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다들 안다.
2. 甲이 丙을 보면 쌩쌩해지고, 丁을 보면 타들어 재만 남는다는 것을.
3. 거 희한타. 木生火하면 木은 일단 힘 빠지는 거 아이가.
4. 당연하지. 안 그러면 오행의 생극제화 체계가 몽창 무너진다 아이가.
5. 그러나 우리의 ‘효첨’이는 이것을 彼我로 구분하였다.
6. 丙은 아군이 되지만, 丁은 적군이 된다.
7. 그래도 그렇지. 굳이 피아로 구분하기에는 좀 뭣하지 않냐. 甲丁 ‘유신유화’도 되고.
8. 지금 유신유화가 왜 나오냐. 그건 또 다른 테마의 이야기고.
9. 한마디로, 너 여덟 글자를 보고 무엇을 짐작하냐.
10. 명식 안태, 정체, 고저, 청탁, 귀천...이거 다 다른 테마를 한 줄에 엮어야 읊는 건데...
☞ 생각해보자.
“가령, 어느 미모의 여성이 좋은 집안의 출신에 명문 학교를 나온 재원인데, 결혼은 갈망하지만 세 차례의 연속적인 파혼 사태를 겪고, 결국은 인생에서 남자는 포기했고 사업을 일으켜 발복했다가 뜻한 바 있어 50대 초반에는 국회로 진출했다. 이후 무려 3선까지 승승장구하면서 정계의 거물이 되고 후에는 총리 까지 되었지만 퇴임 후 사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대중의 망신을 사고 끝내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권총을 당겨 저 세상으로 갔다.”
이러한 명운을 두고 말들도 많을 것이다. 먼저 이 사주는 좋은 사주인가. 나쁜 사주인가.
그러면 문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들이 무성해 질 우려가 농후하다. 어쨌든 누구는 총리면 영의정인데 삼정승의 반열에 오른 일품명의 귀격이라 할 것이고, 혹자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고독명의 탁명이라 할 것이고, 또 일부는 사주는 좋은데 귀문이 동해 맛이 간 짓을 했다 할 것이고,., 파란만장한 사주, 병도 있고 약고 있는 사주, 머리가 비상한 수재명 등등..다 제각각 자기가 아는 지식 범위 내, 관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것을 요리하게 된다.
11. 심효첨은 사고는 간단하다. 甲에게 가장 두려운 게 뭐지. 그건 庚이다.
12. 그렇다 殺이야 말로 일간의 명맥을 끊을 수 있는 두려운 존재다.
13. 그렇다면 殺에게 가장 두려운 것으로 다스려야 한다. 殺의 殺을 찾아라.
14. 그것은 식신이다.
15. 아, 그렇다. 甲이 庚을 보면 벌벌 떨고, 庚은 丙을 보면 별 것 아닌 존재가 된다.
16. 그렇다. 甲丙庚은 문제가 없되, 甲丁庚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17. 전자는 일순간에 타격을 입는 일은 없되, 후자는 한판에 허무해 질 우려가 있다.
18. 이것은 격의 엄밀히 격의 高低와는 다른 얘기다.
19. 후자의 명을 一格一品命으로 난강망이 논했다면 자평진전은 그것을 위험신호로 본다.
20 이런 차이를 가지고 어느 하나만 옳다고 우겨대면 너와 내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
☞ 격국용신은 庚이요, 희신은 丙火라는 사람과 丁庚이 조후용신이라는 각각의 시각은 그야말로 體(명식원국의 정체성)를 가늠하는 테두리 내에서 명확한 개념만 견지하면 되는 것이다.
☞ 그리고 미리 일러두는데, “丙火 相神(혹은 부억 용신)이라고 火運에 발전하고 水運에 맛 가요”하면서 오행 놀이에서 주저앉는 단세포 발상은 이제 더 이상 용납 안 한다. 그게 적성에 맞으면 절에 가서 다른 사부나 도반과 벗 삼아 평생 해답 안나오는 이바구로 평생을 즐기라. 또 도중에 안 맞으니까 庚金을 써야 한다는 둥 하면서 어설픈 궁통보감 예찬론자가 되면 그때부터는 그냥 미치기 시작하니 조심해야 한다. 둘 다 정확하게 틀린 것이다. 그리고 강호의 절대 다수는 틀린 것을 쫒고 있다.
21. 어쨌든 심효첨은 천재적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격국론은 그렇게 잉태된다.
22. 월지로 격국용신을 정한 것이다. 자 이제 문제는 지지로 넘어 간다.
23. 甲은 월지 申金을 두려워하고 여기에는 巳火가 貼되어 주어야 成格된다.
24. 이렇게 成格이 되면 이 명식은 한판에 명맥이 끊기는 위기로부터 구제된다.
25. 그리고 敵將을 잘 다스려 오히려 충성스러운 신하로 만든다.
벌써부터 순용, 억용 머리 굴릴 필요는 없다. 오늘은 그냥 아! 자평진전에서 말하는 成格, 破格의 의미가 적천수가 다룰 貴賤, 난강망이 다룰 高低 등과 어떠한 관념의 차이를 보이는 지만 대강 간추리면 된다.
☞ 그렇다. 陰陽의 성질은 상생의 구도에서는 극성이 같은 것이 유리하다. 상극의 구도에서는 극성이 같은 것이 위해를 가한다. 그러므로 식신과 상관이 일간의 힘을 소모하는 위력이 다르며, 궁극적으로 일간에 도움이 되는 것의 여부에서는 더욱 큰 차이가 난다. 한편 정관과 편관의 차이가 크게 다르다.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사주카페’ 한번 가봐라. “火면 火지, 무슨 개뿔 陰陽!” 하는 게 현주소다. ‘사주카페’만 그러냐고.,,천만에 만만에다. 소위 ‘왕초보’ 출신들 하고는 얘기가 안 된다. 오행의 생극제화는 사주학의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통’ 내지 ‘정답’의 다라고 여긴다면 고수되긴 이미 틀린 것이다. 더더욱 경계할 위인들은 변형론자들이다. 궁통보감 이외에는 안 본다는 이들은 일단 문자 해독 능력이 떨어지는 위인들이다. 이런 경우라면 백독, 천독이 오히려 毒이 된다.
심효첨이 왜 기존의 정격 8격을 약간 수정했는지, 그의 본격적인 고민이자 화두는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나가면 자연스럽게 자평진전을 찜쪄 먹을 수 있게 된다. 심효첨의 매직같은 이론의 완벽성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절대 완전무결치 않다. 자평진전은 정격을 다루고, 적천수는 변격을 다루었다는 식의 구분은 서락오의 한계다. 이 말을 답습하는 오늘날의 학인들은 서락오를 따라 같이 ‘퐁당’하는 것이다. 요체는 그게 아니다. 자평진전를 위시한 고서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하나의 완벽한 텍스트를 꿈꾸었다. 그러므로 격국론의 예찬론자들이 저변에 깔리게 되었다. 그러나 결론은 전자든, 후자든, 현상에서는 다 같이 못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 궁극적으로 格에 한정된 지식 체계를 행운법에 억지로 적용시켰다는 데 있다. 행운법은 기존의 지식 체계의 틀로 이론화시키기엔 벅찬 것이고 그렇게 다가서면 자가당착에 필연적으로 도달한다.
산음(山陰) 심효첨(沈孝瞻)의 자평진전은 특히 놀라운 책이다. 굳이 명학의 고서들은 개체 별로 평한다면 이론적으로 가장 체계적인 하나의 텍스트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기초로 다져야만 학습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견해에 부정적인 학자가 있다면 그는 무식하거나, 교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항상 안타깝게 여겼던 바는 자평진전을 그런대로 제대로 인지했다는 이들의 허점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자평진전의 이론으로 무장한 이들은 흔들리지 않는 이론의 성역을 쌓았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한 착각의 늪에 빠지면 점점 더 의사소통이 불편해진다. ‘자평진전리뷰’는 서락오가 범한 오류에 포커스를 두면서 ‘불편부당’한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원문만 충실하게 해석, 답습하는 입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서락오의 학문적 자세와 열정, 성과에 대해 한없이 존경해마지 않으나, 이번에는 그의 오류부터 지적하고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자평진전은 크게 ‘간지’와 ‘용신(월지)’, ‘격국’의 세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서락오가 심효첨의 원서에 임의로 추가한 챕터에 있다. 특히 도입부의 ‘간지론’편에서 “적천수의 천간론”이나, “사시와 오행의 희기”, “오행의 생극제화와 희기” 등의 논한 첨부 내용은 실상 불필요한 것이었다. 보충 추가한 내용은 자평진전의 알맹이를 더욱 풍요롭고 매끈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 서락오 이론 체계의 혼란스러움을 반영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자평진전을 인식하는 서락오의 인식 체계가 확실하게 정돈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다. ‘자평진전평주’에서 그의 발문(跋文)을 살피면 그가 자평진전과 적천수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 내용에 크게 어긋남은 없으나 엄밀히 따지면 정교하고 치밀한 구분이 아니다. (이 점은 차후 언급키로 한다)
1. 十干, 十二支를 論함
자평진전의 첫 장에서부터 심효첨은 메가톤급의 이론을 간단한 질문과 답변으로 전개한다. 이것을 놓치면 팔자술 실전은 말짱 종치게 되는 것이다.
有是五行 何以又有十干十二支乎
오행이 있는데, 왜 또 십간십이지가 있는가
有是甲乙而木之陰陽具矣
갑을이 있어 음양을 갖추게 된다
木之在天成象而在地成形者也
목의 천간은 상을 이루고 지지는 형을 이룬다
甲祿於寅乙祿於卯如府官之在郡縣官之在邑
갑의 록은 인에 있고 을의 록은 묘에 있으니 이는 마치 관리가 부임하는 임지와 같다
심효첨은 십간십이지의 의미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것은 곧 오행을 음양과 기질(氣質)로 나누기 구분하기 위함을 뜻한다. 기질과 관련해서는 甲은 乙의 氣요, 乙은 甲의 質로 원시는 설명하고 있으나 핵심은 일단 음양의 구분에 있다. 그렇다면 木의 음양이나 기질의 구분은 천간의 甲乙로 족할텐데 왜 寅과 卯의 지지가 필요한가. 木의 오행은 하늘에서는 象을 이루고 땅에서는 形을 이루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오행을 음양과 형상으로 구분하는 역할을 십간십이지가 수행하는 것이다. 원시의 하이라이트는 관리의 부임으로 간지의 결합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甲乙이라는 관리는 寅卯를 보아야만 부임지를 얻어 관리의 역할을 하게 된다.
★ 祿이란 곧 ‘자아의 실현’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甲의 관리가 寅을 보지 못하면 부임지를 얻지 못한 것이므로 관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파이널블로’의 주된 재료가 되는 tangible과 intangible의 개념이 바로 이것이다. 동일한 오행의 천간(intangible)과 지지(tangible)가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가시적인 성취나 물상의 유입을 실감하는 것이 요체다.
1. 심효첨은 분명히 원시에서 甲과 乙, 그리고 寅과 卯만을 거론하며 간지론의 첫 개념을 설파하였다.
2. 그런데 서락오는 寅卯에다 亥, 未, 辰 까지 보태서 모두 甲乙木의 뿌리가 된다는 통근의 개념까지 확장하여 보충 설명하고 있다. 즉 천간이 월령에 뿌리를 내려 통근(當令)하면 用을 얻어 공과가 혁혁해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당령하지 못하면 관리가 부임지를 얻지 못한 상황으로 묘사하며 관계되는 몇 가지 명식을 사례로 하여 의견을 개진한다.
3. 심효첨은 이 대목에서 象과 形의 개념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엄밀히 통근의 개념과는 의미가 다른 것이다. 그런데 서락오는 통근의 개념으로 수렴하여 이를 설명하고 있다. 심효청은 세력의 강약(强弱)을 다루는 간지론의 후편에 이르러 ‘통근’을 논하고 있다.
4. 그러면 왜 서락오는 이 대목에서 통근의 개념까지 전진해서 해설하였을까.
5. 서락오는 원시에서 形이라는 글자를 ‘세력(strength)’의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甲과 寅의 관계를 득시(得時), 득지(得地)로 이해하였다. 까닭에 甲이 亥에 뿌리를 내려 세력을 얻는 것과 동일시한 관점을 피력한 것이다.
6. 그러나 심효첨이 서술한 形은 ‘형상(形狀:shape)`의 의미에 가까운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무형과 유형을 가르는 잣대로 설명하면 한층 이해하기 용이해진다. 즉 심효첨의 形은 tangible의 세계를 뜻한다.
7. 甲과 寅은 木의 intangible과 木의 tangible의 결합이므로 木의 物로 실현되는 것이다. 한편 甲과 亥는 木의 intangible과 水의 tangible의 겹합이므로 木의 物로 구체화되지는 않는다.
8. 바로 이 점을 서락오는 간과하였고, 후학들은 이를 그대로 답습하였다. 이렇게 되면 실전에서
적중률은 비참한 결과로 나타난다.
9. 寅과 亥는 甲의 통근이라는 면에서는 동질성이 있지만 甲木의 자아실현 면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寅은 甲을 완성시키지만, 亥는 완성시키지 못한다. 物象論의 본의는 이에서
비롯된다.
10. 그러므로 이 대목의 서락오 평주는 간지론의 다른 장에서 설명될 내용이었다. 그리고 서락오는 심효첨의 비유법을 오해한 것이다. 심효첨이 비유한 ‘관리의 부임’은 단순히 “재능의 실현” 여부 문제 차원이 아니라 실제 “관리로 등용되느냐, 높은 관직에 오르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자평진전리뷰 1강”을 통해 우리의 서락오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였을 것이다.
☞ 혹 원문(原詩)의 중요한 구절만 추출하는 식으로 지나친 논리의 비약을 도모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을 견지할 수도 있겠는데, 그건 지나친 걱정이다. 나는 사주학 학습 초기부터
심효첨과 가장 친했다고 생각한다. ‘적천수 써머리’는 “심효첨+서락오+(위천리)” 정도의
혼성체로 보면 크게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서락오는 자평진전의 간지론에서 심효첨을 정확하게 읽지 못했다. 그러므로 좀 헷갈린 것 같다.그는 자평진전이 간지론이 충실치 못하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 것 같다. 그가 자평진전을
평주할 때는 이미 적천수와 난강망에서 습득한 지식 체계로 보완하여 더욱 완벽한 텍스트로 탄생시킬 욕심을 품은 듯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심효첨 이론의 베이식에만 포커스를 두는 게 더 좋을 법했다. 따라서 그가 간지론 편에서 덧붙인 “적천수의 천간론”이나 “사시(四時) 오행의 희기”, “오행 생극제화의 희기” 등은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 한번 웃자는 의미에서 서락오가 “웃기는 짬뽕” 편으로 양념을 꽤 뿌린 듯 하다. 따라서 자평진전평주를 읽을 때는 일단 이 부분을 빼버리고 읽는 것이 매끄럽다.
2. 陰陽과 生剋을 論함
잘 보라! 타이틀부터 글자 그대로 “Polarity of The Five Elements” 아닌가. 이 편에서
우리는 심효첨 이론의 틀과 고뇌의 과정을 읽어낼 수 있다.
以五行之陰陽 而分配之則 生剋之中又有異同
오행을 음양으로 구분해보면 생하고 극하는 과정이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此所以水同生木而印有偏正
수가 목을 생하는 것은 같으나 인성은 편인과 정인으로 구분 된다
金同剋木而局有官殺也
금이 목을 극하는 것은 같으나 정관과 칠살로 구별 된다
印綬之中偏正相似 生剋之殊可置勿論
인성의 경우에는 편인과 정인이 유사하므로 특별히 구분하지 않는 게 옳다
而相剋之內一官一殺淑慝判然其理不可不細詳也
상극에 있어서는 정관과 칠살의 구별을 깊이 있고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바, 그 이치를 잘 따져 살펴야한다
☞ 심효첨은 원시에서 정인과 편인을 포괄하는 인성(印星)을 인수(印綬)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상의 원문을 살피면 그 내용이 평이하여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심효첨이 생극과 음양을 조율하면서, 상생의 경우 음양(정편)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상극의 경우에만 음양의 차이를 중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청대 초기에 사길신과 사흉신을 구분하여 “순용과 억용의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이 다듬어지기 시작한다. 당시에 사주의 격국은 다음과 같이 8종류로 구분되었다.
① 정관격 ② 칠살격 ③ 재격 ④ 정인격 ⑤ 편인격 ⑥ 식신격 ⑦ 상관격 ⑧ 양인격
양인격이 첨가되고 재격이 하나로 합쳐 진 것이 적천수(滴天髓) ‘격국론’의 내격 팔격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財官印綬分偏正 兼論食傷格局定 재관인수분편정 겸론식상격국정
이러한 차이는 순용과 억용의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관법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다. 이 때 격국을 정하는 방법은 “격국(用神:格局)=月支”의 관법에 충실하다. 먼저 순용의 격국은 ① 정관격 ② 정인격 ③ 식신격 ④ 재격으로 이에 해당되는 격국을 생조하거나, 설기시켜 상생의 구도가 되어야 길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관격에 일간이 약하고 격국이 강하면 상관으로 정관을 극하기보다는 인수로서 정관의 기운을 설기시켜 일간을 생조함이 마땅하고 우월하다는 뜻이다.
