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지난 8월 29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석조각 2점을 기증받았는데, 이 유물은 경복궁 광화문 월대의 서수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에는 1866년 3월 3일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때 월대의 가장 앞부분에 장식되었던 서수상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행방이 묘연하였었는데 이번에 그 유물을 기증 받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서수상은 1920년대 일제가 전차선로를 놓으며 제자리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떤 경로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수집하게 됐는지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 서수상의 행방불명 사실은 기존에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있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한 유튜버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 있는 서수상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고, 우연히 이를 알아본 어떤 시청자가 지난 3월 문화재청에 제보하면서 조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월대는 어떤 곳일까요. 월대는 궁궐의 정전(正殿)과 같은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臺)를 말합니다. 궁중의 각종 행사가 있을 때 이용되었으며, 월견대(月見臺) 즉 달을 바라보는 대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하여 지고 있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에서는 궁궐 앞의 월대 복원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창덕궁 돈화문과 덕수궁 대한문 앞의 월대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미 복원 작업을 마쳤고, 지금은 경복궁 광화문 앞 월대의 복원 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기증받은 서수상을 포함, 1920년대 해체 이후 경기 구리 동구릉 등에 이전되어 있던 난간석과 하엽석(荷葉石, 연꽃무늬 돌) 등 월대 부자재 등을 재사용하여 복원 공사를 마무리하고, 10월 14∼18일 열리는 '2023 가을 궁중문화축전' 기간 전후 일반에 공개할 예정으로 있다고 합니다. 복원 후 재현될 광화문 앞 월대의 모습이 자못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