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의 본래의 목적과 주연은 누구인가?
자치단체장 등 내빈 모시기 경쟁
올 10월은 유난히 행사가 많았다. 본래 행사가 많은 달이기도 하지만 지난 8, 9월이 워낙 더웠던 관계로 이런저런 행사가 미뤄졌던 탓도 있는 것 같다. 행사마다 성격과 주체가 다르지만 공통된 점 중 하나가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유명 인사를 내빈으로 경쟁적으로 모신 점을 꼽을 수 있다. 어떤 행사는 아예 일정을 내빈들 스케줄에 맞추느라 애초 계획을 수정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행사 본래의 목적보다 내빈 모시기에 더 초점을 두는 것 같아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심지어 내빈의 일정에 맞추느라 계획된 행사 일정을 변경하는 경우도 등장한다. 또 눈에 띄는 장면은 내빈을 모시고 기념촬영을 가지는 일이다. 행사가 끝난 뒤 본지로 보내오는 보도자료엔 늘 내빈들과 찍은 기념사진이 제일 우선이고 또 주최 측에서 그렇게 보도해주길 요구하는 편이다.
그래서 행사를 마치고 나면 어떻게 행사를 진행했느냐 보다 어떤 내빈과 기념촬영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는 인상을 받는다. 물론 행사에 있어서 많은 내빈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내빈들은 어디까지나 행사의 조연들이지 주연이 아니지 않는가?
내빈들 중에는 우리들의 혈세로 월급을 지급받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그분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게 오히려 우리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이 본연의 업무수행보다 행사장 초빙에 더 의미를 둔다면 이는 곧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는 우리들의 몫이 된다.
안타깝게도 행사 후 사진들을 보면 무슨 행사를 벌였는지는 단체사진 뒤에 걸린 현수막 내용을 보고서야 겨우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내빈들 위주의 장면이 많다. 이쯤이면 도대체 행사를 왜 개최하는지 근본 이유부터 더듬어 봐야 할 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