한편 역용의 격국은 ① 칠살격 ② 상관격 ③ 편인격 ④ 양인격으로 격국을 이룬 오행을 극하는 오행의 글자가 포진되어야 성격(成格)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일단은 격국 용신법으로 명식의 그릇을 짐작하고, 후대의 서락오식 부억 용신법으로는 운의 희기를 판단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
격국용신은 심효첨의 자평진전(子平眞詮)에서 체계화되었는데, 후에 본격적으로 다룰 자평진전의 ‘격국론’은 서락오의 다양한 견해에 영향을 입어 원시(原詩)의 해석도 이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의 정론은 해당 챕터에서 명확하게 다루기로 한다. 아무튼 심효첨은 일간을 생조하는 인수격의 경우 상당한 융통성을 부여하는 입장을 취한다. 이를테면 종래에는 편인격이 편재를 보아야만 억용의 격국으로 성격되고, 인수격은 재성이 인(印)을 극하면 파격(破格)의 요인으로 보았다. 그러나 심효첨은 인성의 경우 정편(正編)을 구분하지 않으며, 인수격에 정관이 투출한 경우, 정관 자체를 용신으로 보기도 하는 변이된 관법을 수용하고 있다. (有印而透官者 正官不獨取基生印 而卽可以爲用 輿用殺者不同) 이 같은 애매모호함은 후에 격국론 편에서 이 이수의 신랄한 비평을 동반하게 될 소지가 농후하다.
아무튼 좋다. 심효첨은 월지가 재관인식(財官印食)이면 좋은 용신이니 이를 순용해야 하고, 월지가 살상겁인(殺傷劫刃)이면 이를 억용해야 하는 것으로 구분하였다. 여기서 한번 더 짚고 넘어가자. 왜 심효첨은 일간을 생하거나, 일간이 극하는 인성과 재성의 경우에 굳이 그것의 정편(正偏)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을까.
이에 대한 의문에 심효첨은 시원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단지 “작용력이 유사하다” 혹은 “다같이 아름답다”는 식에 불과하다. 서락오는 좀 더 현란한 어법을 구사하며 이를 보충하지만 별반 의미가 없는 주석에 불과하다. “재성과 인성은 기세에 있어서는 비록 순(純)하고 잡(雜)스러운 차이는 있으나, 용법은 대동소이한 것이다.” 반면 “비겁(比劫)은 나와 같은 동기(同氣)이고, 식상(食傷)은 내가 생하는 것인데, 나와 음양이 같으면 순(純)하고 나와 음양이 다르면 잡(雜)하다”고 해서 순잡(純雜)의 용법을 철저히 구분한다. 이건 아무래도 좀 헷갈리는 감이 있다. 이쯤에서 정리해보자.
일단 폴래러티(Polarity), 즉 음양(陰陽)의 작용력은 純과 雜으로 구분되어, 오행의 생극(生剋)
의미를 확연하게 구분시키는 요인이 된다.
동기나 일간이 생하는 구도에서는 같은 극성을 띄는 게 純하고 좋은 의미를 지닌다.
일간을 상극하는 구도에서는 다른 극성을 띄어야 純하고 좋은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식신과 상관의 차이는 순잡의 차이로 그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극성이 다른 정관은 純하여 길하고, 극성이 같은 편관은 雜하여 그 작용력이 판이하다.
원점으로 돌아가자. 일간을 기준으로 가장 좋은 육신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에게 확실한 힘을 보태주는 인수(印綬)라 할 수 있다. 나의 입장에서는 가장 많은 힘을 보태주는 음양이 다른 인수가 가장 좋다. 반면 내 힘을 확실하게 소모시키는 것은 음양이 다른 상관(傷官)이다. 인수는 영어로 된 팔자술 교재에서 support 로 표현될 정도로 인수가 세력을 얻으면 운의 희기를 떠나 귀인의 조력을 입게 되는 혜택을 누린다는 길성으로 회자된다.
보통 희신을 생하는 성분은 또한 희신이 되고, 흉신을 생하는 성분은 흉신이 된다. 마찬가지로 희신을 극하는 성분은 흉신이 되고, 흉신을 극하는 성분은 희신이 된다. 상관을 극하는 음양이 같은 인수는 희신이고, 겁재를 극하는 음양이 같은 정관이 희신이며, 칠살을 극하는 음양이 같은 식신이 희신이 된다. 이렇게 사길신과 사흉신은 공식처럼 희기의 구분이 맞아 떨어지므로 순용과 억용의 관법은 확고해지는 듯하지만, 문제는 재성이다. 특히 인수와 음양이 같은 정재는 절대 희신인 인수를 파극하는 흉신이 되어야 마땅하다.
이 점이 바로 심효첨의 고민이며, 격국론자들의 한계이자, 극복해야 할 화두로 떠오르는 테제가 되는 것이다. 까닭에 자평진전의 격국론은 관법이 일정치 않고, 후대에 서락오에 의해 주해되면서 심효첨의 원칙이 무너지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다. 후학의 입장에서 보면 책을 다 일고 나서 확실하게 거머쥐는 게 별반 없는 아쉬움을 실감할 도리밖에 없었던것이다. 내가 자평진전을 리뷰하면서 의도하는 바는 좀 더 원칙에 충실한 접근으로 진실과 오해 사이의 갭을 줄이고, 실전에 응용하는 확고한 지식체계를 쌓는 데 주력하는 데 있다.
1. 청대 초기, 순용과 억용의 원리를 실전에 응용하는 방식은 月支를 중심으로 그것에 첩(帖:붙은)하는 다른 地支의 포진에 관건을 두었던 것이다. 즉 년지와 일지가 격국용신에 어떤 작용을 하느냐가 격을 성격시키거나, 파격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대두되었다.
2. 이 같은 일정한 관법은 자평진전의 격국론에서 다양하게 확장 해석됨으로써 - 일부 투간한 천간을 용신으로 삼거나, 대체시키면서 - 체계화되었다. 그러나 본질과 원칙 면에서 불투명하고 일부 난삽해진 점이 있으므로 후학들의 혼란이 야기되었다.
3. 굳이 따지고 보면 서락오의 적천수보주나 자평진전평주는 내용 면에서 대동소이하게 되었다. 이 말은 지지 중심의 관법에서 천간의 동태를 주로 살피는 관법의 전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히 격국의 순용과 억용은 지지에 포커스를 두는 게 자연스럽다.
4. 마스터의 입장에서 미리 짚어두는데 격국용신은 명식의 성격(成格:그릇) 여부, 부억용신은 명식의 귀천(貴賤:발전 가능성) 여부, 그리고 조후용신은 명식의 고저(高低) 분별에 주력하는 각각의 시각이자 관법의 독립성을 지니는 것이다.
5. 핵심은 순용과 억용의 원리에서 한계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동시에, 원리에 입각한 실전 적용으로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이러한 내용은 후차적으로 사례를 통하여 심효첨의 의견과 서락오의 보충 설명, 그리고 필자의 견해를 동시에 나열하면서 그 선명도를 가려보기로 한다. 오늘은 이상이다. 다음 강의로 ‘간지론’은 마감할 예정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자연 속도가 붙게 되니 반복해서 리뷰하는 게 좋다.
‘간지론’의 정리를 앞두고, 먼저 지난 강의부터 리뷰 해보자. 수도 없이 강조하거니와, 선학이나 후학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베이식’이다.
심효첨은 자평진전의 1강에서 이미 甲과 寅의 관계로 ‘物象’의 개념부터 짚어나간 것이다.
이를 두고 甲과 亥, 혹은 未와의 관계 동질성을 거론한 서락오의 평주는 혼동의 불씨를 지핀 셈이다. 우리는 甲乙이 寅卯를 보아야만 벼슬아치가 임지에 부임해서 소임을 다하게 된다는 점을 알았다. 이것은 甲乙이 亥未를 보아 실현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곧, 甲의 物은 寅이요, 亥는 物이 되지 못하며 다만, 그 象의 위력만 키우기에 ‘탐심’이나 ‘염원’을 의미할 뿐이지, 전자와 같이 실제 부임하는 상황으로 가시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生剋’의 작용을 ‘陰陽’으로 구분하여 그 작용력의 희기가 천양지차임을 서술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격국의 순용, 억용 관법’ 테마가 되는 것이다.
후에 서락오는 이를 ‘順雜’의 개념으로 대략 잘 설명한 셈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는 심효첨의 관점이 다소 애매하다. 이러한 모호성은 결국 서락오도 그것을 극복할 수 없었으므로 “재성이나 인성은 비록 순하고, 잡스러운 차이가 있으나 그 용법에서는 대동소이하다”라는 선에서 보충 설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대목은 청대에 유행한 “격국의 순용, 억용” 관법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동시에, 격국용신론의 틀을 흔들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후술되는 ‘격국론’에서 심효첨은 아래의 張參政의 사주를 두고 ‘정관격’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인수격을 보는 방법이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니다. 가령, 관성이 투출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정관이 탁하지만 않으면 그것을 인성을 생하는 순용의 용법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 바로 정관 자체를 용신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즉 ‘월지=용신’이라는 기본 틀이 무시되면서 “용신=투출한 정관”으로 변이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락오의 상상력은 날개를 단다. 오늘날 ‘관인상생’으로 인한 희기신의 구분이 ‘논쟁’을 낳는 재료가 되기도 하고, 전통적인 순용, 억용의 관법이 퇴색되는 전조가 되기도 한 셈이다. 정말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상 자평진전은 그의 표현대로 “오행의 상궤, 정격” 체계만을 논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 ‘물상’과 ‘극성’이라는 더 중요하고 근간이 되는 실전 용법의 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위 사주는 분명히 관성이 희신으로 작용했고 - 서락오식 부억 용신으로는 아주 클리어해진다 - 종래의 격국의 순용, 억용 관법으로 보면 문제가 있으므로 심효첨이 실관에서 자신의 관법 틀을 깨버리는 모순을 낳게 된 것이다. ‘원시’의 후차적 설명은 더욱 견강부회한 점이 있다.
“까닭에 신왕하고 인수가 강하면 너무 많은 것을 근심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정관이 청순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을 종결짓는다.
원래 자평진전은 이런 책이 아니다. 심효첨의 이론 틀은 자로 잰 듯한 깔끔함이 있는데, 여기서부터 흐려지기 시작한다.
심효첨의 고민은 간단한 것이다. 인수격이면 순용의 격국인데, 그렇다면 관성으로 순용시켜 주면 그만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년지 寅木의 재성에 있다. 이 재성은 순용시켜야 할 월지 인수를 정면으로 파극 시킨다. 따라서 이 경우에 위 사주는 成格되지 못한다. 그러니 재성을 좋은 성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관격의 순용 격국으로 규정해놓아야 하기에, 이런 경우라면 “정관 자체가 용신이 될 수도 있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월지 격국의 관법은 다 망가진 것이다. 서락오는 오히려 이 대목이 기뻤을 것이다. 비로소 자신의 관법과 심효첨의 코드를 일치시킬 수 있는 구절을 찾은 셈이다.
‘격국론자’들의 이론이 분별없이 다양하고, 실전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이유가 간단하다. 격국의 순용과 억용 관법을 아예 팽개치면 머리가 맑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애매하게 타협하면 이론 틀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후자의 서락오식 관법을 그대로 수용하면 실전에서 잘 통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집중!
1. 청대에 유행한 전통적인 격국의 순용, 억용 관법은 일단 유효하다.
2. 월지의 사흉신은 억용하는 육신이 년지나 일지에 포진되어야 길하다.
☞ 가령 월지가 편인이면 편인격은 편재로 억용되면 분명 좋은 의미가 발현된다.
4. 그러나 심효첨은 편인과 인수를 가리지 않았다. 이것 또한 임상에 비추면 훌륭한 지적이다.
5. 따라서 월지가 ‘칠살’ 이거나, ‘상관’의 경우에 한정하면, 필시 그것을 제복하는 육신이 地支로 貼되어야만 成格을 논할 수 있다.
☞ ‘격국론’의 ‘상관격’이나 ‘편관격’ 편을 보면 공식처럼 내용이 산뜻하다.
6. 이 외의 격국은 종래의 격국론 관법에 굳이 얽매이지 않아도 무방하다.
7. 따라서 심효첨이 ‘상관’과 ‘편관’만 종래 관법에 충실하게 적용하라고만 일러주었어도, 우리들의 머리를 정말 맑아질 수 있었다. 서락오는 더 혜택을 보았겠지만.
앞으로 이 점을 유념해두면서 ‘자평진전’을 강독해나가면 “누워 떡 먹기”보다 쉽고 명쾌한 깨달음이 줄줄이 연이을 것이다. 아는 것, 실감한 것 한 가지만 고집하지 말고 보다 유연해져야만 명학 공부는 성과를 본다. 그게 안 되면 평생 공부가 허탈해진다.
3. 陰干과 陽干의 生死를 論함
干動而不息 支靜而有常
간동이불식 지정이유상
천간은 쉼 없이 움직이고, 지지는 고요하며 유상하다.
以每干流行於十二支之月 而生王墓絶分焉
이매간류항어십이지지월 이생왕묘절분언
각 천간은 12지지의 月을 유행하면서 생왕묘절(生旺墓絶)등으로 구분된다.
이상의 내용은 이해하는데 특별한 무리가 없어 보인다. 서락오의 평주도 자연스럽게 전개되므로 굳이 가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원시(原詩)’의 앞 구절이 훨씬 중요해 보이는데, 서락오의 ‘평주’ 는 ‘생왕묘절’의 이치에만 설명을 할애하는 데 치중한다.
까닭에 ‘動’과 ‘靜’, 그리고 ‘有常’의 의미에 대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
干動而不息 支靜而有常
이상의 내용은 간단히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도식된다.
干 = 動 = 無常
支 = 靜 = 有常
간단하게 구분해서 천간은 쉬지 않고 변하면서 ‘uncertainty’ 하다는 것이고, 반면 지지는 ‘certainty’하다는 것이다.
분명한 점은 아직까지, 심효첨은 지지 속에 암장된 ‘지장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 이미 몇 차례 언급했지만 - 서락오는 ‘통근’의 개념까지 오버하여 설명하고 있으므로 지레 앞서나간 셈이다.
그러니까 이 점을 행운법에 적용해보면, 가령 천간의 재성운과 지지의 재성운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른바 actual feeling 차원에서 체감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靜動의 개념을 좀 더 확장시켜 정리해보자.
靜 : 1.명식, 2.지지
動 : 1.행운, 2.천간
1. 명식에 분포된 財官이 행운에서 도래하는 財官에 비해 더욱 실감되는 바가 크다.
2. 지지의 財官이 천간의 財官 보다 선명하게 실감된다.
3. 지지의 재관운이 천간의 재관운보다 체감되는 느낌이 분명하다.
독자들은 ‘2’번 항목에 대해 일말의 의구심을 품을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부자는 ‘재기통문호’요, 貴를 논한다면 ‘관성유리회’ 아닌가. 그동안 이수의 관법은 어지간히 ‘천간’을 중시하는 듯 하더니, 뜬금없이 오늘에 와서 “천간의 막중한 의미”를 ‘지지’보다 낮은 단계에서 거론하는가. 등등..
답은 간단하다. ‘재기통문호’나 ‘관성유리회’라는 말 자체가 ‘지지’없이는 성립되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고무줄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집어넣을 고쟁이가 있어야 한다.
다시 정리한다. 지금 내가 리뷰하고 싶은 것은 `actual feeling` 이다.
가령, 木의 육신이 의미하는 성분의 체감도 면에서는
甲寅>寅>甲辰>甲 순으로 느낌이 다가온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 甲寅과 寅은 가시적인 성과물이나 획득물로, 甲辰이나 甲은 단지 象으로만 맺힐 뿐(動), 결국은 변하여 흩어져 버린다(無常)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 점을 심효첨은 알았지만, 서락오는 몰랐던 것 같다. 오늘날 누가 서락오의 경지를 넘겠는가. 그러니 우리들도 다 이것을 잘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착각의 연유는 보다 의미심장한 바가 있다. 간단하게 구분해서 설명하마.
가령, 木이 재성이고 이것을 財貨에 비유해서 運으로 추측해보자. (이성에 빗대면 또 좀 의미가 달라진다)
1. 甲寅運 : 재물의 유입이 따르며, 화려해진다.
‘화려하다’는 의미는 축재의 기미가 외부적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났음을 뜻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재화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지므로 자발적인 축재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2. 寅運 : 재물의 유입이 있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만일 이러한 운에도 재화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으로 재물을 거두었다는 판단이 든다면, 그것은 명식 내에 木의 글자가 천간으로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3. 甲辰運 : 재화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졌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에 실망하기 쉽다.
