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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8시에 기상해, 호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 일행들과 식사를 하면서, 어젯밤 저녁식사 계산 때 대장님께서 바가지 썼다는 얘기를 했다.
모두들 황당해하는 표정이다.
" 그 식당 주인아줌마를, 어떻게 골탕을 먹여 복수하지?"라고, 때아닌 열띤 논의가 벌어진다.
- 결론은, 카나스에서 돌아와 부얼진에서 머물며 저녁식사를 할 때, 그 식당 바로 옆 식당에 자리를 잡고,
그 식당주인 아줌마 보란 듯이, 양꼬치구이와 맥주 등을 무지하게 팔아주기로 한다.
- 9시에 호텔을 출발해, 부얼진의 한 시장에서 야채와 돼지고기 등을 구입한 후에, 허무를 향해
얼마를 가노라니, 야외 장터 시장이 나온다.
이곳에 정차하여 장터 시장을 구경하다가, 다시 출발한다.
(부얼진의 아침 풍경)
(시장이 있는 건물)
(시장에서 식품 구입 중)
(야외 장터 시장에서)
(해바라기 씨를 팔고 있다)
(이곳에서 야생동물보호는 의미가 없는 듯..)
- 어제, 우루무치에서 부얼진을 향해 올 때는, 황량한 사막을 지나 초원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오늘 허무를 향해 가는 길은, 초원을 지나 울창하게 우거진 삼림 숲이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생태계와 기온의 변화를 경험하며, 우리는 허무로 향한다.
(* 출처 - 구글 맵)
- 부얼진을 출발해, 아공까이티를 지나, 한 3시간 정도 되었을 때, 왼쪽 길로 가면 카나스이고, 오른쪽 길로 가면 허무라는,
삼거리 이정표가 조그맣게 나타난다.
- 허무 방향으로 접어들어, 버스는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조심스럽게 달린다.
(허무로 가는 풍경)
(검문소인 것 같다)
(유목민의 빠오와 양떼들)
(고원 위로 S자형 도로가 계속하여 이어진다)
(원주민들의 통나무 가옥)
- 오후 1시에 허무 매표소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부얼진에서부터 4시간이 걸린 셈이다.
- 이곳에서 허무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대절버스는 이곳에서 되돌아가, 이틀 후에 카나스 풍경구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한다.
- 허무와 카나스에서 지낼 동안 필요한 물건들만 배낭에 넣고, 그외의 짐은 대절버스에 실어 보낸다.
그리고, 공용으로 구입한 라면과 식료품 등을 적절히 분배해, 각 회원들의 배낭에 넣는다.
(허무 매표소 주차장에 몰려있는 관광버스들 - 허무가 중국인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관광지임을 알 수 있다)
(우루무치에서부터, 우리와 생사고락을 같이 하고 있는 버스 운전기사인, 마사부와 함께 - 독실한 무슬림이다)
(라면 등 식료품을 회원들에게 배분하고 있는 중)
(카나스 풍경구 허무 입장권 매표소)
(매표소 옆에 걸려있는, 허무산장 광고판)
- 입장권을 구입해, 허무촌으로 가는 셔틀버스에 오른다.
이제 우리는, 이름도 허무한(?) 허무를 향해 떠난다.
- 오늘 허무를 향해 오면서, 허무라는 지명에 대해, 회원들께서 모두 한마디씩 하게 된다.
"먼 이름이 허무랑가?"
"허무라는 데를 가면, 허무하게 된대유?"
"아, 이 먼곳까지 찾아와서, 허무해지면 안되는디."
"아, 허무한 옛날이 생각나는구나."
"인생이란 원래 허무한 것이여."...
- 허무라는 원주민의 지명을 , 한자어로 화목(禾木 )으로 음역한 것이겠지만, 왜 벼 '화'자를 썼는지는 좀 궁금하다.
두어달 전에 케이씨대장님을 따라, 이곳에 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현지인에게 화목의 뜻을 물어보았더니,
벼 '화(禾)'자가 아니라, 아름다울 '려(麗 )'자를 사용하더라고 한다.
- 아무튼, 카나스와 허무지역이, 중국인들에게 그렇게 인기있는 국가1급 자연풍광구라고 하니, 벼가 자라는 논만
잔뜩 펼쳐진 허무한 곳이 아니고, 멋있는 풍경이 우리를 맞아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허무 (禾木 ) :
- 카나스호수에서 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카나스에서 허무 매표소까지 버스로 약 3시간,
허무매표소에서 허무촌까지 셔틀버스로 약 40분 소요됨),
해발 2,300여m에 이르는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해발 1,100m의 분지다.
분지 안쪽으로 흐르는 허무강과 무성한 흰 자작나무숲으로, 다시한번 에워싸여 있다.
- 카나스의 소수민족 마을인 허무촌의 주민은 1,800여명으로, 그중 1.400여명이 자칭, 징기즈칸의 후예라고 하는
투와족이고, 그외의 주민은 몽고족과 카자흐족이다.
이들은, 100여호에 이르는 통나무집(하사커 파오라고 한다)에 거주하고 있다.
-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다채로운 소수민족들의 생활풍속을 지닌 허무는, 중국인들에게 '신의 후원', '천당'이라
불리기도 하며, 중국의 아름다운 6대 고촌 중 하나이다.
- 허무가 위치한 알타이지역은, 예로부터 유목민족들이 활동하던 구역이었으며, 원나라와 명나라 때에는
몽골의 유목지였다.
