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글쓰기 - 중국단풍 수피
중국단풍 수피를 본다. 자작나무 수피처럼 얇게 벗겨지고 있다. 그런데 색깔이 곱지 못하다. 단풍 앞에 중국이 붙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맑은 강이 아닌 탁한 강이 연상된다. 미세먼지가 잔뜩 발라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 일본단풍나무에서는 무엇을 느끼고, 미국단풍나무에서는 무엇을 느끼고, 캐나다단풍나무에서는 무엇을 느낄까? 좀 얕은 수작 같다.
단풍나무는 일본에서 원예종으로 많이 개발된다고 한다. 단풍색을 곱게 내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고 한다. 그것이 좀 비싸서 중국단풍을 수입했을까?
문득 인간의 피부가 궁금해 검색해봤다. 지성, 건성, 중성. 그러고 보니 옷 속에 감춘 피부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가끔 약을 발라 진정을 시킨다. 역시 또 생각해 들어가 보니 우리는 피부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한다. 왜 그럴까?
지금은 여지없이 꼰대 같은 소리이지만 오래전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얼굴을 가꾸지 말고 마음을 가꾸라고. 다시 상기해도 꼰대 같은 소리다.
우리 피부에 도움이 되는 원료는 대개 식물일 것이다. 그런 우리는 나무 피부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오염 물질로 숨을 못 쉬게 하는 게 주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산에 있는 나무의 피목 개수와 도심 나무의 피목 개수는 다르다고 한다. 도시의 나무 피목 개수가 많다는 것이다. 숨을 쉬기 어려우니까.
가지로 수피 한 번 매만지지 못하고 오로지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견뎌야 하는 수피가 문득 안쓰럽다. 가려워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쭈뼛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