만일 축재가 가능했다면, 그것은 명식 내에 지지로 木의 글자가 있었기 때문에 物象의 결합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4. 甲運 : 피곤해서 설명 생략한다.
독자들, 또한 형충으로 인한 개고 상황의 추이에 대해서도 미리 한번 짐작하고 스스로 정리해보라. 이 부분은 ‘파이널 블로’ 본문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내용이므로 일단은 통과다.
한편, 動靜은 先後의 개념과도 맞물려 분명하게 인지되어야 한다.
動物이 靜物에 비해 우선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이미 ‘데쓰블로(필살기)’를 통해 언급한 바 있다.
명리 실전의 고급 질문 하나.
문제> 甲庚戊己 로 이루어진 명식의 대운이 甲이면, 己年運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1. 대운의 甲이 년간 己를 이미 合한 상태에서, 己運이 시간 甲을 또한 合去하므로 이만저만 손실이 아니다.
2. 대운의 甲과 己運이 우선 合去하므로, 명식 원국 내의 손상은 없다.
답: 다음에 가르쳐 준다.
보라, 대한민국에 아니 중국, 일본 다 통틀어서 심효첨이 제시한 단 10글자를 가지고 서락오가 언급하지 않는 대목도 이만큼 유익하고 실감나는 설을 풀 수 있는 위인이 있나? 아직까진 없었다.나는 대개 압축하기를 좋아하는 위인의 유형이지만, 이렇게 풀어줄 땐 풀어준다. 더 풀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군더더기를 붙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기에, ‘줄줄이 사탕’ 같은 문장의 흐름이 늦은 문체는 삼가기로 한다.
갑갑해진다. 분량이 장난이 아니다. 아무튼 이 대목에서는 글자 그대로 직역해서 풀어 가면 그만이다. 내가 지금 한글 문서로 타자하고 있는데, 혹 맞춤법에 오류가 있다면, 이해하시라. 나는 한번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가면 다시 확인하기를 기피하는 습성이 있는 만큼 독자들의 이해를 미리 구해두는 바다. 이번만 그런 것도 아니고...
위 대목은 이미 ‘적천수써머리’에서 12운성을 설명하며 그 응용법에 대해 한번 서술한 바가 있으므로 상세한 리뷰는 하지는 않겠다. 일단 내용 전반에 대해서만 한번 훑어나가자.
陽은 뭉쳐 앞으로 나가는 속성으로 인해 順行하고, 陰은 흩어져 물러나는 속성이 있으므로 逆行한다. 이를 설명한 것이 장생, 목욕 등의 내용인바, 양은 순행하고 음은 역행하는 특수성이 있다.
사계절을 운행하면서 공을 이룬 자는 물러가고, 앞으로 쓰일 자는 나오게 된다. 까닭에 각 천간은 12지지의 월을 유행하면서 생왕묘절의 단계를 밟아간다.
양이 생하는 곳에서 음이 사하고 음양이 서로 교환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甲과 乙을 가지고 논하면, 甲은 木의 양이므로 하늘의 生氣가 되는데 萬木에서 그 기가 흐른다. 그러므로 亥에서 生하고 午에서 死한다.
乙은 木의 음이므로 木의 枝葉이 되는데 하늘의 생기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午에서 生하고 亥에서 死한다. 무릇 나무는 亥月이 되면 잎이 지지만 생기는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한다. 그런 까닭에 생기는 亥에서 生한다고 한다.
나무는 午月이 되면 잎이 무성하게 되는데 어째서 甲이 死한다고 하는가. 겉으론 비록 잎이 무성하지만 속의 생기는 이미 밖으로 다 발설되어 이미 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午에서 巳하는 것이다. 乙木은 반대로 午月이 되면 잎이 무성하니, 곧 生하는 것이다. 乙木은 亥月에는 잎이 지니, 곧 死하는 것이다. 이것은 질(質)과 기(氣)의 다른 점을 논한 것이다.
甲乙을 예로 들었으니 다른 천간도 이렇게 알 수 있다.
이 대목에서는 양간과 음간의 차이를 氣와 質로 구분하여 그 성격의 차이를 단정하고 있다. 이 점은 이미 앞의 챕터에서 심효첨이 한번 언급한 바가 있다. “甲의 質은 乙이요, 乙의 氣는 甲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 원시를 읽어보면 대강 그 의미가 와 닿는다.
양간은 “보이지 않는 사물의 속성”에, 음간은 “눈에 보이는 사물 자체”에 주목하여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여 지지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번 정리가 된다.
1. visible = 陰 2. invisibe = 陽
‘비저블’과 ‘인비저블’의 개념 또한 다양하게 쓰인다. 그것은 보이는 글자와 보이지 않는 虛字를 구분하는 데 쓰이기도 하고, 干支의 속성을 구분하는 용법을 포괄하기도 한다. 일단은 복잡하니 후에 보다 상세하게 다루도록 하자.
그런데, 서락오는 이 대목을 자신과 후학들의 헷갈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화끈하게 요약해서 자신의 관법을 확정시켰다.
생왕묘절이란 오행의 생왕묘절이지 천간의 생왕묘절이 아니다. 천간의 명칭은 오행의 음양을 대표하는 것으로, 오행이 비록 음과 양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사실은 하나인 것이다. 甲과 乙은 하나의 木일 뿐, 결코 둘이 아니다................陰干이 陽干과 별도로 장생, 녹(祿), 왕(旺), 묘(墓)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장생, 임관, 제왕, 묘는 지지 속의 人元에 의거하는 이론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시원스런 해설인가. 괜스레 氣네 質입네 따져가면서 머리 복잡해질 필요도 없고, 甲이든 乙이든 木은 亥水가 生하는 것이지, 乙이라고 해서 亥에서 꼴까닥한다면 이게 보통 갑갑한 일인가. 그러면서 생왕묘절의 이론은 모두 지장간의 뿌리와 관련된 이론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분명히 일러두었다. 아직까지 심효첨은 지장간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이다..
서락오, 계속 설파한다.
“쓰임새를 가지고 말한다면 생왕묘절은 오행으로 구분하면 충분하고 음양을 나눌 필요는 없다. 종래의 술서(術書)를 보면 오양(五陽)의 장생을 말했을 뿐 오음(五陰)의 장생은 말하지 않았다. 또한 양인(陽刃)에 대해서는 말했지만 음인(陰刃)에 대해서는 말한 바가 없다. 후세 사람들이 그 이치를 살피지 않고 그 설에 안주하거나 곡해하여, 따라야 하는 이치를 망각하여 오음은 인(刃)이 없다거나 녹의 다음 지지 또 앞의 지지가 인이라고(예컨대 乙에게는 寅이나 辰이 刃이라고 함) 각자의 억측과 이설이 분분하였으니, 이러한 것은 모두 그 이치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명쾌하고 거침이 없으므로 이 이수는 항상 ‘락오 따거’에게 한표 던진다. 그러나 이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볼 때 종래의 술서가 오양의 장생만을 거론하고, 오음의 장생을 말하지 않은 것은 음양을 구분키 위함이라고 생각되는데, 서락오는 음양을 구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지 않는가. 한번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어쩌면 사이가 안 좋았을 수도 있으니 아쉬울 바도 별반 없다. 실제 이 문제는 하루종일 ‘디스커스’ 한다고 해서 ‘컨센스서’가 도출되기도 어려운 이야기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항상 임상에서의 유효성 아닌가.
아무튼 이 대목에서 나는 심효첨 식의 종래 이론을 그대로 수용한다.
‘필살기’의 “동주사, 동주입묘” 설의 적용법이나, 명식의 신강약 구분 관법에서도 내용 일부를 수용하고 있다.
이하 ‘서락오 평주’에서 몇 가지 참고 자료를 추출 아래에 명기한다.
음양순역생왕사절도(陰陽順逆生旺死絶之圖)
土는 중앙에 기거하면서 사우(四隅)에 기생하고 火에 붙어서 生하니, 寅에서 장생하고 巳에서 녹을 얻는다. 또한 水에 붙어서 생하므로 申에서도 장생하고 亥에서도 녹을 얻지만, 寅과 巳는 丙火가 있어서 土를 도우니 土 역시 왕하고 가히 쓸 수가 있지만,申과 亥는 한습하고 허공에 떠 있는 형상이므로 역량이 미약하여 쓸 수가 없다. 그러므로 戊는 寅에서 장생할 뿐이지, 申에서 장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행이 1년 중에 각각 72일을 점한다고 한 것은 대략을 말한 것이다. 1년은 정확히 말하면 365일하고도 1/4일이다. 또 戊土는 기생(寄生)하고 기왕(寄旺)하므로 土가 차지하는 날이 비교적 많다고 보며 여타의 오행도 약간은 오차가 있게 된다.
寅月: 입춘(立春) 후7 일간은 戊土, 그 후 7 일간은 丙火, 그 후 16 일간은 甲木이 사령한다.
卯月: 경칩(驚蟄) 후 10 일간은 甲木, 그 후의 20 일간은 乙木이 사령한다.
辰月: 청명(淸明) 후 9 일간은乙木, 그 후 3 일간은 癸水, 그 후 18 일간은 戊土가 사령한다.
巳月: 입하(立夏) 후 5 일간은戊土, 그 후 9 일간은 庚金, 그 후 16 일간은 丙火가 사령한다.
午月: 망종(亡種) 후 10 일간은 丙火, 그 후 9 일간은 己土, 그 후 11 일간은 丁火가 사령한다.
未月: 소서(小署) 후 9 일간은丁火, 그 후 3 일간은 乙木, 그 후 18 일간은 己土가 사령한다.
申月: 입추(立秋) 후 10 일간은 戊己土, 그 후 3 일간은 壬水, 그 후 17 일간은 庚金이 사령한다.
酉月: 백로(白露) 후 10 일간은 庚金, 그 후 20 일간은 辛金이 사령한다.
戌月: 한로(寒露) 후 9 일간은辛金, 그 후 3 일간은 丁火, 그 후 18 일간은 戊土가 사령한다.
亥月: 입동(立冬) 후 7 일간은戊土, 그 후 5 일간은 甲木, 그 후 18 일간은 壬水가 사령한다.
子月: 대설(大雪) 후 10 일간은 壬水, 그 후 20 일간은 癸水가 사령한다.
丑月: 소한(小寒) 후 9 일간은癸水, 그 후 3 일간은 辛金, 그 후 18 일간은 己土가 사령한다.
인원 사령의 날짜 수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천간이 지지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천간으로 체(體)를 삼고 지지로 용(用)을 삼아 음양을 매우 정밀하게 분석한 것이다. 그리하여 감리진태(坎離震兌), 동지와 하지와 춘분과 추분의 나눠짐, 384효(爻), 해와 달의 차고 기울어지는 현상 등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甲 일주가 己, 財를 쓰는데 다른 곳에 다시 甲이 있어 甲이 己와 합하면 財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다. 가령, 甲일 甲월 己년의 경우에 년의 己가 월의 甲과 합한다. 甲일 己월 甲일의 경우에 월의 己가 년의 甲과 합해서 사라진다.
甲 일주가 丙, 食을 쓰는데 辛이 있어 丙과 합하면 丙은 이미 식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상 喜神이 합하여 무용지물이 됨을 설명한 것이다.
서락오는 사주의 천변만화는 모두 “간지의 회합”에서 비롯됨을 설파하였다. 이는 실로 그러하다. 그러나 그 奧義는 합거되는 천간의 상황이 物象으로 결합되어 得失을 판별하는 팔자술 실전 하이테크를 장착할 때 비로소 실감나는 일이 된다. 이상의 단계로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은 이론 체계의 한계성은 아쉬운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원시에 묘사된 간합의 순서에서 서락오는 “순서에는 선후가 있으므로 鬪合이나 爭合으로 논하지 않는다”는 선후(先後) 개념을 명확히 설정하고 있다. 합의 선후에 대해서는 후에 ‘합이불합(合而不合)’의 챕터에서 꽤 정교한 설명을 하고 있으므로 그곳에서 다루기로 한다.
대강의 내용이 이러하다. 전자에 희신이 합하면 그 길한 작용을 상실케 되고, 기신도 합하면 그 흉한 의미를 상실하게 되니 그 이치가 하나라는 의미다.
그런데 말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의 서락오는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남기고 있다.
“이때 반드시 지지의 배합이 어떠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지지에 통근하면 비록 합할지라도 그 고유한 작용을 상실하지 않으므로, 그 좋거나 나쁜 작용력이 여전히 남게 된다.”
이에 곁들여 몇 가지 명식 사례를 들고 있는데, 굳이 살피면 석연찮은 점이 몇 가지 있다. 그러나 이것들 모두를 내가 지금 지적하기 시작하면 장황해지므로, 핵심이 되는 위 부분에 대해서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1. 심효첨은 “십간의 합”를 거론하면서 지지와의 관계나 ‘통근’ 일체를 거론한 바 없다. 다만, 일간의 합이 가장 후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점과 첩(貼)한 他干의 자체 合去 상황만을 명기하며, 천간은 합이 되면 그 작용력이 속히 상실됨을 설명한다.
2. 서락오는 천간의 합이 지지의 배합 여부와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비록 천간이 합할지라도 ‘통근’하게 되면 해당 천간의 속성이 상실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3. 결과적으로 자평진전의 원문은 지지와의 관계를 논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뒷장의 설명에 대한 심효첨의 입장 변화와 서락오의 견해에 대한 나의 의견은 일단 유보한다. 참고로 나는 천간의 합에서는 지지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입장을 취한다. 이것은 ‘명징파(透派)’의 관법도 그러하다. 이러한 시각이나 적용의 차이는 격용을 정하거나, 행운법을 해석하는 실전 단계에서는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일단은 이 “이수가 맞다”라는 주장을 유보하겠다.
5. 天干의 合而不合를 論함
有合而不合者
유합이불합자
合하는 듯해도 合이 아닌 것이 있다
이번 챕터는 실상 번잡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자평진전이 말하는 ‘합이불합’을 케이스 별로 정리하면 그만이다. 서락오는 이 부분에서도 原詩에서 언급하지 않은 합화(合化)의 문제까지 상세히 정리하고 있다. 시중에는 이 장의 제목이 ‘천간의 합이불화’로 표기된 것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굳이 이 장에서는 서락오가 빠짐없이 열거하는 - 아마도 그는 고서의 제 이론들을 가급적 모두 포괄하여 일관성을 부여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 ‘삼명통회(三命通會)’나 ‘적천수징의(滴天髓徵義)’를 거론할 필요가 없다. ‘적천수’도 마찬가지지만 ‘자평진전’도 원문에 충실한 것이 최선이다.
‘합이불합’이 되는 경우는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첫째는 글자의 간격이 떨어진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보면 적천수 ‘격국론’의 ‘요계기위허(遙繫旣爲虛)’라는 구절이 가장 심플하다. 원시에서 눈길이 가는 대목은 명식 원국의 합관류살(合官留殺)로 인한 길한 작용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관살이 공히 투출한 관살혼잡의 명식은 합관류살, 합살류관이 되어야만 사주가 맑아져 좋게 된다는 의미인데, 이는 자칫 관살혼잡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원시에는 甲일간이 卯월생일 경우, 합관류살 되어 살인격(殺刃格)으로 성격되는 한정된 상황만을 묘사하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적천수의 “官殺相混來問我 有可有不可(관살상혼래문아 유가유불가)”라는 원시 구절이 정설이므로 관살혼잡이라 해서 무조건 좋지 않다고 보면 곤란하다.
다음으로 ‘합이불합’의 개념은 본신(本身:일간)의 合을 일컫는다.
又有合而不以合論者 本身之合也
蓋五陽逢財 五陰逢官 俱是作合 惟是本身十干合之 不爲合去
이 대목은 서락오의 평주가 그 의미를 잘 간추리고 있다. 일간의 합은 화격(化格)이 되지 않는 한, 일간의 본질이 변하여 사라지는 합거의 상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자평진전의 원시는 화격까지 진전시키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爭合과 妬合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다만 두 개의 천간이 하나의 천간과 합하려 할 때 간격이 있다면 쟁투가 없을 것이다.
又有爭合妬合之說 如兩辛合丙 兩丁合壬之類
若以兩合一而隔位 則全無爭妬
1. 원시에는 천간이 합이 되어 합거되는 상황과 ‘합이불합’으로 합거가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만 케이스별로 열거하였다.
2. 서락오는 이에 덧붙여 세 가지 지식체계를 완벽하게 정리하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우선 간격이 떨어져도 합거되는 상황을 구별하고 있다. 둘째로 合化의 경우 합하여 온전하게 제거되는 경우와 화기(化氣)가 실존하여 명식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전자의 경우, ‘삼명통회’의 가설을 그대로 채용하여 무리가 따르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物象의 법수에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므로 그 공이 적지 않다 할 것이다.
