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번째 수심결 6장
上來所擧 古聖의 入道因緣이
明白簡易하야 不妨省力하니
因此公案하야 若有信解處면
卽與古聖으로 把手共行하리라
* 낱자 공부
來올 래, 부를 래, 擧:들 거, 聖:성인 성, 簡:대쪽 간, 簡易:간단하고 편리 함
妨 방해할 방, 省살필 성, 덜 생, 案:책상 안, 處:곳 처, 把잡을 파,
* 단어 공부
• 公案 ~ 공(公)은 공중(公衆), 누구든지 라는 뜻이고,
안(案)은 방안이라는 뜻이다.
누구든지 이대로만 하면 성불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불교 선종(禪宗)의 조사들이 만들어 낸 화두의 종류로는
1,700여 종류가 있다.
• 의두 ~ 대소 유무의 이치와 시비 이해의 일이며
과거 불조의 화두(話頭) 중에서
의심나는 제목을 연구하여 감정을 얻게하는 것이니,
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간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함이요,
• 성리는 우주 만유의 본래 이치와 우리의 자성 원리를 해결하여 알자 함이요,
사(事)라 함은 인간의 시·비·이·해(是非利害)를 이름이요,
이(理)라 함은 곧 천조(天造)의 대소 유무(大小有無)를 이름이니,
대(大)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小)라 함은 만상이 형형 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이름이요,
유무라 함은 천지의 춘·하·추·동 사시 순환과,
풍·운·우·로·상·설(風雲雨露霜雪)과 만물의 생·로·병·사와,
흥·망·성·쇠의 변태를 이름이며,
性理 = 性 + 理 / 성품의 이치
• 화두(話頭) ~ 불교에서 참선수행자(參禪修行者)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참구(參究)하는 문제. 공안(公案)·고칙(古則)이라고도 한다.
• 간화선(看話禪) ~ 선 수행방법 중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참선법
• 묵조선(默照禪) ~ 모든 생각을 끊고 행하는 참선법
• 把手共行 ~ 손을 잡고 함께 가다
• 화두와 의두
살아가면서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 의두가 아닐까
왜를 자꾸 생각하면 생각이 깊어지고
관점이 정립이 된다. 이것이 철학이다.
자기와 문답을 해보고
동지와 스승과 문답을 해보고
그러면서 의두가 풀리지 않을까
問/聞/思/修
不立文字 敎外別傳 直指人心 見性成佛
* 해설
공안을 풀어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공안을 풀기에 앞서서 기초 교리는 알고 공안을 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기초 교리가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정표가 있는데 보지도 않고 어떻게 가지라고 한다면
많이 방황을 할거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안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직역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말이 무슨 뜻인가를 풀어보고 이해가 되는지 생각이 다른지를 보고
혼자서 곰곰이 굴려도 보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공안은 진리로 향하게 하는 끈이라고 한다면
그 끈을 잡아 당겨도 보고 놓아도 보고 따라도 가보면
근본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원기 109년 11월 10일
제목: 떡 공양 참견
아들이 상을 받았다며 상금 받은 돈을 용돈 하라고 보내왔다. 적지 않은 액수라 아들 자랑도 하고, 복 지어주려고 문현교당에 점심 공양을 했다. 그리고 손주(어린이 법회)가 다니는 대연교당에도 떡 공양을 하고 싶었다. 교도님들께서 어린 손주를 늘 예뻐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대연교당 부교무님께 공양 이야기를 하니 10만 원을 보내주시면 알아서 주문을 넣겠다고 했다. 잠시 후 떡값을 잘 몰랐다며, 출석 교도를 50명 정도 예상하고 20만 원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옆에 있던 교도님이 말했다며 오히려 미안해하신다. 떡을 많이 주문해 봐서 대략 떡값을 아는데, 무슨 떡을 하길래 이렇게 많이 부르나 순간 화가 올라왔다. 처음의 좋은 마음은 사라지고 갑자기 경계 거리가 생겼다. 그러면 내가 직접 떡을 주문해 개수에 맞게 보내겠다고 했다. 예상보다 떡값이 많이 들어 마음이 요란해지기 시작한다.
