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자술서 2 - 姿昰 박미숙
끙끙 미열로 신음하던 시간을 벗어놓고
말간 햇살 한 줌 졸졸 옹알이를 한다
단단하게 날 선 세월
햇살과 바람과 구름의 경계를 오가며
산이 또 산을 낳은 배경 어디쯤
자박자박 먼 데서 온 더딘 그리움 물결로 누워
햇살의 눈짓에 후끈 달아오른 가지마다
꽃샘추위 배앓이 심술로 와도
툭-툭
태반을 자르는 손짓 분주한데,
가물가물 아지랑이 속
탈피를 서두른 나비인 듯
어둠을 더듬어 온 긴 시간 빛을 가늠하며
팽팽하게 발기된 기척
애증으로 얼룩진 슬픔 온데간데 없고
익숙하게 묵은 영혼을 벗는 의식 숙연하다
하나이고 전부인
우주의 신비
신명난 한판 굿 거방지고
망연히 에돌아 온 생
잠시 잠깐
쉼표를 가장한 추임새 흐드러진 날
꽃은 피고, 꽃은 피고,
그 흔적 선명하게 촘촘히 시침을 뜨면
농익은 바람 한줄기 가슴 헤젓는 아찔한 봄
질펀하다
첫댓글 좋은 시에서 배웁니다. 뛰어난 언술에 감탄하면서요.
부족한 글이 부끄럽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마음, 겸허히 받습니다
건안건필 하세요
단단하게 날 선 세월
햇살과 바람과 구름의 경계를 오가며
산이 또 산을 낳은 배경 어디쯤
자박자박 먼 데서 온 더딘 그리움 물결로 누워
여기에 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득함이나 그리움과도 같은 가려움증이 봄을 이끌고 다니는 정서적 축이 되었겠지요. 그 아름다운 정경이 맛깔스럽습니다.
봄이 오기까지 긴 겨울을 보낸 기다림의
시간
그 봄 지천에 널려 있음이 마음에 잠시잠깐
쉼표를 찍어보는 여유를 가져봅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봄과의 인연이 단단한....!!!!
봄, 봄을 돌아보고 담아본지가 언제였는지
새삼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는 요즘입니다
머물러주신 마음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향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