3. 간격이 떨어져 합이불합이 되는 상황을 원시에서는 甲庚己, 甲乙己와 같은 예를 들어 庚과 乙에 의해 甲己合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묘사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서락오의 발상은 기발하다. 중간에 극하는 글자가 없다면 간격이 떨어져도 합이 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가령, 그는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癸丙戊壬
巳寅申寅
戊土가 칠살인 壬水를 去(剋)하고, 癸水와 合하여 留하게 한다는 삼명통회의 관법을 수용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극하는 방법을 쓰거나, 합하는 방법을 쓰는 이 같은 다양한 견해는 일단 사양한다.
4. 일간의 합이 아닌 타간의 합이 합거되는 상황에도 차이가 있다는 견해는 주목해볼 일이다. ‘삼명통회’에 甲일간에 辛 용신을 丙이 합하는 상황과 甲일간에 庚 용신을 乙이 합하는 상황을 두고 전자는 합거로 보지만 후자는 합거로 보지 않는 이론이 있다. 후자의 경우 化氣인 金氣가 여전히 관살의 작용을 한다는 데 근거한다. 이 대목에서 서락오는 더욱 진전된 이론을 제시한다. “천간의 합은 반드시 지지의 도움을 얻어야 비로소 합하여 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출생한 기후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주 간지의 배합을 살피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이며 ‘간지회합리화표(干支會合理化表)’를 인용해두기도 했다.
5. 이제 시비를 가려 정리해보자. 甲일간에 庚과 乙이 합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庚金 자체를 용신으로 삼는 법이 없다. 그것의 化氣인 金氣와 庚金은 본질적으로 성분이 다른 것이다. 서락오가 보다 명확하게 합거와 합화를 구분하지 못한 연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결론적으로 庚金의 象은 質로써 완성될 수 있다. 이 말은 명식 지지의 기물(物)과 결합만 되면 물상으로 완성된다는 뜻이므로 사주 지지의 배합을 살피는 것이 필수가 된다. 반면 화기 오행은 포인트가 氣에 있으므로 이것은 계절과 직결된다. 서락오가 포괄한 내용 중에 사주 간지의 배합을 살피는 게 필수가 아니라 보다 출생한 계절의 월령(月令)이 물상을 완성하는 필수 요건이 된다. 이는 여간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자평진전의 원시는 그것을 거론하지 않고 있으나 서락오의 고심이 차후 물상법의 완성으로 가는 과정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큰 것이다.
6. 天干이 得時해도 旺하지 않고 失時해도 弱하지 않음을 論함
심효첨은 간지론의 후반부에 들어 통근(通根)의 의미를 거론하며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장에서는 원시와 병행하여 그 의미를 자연스럽게 읽어나가면 그만이다. ‘통근’을 설명하는 마지막 원시 구절에서 서락오는 전혀 엉뚱한 논지로 설명하는 해프닝을 연출한다.
서에 이르길, 득시하면 왕한 것으로 보고, 실시하면 쇠한 것으로 본다하였다. 이는 지극히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 말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잘 응용하여야 한다. 무릇 오행의 기는 사계절을 운행하는 것이다.
비록 일간이 사령하는 계절에 태어났다고 해도 그 가운데는 같이 존재하는 것이 있다. 가령 봄에는 木이 사령하여 甲乙이 왕하지만, 그 때 휴수된 戊己 또한 천지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때는 물러나서 앞 다툴 수 없을 뿐이다. 봄의 흙이라 해서 어찌 만물을 생하지 않겠으며, 겨울의 태양이라고 해서 어찌 만국에 빛나지 않겠는가.
이러한 연유로 일간은 월령의 휴수로만 판단하는 게 아니다. 사주에 뿌리가 있다면 재, 관, 식신을 받아들일 수 있고 상관과 칠살을 감당해낼 수 있는 것이다.
장생과 녹왕은 뿌리가 튼튼한 것이고, 묘고(墓庫)와 여기(餘氣)는 뿌리가 약한 것이다.
한 개의 비견을 얻는 것이 지지에서 한 개의 묘고를 만남보다 못하다.
예를 들면, 甲이 未를 만나고 丙이 戌을 만난 것이 그것이다. 乙이 戌을 만나거나 丁이 丑을 만난 것은 그렇게 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戌에는 木의 지장간이 없기 때문이고, 丑에는 火가 숨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개의 비견을 얻는 것은 1개의 여기(餘氣)를 얻는 것보다 못하다.
예를 들면, 乙이 辰을 만나고 丁이 未를 만난 것과 같다.
3개의 비견을 얻는 것이 1개의 장생이나 녹이나 제왕을 만난 것보다 못하다
예를 들면 甲이 亥寅卯를 만난 것과 같다.
음간이 양간과 달리 따로 장생이 있다는 학설은 물론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乙이 午를 만나고, 丁이 酉를 만난 것과 같은 음간의 장생은 논할 필요가 없다.
무릇 비견과 겁재는 친구의 도움과 같고, 통근한 것은 가족의 도움과 같으니, 천간에 많은 것이 지지에서 뿌리가 깊은 것보다 못하다. 이 이치는 매우 확실한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강약의 판별에서 천간의 동태를 기준으로 지지의 통근 여부를 살펴 손익을 따지는 현대 관법의 이론 근거를 제시한다. 가령, 일간을 기준으로 명식 천간의 인성과 비겁군이 투출된 식재관에 비해 세력이 강하다면 신강격이 되고, 반대의 경우라면 신약격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명징파의 강약 판별법은 매우 신속하다. ‘적천수 써머리’에 언급된 강약 판별법에 충실하다면 그것이 가장 선진적인 방법이고 또한 정설이라 할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명리의 이치를 잘 모르고 여름의 水나 겨울의 火를 보기만 하면 통근했는지를 살피지도 않고 무턱대고 신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간이 고를 만나면, 예를 들어 壬이 辰을 만나고 丙이 戌을 깔고 앉았으면 壬水와 丙火가 통근한 것인데도 그렇게 판단하지 않고 형충으로 고를 열어야 한다고 하니, 이런 잘못된 학설은 반드시 일소해야 마땅하다.
이상의 내용은 ‘적천수 써머리’의 첫 장인 ‘통근’ 편에서 다루어 놓았으므로 부언하지 않겠다. 심효첨이 거론하고자 한 바는 글자 그대로 통근이 천간에 미치는 힘의 영향력을 강조하고 이 점을 간과한 부류의 학인들을 질타한 점에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는 서락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부가하고 있다.
“예로부터 명리를 오성(五星), 육임(六壬), 기문(奇門), 태을(太乙), 하락(河洛), 자미두수(紫微斗數) 등에서 운명을 논하면서 납음(納音), 성신(星辰), 궁도(宮度), 괘리(卦理) 등을 거론했는데, 자평술(子平術)은 이런 것들과는 달리 오행으로 운명을 논했다. 술사들이 그 원류를 모르고 이곳저곳에서 이론을 끌어다가 억지로 꿰어 맞추어 잘못 전한 것이다. 자평술은 오행을운명을 논하는 근거로 삼았으며 많은 변화가 오행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치를 탐구하여 보면 잘못된 속서들의 오류를 충분히 일소할 수 있을 것이다.”
심효첨은 단순히 오행의 왕상휴수, 생극제화의 논리에만 얽매여 통근의 세기를 간과하는 어리석은 현상을 비판한 것인데, 서락오는 오행론에 충실하지 않는 이들을 질타하고 있다. ‘자평진전평주’의 첫 장부터 심효첨이 거론조차 하지 않았던 ‘통근’의 개념을 설파하다가, 정작 ‘통근’을 다룬 이 장에서는 궤도를 이탈한 느낌이 든다.
현대 팔자술에 서락오가 미친 영향이나 공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역시 개체적인 자아를 벗어나지 못한 흔적은 깊이 남기고야 말았다. 실제 물상법이나 형충회합의 해법을 통한 행운법의 단계에서는 선학들의 경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오행론의 신봉자로 여타의 원리는 간과한 점이 적지 않다. 서락오의 평주에 대한 간략한 반론 제기로 ‘리뷰’ 편을 정리한다.
“예로부터 명리를 오성(五星), 육임(六壬), 기문(奇門), 태을(太乙), 하락(河洛), 자미두수(紫微斗數) 등에서 운명을 논하면서 납음(納音), 성신(星辰), 궁도(宮度), 괘리(卦理) 등을 거론했는데, 자평술(子平術)은 이런 것들과는 달리 오행으로 운명을 논했다. 술사들이 그 원류를 모르고 이곳저곳에서 이론을 끌어다가 억지로 꿰어 맞추어 잘못 전한 것이다.”
1. 납음은 부족한 오행의 氣를 補하는 대표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스킬은 명식이 갖추지 못한 오행에 한해서 적용된다.
2. 성신의 경우, 천을귀인이 인연법에 작용하는 임상 사례를 징험해보라.
3. 궁도라면 이에서 연유된 백호대살의 흉력에 대해 궁구해보라.
4. 괘리에서 동기와 서기의 불배합으로 연유되는 귀문관살의 작용력을 떠올려보라.
☞ 자평진전 ‘간지론’의 마지막 편은 “형충회합의 해법”인데 이 챕터는 좀 더 심혈을 다루어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원시의 내용이 부족하고, 서락오의 평주 또한 한계가 있으므로 이 부분은 따로 다음 강의에서 “데쓰블로(팔자술 필살기)”에서 진전된 최종적으로 정리된 내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독자들. 이제 레이스의 반이 눈 앞에 다가왔다. 반환점을 돌면 더욱 속도가 붙게 된다. 마음은 느긋하게, 행동은 민첩하게...
[特講] 형충회합(刑沖會合)을 論함[A rough copy of Finalblow in the Bazi Art]
`자평진전리뷰`에서 기존의 `간지론`에 부속시키지 않고 이 장은 각론으로 따로 별도의 챕터를 구성하여 정리해둔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파이널블로`를 구성하는 중요한 분야고, `데쓰블로`에서 한층 다듬어진 "형충회합의 스킬” 일부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형충회합의 응용 실기와 말로 곧 “八字術의 선진성”을 의미한다.
이 `형충회합`은 `데쓰블로(팔자술 필살기)`가 나오기 전 시점에서는 서락오의 견해와 정리를 넘는 내용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곧 팔자술 실전에서 응용하기에 빈약한 지식 체계로 이 땅의 명학 학습자들에게 한계를 실감케 하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뿌리를 뽑는 심정으로 `형충회합`을 순차적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아직은 草稿인 만큼 생각나는 대로 설명해가는 방식을 취하겠다.
형은 삼형으로 자묘형이나 사신형 등이고, 충은 육충으로 자오나 묘유 등이 있다. 회는 삼회로 신자진이나 사유축 등이고, 합은 육합으로 자축합 등을 말한다. 이들은 모두 지지의 위치에서 나온 말이다. 충은 격사한다는 의미고, 회는 삼방의 친구들을 모은 것이고, 합은 나란히 이웃들이 합한 의미다. 형을 취하는 의미는 의심이 가나 비록 그 연유를 잘 모른다고 해도 명리를 헤아리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평이한 내용이다. 이미 익숙해진 락오 평주 글을 감상해보자.
"삼형이란 子卯, 寅巳申, 丑戌未의 相刑과 辰辰, 午午, 酉酉, 亥亥의 自刑을 말한다. 형이란 數가 극에 이른 것이니 가득 차면 오히려 해가 된다.
`음부경(陰符經)`에서는 "삼형은 三會에서 나왔고, 六害는 六合에서 나온 것이라 했다. 寅卯辰 東方 木은 申子辰 水의 삽합을 만나면 水生木하여 왕성한 木이 더욱 강해지고 중화의 도를 잃게 되므로, 寅은 申을 형하고, 子는 卯를 형하며, 辰은 辰을 스스로 형한다.
巳午未 南方의 火가 寅午戌의 삼합 火를 만나면 火가 더욱 강해져 중화를 잃게 되므로, 寅은 巳를 형하고, 午는 午를 형하며, 戌은 未를 형하게 된다. 申酉戌 西方의 金이 巳酉丑 삼합의 金를 만나면 金이 더욱 강해져서 중화를 잃게 되므로, 巳가 申을 형하고, 酉가 酉를 형하고, 丑이 戌을 형하게 된다.
亥子丑 北方의 水가 亥卯未 삼합의 木을 만나면 木이 더욱 왕해져 중화를 잃게 되므로, 亥는 亥를 형하고, 子는 卯를 형하고, 丑은 未를 형하게 된다고 했다.
형에 대한 학설이 분분하지만 이 설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육충이란 本宮의 반대 방향인데 예를 들면, 子와 午, 丑과 未, 寅과 申, 卯와 酉, 辰과 戌, 巳와 亥가 그러하다. 천간에서는 7번째가 칠살이 되고, 지지에서도 7번째가 충이 된다. 충이란 곧 극이다."
"육합이란 子와 丑의 합처럼 일전(日纏)과 월건(月建)이 서로 합하는 것이다. 일전이 우측으로 돌면 월건은 좌측으로 순행과 역행이 서로 만나는 곳에서 육합이 이루어진다."
"삼합은 四正을 위주로 본다. 4정은 子午卯酉를 말한다. 이것은 바로 감(坎), 리(離), 진(震), 태(兌)인데, 4우(四偶)의 지지는 4정을 따라서 局을 이루게 된다.
木은 亥에서 장생하여 卯에서 제왕이고 未에서 묘가 된다. 그러므로 亥卯未가 합하여 木局을 이룬다.
火는 寅에서 장생하여 午에서 제왕이 되고 戌이 묘가 되므로, 寅午戌이 합하여 火局을 이룬다.
金은 巳에서 장생하여 酉에서 제왕이 되고 丑이 고가 되므로, 巳酉丑이 모여서 金局을 구성한다.
水는 申에서 장생하여 子에서 제왕이 되고 辰에서 묘가 되니 申子辰이 모여서 水局이 된다."
"삼형, 육충, 육해, 오합, 육합, 삼합 등의 관계에서 형과 해의 작용은 비교적 경미하다. 천간의 오합, 지지의 육합과 삼합 및 육충은 그 작용이 매우 중대하다. 팔자의 변화는 모두 여기에서 생겨난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삼합은 3개의 지지가 모두 모여야 局을 이루게 되는데, 두개의 지지만 있을 경우에는 어떠한가. 寅과 午, 또는 戌과 午가 있으면 절반의 火局을 이룬다. 申과 子, 또는 辰과 子가 두개가 있으면 절반의 水局을 이룬다. 만약 寅과 戌, 또는 申과 辰만 있다면 국을 이룰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삼합의 국은 4정이 있어야 가능한 까닭이다. 하지만 만약 지지에 寅과 戌이 있고 천간에 丙丁의 火가 있다거나, 지지에 申과 辰이 있고 천간에 壬癸의 水가 있다면 국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丙丁은 곧 午요, 壬癸는 곧 子인 까닭이다. 또 寅戌이 있는데 午 대신 巳가 있다거나, 申辰이 있는데 子 대신 亥가 있다면 역시 회합하는 힘이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巳는 火의 祿이고, 亥는 水의 祿으로서 子午와는 한 자리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金局과 木局도 이런 원리에 따라 유추하기 바란다."
“이상은 會局의 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또 甲子가 己丑을 만나면 천지합(天地合)이 된다. 丙申과 辛卯가 만나도 천지합이 되니 그 이유는 申은 곧 庚이요, 卯는 곧 乙이므로 乙庚合이 되는 까닭이다. 또 甲午와 壬午는 午에 己가 숨어 있으니 甲과 합하고, 午에는 丁이 숨어 있으니 壬과 합하게 된다. 辛巳나 癸巳를 보면, 巳의 지장간 丙이 辛과 합하고 巳의 지장간 戊가 癸와 합하게 된다. 이것은 위와 아래가 서로 합하는 것이다. 또, 辛亥月 丁巳日이라면 亥중의 壬이 丁과 합하고 巳중의 丙이 辛과 합한다. 이런 것을 교호상합(交互相合)이라고 한다. 이상은 육합의 변화를 살펴본 것이다."
형충회합의 대목에서 원시는 이전의 간지론 편과 달리 내용의 간결함에 비해 그다지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 또한 刑의 대한 심효첨의 다소 가벼운 견해는 바람직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심효첨이 명식의 판단에서 刑의 작용력 자체를 거의 무시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용신(월지)를 형하거나, 충하면 破格이 된다는 점이 수차에 걸쳐 반복된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심효첨은 일단 刑의 구성 원리나 실상 작용면에서 거의 비중을 두지 않는 관점을 취하였다. 후에 이를 신봉한 이들이 "巳申은 合이고, 寅巳는 상생이고, 寅申은 沖 그대로 보면 될 뿐이니 굳이 刑을 취할 연유가 없다"는 단순한 논리로 이를 대변하기도 했던 것이다.
서락오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임상의 현장에서 刑의 작용력을 무시하기도 어렵겠거니와, 선학의 다양하고 공통된 견해를 과감하게 부정해버릴 위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刑을 害와 더불어 단순히 그 작용력이 미약하다고 정리해버린 것은 간두진일보한 자세로 여겨지지 않는다.
