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 어느 시대이든지 간에 원형의 문화에는 모방과 상상력에 따라
혹은 유비와 연역에 따라 종합성, 창조성, 부호성 등을 갖추면서
시대적 배경에 따라 구체적으로 문화적 내용이나 사회적 역할도 달라진다.
중국의 문화의 특징도 다원적이고도 다양한 생태환경, 민족, 지역성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용의 문화적 원형과 그 정신적 기질의 이론적 방법론으로서 類比的 思惟는 고정되고 경직된 언어의 매체를 넘어서
그 속에 담긴 의미의 무궁무진한 원천이 되며 사고의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와 표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서 용의 원형의 기원을 추적하여 그 사실적 관계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용의 具象性을 통해 抽象化되고 다시 용의 抽象性을 통해 具象化되는 일련의 순환적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용의 형태나 형상은 일종의 자연숭배로서의 일종의 토템의 내용을 지닌 특정의 실물의 동물을 숭배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용의 형상은 단순히 특정의 어떤 동물의 모습이 아니라 여러 동물들의 신체의 일부분을 조합하여 이루어진 집합체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다른 동물들의 신체의 일부분을 임의대로 조잡하게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생동감있게 각각의 특징을 살려서 구성한 것이다.
여기에는 당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9가지 생물을 조합하고 번개, 구름, 바람 등과 같은 변화 무쌍한 자연계의 天象이 담겨 있다.
그 속에 인간을 둘러싼 기후나 환경과 관련한 숭배의 의식,
즉 두려움, 경외심, 의존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인과 사회의 심리를 반영하였다.
그러므로 용은 불가사의하고 변화무쌍한 자연적 역량에 대한 숭배문화의 원형으로서 정신적 기질을 발휘한 결과이다.
용의 문화적 원형은 용의 외관적 형태보다는 그 속에 담긴 사회적 혹은 문화적 종합적 성격이 더 중요하다.
용의 문화적 원형은 다원적이고도 복합적인 양상을 띤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지도 않으며 또한 공상적으로 변덕스럽지도 않다.
그것은 시대에 맞추어 재현(representation)과 표현(expression)의 방식을 통해 추상성, 관념성,창신성 등을 담아왔다.
용의 구체적 형상에 맞추어 용의 종합적 개념이 형성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용의 사회적 이념이 조성되고
결국에 용의 문화적 정신으로 고양되었다.
이러한 요소들의 구성은 중국문화의 원형(archetype)을 형성하고
그에 따라 포용성, 융통성, 통합성 등을 생명력으로 하는 정신적 기질(ethos)로 발휘되는 것이다.
용의 문화적 원형은 혼종과 교배의 과정을 거쳐서 종합적 문화의 현상에서 나온 것이다.
용이라는 신령스러운 동물은 기본적으로 원시적 토템의 신앙을 넘어서 吉祥 등을 상징하는 문화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는 神靈性의 신비주의적 색채를 넘어서 모종의 생명력을 반영한다.
이러한 생명력은 虛와 實, 陰과 陽, 靜과 動, 一과 多 등의 범주를 기반으로 하여
善과 惡, 美와 醜, 吉과 凶 등의 관념으로 확충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類比的 思惟와 圖像學的 기법에 따라 사회적 관념을 형상화하고 문화의 공동체적 의식을 상징화한 것이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용의 형상도 복합적으로 발전하는데,
전체적으로 많은 동물들의 형상이 차츰 종합되면서 갈수록 관념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것은 단일한 동물의 모습에서 다양한 동물의 모습으로 열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용의 문화적 원형와 그 정신적 기질은 중국의 사상과 문화에서
混種과 創新의 變奏를 통해 끊임없이 승화되고 창조되고 재창조되고 재발견되는 共時性과 通時性의 일련의 과정을 지니며
그 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 다원성, 통합성, 총체성, 종합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용의 문화적 원형과 그 정신적 기질은
사회적 이념과 시대적 정신의 ‘창조적 종합’이자 ‘종합적 창조’라고 말할 수 있다.
* 이상은 김연재님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