명으로 10시 30분에 팔당역에서 산행 출발을 하였다(팔당역을 졸다가 지나친 그 친구를 탓하고 싶지 않은 취지에서 그 친구의 이름을 이 산행기에서 거명하지 않으니 이해 바랍니다. 왜 탓하고 싶지 않느냐고? 우리 나이에 우리들 누구나 그런 착오를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 친구의 그 실수를 탓하고 싶지 않고, 오히려 비싼 택시비 들여서 허겁지겁 되돌아 와서 합류하는 수고하는 모습이 필자는 고맙기도 해서 내 실수처럼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 오늘의 산행한 코스 : 팔당역(집결,오전10시) → 남양주역사박물관 → 상팔당마을 → 팔당리 → 예빈산(직녀봉, 683m, 12시 50분 도착, 오후 1시 30분 하산) → 견우봉 → 승원봉 → 능내리 봉안마을(오후 3시 30분) →<버스>→ 덕소역앞(뒤풀이 후 해산, 오후 4시30분)
날씨가 후덥지근해서인지 아직 휴가철이 끝나지 않아서인지 오늘 산행 인원이 두 자리 숫자가 안 되고 9명뿐이다. 차라리 조촐해서 좋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팔당역에서 남양주 역사박물관, 상팔당마을을 지나 팔당리까지 약 20분간의 도로를 걷는 몸풀기 보행이 끝나고 숲이 우거진 가파른 산행이 시작되었다. 날씨는 흐리면서 덥고 습도가 높아서 모두가 온 몸에 땀범벅이 되었다. 땀을 많이 흐르는 체질이라는 조문형 산우는 땀이 너무 많이 흘러서 바지가 흠뻑 젖는 불편함을 호소(?)한다(등산할 때 땀 많이 나는 건 흠은 아니지 않는가?).
필자는 안 그래도 산 오르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오늘처럼 습도 높은 후덥지근한 무더위 악조건 인지라 있는 힘을 다 해서 쫓아가도 맨 뒤다. 휴식장소에서 선두친구들에게 “무슨 음식을 먹길래 그리 빨리 산을 오르느냐?”고 물어도 모두들 극비(?)인지 안 가르쳐 준다. 산을 느리게 오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라고 치부를 당했다(필자가 섭섭했다는 뜻은 전혀 아니고 문맥상 그냥 웃자고 쓴 문장이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정상에 오르니 습도가 낮고 산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정상에 오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갈라지는 두물머리와 서울로 휘어져 도도히 흐르는 강물하며 산허리에 걸린 새하얀 뭉게구름 등의 장관은 오늘 산행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
출발 후 2시간 20분 만에 정상(예빈산, 직녀봉 683m)에 도착하기 까지 무더위 때문에 세 차례나 쉬었고 쉬는 때 마다 맛 좋은 먹을거리를 다투다시피 경쟁적으로 꺼내서 나누어 준다. 정상에서 가진 점심식사에서도 진수성찬의 식탁이 되어서 하산 후 뒤풀이도 배부르게 먹는 메뉴를 피해서 콩국수 정도로 할 정도로 정상에서의 점심이 푸짐했다. 친구들을 위해서 맛 좋은 먹을거리를 많이들 가져온 친구들과 그 먹을거리를 준비해 주신 마나님들이나 다른 가족들께 이 산행기를 통해서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조문형의 홍어무침, 진도출신 며느리와 그 언니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오늘 산행 먹을거리 중 압권이었습니다. 며느님과 사돈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임삼환의 불타는 닭발과 양배추 - 막걸리 안주로 적격이었습니다. 신원우의 다양한 떡(모시떡, 찹쌀떡 등)-맛있었고 배불렀습니다. 김정남표 한과, 등산 때마다 매번 가져오시는 성의에 늘 감사드립니다.
각자 준비해 온 막걸리를 각자의 주량에 맞게 마셨을 때쯤에 임삼환 친구가 불쑥 꺼낸 오가피주의 농도 진한 오가피 술맛으로 분위기가 활발해 졌고 마신 후 알딸딸한 기분이 들어서 한 번 더 죽여 주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히 맛나게 잘 마셨습니다. 뒤풀이 때의 반주로도 일품 이었습니다.
전작 총장님의 양갱과 중국 대추정과 하나씩 나눠준 양갱도 고마웠고, 7월말 중국여행 다녀 온지도 벌써 여러 날 전인데 중국에서 사 온 대추정과를 지금까지 아껴두었다가 산행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총장님의 성의와 깊은 사려에 감사드립니다. 그 외 막걸리, 얼음물, 양념김 등을 제공한 산우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정상에서 점심을 마치고 오후 1시 30분에 하산을 시작하여 오후 3시 30분에 능내리 봉안마을 버스정류장까지의 약 2시간은 오늘의 산행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상(직녀봉)에서 하산을 시작하여 견우봉을 지나 승원봉을 거쳐서 천주교공원묘지(천주교소화묘원)로 하산하는 것이 정해진 코스인데 하산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가끔씩 천둥소리까지 겹쳐서 모두들 준비한 우산을 받고 질퍽거리는 산길을 따라 하산을 하였다.