참고로 임철초는 刑, 그 자체가 황당하다고 지적한 바 있고, 육효의 야학도인은 삼형을 분명히 경험하였다고 하였다.
아무튼 서락오는 보다 다양한 견해를 흡수하고 종합하여 정리하는 공을 세웠다. 會合의 경우에는 일종의 `유인력` 개념을 선보였는데, 물론 새롭게 창조된 논리는 아니지만, 4정의 글자가 없더라도 局이 성립되는 두 가지 상황을 묘사하였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전자의 “천간의 유인력”은 채용하지만, 후자의 “지지의 유인력”은 채용하지 않는다.
회합국을 완성시키려면 오행의 순수한 정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4정의 글자로 정해지는데, 그것이 비었다면 천간의 순일한 기운이 그 자리를 대신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지지의 다른 글자가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巳는 火의 祿이고, 亥는 水의 祿으로서 子午와는 한 자리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는 서락오의 견해를 두고 생각해 볼 여지는 있지만, 순순이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바는 교호상합이다. 이 대목에서 서락오는 장간과 천간의 合에 대한 작용력과 변화의 기운을 읽은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아쉽다면 그 응용법이나 변화의 시점에 대한 설명이 따르지 않았다. 대체로 교호상합은 沖의 작용력이 둔감해지는 것으로 인식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으므로 분별해서 써야한다. `데쓰블로`의 형충회합 론은 이 점을 주로 설명하고 있다. 보다 정교한 스킬은 ‘파이널블로’에서 다룰 것이다.
가령 酉월 甲 일간에 지지에 卯가 있어 沖이 되면, 지지에 戌이나 辰이 있어 卯戌합이나 辰酉합으로 충을 해소할 수 있다. 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도 있다.
亥나 未가 있어도 亥卯未 삼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 있고, 巳나 酉가 있어도 巳酉丑 삼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 있다. 이같이 회합으로 충을 해소한다.
또한 子월 丙 일간에 지지에 卯가 있으면 子卯형이 되면, 지지에 戌이 있으면 卯戌합이 되어서 형이 해소된다. 丑이 있다면 子丑합이 되어서 형을 해소한다. 亥나 未가 있어도 亥卯未 삼합이 되어서 형을 해소한다. 또는 辰이나 申이 있어도 申子辰 삼합이 되어서 형을 해소한다. 이같이 회합으로 형을 해소한다.
형충의 작용력을 合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은 팔자술 실전에서 매우 요긴하게 활용된다. 지지의 합은 일단 합된 글자의 작용력을 위축시키므로 생극의 원활한 작용력을 강력하게 제어하는 힘을 지닌다.
서락오는 회합이 형충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반대로 형충이 회합을 깨뜨릴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 이 부분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沖이 會局을 깨뜨리는 경우는 있지만 合은 단지 풀어주는 역할로 그만이다. 다만 아쉽다면 명식 원국의 靜的인 상태에서만 형충회합의 성립 여부만을 가렸다는 점이다. 팔자술 실전에서는 動的 상황의 추이가 중시되므로 학습자들의 실제 응용 분야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 셈이다.
‘데쓰블로’의 先後論에서는 “會合>合(沖)>反合”과 같은 식으로 작용력의 세기에 비중을 두어 힘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관법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서락오의 견해는 작용력의 선후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대개 동등한 입장에서 형충회합의 작용력과 해소 과정을 다루고 있다. 리뷰 편에서는 서락오가 평주에서 사례로 든 명식 중 특별한 것을 체크하고, ‘필살기’의 관법을 오버랩하는 식이 유익할 듯하다.
서락오는 “충은 곧 극이므로 가까이 붙어 있으면 극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동요하는 작용력이 있다고 보았다. 이를테면 년지와 시지의 충을 인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지지가 떨어져 있는 경우의 合을 채용하여 형충을 해소한다는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그는 형충회합이 상호 작용으로 해소되는 과정에서 “위치와 성질을 살펴보고 작용이 약하면 충이 되지 않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경우가 있으니 상황에 따라 변화에 맞게 판단해야 하며 일률적으로 논할 수 없다”는 대강의 입장으로 임상 실제의 난해한 부분을 커버하고 넘어간다.
case.1>
甲庚壬壬
申辰子午
섬서성의 주석인 邵力子의 명으로 신자진 삼합이 자오 충을 해소시킨 경우로 설명한다.
☞ 이것은 선후론의 각론에서 삼합의 작용력이 육충에 우선하는 개념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 경우 사정의 글자 子를 충격하였으므로 합국이 깨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할 여지가 있다. 혹은 먼저 충이 되고, 후에 합이 되는 시간 개념 상의 선후론을 개진할 수도 있다. 서락오는 충을 삼합으로 해소한 위의 명식 사례를 들면서 위치와 성질, 작용력의 세 가지 상황을 모두 고려했을 것이다. 소력자의 명식에서는 兩透한 壬水에 의해 水局의 세력이 절대 우위에 있으므로 沖의 해소에 별다른 이견을 제시할 여지가 없다고 보인다.
case.2>
丁癸己丁
巳卯酉巳
절강성의 장군, 楊善德의 명으로 巳酉 반합이 卯酉 충을 해소한 경우로 설명한다.
☞ ‘데쓰블로’에서 반합은 엄밀히 육충의 작용력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이 같은 절반의 局이 沖의 위력을 완전하게 무력화시킬 것이냐의 문제는 민감하다. 만일 천간에 金의 글자가 있다면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서락오는 위 명식 구성 상에서 卯木의 작용력이 미약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이같이 위치와 성질, 작용력이라는 다각도의 견지에서 합충의 해소를 결정짓는 과정이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case.3>
丙丙丙甲
申寅子子
절강성 소금장수 周湘舲의 명. 子申 會局되니 寅申 충이 해소되었다고 설명한다.
☞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글자가 이격되어 있음에도 會合을 거론한 점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서락오가 굳이 이같이 무리한 설명을 시도한 저변에는 아마도 명식의 주인공이 꽤 재물을 축재한 위인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보면 아무래도 시지의 편재 申金이 상했다고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와 같은 설명을 시도한다면 후학들은 머리가 복잡해진다. 혹은 쉬 서락오를 부정하는 어줍 잖은 똑똑이들만 양산되기 십상이다. 서락오는 형충으로 개고되는 장간의 움직임과 변화를 논하는 단계까지는 그 지식체계가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沖이 되어도 器物이 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충으로 격사된 두 글자의 장간이 쏳아져 나오면 이것이 명식 원국의 글자와 합거되어 사라지는 경우에 한해 기물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陽干의 구성된 명식의 寅申충이나 형은 리스크 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개고된 장간과 합거되어 사라지는 陰干의 글자가 없는 명식은 寅申巳 삼형을 당해도 오히려 크게 발전하기 쉽다.
한편 해소함으로 오히려 형충이 성립되기도 한다. 가령 子月 甲 일간이 두 개의 卯를 보게 되면 두 개의 卯는 하나의 子를 형하지 못하는 데, 이때 戌이 있어 卯戌 합이 되면 하나의 卯가 子를 刑한다. 본래 합은 형을 해소하지만, 하나를 합하니 하나가 남아 형하게 되는 것을 두고 바로 해소함이 형충을 성립시킨다는 것이다.
서락오는 이 대목을 대체로 무리 없이 수용하고 있다. 특별하다면 辰戌戌未로 이루어진 명식에서 두 개의 戌을 未가 刑하지 못하나, 辰戌 충으로 인해 술미 형이 성립되는 사례를 첨가하여 충이 형을 성립시키는 경우를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데쓰블로’에서는 시간적 경과에 따른 선후론에서 연월일시 순으로 먼저 형충이 성립되어 나가는 관법을 수용하므로 심효첨의 견해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合이 沖을 해소하는 논리는 수긍이 되지만, 두 글자가 하나의 글자를 충하거나, 형할 수 없다는 논리는 잘 납득이 되지 않는 사항이다. 무릇 상극의 작용에서 하나의 기운이 지나치면 더욱 극렬한 반응을 보이는 게 정설이므로 작용력이 상쇄되는 것으로 단정할 여지가 별반 없다. 필자는 진소암의 견해에 동조한다.
회합이 있어도 형충을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子년 午월인데 일지가 丑이면, 子丑합이 되어서 子午충을 해소한다. 그런데 이 때 시지에서 巳나 酉를 만난다면 巳酉丑 삼합이 되니 子午충이 살아난다. 또한 子년 卯월 戌일이면 卯戌합이 되어 子卯형이 해소된다. 그러나 시지에 寅이나 午가 있다면 寅午戌 회합이 되어 子卯형이 되살아난다.
재차 형충이 다른 형충을 해소하는 경우가 있다. 무릇 사주에 형충이 있으면 좋지 않은데 용신(用神:월지)를 형충하면 파격(破格)이 된다. 다른 지지에는 형충이 있을지라도 월지의 형충은 해소되어야 마땅하다.
가령 子月의 丙 일간에 卯가 子를 刑하는데, 酉를 만나 沖이 되면 卯는 子를 刑하지 못한다. 또 卯가 월지 酉를 沖하는데, 시지에 子가 있어 子卯 刑이 되면 沖이 무력해진다. 비록 타지의 형충이 육친의 형극을 초래하긴 해도 월지의 관성만 상하지 않으면 그 격국은 파괴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형충이 형충을 해소한다고 하는 것이다.
서락오는 다른 지지의 형충이 월지의 형충을 해소하는 것이 회합으로 해소하는 점과 다르다고 언급한다. 이는 변화가 많으니 일률적으로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사례로 든 명식 예제 편에서의 설명은 매끄럽지 못하다. 특히 지장간의 암합이 충을 해소한다거나 하는 식의 설명은 용신의 형충을 피해나가려는 의식이 강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動的인 상태의 명식 원국에서 암합의 작용력은 육충의 작용력을 무력화시킬만한 힘을 갖지 못한다.
일시의 형충이 월일의 형충을 해소한다는 이론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두 개의 글자가 하나의 글자를 형충하지 못한다는 전 대목의 논리와 달리 납득이 가는 요소가 있다. 그것은 刑과 沖의 성립 배경이 상반된 논리 근거를 지니기 때문이다. 형은 주로 상생이나 동기에 의해 성립되지만, 충은 상극의 논리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상생의 힘이 강렬하면 상극하는 힘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이러한 작용은 분명히 沖을 刑으로 해소하거나, 刑을 沖으로 해소하는 것으로 분별해야지, 沖을 沖이 해소하거나, 刑을 刑이 해소하는 작용으로 확장시켜서는 안 된다.
이 대목에서는 서락오가 평주에서 예제로 올린 3가지 명식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해설이 체계적이거나 매끄러운 맛은 전혀 없다. 이것은 그가 형충회합에 대한 변화를 매우 중시하고, 열중했지만 선명하게 캐치하지 못한 단계를 여과 없이 노출시킨 반증이기도 한 셈이다. 이 점은 자평진전을 위시한 어느 고서도 명쾌한 이론적 근거를 시사한 바가 없다.
case.4>
丙辛壬丁
申巳寅酉
神峯通考에 나오는 사주로 巳申 刑이 되면서 동시에 合이 되니, 申의 장간 庚金이 寅의 장간 甲木을 극하지 못해 용신인 財官이 손상되지 않아 귀격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 이는 참으로 말하는 사람 민망하고, 듣는 사람 짜증나는 설명인 셈이다. 아마도 차명의 경우 삼형의 흉조가 선명하게 나타난 바가 없었기에 갈등한 유형으로 사료되는데, 형충으로 인해 개고되는 장간이 명식의 일간을 제외한 他干과 合去되는 바가 없으면 크게 염려할 바가 없다는 점에 유의한다면 그리 고심할 바가 아니다.
case.5>
丙庚丁辛
子午卯酉
殺刃格이다. 천간의 丁火가 辛金을 제압하고 칠살이 왕하고 겁재가 약하다. 다행히 子가 午를 충하니 火가 金을 손상하지 못하고, 酉가 卯를 충하니 木이 칠살의 火를 생하지 못했다. 이 사주는 두 가지의 충을 얻어서 오히려 좋아진다. 청나라 乾隆皇帝의 명이다.
자평진전의 관법으로 보자면 응당 破格이다. 그런데 이 분이 보통 황제가 아니잖은가. 서락오의 궁리는 아래와 같은 센텐스 하나를 남기며 결론을 지었다.
“희용신이 충을 당하면 나쁘지만, 기신이 충을 당하면 오히려 成格이 된다”
월지가 형충되면 破格이 된다는 정설로 인한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 위와 같은 설명이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하는지 모르겠다. 서락오의 신봉자가 아닌 한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이 이수도 서락오의 지대한 영향을 입은 자로 스승의 반열에 두는 인물이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자오묘유가 모두 충을 당했는데, 여기 희신과 기신의 분별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또한 칠살이나 양인이 충격당하면 급격한 재앙을 예고하는 요인이 됨은 상식적인 일이다. 충을 분별하는 전통적인 방법에 “칠살의 沖”을 특히 기피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
차명이 귀격이 된 것은 천간의 혼탁상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관살이 혼잡되어 투출되면 支沖으로 개고된 장간이 그것을 합거할 수록 오히려 명식이 맑아지는 기이한 이점이 있다.
☞ 참고로 육오선사의 ‘삼명통회’에서 일부 발췌한 관련 내용을 아래 기술해둔다. 해당 내용에 대한 보다 진실에 근접하는 해명은 ‘파이널블로’에서 설명한다.
“복이 되는 것은 충하는 곳에서 상생하기 때문이니 예컨대 신사금辛巳金(납음오행의 금)이 계해수(납음 오행의 수)을 보면 금생수하니 명예가 나고 벼슬에 오른다. 반면에 충하는 곳이 상극이 되면 흉하니 예컨대 壬申金이 庚寅木을 만나는 것과 같이 주로 거만하고 주정뱅이가 된다. 충하는 지지가 생왕에 해당하면 정신이 굳건하고 외모가 엄숙하며 용기가 있고 성패가 다단하고 사절 에 해당하면 형용이 못나고 함부로 행동하여 흉과 욕됨을 자초하고 요절한다. 진술축미의 사고는 충을 하면 좋고 인신사해寅申巳亥가 모두 있거나 자오묘유가 모두 있어도 대격이므로 충으로 논하지 않는다. 동류의 충, 예컨대 갑자가 갑오를 보고 기묘가 기유를 보는 것은 조상의 업을 파괴하고 평생 근심이 많고 비록 벼슬이 높고 이름을 날릴지라도 끝내 잃고 만다. 길명은 칠살이 충하면 분발하고 흉명은 칠살이 충하면 흉화가 발생한다. 해로운 지지를 충하여 무력화시키면 오히려 복이 되고, 이로운 지지는 충하여 무력화시키면 복을 잃는다.”
case.6>
己丁甲戊
酉卯寅辰
寅卯辰 동방의 木이 있고 천간에 甲木이 투출했다. 인성이 지나치게 많은데 시지의 酉가 卯를 沖하여 너무 많은 木를 제거하여 주니 오히려 卯酉충이 좋은 것이다. 혹자는 戊申時라고 하지만, 申時이든 酉時이든 金의 재를 용신으로 삼아 많은 인수 木을 극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형충회합을 보는데 도움이 되도록 여기에 공개하는 것이다. 주석 林森의 사주다.
☞ 서락오의 형충회합론 중 白眉라면 단연 “위치와 성질, 작용력”을 모두 잘 살펴 합충의 해소 여부를 살피라는 교훈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같은 견지에서 보면 임삼의 명식은 월간에 투출한 甲木에 의해 木局이 깨뜨려질 우려가 없다. 까닭에 財貴 酉金은 온전하게 보존된 셈이다. 沖의 작용력으로 명식이 귀하게 되었을 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申時生과는 격이 다른 것이다.
★ 요는 충의 길흉 분별도 천간에 조절하는 오행의 글자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진소암이 그것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구분은 없었다.
자평진전 用神論
☞ 論用神 편에서는 ‘論干支’ 편과 달리 자평진전 原詩와 [리뷰]를 바로 부기하는 형식을 취한다. [리뷰] 편에서 서락오의 평주와 원전의 갭을 대비하여 설명하고, 자평술의 정론을 취하여 결론을 내리고, 선진적인 관법을 부가하는 식으로 설명한다.
일단 草稿인 만큼 생각나는 대로, 일괄 작문한 것이므로 약간의 오기나 오차는 발생할 수 있음은 미리 양해를 구해둔다. ‘책’으로 엮어 발표될 시점에서는 정리를 해두겠다.
팔자의 용신(用神)은 오직 월령(月令)에서 구한다. 일간을 월지에 대비하면 생하고 극함이 같지 않으므로 격국(格局)이 나누어진다. 월지가 재관인식(財官印食:재성, 정관, 정인, 식신)이면 길한 용신이니 이를 순용(順用:상생)하고, 월지가 살상겁인(殺傷劫刃:칠살, 상관, 겁재, 양인)이면 좋지 않은 용신이니 이를 역용(逆用:극설)하여야 한다. 순용할 것은 순용하고, 역용할 것은 역용하여 배합이 적합하다면 모두 귀격(貴格)이 된다.
