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4일 수요일
숙소 근처의 식당으로 가서 느지막이 아침을 먹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그마한 식당이었는데 쌀국수의 맛이 괜찮았다.
숙소 바로 옆을 흐르는 작은 강(사이공강의 지류)의 다리를 건너 1군 지역으로 가서 구글지도를 보면서 시내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걸었다.
여행사를 몇 군데 들른 후, 오후 1시 시내투어를 예약해 놓고, 호치민의 유명 카페인 '콩 카페(CONG CAPHE)'로 가서 커피를 마셨다. 건물은 오래 되었고 낡았지만 분위기도 커피맛도 좋아서 2층에 자리잡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1층과 야외좌석에는 외국 관광객 손님들로 무척 붐볐다.
1시에 가이드(영어로 안내)와 함께 시내 투어를 시작했다. 처음에 들른 곳은 사이공중앙우체국이었다. 프랑스 식민통치시대에 에펠탑을 건축한 에펠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건물 내부가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현재 관광지로도, 우체국으로도 활용 중이란다.
이 건물 바로 건너편에는 호치민 노트르담대성당이 고풍스러운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보수공사 중이라서 관람할 수 없었다.
걸어서 베트남 통일궁까지 갔다. 이 건물도 역시 프랑스 식민통치시대에 지어졌다가 1966년에 신축되었는데, 건물 모양을 길할 '吉'자형으로 지었다는 안내글이 궁 입구에 붙어있었다. 남베트남 정부 시절에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던 곳인데 실내 장식이 무척 고급스러웠다.
이어서 호치민 전쟁박물관으로 갔다. 2차 인도차이나전쟁(남.북베트남 전쟁)의 아픈 역사와 기억이 가득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을 관람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고 베트남인들의 아픔이 내 가슴속까지 전해져 옴을 느꼈다.
가이드는 마지막으로 복해사(福海寺)라는 도교(道敎) 사원으로 안내했다. 사원을 돌아보고 나오니, 길 건너편에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이 보였다.
가이드는 택시를 불러 호치민 최고의 전망대 '사이공 스카이 덱(Sky Deck)'이 있는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Bitexco Financial Tower)까지 데려다주고 떠나갔다.
입장료는 1인당 20만동이었고, 저녁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용객이 별로 없었다. 승강기를 타고 스카이 덱이 자리잡고 있는 49층으로 올라갔다. 호치민 시내와 사이공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고 멀리 동나이강도 보였다. 일몰 광경도 어렴풋이나마 감상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베트남 가정식 맛집을 찾아 나섰다. 15분 정도를 걸어 '시크릿 가든'에 도착했다. 서민용 아파트 맨 위층(5층? 6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유명세 탓인지 외국인 관광객 손님이 많았다. 메뉴당 음식의 양이 적었고 식사비가 비싼 편이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빨래를 몇 가지 해서 널고, 오늘 하루를 정리해서 적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