천주교공원묘지방향으로 하산하지 못하고 능내리 봉안마을 방향으로 하산길이 빗나가서 등산인들이 잘 다니지 않는 정비되지 않은 진흙탕 급경사길을 따라서 한 시간 가량을 하산행군을 하여 능내리봉안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총 2시간의 하산이 끝이 났다. 전작 총장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팔꿈치에 가벼운 찰과상(피부가 벗겨지고 출혈이 있었음)과 엉덩이에 묻은 진흙을 씻으려고 개울물에 앉아서 엉덩이에 묻은 진흙을 씻어내기도 하였다.
우리 시산회의 산행을 강행하는 투지는 대단하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느꼈다. 오늘같이 습도가 높고 무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릴 것 같은 날씨아여서 인지 우리가 택한 산행을 하는 다른 등산객은 불과 몇 사람(산행 중에 필자가 본 다른 등산객은 두 쌍의 부부와 한 명의 젊은이로 기억됨)에 불과할 정도였다.
천주교 공원묘지 쪽으로 하산했더라면 근처에 보리밥집 등 맛집에 들러 곧 바로 뒤풀이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이 곳 능내리에는 고급 전원 저택들이 많이 보이는 마을로써 음식점이 보이질 않았다. 버스로 덕소역 부근까지 이동하여 덕소역 맞은편 28년 전통이라고 자랑하는 『동촌우동』집에서 뒤풀이를 맛깔나고 시원하게 하였다.
‘동촌우동’의 콩물국수는 필자가 지금까지 먹어 본 콩물 중 가장 맛이 좋았고 국수 또한 입에 씹히는 질감이나 촉감이 가장 좋았다. 다른 친구들도 다들 맛이 좋다고 찬사를 한다. 특색 있게 옥수수 수염차를 직접 끓여서 냉장통에 두고 손님들이 맘껏 국자로 떠서 먹도록 배려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몇몇 친구들은 가지고 온 물병에 그 옥수수 수염차를 담아가기도 할 정도로 맛이 시원하고 좋았다. 오늘 뒤풀이의 절정은 맛있는 콩물국수에 반주로 먹는 임삼환표(집에서 직접 빚은) 오가피주 였다.
‘동촌우동’집은 덕소역 맞은편에 위치한 소박하고 약간 좁은 듯한데 연세가 약간은 들어보이는 어머니와 그분의 아들인 듯한 청년(실제는 모자간이 아닐 수도 있음, 모자간 이냐고 물어본 것은 아님)이 손님인 우리에게 대하는 모습이 너무 친절했으며, 음식도 맛이 있었고, 많은 정성이 느껴졌기에 필자는 이 지면에 그 ‘동촌우동’ 식당의 전화번호(031-510-7036)와 위치(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462-22, 덕소역 맞은편)를 광고하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덕소역 앞 버스정류장에 내리자 마자 원우 친구는 서울에서 급한 약속이 있어서 불가피 뒤풀이도 못하고 먼저 전철로 떠났고, 양기 친구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원우 친구를 따라서 가버렸다. 뒤풀이를 하는 동안 뒤풀이를 함께 하지 못한 원우, 양기 두 친구 생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오후 4시 20분경, 뒤풀이가 끝나고 일곱 명의 친구들은 일부는 덕소 전철역으로, 일부는 서울 잠실행 버스로 일부는 서울 강변역행 버스로 본인의 갈 길로 향하였다.
우리가 폭우 때문에 하산길을 약간 잘 못 들어서 능내리방향으로 하산을 하면서 다소 힘이 더 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 능내리(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는 그 유명한 다산 정약용(1762~1836)의 고향으로써 다산 선생의 생가인 여유당과 그 뒤 언덕위에 선생의 묘가 있고, 여유당 앞에는 다산 기념관과 다산 문화관이 있다고 한다(사적 제197호).
오늘 산행에서는 시간도 없었고, 다산 기념관이 그 곳에 있다는 것도 확실하게 알지를 못해서 들르지를 못했지만, 언제 능내리를 다시 가면 다산 선생의 기념관을 꼭 들러보고 싶었다.
오늘 정상에서 산중 점심식사 직전에 필자가 낭송한 시를 끝에 싣는다. 오랜만에 시를 읊어서 그런지 시를 읊는 즐거움을 크게 느꼈다. 이 좋은 시를 여러 친구들 앞에서, 더욱이 예빈산 정상에서 예빈산 산신령님이 들으시는 가운데 낭송을 했으니 필자는 오늘 하루를 값지게 보낸 겁니다.
2012년 08월 27일 이재웅 씀.
< 동반시 >
"나인지도 모른다 - 중앙아시아의 고원에서 - 2" / 윤후명
낙타가시풀 듬성듬성한 초원으로
양 떼를 몰고 가는 사내
나인지도 모른다
천산 아래 양고기 꼬치를
굽는 사내
나인지도 모른다
허리춤에 단도를 꽂고
먼 사막 해 지는 걸 좇아
어디론가 가는 사내
나인지도 모른다
옛날 바다였다는
돌소금 깔린 황량한 광야
한 마리 들짐승처럼
나는 헤매었다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그것이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