[리뷰]
오늘날 대다수의 학습자들이 서락오의 용신법을 취한다. 다섯 가지로 분류되는 서락오의 용신 취용법은 ‘부억(扶抑)’, ‘병약(病藥)’, ‘조후(調喉)’, ‘전왕(專旺)’, ‘통관(通關)’으로 귀착된다. 이를 대강 구분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부억법(抑扶法)
일간이 강하면 이를 억제하고, 일간이 약하면 이를 부조하는 것을 용신으로 삼는 방법
2. 병약법(病藥法)
일간을 부조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상하게 하는 것이나, 일간을 억제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상하게 하는 것을 병(病)이라 하고, 이 같은 병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약(藥)이다. 이런 식으로 용신을 취하는 방법
3. 조후법(調喉法)
금수(金水)의 일간이 겨울에 생하거나 목화(木火) 일간이 여름에 생했다면 기후가 너무 차갑거나 뜨거우니 기후를 조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이렇게 기후를 조절하는 것을 용신으로 정하는 방법
4. 전왕법(專旺법)
사주의 기세(氣勢)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그 세력을 거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오로지 그 기세에 순응하는 도리밖에는 없다. 따라서 그 기세에 순응하는 것을 용신으로 삼는다. 종격(從格)과 화격(化格)과 전왕격(專旺格)은 모두 이 원칙을 따른다.
5. 통관법(通關法)
두 가지의 신이 대치되어 강약을 분별하기 힘들 경우에는 마땅히 화해를 시켜야 하니 이럴 때는 통관의 묘를 살려야 한다. 그러므로 통관하는 신이 바로 용신이 된다.
이상의 내용은 이제 강호에서 거의 상식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여기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아래의 내용을 잘 보고, 잘 이해해서, 더 이상 어리버리가 되지 말고, 시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1. 자평진전에 분명하고도 분명하게 “八字用神 專求月令; 팔자의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한다”라고 나와 있다.
2. 현대의 격국론자들은 학습자들이 혹시라도 서락오의 용신취용법과 헷갈릴 것을 염려한 나머지 “자평진전에서 용신이라고 함은 격국(月支)이며, 현대적 의미의 서락오 용신을 자평진전에서는 상신(相神:喜神)으로 구분한다”는 점을 친절하게 부기하고 있다.
3. 그렇다면 간단하게 서락오는 자평진전의 원시를 오해하였거나, 아니면 보다 진전된 개념으로 정리해두었거나 둘 중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4. 전자의 견해를 취하는 격국론자들은 서락오를 부정하고, 후자의 견해를 수용하는 부류를 서락오를 추앙한다.
5. 문제는 전자든, 후자든, 각자 완성된 관법을 세웠다고 착각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팔자술 실전에서의 실체 추론 실력은 겁나도록 실망시켜 주는 것이다. 팔자술 공부가 결국은 하늘을 보고 원망하거나, 혹은 눈물겹게 아집에 매이거나(스스로 착각하는 기간이 길수록 해피하다), 이도저도 아니면 자신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하고 겸손으로 가장한 채 행세를 하려드는 부류를 양산하는 것이다.
6. 이상의 문제는 ‘서락오’부터 확실하게 연구해나가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그 전에 자평진전이나 난강망이 언급하는 ‘격국용신’이나 ‘조후용신’은 체(體)에 속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용(用)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7. 이 같은 체신(體神)의 운용은 글자 그대로 體로써 설명하면 그만인 것이다. 반면 서락오의 부억법은 용(用)의 문제고, 用으로 설명하는 용신인 것이다.
8. 따라서 서락오가 5대 용신법으로 일괄적으로 수평적 개념으로 분류한 용신 취용법은 타당하지 않다. 격국용신이나 조후용신은 體神이고, 부억용신은 用神으로 이것은 의미 자체가 다르고, 실제 운용 면에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이 점을 간과하면 사주학의 3대 텍스트를 일관되게 관통하는 지식을 구축하는 게 요원한 일이 된다.
9. 가령 한습하고 냉랭하기 이를 데 없는 사주가 丙丁火의 온기를 필요로 한다고 치자. 이 같은 화기(火氣)는 명식 원국에 이미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로 명식의 고저가 판별되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丙丁은 명식 원국에 존재해야만 할 體神의 역할로만 그 用을 다한 것이다.
10. 그런데 한습하고 냉랭한 사주가 丙丁火의 火運에 발복한다고 생각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을 아직도 하는 이가 있다면, 앞날이 자못 심각한 일이다. 혹여 그렇게 가르치는 선생이 있다면 천장을 바라보고 수천 번은 반성해야 마땅하고, 가능한 한의 애프터서비스를 해줘야 한다.
11. 학생이 서락오 스승에게 묻는다.
“사부, 신약하고 한습하기 이를 데 없는 水일간의 명식에서 金을 먼저 씁니까? 火를 먼저 씁니까?” 락오 曰, “조후도 필요하고, 부조도 필요하면 부조를 우선하므로 金을 먼저 쓴다”
12. 개운한 답변이지만, 그 답은 틀린 것이다. 엄밀히 體로는 火를 써야 하고, 用으로는 金을 쓰는 게 옳은 답이다.
13. 학생이 묻는다. “體에서 火氣가 없으니까 이런 질문을 한 것 아닙니까?”
14. 답한다. “大運은 體用을 겸비한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명은 일단 대운의 지지운에서 남방(火)運을 득해야 길선하다. 이후 매년의 운을 조망하는 用의 관법에서는 부억용신법을 운용하면 되는 것이다.”
15. 내가 시중에서 보고 듣기를, 조후든 부억이든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갖다 붙이거나, 혹은 버젓이 자신의 저술에서 “癸水도 用하고, 丙火도 用한다”는 식의 설명을 부기한 바를 목도하였는데, 내가 그냥 성격 좋으니까 피식 웃고 지나갔다.
16. 서락오가 백번 강조한 體用의 정신부터 정확하게 이해하고 학습을 개진할 일이다.
17. 지겹지만 반복한다. 격국용신 또한 體神의 운용법에 국한된다. 가령 명식의 월지, 申金 七殺로 인해 殺格으로 규정되면 이것을 역용(逆用:제어)하는 상신(相神:희신)이 존재하느냐의 여부로 體의 성격과 파격 여부만을 판별하면 그만이다.
18. 부억용신을 상신에 일치시키려는 억지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만이고, 어느 것이 정확한 용신이네 하면서 논쟁하는 어리석음은 이제 끝낼 때도 되었다.
19. 자! 다시 한번 정리하자. 격국용신과 조후용신은 體神이며 나머지는 用神이다. 이것은 곧 전자가 명식의 귀천, 고저, 성격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라면 후자는 운의 희기를 계량하고 판별하는 준거가 되는 셈이다.
20. 그러면 왜 이렇게 개념이나 운용법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을 서락오는 모두 뭉뚱그려 용(用)의 차원으로 포함시켜 일괄 해석을 시도했을까.
21. 헷갈렸기 때문이고, 3대 텍스트를 모두 일관되게 정리하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도 서락오의 생각을 다시 한번 잘 되짚어보면 사주학 공부는 엄청나게 진전된다. 그 분이 보통 만만한 분이 아니다. 이 분이 짚어가는 서스펜스 넘치는 아래의 한 대목을 감상해보자.
22. 서락오는 ‘滴天髓補柱’, 體用 편의 “道有體用. 不可以一端論也. 要在扶之抑之得其宜”라는 조목에서 다음가 같이 일갈한다.
“요즈음 인사들이 체용 두 글자를 항상 혼동하는 일이 많은 데 아직도 종래의 명서 중에 제대로 판별을 가한 일이 없다”
23. 이러한 사상은 결국 자평진전의 “八字用神 專求月令”이란 한 대목에 너무 얽매여 체신과 용신을 뒤바꾸어 생각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을 가하게 되었다.
24. 따라서 진정한 용신이란 명식에서 “보조구응(補助救應)의 神”을 뜻하는 것이니, 이것은 무가위치(無可位置), 즉 어느 한 곳에만 위치한다는 정의를 내리는 것이 곤란하다고 설파한다.
25. 이것은 매우 멋진 설명이다. 이를 두고, “자평진전에서 말한 것은 체신을 뜻한 것이고, 진정하고 보다 충실한 용신의 개념은 나(서락오)가 말하는 이것이다. 그러니 오로지 팔자의 월령이나 월지 지장간에서 격국이나 용신 둘 다를 구하려 든다면 문제가 된다” 정도에서 설명을 그쳤다면 그런대로 퍼펙트할 수 있었다.
26. 서락오의 결정적 실책은 조후용신을 體神으로 분류하지 않고, 用神으로 분류한 것이다. 또한 자잘한 잘못이라면 병약용신이나 통관용신은 엄밀히 부억용신의 틀 안에서 운용됨이 마땅한 데 굳이 대등하게 분류할 필요는 없었다.
27. 또 한가지, 서락오는 보조구응의 신은 팔자의 어느 곳에 있어도 무방하므로, 년간, 월간, 시간, 년지, 월지, 일지, 시지 어느 곳에 있던 가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것은 이미 전장의 리뷰 편에서 몇 차례 지적한 대로 아직 干支의 정확한 속성 구분이 되지 않음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28. 자, 용신에 관한 오늘날의 갖가지 견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후학들이 또 얼마나 오버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애석하게도 국내의 학인들 견해는 생략이다. 고서를 극복하는 자신들의 확고한 견해나 관법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특한 것은 있지만 그것은 온고지신이 아니므로 언급할 가치를 실감하지 못한다.
29. 먼저 파우리민(鮑黎明)이 좀 문제가 있다. 그는 서락오의 견해에 적극 동조하면서 방자하게 논리를 비약시킨 구석이 있다. 자평진전의 “八字用神 專求月令”은 그참된 의미가 용신을 구할 때 먼저 월령과 일주의 관계를 명확히 보라고 한 뜻인데 이러한 진의를 잘 모르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중국 원전을 주석한 것에는 그 뜻이 잘 나타나 있는데, 이게 외국으로 전해질 때 그릇되게 전달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30. 서락오는 그 정도 선까지는 절대 오버한 일이 없다. 포여명의 교만한 태도에 매료되면 또 얼치기들은 고개를 숙이며 한자의 자구 해석에 매달리고 편승해서 여우 행세를 하려 들기 십상이다. 심효첨이 “팔자의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한다”고 한 것을 두고, 포여명은 “월지 이외에서 용신을 구해도 그 관건이 되는 것은 역시 월령이 된다”는 식으로 자가발전한다. 즉 월령과의 관련을 무시하고서는 용신을 취할 수가 없다는 점을 심효첨이 강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31. 이건 아직 鮑氏가 덜 여문 증거다. 그는 서락오에 동조했지만 體用의 구분조차간과한 베이식의 부재를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32. 예리하기로 친다면 역시 투파(透派)의 방주, 장요문(張燿文)이다. 그가 일본의 ‘오술(五術)’ 지에 피력한 입장을 음미해보자.
“최근의 자평가들 가운데 용신을 즉 희신이라고 생각하는 답답한 자들이 있는데, 만일 용신이 희신과 같다면 구태여 두 종류의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가”
33. 이것은 서락오와 그의 동조자들을 대상으로 한번 날려본 설촉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용신은 격국용신의 體 개념이고, 희신은 用 개념이니 이것의 분별이 없는 서락오식 부억용신론을 꼬집고 있다. 최소한 서락오가 이 점을 분명히 해두지 못했거나, 아니면 구분하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의 오류는 범했다는 것이다.
34. 포여명이 장요문을 비판하며 일갈하기를 “보조구응의 신은 당연히 희신에 속하는 것인데 용신과 희신을 같을 수도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그는 장요문의 논지를 그저 용신이 있고 이것을 생하는 것이 희신이라는 구분 정도로밖에 이해하지 못한 셈이다. 장요문은 서락오를 알지만, 포여명은 장요문의 말을 알지 못하고 반박한다. 이것은 피곤한 논쟁이다.
35. 또 하나 장요문은 용신을 정의하기를 “용신은 명식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干”이라고 정의했다. 이것은 서락오가 용신을 干支의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취용하는 관법에 대한 정면 제동을 가한 셈이다. 이에 대한 포여명의 반박은 엉뚱하고 유치해서 이즘에서 접어둔다.
36. 정리된 투파의 관법은 월지의 장간이 투출된 것을 취해 격국을 정하고, 투간된 천간이나 지지의 장간에서 부억용신(희신)을 구하는 방식을 체택하고 있다. 당 문파의 관법과의 상이점은 이미 팔자술필살기(데쓰블로)에서 구분해둔 바 있다.
이상이다. 위의 설명은 찬찬히 반복해서 읽어보면 이제 용신에 대한 바른 이해를 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자평진전에서의 용신은 격국 그 자체를 의미하고, 순용이나 역용에서 말하는 用은 상신(희신)의 개념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종국적으로 격국의 귀격 성격 여부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다. 명식의 운의 성패를 조망하는 서락오의 부억용신법은 지금 설명되고 있는 게 아니다. 굳이 체용을 분별하자면 심효첨은 지금 體를 논하고 있다. 그리고 순용이나 역용은 體의 用이지, 用의 體用 까지 전개하지 않고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좋은 것을 순용한다는 것은 가령 재성이 식신의 상생을 기뻐하는 것, 정관이 재성을 보호하는 것, 재성이 투출하여 정관을 생해주는 것, 인성을 생하여 정관을 보호하는 것, 인성이 관살의 상생을 기뻐하는 것, 겁재가 인성을 보호하는 것, 신왕하여 식신이 재성을 상생하는 것, 재성으로 식신이 보호되는 것을 의미한다.
좋지 않은 것을 역용한다는 것은 칠살을 식신으로 제압하는 것, 상관을 인수가 제복하는 것, 상관이 재를 생하여 상관의 기가 재로 화하는 것, 양인(陽刃)을 관살이 제복하는 것, 월겁(月劫)을 정관이 투출하여 제복하는 것, 재성을 쓸 때 식신이 투출하여 겁재의 기운을 화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이상이 순용과 역용이 대략이다.
오늘날 인사들이 제강(提綱)만이 주체가 되고, 연후에 사주 간지의 팔자를 모조리 월령에 귀속시켜 희기를 가려야 한다는 원칙을 모른다. 하물며 정관패인(正官佩印)과 인수용관(印綬用官)의 차이를 모르고 무턱대고 관인쌍전(官印雙全)이라 한다. 또 재투식신(財透食神)과 식신생재(食神生財)의 차이를 모르고 무턱대고 식신생재라고 한다. 또 편인투식(偏印透食)이면 설신(洩身)의 수(秀)가 되어 좋은 것인데, 이것을 식신봉효(食神逢梟)와 동일시하니, 효신탈식(梟神奪食)으로 재성으로 편인을 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신이 칠살을 제압하는데 인성이 투출하면 거식호살(去食護殺)이 되어 식신이 극을 당하여 나쁜 것인데, 이를 살인상생(殺印相生)이라고 부르면서 인수봉살(印綬逢殺)과 동일하게 보는 오류를 범한다. 더욱 가소로운 것은 살격봉인(殺格逢刃)이면 양인이 일간을 도와 칠살에 대항하는 이로운 것인데도, 양인로살(陽刃露殺)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이상의 오류는 모두 월령을 무시하고 망령되이 용신을 취한 까닭에 생긴 것이다.
이상의 원시는 아래 서락오의 평주가 무난하고 상세하므로 그대로 요약해서 옮긴다.
‘정관패인(正官佩印)’이란 월령이 정관인 경우에 인성을 용신으로 삼아 화관(化官:관성의 기운을 인성으로 설기)하거나, 혹은 식상이 정관에게 장애를 초래할 경우에 인성을 용신으로 삼아 식상을 제거하고 정관을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관인격(官印格).
‘인수용관(印授用官)’이란 월령이 인수인 경우에 일원이 인수의 생조를 받아 왕성해지므로 사주의 천간에 정관이 투출하고 다시 재성이 있어서 정관을 생해주면 관은 맑고 인수는 바르니 관인쌍전(官印雙全)하는 것이다.
비록 같은 ‘관인쌍전(官印雙全)’의 격국이라 해도 정관격에 인수를 용신으로 삼는 경우에는 재성이 인성을 파괴하는 것을 꺼리지만, 인수격에 정관을 용신으로 삼는 경우에는 재성이 있어서 정관을 생해주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것이니, 그 용법이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재투식신(財透食神)’이란 월령이 재성인데 사주에 식신이 투출한 것이니 겁재의 기운을 식신이 설하여 재성을 보호하는 것이다. 재식격(財食格)
‘식신생재(食神生財)’란 월령이 식신이고 사주에 재성이 있으면 식신의 기가 유통되는 것인데 이때는 비견 겁재가 있으면 좋지 않다.
