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실속 시티투어... 서울구경 온 친척과 함께!
배낭여행객처럼 즐기는 1박 2일 한옥 체험
(시민리포터 김소나)
한국전통문화는 아마 서울에서 가장 멋지게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고풍스러운 골목길에 접어들자 바비큐 냄새가 연기와 함께 은은하게 스며든다. 솟을대문 안에는 마당에 식탁을 편 외국인들이 담소를 나누며 파티를 열고 있다. 골목길을 돌아서니 게스트하우스 간판이 보이다. ‘한국인 예약 받습니다’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이곳은 북촌 계동길이다. 한국의 전통 문화 유산인 한옥 거리이자 박물관, 전시관, 체험관, 교육관, 숙박시설이 모인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북촌생활사박물관에서는 잘 보존된 옛 물건들을 만날 수 있고, 골목길 사이 사이 만나는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다양한 전통 한옥 체험프로그램도 접할 수 있다. 왕족과 고위 관료들이 조선시대에 거주하던 지역인 이곳 북촌에는 1500여 동의 한옥이 자리잡고 있다.
저녁 어스름, 길건너 예전 도화원이 있던 인사동으로 발길을 돌려도 좋다. 쇼핑의 거리이자 화방, 갤러리가 즐비하고 골목안 골목인 쌈지길도 보인다. 샛길마다 떡, 다과, 전통차 가게가 숨어 있다. 인근 조계사로 가면 아파트 3층 높이의 황금 불상을 볼 수 있다.
한옥마을 체험하러 안동까지 간다고? 오늘 하루 외국인 관광객이 된 느낌으로 북촌 카페 거리와 인사동 구석 구석을 누벼보는 건 어떨까? 저녁에는 고풍스런 한옥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족, 친구와 대청마루에서 담소를 나누어 보는 것도 ‘강추’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한국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많은 볼거리들이 들어서 있다는 점.
1박을 하고 나서 경북궁 국립 민속박물관을 관람하고 청와대 사랑채에 가면 대통령집무실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청와대 앞 한적한 공원에서 만나는 한가로운 산책로,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을 보며 느끼는 이국적인 느낌,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리는 바비큐 파티는 덤이다. 배낭여행처럼 즐기는 한옥 거리 체험, 마치 한국을 처음 체험하는 외국인이 된 기분으로 서울 안에서 체험해보자. 한국 전통문화, 서울에서 가장 멋지게 체험할 수 있다.
남산 '가족코스'에서 올여름 휴가를
(시민리포터 이은자)
지방에서 친구라도 올라오면 늘 ‘N서울타워’만 오르락내리락 했지, 남산 전체를 둘러보거나 그 속을 깊이 들여다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호기심조차도 없었다. 신라호텔 주변과 국립극장, 드라마센터, 애니메이션센터 등 특별히 볼 일이 있을 때 부분적으로 다녀온 것이 전부다.
그런데 “서울성곽이 모두 연결되면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를 다양하게 개발, 관광명소로 추진한다”는 서울시의 발표를 들으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네 개의 코스 중에서 ‘장충동~남산타워~남산 회현 자락 구간’은 가족코스로 구성해 인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 봉수대, 케이블카, 한옥마을 등 서울성곽과 남산의 자연을 가족과 함께 만끽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대목에서 휴가철 가족나들이를 감행할 계획을 세웠다. 먼저 성곽길에 초점을 맞춰, 장충체육관 성곽길 초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큰 도로 가에 이런 성곽이 있었는데, 그 동안 전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살았다는 사실에 얼굴이 붉어졌다.
서울 하늘을 감상하며 한참을 걸으니 성곽길이 끊겨서 국립극장으로 내려가 남산공원 길로 들어섰다. 북측순환길과 남측순환길의 갈림길에서 ‘거북이 마라톤길’이 있는 남측순환길로 접어들었다. 남산 숲길을 걸으며 마치 등대 같은 ‘N서울타워’를 향해 걷는데, 시골 언덕길 같고 동네 뒷산 같은 편안한 길들에 빠져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다보니 키높이의 성곽길도 다시 만나고, 인파로 북적거린 버스정류장도 나왔다. 남산(목멱산) 봉수대터도 보였다. 남산관광객이나 주변 동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운행하는 남산순환버스는 02, 03, 05번 버스 14대가 있는데 9대가 친환경 전기버스다. 공기를 맑게 하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버스인데, 주행거리가 짧아서 한 바퀴 돌면 충전을 해야 해서 군데군데 전기충전기가 보인다.
1970~80년대 데이트코스와는 전혀 다른 생경한 풍경에 빠져 걷다가 드디어 N서울타워 광장에 도착했다. 서울중심점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원래 남산은 서울의 중심이 아니고, 남쪽을 지키는 요새였을 뿐이었는데, 근대 이후 서울이 급팽창하면서 도성의 중심이 됐다고 한다. 광장에는 남산의 팔각정과 복원된 봉수대터와 인왕산으로 이전된 국사당터 표석, 성곽길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N서울타워 1층에는 열쇠를 꽉 채워 걸어두면 영원히 사랑이 변치 않는다는 열쇠의 벽이 있어 외국 관광객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봉수대 옆 계단을 내려와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삼각산, 불암산 등 서울의 조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에 잠시 들러 시원한 바람을 쐬며 서울의 또다른 풍경을 감상하고 남산도서관으로 내려가는 1.2km의 계단길로 내려갔다. 안중근 기념관, 남산도서관, 남산야외식물원, 소월길 등 들러볼 곳이 참 많았지만, 그곳은 다음 날로 미루고 한옥마을로 향했다.
남측순환로는 순환버스를, 북측순환로는 시각장애인 전용도로로 ‘웰빙조깅메카길’이라고도 불리는데, 한면을 우레탄길로 만들어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길가 물소리와 소박한 야생화들, 조지훈 시비, 목멱산방 등을 지나 서울시청 남산별관을 지나 한옥마을 후문으로 들어갔다. 후문으로 들어가자마자, 서울새천년타임캡슐 광장이 있었다. 국악당에서 흘러나온 국악과 여기저기 복원된 한옥마을과 관광객들, 체험학습장 등 한옥마을은 충무로역 3번 출구 바로 인근에 있는 도심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류에 잠시 젖을 수 있는 망중한의 공간이었다.
이보다 더 나은 휴가지가 있을까? 남산 둘레길로 가는 진입로가 공식적인 것만 해서 15개라고 하니까 올여름 남산만 오르내려도 충분한 휴가가 되지 않을까... 시간 여유가 있다면 남산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 주택가, 맛집, 시장들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내친 김에 국립극장, 한옥골, 드라마센터 등에서 공연 관람을 하는 것도 도심휴양지에서 누릴 수 있는 덤이다. |
첫댓글 달구지 타고 서울 올라와 47년을 살고도 이런 곳은 생각지도 않했는디... 참 존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