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경계 : 차량 접촉사고
딸의 중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하여 주차장에서 나오려고 우회전을 할 때, 왼쪽에서 오는 직진 차량과 스쳐서 왼쪽 범퍼를 긁혔다. 운전하던 남편은 멈춰 섰는데 직진 차량은 못 느꼈는지 그냥 지나갔다.
나는 그 순간에 남편이 졸업을 축하하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여서 핸드폰을 보고 음악을 고르고 있다가 긁히는 소리에 놀랐다. 좁은 도로이고 왼쪽 직진 차가 오는 것을 못 봤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예약한 곳이 30분 가야 하는 곳이고, 내가 3시 다른 약속을 잡아 놓았다고 했더니 남편의 마음이 급했나 보다고 이해는 하면서도 차 손상이 분명한 상태라서 속이 상하였고 오른쪽만 보고 왼쪽을 보지 못한 것을 탓하는 마음이 쑥 올라온 데다가 정신 차려서 운전하라는 뜻으로 더 화를 냈다. 그랬더니 당신이 화내니 더 정신을 못 차리겠다는 답을 들으니 그것도 그렇겠다 싶다.
딸이 식사하다가 아빠가 급하게 식사하러 가자고 하여서 담임선생님 말고 다른 선생님께 인사도 못 하고 나와서 속상하다는 말을 한다. 남편이 평소 급하게 군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화가 났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였고,
딸이 인사하고 싶은 선생님께 인사를 못 한 마음에 속상한 것도 아빠는 평소 급하게 군다는 마음이 있어서 더 그렇게 나온 것이다. 남편을 급하게 한 것은 내가 약속을 3시에 잡아 놓은 것이 있어서 그렇다.
결국, 내가 만든 경계로 요란한 마음이 되게 하여 사고도 나고 딸은 인사를 하지 못하였다. 인사 못 하였다는 말은 교문 앞에서 딸이 하였기에 다시 들어가자고 하였지만, 딸은 괜찮다고 하면서 이미 나왔으니 그냥 가자고 그런 것이다. 그런데 식사하면서 다시 생각났는지 속상하다며 운다. 나는 인사를 하고 와도 식사를 해도 3시까지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내 약속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서 조급해한 것인데 그것은 몰라주고 급한 성격이라고 분별하여 화를 내고 있으니 남편은 남편대로 답답하고 화가 났을 것 같다.
남편은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늘 미리 챙기는 성격이니 급하게 느낄만한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사람 특성을 헤아리면 분별이 미리 연마될 수 있겠구나. 결국, 나를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으로 일어난 일임을 알게 되니 미안한 마음이 일어난다.
축하할 기쁜 날에 나로 인해 딸도 속상하게 하고 남편도 서두르다 접촉사고를 내게 하였으니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 차 수리는 알아보았더니 보호필름을 붙여놓은 부분이라서 보호필름만 교체하면 되는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안심이 되었다.
교무의 의견
딸의 졸업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접촉사고가 있었네요. 차가 긁혀 차가 망가지지 않았나 걱정이 되고 돈이 들어갈 걸 생각하니 속상하였지요. 남편의 급한 성격 때문에 오늘도 사고를 냈다 싶으니 남편에게 화를 내셨네요.
잘못한 일이 있으면 누가 원인인가 보아 화도 내고 잔소리도 하고 그래야 맞지요. 말이라도 해야 화가 풀어지니 큰 소리를 내기도 하지요. 그럴 수 있습니다.
접촉사고가 났으니 먼저 차가 염려되었는데 알고 보면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운전한 남편이 놀랐을 걸 생각하고 속상할 걸 먼저 생각한다면 여보 괜찮아요 하고 묻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접촉사고는 경험하는 것이니 너무 염려하지 말라 하면서 위로를 하셨으면 어쩔까요.
누가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자존감도 상하고 의욕을 잃기도 하고 나쁜 호르몬이 분비되어 면역력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내 화로 인해서 남편의 수명이 줄어든다면 자에 돈 들어가는 것과 비교할 수 없지요. 또한, 우리는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데, 가족이 비난하고 화를 내면 불편하고 행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잘못을 감싸주고 위로하면 비록 손해는 좀 있을지라도 가족의 소중함과 포근함으로 안정을 찾고 고마워하리라 생각합니다.
엄마가 아빠에게 그렇게 대하면 딸도 배우게 될 것인데 아빠 때문이라고 화를 내면 딸도 아빠를 탓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가족이 서로 나누어 전투할는지도 모릅니다.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아내의 약속을 시간을 어긋나게 않게 하려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운전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잘못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당신이 나를 배려하려고 해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면 남편은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속상함이 반감이 될 것 같습니다.
오후 3시 약속과 접촉사고는 약간의 원인은 맞지만, 전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솔성요론에서 잘못된 일이 있고 보면 남을 원망하지 말고 자기를 살피라 하셨는데 어떻게라도 나에게서 원인을 찾으려 하신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차를 운전하다 보면 나의 부주의도 있지만, 상대의 잘못도 있고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경계가 지나고 모두가 행복하면 마음 운전을 잘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4년 1월 8일
경계 : 아들의 전화
늘 외박하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그래~ 네 인생이니깐 외박을 하든 공부를 하든. 불안해하고 답답해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하고 인정하니, 나를 붙잡았던 마음이 털어진다.