‘편인투식(偏印透食)’이란 월령이 편인인 경우에 식신이 있어서 일간의 왕성한 기운을 설기하면 수기(秀氣)가 유행되어 좋으면서 재성이 나쁜 역할을 할 때를 말한다.
‘식신봉효(食神逢梟)’란 월령이 식신이고 사주에 편인이 있으면 그 편인이 식신을 파괴하는 현상이니 마땅히 재성을 써서 편인을 제압하고 식신을 보호해야 한다. 월령이 칠살이고 사주에 식신이 너무 많아서 ‘제살태과(制殺太過)’하면 인성으로 식신을 제압해야 한다.
‘인수봉살(印授逢殺)’이란 월령이 인수이고 인수가 경(輕)하면 칠살로 인수를 생해주는 것이 좋다.
‘살격봉인(殺格逢刃)’이란 월령이 칠살이면 일원이 필연적으로 쇠약하게 마련이므로 일지와 시지에 있는 양인을 용신으로 삼아 칠살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인로살(陽刃露殺)’이란 월령이 양인이면 일원이 필연적으로 왕성하게 되므로 칠살을 용신으로 삼아 양인을 제압해야 한다는 뜻이니 바로 살인격(殺刃格)을 일컫는다. 이처럼 월령을 중요시하여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주객이 전도된 것과 같으니 털끝만한 차이가 천리의 오차를 가져오는 법이다. 또한 위에서 서술한 희기(喜忌)와 함께 반드시 일원의 신강과 신약을 분별해야 하니 위의 학설에만 얽매이면 아니 된다.
[리뷰]
서락오는 평주에서 자평진전의 원시에서 서술한 희기와 함께 일간의 신강약을 분별하여 부억(扶抑)의 용(用)을 살릴 것을 재차 당부하고 있다. 이것은 엄밀히 자평진전에서 쓰는 상신(희신)의 개념과 부억용신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술한바 대로 서락오는 용(用)의 관점에서 희기에 주력하므로 체(體)의 관점에서 용(用)하는 심효첨 이론의 틀과는 엇나가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를 명백히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1. 자평진전의 용신 : 體의 體 : 격국(體神)
2. 자평진전의 희신 : 體의 用 : 상신
3. 서락오의 용신 : 用의 體 : 용신(用神)
4. 서락오의 희신 : 用의 用 : 희신
다음으로 ‘편인투식(偏印透食)’과 ‘식신봉효(食神逢梟)’에 대해 한번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전자는 재성을 기피하며, 후자는 재성을 기뻐한다. 이것은 한번 역용된 성분(편인)을 재차 제복(除伏)되는 것을 기피함을 의미한다.
또한 순용과 역용의 운용법에서는 명식에 재관인식(財官印食)이 투출하여 용(用)함은 가하나, 살상겁인(殺傷劫刃)이 투출하여 제복하거나 화(化)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바를 꺼린다는 점을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
월령에 용신이 없는 경우가 있다. 가령 甲乙 일간이 寅卯월에 생하여 일간과 월령이 동일한 오행이라면 일간과 같은 오행을 용신(격국)으로 삼지 않으므로, 사주에 재성, 관살, 식상 등이 천간에 투출하였거나, 지지에서 회국(會局)을 이루었다면 그것으로 용신으로 취한다. 아무튼 월령을 위주로 용신을 찾고, 월령에 용신이 없으면 비로소 다른 곳에서 용신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즉, 건록격과 월겁격은 용신이 아닌 것으로 용신을 삼는다.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하고, 사주에는 필시 성패가 있다. 무엇을 이르러 성(成)이라 하는가. 가령 정관이 재와 인수를 보면서 형충파해가 없으면 정관격이 성격(成格)되었다고 한다.
월령이 재성인데, 재왕생관(財旺生官)이 되거나, 혹은 식신이 재를 생하면서 신강하고 비견이 있거나, 혹은 인수가 투출하여 그 위치가 적절하여 재와 인수가 서로 극하지 않으면 재격이 성격(成格)이 된다.
월령이 인수일 때, 인수가 경(輕)한데 칠살이 있어서 약한 인수를 생조하거나, 혹은 관인쌍전(官印雙全)하거나, 혹은 신인양왕(身印兩旺)한데 식상을 써서 설기하거나, 혹은 인수가 많은데 재가 천간에 투출하고 재의 뿌리가 약한 것 등은 모두 인격(印格)이 성격이 된 것이다.
월령이 식신인데, 식신생재가 되거나, 혹은 식신과 칠살이 있고 재가 없거나 식신을 버리고 칠살을 취해야 할 경우에 인수가 투출한 것 등은 모두 식신격이 성격이 된 것이다.
월령이 칠살인데 식신이 칠살을 제복하는 것은 칠살격이 성격이 된 것이다.
월령이 상관인데 재가 있거나, 혹은 상관이 왕성한데 상관패인(傷官佩印)이 되면서 인수가 지지에 통근한 것, 혹은 상관이 왕하고 신약한데 칠살과 인수가 동시에 투출한 것, 혹은 상관격에 칠살만 있고 재가 없는 것은 상관격이 성격이 된 것이다.
양인격(陽刃格)에 관살이 투출하거나, 재와 인수가 드러나 있고 상관이 없으면 양인격이 성격이 된 것이다.
월지가 일간의 건록 또는 겁재인 경우에, 관성이 투출하고 재와 인수가 있거나, 혹은 재가 투출하고 식상이 있는 것, 혹은 칠살이 투출한 것 등은 모두 건록격(建祿格)과 월겁격(月劫格)이 성격이 된 것이다.
[리뷰]
격국의 성패를 원시에 설명에 의존하여 판단하고 규정하기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원시는 결국 명식의 전체적인 상황과 육신의 위치를 모두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원시에서 묘사하는 상황이 세밀하지 못하믈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들어 해설하는 입장의 서락오도 사주 전체의 형세를 보고, 부억용신을 정해야 하며, 한 가지 이론에 얽매이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문제가 된다면 형충파해로 파격(破格)이 되는 상황이다. 서락오는 이를 단순히 충(沖)은 중히 여기고, 형차해는 잘 살펴보고 참작해서 파격이 되는지를 살피라고 주문한다.
실상 격국의 고저를 살필 때 월지가 충극된 명식이나 형파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귀격의 사례는 대단히 많다. 심지어 간지론 편에서 일간이 무근(無根)한 경우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에도 불구하고, 실제의 귀상은 적지 않다.
형충이 된 명식은 개고되는 장간이 명식 원국의 타간(他干)과 합거(合去)될 가능성의 유무부터 살펴 성격 유무를 정하는 것이다. 가령 정관격의 월지가 형충이 되었다 할지라도, 장간이 개고된 경우를 상정해서, 타간과 합거되는 상황이 없으면 성격(成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월지의 정관이 타간과 합거되어 분멸될 상황이라도 화신(化神)이 다시 관(官)을 화할 경우에는 성격(成格)이 된다는 점은 비급(秘笈)이라 할만하다.
무엇을 패(敗)인가. 정관이 상관으로부터 극을 당하거나 형충을 당하면 정관격이 패(敗), 즉 파격(破格)이 된다. 재가 경미하고 비겁이 많거나, 재가 투출하고 칠살이 있는 것은 모두 재격이 파격이 된다. 인수가 경미한데 재를 만나거나, 신강하고 인수가 중한데 칠살이 투출되면 인수격이 파격이 된다. 식신이 효신(편인)을 만나거나 또는 재와 칠살이 모두 있으면 식신격이 파격이 된다.
칠살이 재를 만나고 식신의 제복이 없으면 칠살격이 파격이 된다.
금수상관격(金水傷官格)을 제외하고 정관이 있는 상관격과, 상관생재가 되면서 칠살이 있는 것과, 상관은 미약한데 신강하고 인수가 있는 것은 모두 상관격이 파격이 된 것이다. 양인격에 관살이 없으면 양인격이 파격이 된다. 월령이 건록, 월겁인데 재관(財官)이 사주에 없거나, 칠살과 인수가 투출한 것은 모두 월령 건록과 월겁의 격국이 파격이 된 것이다.
[리뷰]
원시의 내용이 단조롭고, 축약되어 실망감이 일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이 대목을 굳이 에를 들어가며 상세히 기술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강의 의미를 이해하고 읽기에 속도를 붙여나가는 게 좋다.
특이하다면 금수상관격을 제외하고, 정관이 있는 상관격은 모두 파격이 된다고 설명한 부분인데, 서락오는 이 부분을 “조후(調喉)의 시급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조후(調喉)는 금수상관격 뿐만 아니라 체(體)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선결되어야 할 문제다.
성중유패(成中有敗:성격이 파격으로 귀결됨)은 필히 꺼리는 것이 있기 때문이고, 패중유성(敗中有成:파격이 성격으로 구제됨)은 구응(救應)이 있기 때문이다. 꺼리는 것이란 무엇인가. 가령 정관격이 재를 만나 정관격이 성격이 되었다고 해도 만약 사주에 상관이 있거나 혹은 정관이 합을 당한 경우, 혹은 재가 왕성하여 정관을 생하는데 상관이 있어 정관을 파괴하거나 정관이 합거되는 경우, 인격(印格)에 식신이 투출하여 설기하는 용신으로 삼는데 다시 재가 투출된 경우, 칠살이 투출하여 인수를 생하고 있는데 다시 재가 투출하여 인수가 파괴되고 칠살만 남는 경우, 식신격에 칠살과 인수가 있는데 또다시 재가 있는 경우, 칠살이 식신의 제복을 받고 있는데 다시 인수가 있는 경우, 상관생재격인데 재가 합거한 경우, 인수가 용신인데 그 인수가 파괴된 경우, 양인격에 정관이 투출했으나 정관이 파괴된 경우, 양인격에 칠살이 투출했으나 칠살이 합거된 경우, 월지가 건록 또는 겁재인데 정관이 투출하고 다시 상관의 극을 당하거나 혹은 재가 투출하고 다시 칠살이 투출한 경우, 이상은 모두 꺼리는 것이 있는 것이다.
무엇이 구응(救應)인가? 예컨대 정관이 상관을 만났는데 인수가 있어 상관을 제압하는 것, 정관과 칠살이 섞였는데 합살(合殺)하여 청(淸)하게 되는 것, 형충이 있어도 회합으로 해소하는 것, 재가 겁재를 만났는데 식신이 투출하여 겁재를 화(化)하거나 정관이 있어 겁재를 제압하는 것, 칠살을 만났을 때 식신이 제살하거나 칠살을 합거하여 재가 살아남는 것, 인수가 재에 의해서 파괴되었는데 겁재가 있어서 이를 해소하거나 재를 합거하여 인수가 남는 것, 식신이 편인을 만났는데 칠살이 있어서 살인상생이 되거나 식신이 편인을 만났는데 재가 편인을 파괴하는 것, 칠살과 식신과 인수가 있을 때 인수가 칠살을 보호하거나 재가 있어서 식신을 보호하는 것, 상관생재격에 칠살이 투출했으나 칠살이 합거되는 것, 양인격에 관살을 용신으로 삼는데 식상이 관살을 극하여 좋지 않을 때 인수가 식상을 극하여 관살을 보호하는 것, 월령이 건록 월겁이고 정관을 용신으로 삼는데 상관을 만나 파격이 되었으나 상관이 합거되는 것, 재를 용신으로 삼는데 칠살이 있어 파격이 되려고 하는데 칠살이 합거되는 것, 이상과 같은 경우를 일컬어 구응이라고 한다. 팔자의 묘용(妙用)은 모두 다 성패와 구응에 달려 있으니 그 경중을 잘 살펴서 응용해야 한다. 배우는 자는 이 점을 유의하면 만 가지 변화를 꿰뚫는 한 가지 이치를 능히 깨우칠 수 있다.
[리뷰]
팔자의 성패구응은 서락오가 즐겨 쓰는 표현대로 천만변화하는 묘용이 있다. 그러나 이는 아전인수나 이현령비현령식 해설을 낳기 쉽다는 문제점 또한 시사한다. 서락오가 예시한 각종 명례를 굳이 부기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연습은 후차적으로 할 기회가 책의 후반부에 있으므로 일단은 원시에 충실하여 대강을 이해해두기만 하면 무난하다.
용신은 월령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다. 그러나 월령의 장간(支藏干)은 한 개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변화가 일어난다. 예컨대 12지지 가운데 子午卯酉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장간에 남는 게 있다. 사고(四庫)는 물론이다.
가령 寅을 살피면, 甲木이 위주이니 군(郡)의 지부(知府)와 같다. 丙火가 寅에서 장생(長生)하니 군의 동지(同知)와 같으며 戊土가 역시 장생하니 군의 통판(通判)과 같다.
寅이 월령에 있을지라도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丙火가 투출하면 이는 바로 군에 지부가 부임하지 않고 동지가 지부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과 같다. 이로써 용신의 변화가 생겨난다.
이상에 대한 아래 서락오의 주석은 적절하고 상세하다.
“십이지지 가운데 子午卯酉는 전기(專氣)라 하여 지장간이 한개 뿐이다. 寅申巳亥는 생지(生地)라 하여 장생(長生), 건록, 제왕의 기를 지니고 있다. 십간은 곧 오행인데 오행은 사생지(四生地:寅申巳亥)에서 장생한다. 음간(陰干)의 장생 이론은, 陽이 극에 이르면 陰이 생겨난다는 이론에 의해 성립되었는데, 음의 장생은 참된 장생이 아니다.
그러므로 子午卯酉에서 장생하는 오행은 없다. 寅은 甲木이 녹왕(祿旺)하고 丙火와 戊土가 장생하니 甲木, 丙火, 戊土라는 3개의 지장간이 寅속에 있게 된다. 巳 속에는 丙火와 戊土가 녹왕하고 庚金이 장생하는 연고로 丙, 戊, 庚이 저장되어 있게 된다. 申은 庚金이 녹왕한 지지이고 壬水와 戊土가 장생하는 지지이므로 申에는 庚, 壬, 戊의 천간(지장간)이 저장되어 있게 된다.
亥는 壬水와 戊土가 녹왕하는 지지이고 甲木이 장생하는 지지이므로 소장되어 있는 지장간은 壬, 戊, 甲이 된다. 土라는 오행은 寅申에서 기생(寄生)하여 巳亥에서 기왕(寄旺)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寅巳에서는 丙火가 힘이 강해지고 丙火가 다시 戊土를 생하여 戊土 역시 강해질 수 있어서 土를 쓸 수 있지만(火土同宮), 申亥는 金水이니 土의 힘이 빠져나가 약해지므로 土를 가용(可用)하지 못한다.
辰戌丑未는 묘지(墓地)로서 저장되어 있는 지장간은 여기(餘氣)와 입묘(入墓)하는 것들이다. 辰은 木의 여기이자 水의 묘(墓)이면서 土의 본기(本氣)가 저장되어 있으니 乙, 癸, 戊가 저장되어 있다. 戌, 丑, 未 역시 이렇게 유추하라. 그러므로 寅의 지장간 가운데 甲木이 주인이고 당왕(當旺)한 기(氣)이다. 그 다음이 丙火와 戊土인데 이들도 득기(得氣)한 것이다.
가령 寅月인데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丙火가 투출했다면 甲木이 비록 당왕(當旺)하지만 이 사주에서는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고 丙火가 비록 두 번째 가는 실력자이지만 이 팔자에서는 실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므로 세력에 따라서 甲木이 밀려나고 丙火가 용신(격국)이 된다. 이리하여 용신과 격국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리뷰]
내용을 간추리면 간단하다. 월지에 통근한 정기의 글자가 투출하지 않으면 나머지 득기(得氣)한 글자를 용신으로 삼아 격을 정하면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寅申巳亥 네 글자에 통근한 戊土의 경우다. 戊土를 위주로 한 격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寅과 巳에는 戊土가 생지(生地)와 록지(祿地)가 되므로 격으로 인정하지만, 申과 亥月의 경우에는 병절궁(病絶宮)에 임하여 용신으로 삼을 수 없다.
서락오는 음간(陰干)의 장생궁을 취하지 않으나, 굳이 그것을 두고 여기에서 시비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음간은 모두 子午卯酉 지에 통근하지 않으므로 “용신의 변화”와는 무관한 재료다.
辰戌丑未의 경우에는 土는 본기(本氣)가 되고, 나머지 2개의 장간은 모두 대(帶)나 양(養)에 배속된다. 그러므로 3개의 장간 모두 “용신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투출한 장간의 동태에 따라 격국을 정하는 관법은 이미 심효첨이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관법은 오준민(吳俊民)의 `명리신론(命理新論)’에서 구체적으로 적시(摘示)되고, 위천리 이후부터는 보편화되었다. 이것은 장간의 사령(司令)에 따라 힘의 기울기를 판별하는 고법(古法)의 방식이 소멸되는 바를 시사하는 것이다.
