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밤하늘 반짝이던 별 하나
혜율 이수연
골짜기 흐르는 투명한 냇물아
조약돌 스치듯 미끄러져
바위틈 버들치 술래잡기
시냇물 춤추며 흘러 흘러라
기억하는가 먼 하늘아
출렁출렁 춤추던 고무줄
잡으려 잡으려 거꾸로 선
아이들 노랫소리 아득한 날
하늘 아래 펼쳐진 마당
거북이 등 조각조각 새겨
사금파리 지우고 지워도
하늘 아래 펼쳐진 마당
메뚜기 하나 채하나
팔랑팔랑 뛰어오른 메뚜기
한마리 새처럼 날아올라
한 자요 두자요 세고 세어보니
기나긴 하루해 기울어
돌담길 챙그랑 챙그랑
유리구슬 까만 눈동자
오색 빛 찬란한 보석이어라
해거름 저녁밥 짓는 연기
밤하늘 피어오른 모깃불
유리구슬 까만 눈동자
별빛으로 꽃잎으로
2.
갈바람 구슬피 울어
혜율 이수연
깊은 숨결로 피운 꽃송이
뙤약볕 아래 구슬땀 흘려
가지마다 열매 맺는 손길
이글거리는 햇살 고스란히
붉은 빛 안으로 안으로
한여름의 달콤한 추억
봄부터 따스한 햇살 받은
솜털 같은 매끈한 날개짓
돌아오리라 기약하며 떠나가고
달빛 젖어 깊어가는 밤
짝을 찾는 귀뚜라미
귓전에 울어대는 차가운 소리
바람결에 나뭇잎 떨구어
솔향 가득한 숲에선
송이들 작은 숨결 들리는 듯
바람이 가르는 길 따라
기러기 떼 끝없는 날개짓
보금자리 마련한 겨울새
가을걷이 분주히 드나들어
포근하리라
3.
바람결에 번지는 붉은 꽃잎
혜율 이수연
고요한 어둠이 흐르다
투명한 꽃잎에 맺힌 이슬
해살 한 줌 핏빛으로 물들어
태양처럼 꽃피우는 정열
태양을 따라 지는 순박함으로
태양을 향한 한마음으로
사철 불어오는 바람결
산에 들에 피고 지는 단심으로
가슴 가슴에 물들어
푸르고 푸른 강산에 피다
꽃잎 가지런히 추스려
툭 소리 없이 떨군 정절로
대동강 굽이굽이 낙동강으로
높고 낮은 태백의 능선으로
꽃잎의 외침 무궁하리
카페 게시글
시, 시조
이수연 시인님. 문예지 18호 3편 출품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