아들에게 무심하고 말을 안 하는 남편이 답답하게 생각되다가, 그래~ 마음공부를 안 해서 모르니 저러지~~하고 생각하니, 남편에게 드는 무거운 마음 또한 놓아진다. 아직 공부가 덜된 상태이니 이런 마음, 이런 고비가 오는 건 당연하건만, 그 당연함을 인정하지 않고 내 마음만 탓하고 있었구나~~이 또한, 공부하는 단계이구나. 인정하니 편안해진다.
교무의 의견
아들이 외박하고 불규칙 한 생활을 하고 있네요. 아들이 안정되지 못하면 걱정이 많이 되지요. 엄마는 아들을 나의 일부분인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엄청 소중하게 생각을 하지요. 아들을 위해 희생을 해도 꺼리지 않고 뭐라도 해 주고 싶지요. 그리고 우리 아들이 공부도 일등을 하면 좋겠고 운동도 잘하고 직장도 좋은 곳에 들어가고 제일이면 좋겠지요.
그런데 아들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나의 교육 방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영생을 살아오면서 익힌 습관이 있기 때문에 그 습관을 고치기 어렵고 나름의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독립된 영혼입니다.
전생의 지중한 인연으로 가까운 가족이 되어 한 생을 함께 지내지만 다음 생에는 각기 또 인연 따라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를 만나서 다른 엄마 만난 것보다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각자의 영혼이 자기의 길을 가는데 내 아들이라고 마음대로 억지로 끌고 가면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먼저 이 세상에 나왔으니 내 경험을 이야기 해주어 길을 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해야 하지만 억지로 끌고 가서는 안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들은 아들의 길을 가는 독립체라고 생각하니 집착에서 벗어나고 편안해지셨지요.
자녀 교육을 하는데 아들의 불규칙한 생활을 보면서 혼을 내든지 충고를 하든지 하면 내가 좀 덜 섭섭할 것인데 남편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 무심한 것 같기도 하고 같이 걱정을 안 하는 남인 것처럼 생각도 되지요.
그러나 남편도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표현 방법은 다르지요. 남편이 나와 다름은 인정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아들에게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어쩌냐고 물으면 남편도 남편의 의견을 이야기할 거고 그러면 자녀 교육에 상의가 되지 않을까요. 서로 상의하며 가족사를 해결해 가면 외롭지 않고 좋은 운전이 될 것 같습니다.
2024년 1월 8일
경계 : 아들의 전화
아들이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다가 어느 날 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아 뭐라도 해야지 맨날 뭐하냐 그러면서 전화로 잔소리를 했더니 알바를 하겠다고 집을 나가겠다고 한다.
아들이 그렇게 알바를 간 후 연락이 없다. 서로 통화하면서 "앞으로 집에 연락 안 할 거야"하는 아들의 말에 "그래 하지마"하고 답변했지만, 그래도 도착해서 연락도 없는 아들이 조금은 얄밉다. 그러면서 나 또한 "그래, 내가 먼저 연락하나 봐라"하는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을 보는 순간 유치하기 짝이 없다. 엄마가 먼저 연락하면 뭐 어떻다고 연락도 없는 아들 탓만 하고 있다. "잘 도착했는지, 일은 힘들지 않은지, 더운데 고생이 많다며 궁금해서 문자 남긴다."라고 보낸 후, 한참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전화하니 일하는 중이라면서 다시 한다고 한다.
한참 후 결려온 전화 "아들 지낼 만하니~~?" "응, 너무 좋아~~, 엄마 아빠 아무도 없어서 좋아" "그렇게 좋아" "응" "그렇게 좋다니 다행이다. 네가 어디 있든 본인이 좋아야 하니깐, 아무튼, 잘 지내다 와, 그런데 연락 한번 없니?" "연락 끊는다고 하니깐 엄마도 그러자고 했잖아, 그래서 연락 안 했어." "그렇구나. 난 말로만 그랬는데.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몸조심해서 있어." "알겠어"
아들과 통화 후 먼저 해 주기를 바라는 내 마음을 발견하면서 그게 뭐라고 이기려고 하는 나를 본다. 사사로운 일이라도 항상 내가 먼저인 나를 알게 되었다. 그 또한 당연한 일이지~~라고 인정하고 나니, 유치한 내 마음에 웃음이 나온다.
교무의 의견
아들과 통화를 하는데 편안한 마음이 되지 않았네요, 취업도 못 하는 아들이 걱정되고 뭐라도 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먼저 들어와 있는 생각을 선입견이라 합니다. 선입견을 품고 대화를 하니 아들과 소통이 덜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앞으로 집에 연락 안 할 거야"라고 하였고 엄마도 "그래 하지마"라고 하셨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엄마는 아들을 늘 가슴에 두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들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엄마는 아들을 감싸고 잘못되면 언제까지나 아픔을 지니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알바하러 집을 떠난 아들이 진짜 전화를 안 하니 많이 걱정되지요. 밥은 잘 먹는지 아프지는 않았는지 계속 신경이 쓰이지요. 그래서 엄마가 먼저 아들에게 전화하셨네요. 아마도 엄마의 마음이 아들에게 전달이 되어 아들도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얼른 생각에 엄마 아빠 안 보니 좋다고 하니 아쉽기는 하지만 엄마 아빠 돌아가시면 언제까지나 그리워하는 게 아들입니다.
엄마와 아들은 소중한 인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