만약 丁火 일간이 亥月에 생했다면 본래는 정관격이다. 그런데 지지에 卯未가 있으면 亥卯未 木局이 되어 정관인 亥水가 木의 인성으로 변화한다. 또 己土 일간이 申月에 생하면 본래 상관격인데 申의 지장간 戊, 壬, 庚 가운데 본기인 庚金은 투출하지 않고 壬水가 투출했다면 상관격이 정재격으로 변화한다. 이 같은 류가 모두 용신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즉 월지의 회합이나 월지 장간의 투출 여부에 따라 원래의 용신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丙火가 申月에 생하고 천간에 칠살 壬水가 투출하면 편재격이 칠살격으로 변하는데 이때 천간에 식신인 戊土가 투출하면 식신은 능히 칠살을 제압하니 격국은 다시 편재격으로 되돌아가므로 부귀를 잃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매우 많은데 이상은 모두 변화해도 본래의 격국을 상실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상 원시의 대목은 일견 이해가 가면서도 아리송한 점이 있다. 가령 乙木 申月생이면 정관격인데, 壬水가 투간(透干)하면 인수격으로 변한다는 점까지는 명확하게 이해가 된다. 그런데 戊土가 투간하면 壬水를 극하여 원래의 정관격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때 독자들은 壬水와 戊土 힘의 경중을 가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한편 癸水가 寅月에 생하고 천간에 정재 丙火가 투출하면 정재격으로 변하지만, 다시 월지의 본기인 상관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면 본연의 상관격으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때 甲이 丙을 더 생하여 정재격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서락오의 평주를 살피면 대체로 원문에 충실하고 이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서락오는 戊土의 경우 寅申巳亥 네 글자에 모두 최소한 득기(得氣)의 국면으로 간주하므로, 전자의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후자의 경우에도 역시 그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용신을 정하는 보편적 원칙을 정해두고 있다.
“辛金이 寅月에 생하면 甲木 정재가 병령한 것인데 甲木과 丙火가 둘 다 천간에 투출하면 재왕생관의 국(局)을 이룬다. 겸격(兼格:격국을 겸하게 됨)이 되면 겸한 상태가 용신이고 두 개의 격국을 병용해야 하며 각각의 용신을 정하지는 않는다.
乙木이 申月에 생하면 월령 정관격이다. 壬水가 투출하면 정관격을 버리고 인수격이 되는데 재성인 戊土까지 투출하면 재성이 정관을 생하고 인성을 파괴하므로 격국은 인수격이 되지 못하고 재관격(財官格)이 된다. 무릇寅에서 甲木이 당왕(當旺)하고 丙, 戊는 득기(得氣)한다. 申에서는 庚金이 당왕하고 壬, 戊는 득기한다. 먼저 당왕한 것으로 격국을 정하고 그렇지 못할 때 비로소 득기한 것으로 격국을 정한다. 이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당왕한 것이 천간에 투출하면 득기한 것은 당연히 자리를 양보하여야 한다. 혹은 당왕한 것을 생조하는 것으로 용신(격국)을 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은 격국과 용신을 정하는 보편적인 원칙이다.
癸水가 寅月에 생하면 甲木 상관이 당왕하니 상관격이 된다. 甲木과 丙火가 둘 다 천간에 투출했다면 먼저 甲木을 보고 격국을 정하고 丙火는 그 다음 순서로 밀려난다. 이럴 경우에는 상관생재격이 되며, 정관이 있으면 상관견관이 되어 좋지 않다."
[리뷰]
‘有變之而不失本格者’ 편에서는 “격국의 회귀성” 정도로 개념화하면 적합할 것이다. 서락오의 표현대로 용신을 정하는 보편적인 원칙에 따라 격국을 정하면 무방하다.
1. 월지의 정기가 투간하면 무조건 그것을 기준으로 격국을 정한다.
2. 정기가 투간되지 않았으면, 득기한 글자로 격국을 정한다.
3. ‘2’의 경우 득기한 글자 상호간에 상극이 되면 다시 월지 자체를 격국으로 정한다.
4. 투간한 정기가 득기한 천간의 글자를 생하는 구조라고 해도 정기의 글자가 격국이 된다.
무엇을 순(純)이라 하는가. 상호간에 작용하여 두 가지가 서로 득이 됨을 말한다. 가령 辛金 일간이 寅月에 출생했는데 정재 甲木과 정관 丙火가 모두 천간에 투출하면 정재와 정관이 서로 상생하여 서로 득이 된다. 戊土 일간이 申月에 생했는데 식신 庚金과 편재 壬水가 둘 다 천간에 투출하면 편재와 식신이 서로 상생하여 상득이 되는 것이다. 癸水 일간이 未月에 생했는데 식신 乙木과 칠살 己土가 둘 다 천간에 투출하면 칠살과 식신이 상극(相剋)하는데 칠살을 식신이 제살하는 것이 마땅하므로 이것 역시 상득이 된다. 이런 모든 경우를 가리켜 용신이 순하다고 한다.
무엇을 잡(雜)이라 하는가. 상호작용하여 두 가지가 서로 불상모(不相謀:서로 도모하지 않음)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壬水 일간이 未月에 생하여 정관 己土와 상관 乙木이 둘 다 천간에 투출하면, 상관과 정관이 상극하여 두 가지가 불상모하여 나쁜 것이다. 甲木 일간이 辰月에 생하였는데 편재 戊土와 편인 壬水가 둘 다 천간에 투출하면 편인과 편재가 상극하여 역시 불상모가 된다. 이런 경우를 모두 용신이 잡하다고 한다.
팔자에 용신이 있으면 필시 격국이 있고, 격국이 있으면 응당 고저가 있다. 재관인식살상겁인, 어느 격이든 귀격이 될 수 있고, 어느 격이든 천격이 될 수 있다.
극귀에서 극천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상태니 어찌 다 말로 전할 수 있겠는가. 다만 대강의 이치는 알 수 있으니, 크게 유정 그리고 유력무력의 차이로 분별하는 것이다.
리뷰
‘격국의 고저’ 편에서는 서락오의 평주 편은 가급적 상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평주의 내용은 원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락오이 평주를 전반적으로 인용하지 않는 바는 전술한 ‘논용신(論用神)’과 ‘GAP 특강 -2’ 편에서 비교적 신랄하게 다루었던 체신(體神)과 용신(用神)의 정확한 분별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 기인한다.
요점
동일한 격국이라도 필시 고저의 구별은 있기 마련이다. 자평진전이 다루는 고저의 패러다임은 후차적으로 설명될 ‘유정무정’, ‘유력무력’의 개념 정립만 확고히 해두면 그만이다.
가령 정관패인격(정관격에 인수가 있는 경우)은 재성이 투출한 것만 못하다. 그러나 사주에 상관이 있다면 패인이 더욱 좋다. 예로 유월생 갑목 일간의 경우, 신금이 투출하고 또한 상관 정화가 투출했다면 임수가 정화를 합하여 관을 온전히 보존해야 귀격에 이른다. 이렇게 ‘합상존관’이 되는 경우를 일컬어 ‘유정’이라 한다.
재격은 비겁을 꺼리는데 비겁이 칠살을 합하게 되면 이때는 오히려 겁재를 쓰는 것이다. 가령 갑목이 진월에 생하여 무토가 투간하여 재격으로 성격된 경우, 을목이 경금을 합하는 구조라면 두 글자의 기신이 모두 합하여 둘 다를 이용하므로 귀격을 성격하기에 이르는데 이 또한 유정함에 연유한다.
리뷰
‘유정’이란 명식의 용신(격국)을 파괴하는 성분을 합거하여 무력하게 만드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 굳이 신약한 정관격과 신강한 정관격의 차이를 거론할 필요는 없다.
요점
자평진전은 아무래도 시대 배경 상, 사길신(四吉神)의 성격(成格)을 가장 바람직한 구조로 여기는 편이다. 보통 길신을 파극하는 성분은 흉신이기 십상인데, 이러한 글자들이 합하여 길신을 온전하게 보존시키면 귀격이 된다. 특히 두 글자 모두 흉신의 글자라면 그야말로 진정한 유정을 논할 수 있다.
신강한데 칠살이 투출하고 식신도 또한 왕할 경우, 가령 을목이 유월에 생하여 신금이 투출하고 정화도 강한 세력을 지닌 상태에서 일간의 기세도 강하다면 삼자를 모두 구비했으니 지극히 귀한 단계에 오른다. 이는 ‘유력’하기 때문이다.
정관이 강하고 재성이 투출했는데, 일간도 지지에서 록인을 만난 경우, 이를테면 병화 일간이 자월에 출생하고 정관인 계수와 편재 경금이 투출한 경우에 지지에 인오가 있다면 삼자를 공히 갖춘 대귀함에 이르고 이 또한 ‘유력’함에 연유한다.
리뷰
보통 ‘식신제살’을 논하려면 기본적으로 일간이 유근(有根)해서 득기해야 하고, 칠살이 당왕한 상태에서 이를 제어하는 식신의 성분 또한 유근하여 세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신살식(身殺食) 삼자가 공히 기세가 강해야만 ‘유력’의 대귀함을 볼 수 있다. 한편 ‘간투재관쌍미(干透財官雙美)’를 논하려면 정관과 재성이 유근한 상태에서 투출해야 하고, 일간의 기세 또한 특히 강하다면 필시 크게 귀하게 된다. 이 대목은 정관과 칠살의 용법이 다른 점을 대비해서 설명하는 것이다. 칠살은 식신으로 역용해야 마땅하고, 정관은 재성으로 순용하는 구조가 좋다는 것이다.
요점
정해진 격국은 일단 월령을 득해 강하므로, 먼저 신(身)은 응당 강할 것을 귀격의 첫 요건으로 삼는다. 다음으로 격국에 따라 순용이나 역용할 글자가 강한 세력을 지니느냐가 관건이 된다. ‘유력’의 포인트는 삼자개비(三者皆備), 삼자개균(三者皆均)에 있다.
또 유정한데 유력을 겸한 사주도 있고, 유력한데 유정을 겸한 사주도 있다. 가령 갑목 일간이 유월생으로 정관격일 경우, 천간에 상관 정화와 편인 임수가 있으면 임정합으로 ‘청관’이 되니 `유정’이요, 게다가 임수의 뿌리가 깊다면 유정과 유력을 겸한 것이다.
을목이 유월생으로 칠살격인데 칠살 신금이 투출하고 정화 식신이 칠살을 제어하면 신금의 록지인 유금은 곧 정화의 장생궁이 되므로 월지에 뿌리를 내린 것과 다름이 없다. 이를 두고 유력한데 유정을 겸한 것이라고 보고, 최고의 격국으로 본다.
리뷰
‘유정’이나 ‘유력’의 의미는 그다지 어렵지 않으므로 이 둘을 겸한다면 금상첨화일 게 자명하다. 한번 짚고 넘어갈 대목은 유정으로 이미 십간이 합을 하면 격국을 성격시키는 데 방해되는 글자의 성분이 소멸되는 데, 굳이 뿌리를 내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있다. 이것은 비록 천간의 속성은 소멸되었다 할지라도 지장간에 유정한 성분이 암장되어 있으면, 운에서 형충(刑沖)으로 개고(開庫)되거나 암합(暗合)과 같은 역할로 보이지 않는 ‘유정’의 역할을 수반할 때가 적지 않으므로 길하다는 것이다. 물론 심효첨은 그러한 작용력까지는 디테일하게 다듬어 놓지 못한 입장이다. 다만 그와 같은 구조가 좋다는 설명은 경험이나 사례를 통해 수용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반면 서락오는 비록 천간이 합할지라도 ‘통근’하게 되면 해당 천간의 속성이 상실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입장이므로, 이 부분에서 설명이 다소 장황해진다. 그러므로 유정, 유력을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희신인지 기신인지 여부를 가려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십간의 합’ 편에서도 확인한 바 있듯이 심효첨은 그 정도까지 생각한 입장이 아닌 게 분명하다. 또한 ‘유력’의 의미도 비단 통근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12운성의 장생지만 득해도 ‘유력’에 범주에 포함시키므로 서락오가 차이가 있다.
요점
보통 ‘유정’의 의미는 격국이 기피하는 글자를 합거하는 상황을 말하는데, “을용유살(乙用酉煞),신봉정제(辛逢丁制)”의 경우에는 엄밀히 ‘유력’으로만 설명해도 무리가 없다. 다만 역용의 격국을 역용하는 글자가 동근월령(同根月令), 즉 식살동궁(食殺同宮)이 되면 하나의 지지에서 같이 힘을 얻었다는 의미가 되어 이럴 때는 “유력한 가운데 유정”한 명식 구조로 이해하면 무난하다.
갑목이 유월에 생하여 정관격이 되었는데, 천간에 상관 정화가 투출하고 다시 인수 계수가 투출하여 상관을 극하는 것은 편인 임수가 정화를 합하는 것보다 못하니 이는 유정한 가운데 실은 비정함으로 흐르는 것이다.
을목이 유월에 생하여 칠살격인데 천간에 식신 정화가 투출하여 칠살 신금을 제어할 때, 칠살은 강하고 식신이 약한 경우와, 칠살은 약한데 식신이 강한 경우가 있고, 혹은 칠살과 식신 둘 다 강한데 일간은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여 약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유력한 듯해도 실은 무력하여 격이 떨어지게 된다.
리뷰
그런대로 무난하게 이해가 되는 듯한 내용이지만, 분명히 따져 습득할 부분이 있다. 정관격으로 순용의 격국을 파괴하는 글자가 있다면 필시 그것을 합거하는 ‘유정’의 묘가 있어야만 아름답다는 것이다. 만약 합거하지 못하고, 글자를 제어하는 경우라면 ‘유정’을 논할 수 없다.
서락오는 임정(壬丁)의 합으로 목(木)으로 변하게 되니 일간 甲을 돕는 묘용이 있고, 癸는 그러한 작용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부가적인 효과까지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앞의 ‘간지론(干支論)’ 편에서 “합화(合化)하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한 점을 상기한다면 이런 식으로까지 전진해서 납득할 필요는 없다.
칠살격은 신강하고, 칠살과 식신이 공히 강하면 귀격이 된다. 신살식(身殺食) 중 어느 하나라도 뿌리를 내리지 못해 약하다면 격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요점
‘비정’이 곧 ‘무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전자의 정관격을 파괴하는 글자를 합거하지 못하고, 다만 제어하는 경우를 두고, 후자인 칠살격의 ‘무력’으로 격이 많이 낮아지는 것처럼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이는 단지 ‘유정’하지 못한 아쉬움을 논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격이 낮음을 의미할 뿐이다.
인격에 칠살을 쓰는 사주는 본래 귀격이다. 그러나 신강하고 인성이 왕한데 칠살이 투출하면 고빈하다. 대개 일간이 왕성하면 인성의 조력을 애써 필요치 않고, 인수가 왕성하면 어찌 칠살의 도움을 달가워하겠는가? 이렇게 되면 한쪽으로 치우치고 치우쳐 무정하게 되는 것이다.
상관패인은 본래 총명하고 귀한 것이다. 그러나 일간이 매우 강하고 상관이 미약하면서 인성이 지나치게 많다면 귀하지도 총명하지도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강한 것을 더욱 신강하게 만들고 상관을 더욱 미약하게 만들 게 된다. 어찌 중한 인성을 쓰겠는가? 이 또한 무정한 것이다.
또한 칠살과 식신은 강력한데 무근하여 신약한 것과, 신강하고 비겁이 많은데 재성이 무력한 것은 모두 요절하거나 빈곤하게 되니 이는 무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모두 격이 낮아서 쓸모가 없게 된다.
리뷰
전자의 내용은 ‘인수와 칠살’의 관계에 국한하여 이해하는 게 좋다. 이 둘은 음양이 달라 인수는 칠살의 성분을 급속히 수렴하는 화살생신(化殺生身)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왕성한 것이 극에 이르고 설기하는 것이 없으니 일간에 해를 미치기 쉽다. 이러한 경우를 두고 ‘무정’이라 한다. 상관격에 인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신약(身弱)에 상관이 강할 경우에만 한정된다. 그래야만 인수로 상관을 제압하고, 일간을 강화시켜 중화(中和)를 도모하게 된다.
일간이 무근한 데, 칠살이 일간을 극하고 식신이 일간의 기운을 설기하는 극설교가(剋洩交加)나, 재성이 미약한 군겁쟁재(群劫爭財)의 상황은 ‘무력’으로 설명하고 요빈(夭貧)한 하격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요점
자평진전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요체는 중화(中和)라 할 수 있다. ‘유정’이 격국의 성격을 유지하기 위한 타간(他干) 상호간의 작용력을 의미한다면, ‘무정’은 한쪽으로 힘이 쏠려 중화를 상실한 요소를 뜻한다. 같은 맥락에서 ‘유력’은 중화에 가까운 균형 상태를, ‘무력’은 균형이 깨진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격국의 고저는 그 변화의 미세함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혹은 한 글자가 천만근의 힘을 발휘할 때도 있고 혹은 반 글자가 사주 전국의 아름다움을 망쳐 놓기도 한다. 수시로 이치를 관하고, 헤아려 강론하기는 어려우므로 이상의 설명은 특별한 사항의 대략을 논하며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