무슨 떡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아는 원로 도반님께 물었더니 이 떡 저 떡 이야기하며 비싼 떡만 부른다. 곧이어 본인이 좋아하는 빵도 괜찮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조언이라기보다 본인이 먹고 싶은 걸 보내나 하는 짜증과 듣고 싶지 않은 주착심이 올라와 고려해 보겠다고 답을 보냈다.
이틀 후 부재중 전화가 세 번이나 와 있다. 이번에 또 무슨 참견을 하고 싶어 이리 전화를 했나 싶기도 하고 만약 다른 메뉴 변경이라면 다음에 하겠다고 말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전화를 드렸더니 잘못 걸었단다.
공양하겠다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을 땐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었건마는 경계에 끌리고 나니 원래의 고요했던 내 마음을 잃어버렸음을 알아차렸다. 교당에서 자주 시키는 떡집이 있어 그다음 주에 교도님들께 맛있고 비싼 떡으로 공양을 했더니 도반님들 모두 아들의 상을 축하해 주셨다. 경계에 이끌리지 않고 늘 본성의 자리를 찾아보려고 노력해야겠음을 알게 되었다.
한울안한이치 40절 제1편에
[정신이란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인데, 분별성이란 예쁘고 밉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들이 잠시잠시 일어나는 것이요, 주착심은 그 분별성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때가 정신이다].
교무의 의견
아들이 상금을 어머니께 보냈네요. 고마운 아들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복을 지어주려는 마음으로 교도들에게 떡 공양을 하기로 하셨네요.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기준이 있는데 요구 사항이 기준을 초과했네요. 요구 사항이 기준보다 낮았으면 편안하였을 텐데 기준보다 높으니 과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일어났네요.
보통 생각했던 것보다 요구가 많으면 욕심처럼 보이고, 내가 주려는 것이 적으면 망설여지지요. 무심코 주려고 했다가도 상대가 욕심을 내는 것 같으면 거두어들이고 싶은 생각도 일어나지요. 그리고 상대의 요청에 맞추어 줄 수도 있지만 주고 나선 한편에 아쉬운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릅니다.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많이 받으려고 하고,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적게 주려고 합니다. 또한 상대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고 더 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빚진다고 안 받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의 분별성과 주착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로는 적은 것이라도 감사히 받으면 좋고 소중하게 여기면 기쁘게 생각이 되나 주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거나 적다고 여기면 괜히 준다고 했나 그런 생각이 일어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예전의 수수하는 법에 보면 남에게 무엇을 받을 때에는 비록 뜻에 맞지 않는 물건일지라도 감사한 얼굴로 받을 것이며, 받을 물건이 의리에 부당하면 좋은 말로써 받지 않는 것은 좋으나, 많고 적은 것과, 좋고 낮은 것으로 불만한 기색을 보이지 말 것이니라. 하셨습니다. 대연교당의 교도님은 많고 적음을 말하는 것보다 감사히 받고 돈에 맞추어 공양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좋은 떡을 공양하려면 상대에게 돈을 더 내라고 하기보다는 교당에서 보태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주는 입장에서는 자기의 기준이 있으니, 상대방의 말에 요란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교당의 형편이 그런다고 이해하고 더 드릴 수 있으면 드리고 못 드리겠으면 저의 형편이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면서 사정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인 관계는 소통의 문제입니다. 소통이 잘되면 서로 감사할 것이나 소통이 잘 되지 못하면 처음에는 좋은 마음이었으나 나중에는 소원한 마음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 원만한 관계를 맺으려면 상대 잘못을 찾기보다는 내가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원기 109년 11월 10일
제목 : 건강검진 안 받으려는 남편
남편과 나는 건강검진 예약을 해 놓았다. 전날 저녁 대장내시경을 위해 약과 물을 먹어야 하는데 운동 갔다 와보니 그대로 있다. 약 안 먹었네? 하고 물으니 안 먹는다고 한다.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대장내시경 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 했다. 밤늦은 시간이 되어 거실에 나가보니 소파에 누워 자고 있다. 나는 방에서 자라며 깨웠는데 짜증을 내며 귀찮게 하지 말라 한다. 나도 기분이 상해 방에 와서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가니 남편은 그 소리에 깼는지 조금 있다 소리 없이 밖에 나간다. 참, 어이가 없네~건강검진 받으러 갈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게 어른답지 못하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 마음을 보니 나중에 크게 아팠을 때 감당할 자신이 없고 엄두가 안 나서 건강검진 하기를 바랐다. 그동안 한 번도 받지 않아서 50 넘으면 받으라 했고 올봄부터 노래를 불렀었다. 추수하고 가을엔 하기로 약속했었다. 미리미리 건강검진을 하면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치료도 쉬울 수 있어 남편이 마음 내켜 하지 않아 했는데 가족을 생각해서 받으라 했다. 나의 욕심이었다. 어쩜 나의 강요가 컸던 거 같다. 얼마나 받기 싫으면 그런 행동을 했을까? 또한 걱정도 되고 두려움도 있었을 거다. 나도 추가 검진받았을 때 걱정되고 두려웠었다. 남편이 이해된다.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 욕심만 생각하고 건강검진 받으라 강요한 거 같아. 미안~ 당신 마음 내킬 때 받도록 해~”
남편의 그런 행동을 이해한다 생각했지만 (본인이 처음부터 받고 싶지 않아 했으니) 남편이 그날 저녁에 늦게 들어왔을 때 먼저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내 마음속에 뭔가 남아있다. 다음 날 아침에 식사 준비를 했는데 남편 또한 밥을 먹지 않고 일하러 간다.
난 왜 내가 먼저 말하고 싶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남편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으니, 남편이 먼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다. 먼저 말을 하면 남편이 한 행동이 잘한 거라 인정해 주는 거 같아서, 내가 지는 거 같아서. 마음을 본 내가 먼저 말해도 되는데~ 저녁밥을 먹으면서 내가 먼저 말을 뗀다. “아침 안 먹고 일하러 가서 배고팠겠네?” 하면서~ 남편은 멋쩍은지 웃는다. 남편은 이렇게 푸는 사람인데 내 기준에 맞추려 하는 나를 보았다. 잘못한 게 있으면 말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말로 표현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는데~내가 그렇게 한다고 남편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건강검진도 마찬가지다. 나는 정기적으로 검진 하는 걸 좋아하고 하라고 하는 건 꼭 하려 하고 약속한 거, 계획한 거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나는 그렇지만 남편은 안 그럴 수 있지. 내 틀 안에 남편을 가두려 했네~
교무의 의견
남편과 건강검진을 하기로 하셨네요. 그런데 남편은 건강검진을 위해 약과 물을 마셔라 했는데 하지 않고 있었네요. 잊고 안 먹은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달라서 안 먹은 것인데 남편의 행동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일어났네요.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상대에게서 찾기 쉽습니다. 상대에게서 원인을 찾으면 상대에게 고치라 하고 원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상대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네가 잘해야 한다고 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똑같은 일이 일어나면 서로 고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사람들은 각자가 분별성과 주착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 방법도 다릅니다. 그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어느 것이 더 났다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나름으로 익힌 것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주장하기 쉽고, 다르게 하면 틀렸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우리의 삶의 방식도 누구의 방식이 옳고 누구의 방식이 틀린다고 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맞고 자기의 의견은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서로 의견교환을 해서 따라와 주면 좋고 안 따라 온다고 하여도 그사람의 방식으로 이해를 하여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