- 허무마을로 가는 셔틀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중국인 아가씨와, 피차 짧은 영어로 얘기를 나눈다.
하얼빈에서 여자 친구 2명과 같이 여행왔다는 아가씨이다.
아니, 하얼빈에서 왔다면, 한국에서 온 우리와 거의 비슷한 먼 거리가 아닌가?
허무가 중국인들에게 그렇게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아니면, 이제 중국인들도 이만큼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인지 모르겠다.
- 아 아가씨는, 어제 카나스호수를 관광한 후, 오늘 허무를 구경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카나스호수와 주변 풍경을 찍은 멋있는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해준다.
(하얼빈에서 왔다는 중국인 아가씨와 함께)
- 허무매표소를 출발한지 40분쯤 후인, 오후 2시경에 허무촌에 도착했다.
허무촌에 도착한 첫 느낌은, 전혀 허무하지 않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것이다.
- 오늘 숙소인 '원시산장'에 짐을 풀었다.
초원 위에 지어진 하사커 파오라고 하는, 작은 목조가옥들이다.
(숙소인 '원시산장')
(대장님, "자, 여기를 봐 주세요." - 무슨, 약장수 같다.. ^^)
- 15명은 목조가옥에서 자고, 텐트설치 연습도 할겸 해서, 지원자 7명은 2개의 텐트에서 자기로 한다.
나는 당연히 텐트에 손을 들었다.
나는 속으로, '이 멋있는 초원에 와서, 왜 답답한 방안에서 잠을 잔다냐, 원.. 밤하늘의 별을 벗삼아 텐트에서 잔다는 게,
얼마나 낭만적인가 !'하며, 텐트쪽으로 지명되는데 대해 쾌재를 부른다.
그러나, 이 낭만은, 밤이 되어 텐트 속에 누운지 10여분도 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ㅎㅎ
(양형승님의 지휘 아래 텐트를 치는 중)
- 산장의 초원 마당에서 점심식사 준비를 한다.
오늘 점심 메뉴는 '너구리 라면'이다.
허무 매표소 입구에서, 공용식품을 각자에게 분배할 때, 1인당 라면 3개씩을 지급했었다.
(신 라면, 너구리 라면, 김치 라면을 각 1개씩)
- 대장님께서, "자, 이번은 너구리 라면이요."하면은, 각자가 자기 배낭에서 너구리 라면을 하나씩 가져와야 한다.
아니 그런데, 대장님 앞에 모인 22개의 라면 중에서, 너구리가 아닌 신 라면과 김치 라면이 있는 게 아닌가?
'어, 딴 라면이 섞이면 맛이 떨어지는데..'라는 대장님 말씀에, 딴 라면을 제출한 회원들이 자진신고하고,
배낭 속에서 너구리 라면으로 바꾸어 온다.. ^^
(점심식사용으로 너구리 라면을 끓이는 중 - 텐트 2개와 햇빛가리개 천막이 쳐져 있다)
- 오늘부터 남산목장 트레킹 때까지는, 직접 취사를 해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각자에게 지급된 숟가락과 젓가락을, 본인이 항상 휴대하여야 한다.
만일, 자기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분실하였을 때에는, 손으로 먹든지, 어디서 구해오든지, 아니면 딴 회원 것을
밤중에 슬쩍 해와야한다.
(아, 식기와 모자 등의 주인이 매일 아침이면 바뀌던, 군대시절이 생각나는구나.. ㅎㅎ)
- 점심식사 후, 산장주인장과 주인장 딸인가, 종업원인가 잘 알 수 없는 아가씨와 우리 회원간에 팔씨름이 벌어졌다.
우리 팀의 선수는, 임규섭님과 이진서군을 비롯한 몇 사람이 출전하였다.
누가 이겼는지는 공개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의리상 우리 회원에게 걸었다가, 별 재미를 못보았다..
(산장주인장과 한판 중)
(진서야, 한국 남아의 명예를 걸고..)
- 각자 자유시간을 갖고, 허무를 둘러보기 위해 산장을 나선다.
나는 심인섭님, 최영선님과 같이, 2시간 30분 정도 허무를 산책한다.
(허무 카나스 몽고민족마을 중학교)
(허무 변방 파출소)
(허무 거리 풍경)
(허무마을 입구에 있는 표지석)
(표지석 뒷면)
(허무강)
(허무강에 새로 세워진 다리)
(허무강 너머의 숲길)
(삼림 숲을 지나면 나타나는 풍경)
(허무 전경을 보기 위해 언덕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중국의 '양산 부대'여인네들 - 형형색색의 양산 부대를 보노라니,
우리의 1,970년대 풍경을 보는 것 같다..)
(투와족마을 안내판)
(허무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언덕 위 벌판)
(허무촌 전경)
- 언덕 위에서 허무의 전경을 감상한다.
마을 앞으로는 에메랄드빛의 맑은 허무강이 흐르고,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자작나무숲 사이의 초원에서는,
양과 소, 말과 낙타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에, 이곳에서 허무의 해질녘 노을의 광경을 바라보노라면, 황혼빛에 물들어가는 자작나무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마을의 통나무집에서는 밥짓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가 펼쳐진다고 한다.
(허무강 다리 밑)
(허무강에 다리를 담가본다)
(허무강에서 낚시를 하는 중)
(강가에 있는 모피 가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 저녁 8시30분에 산장 마당에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
오늘의 메뉴는, 케이씨대장님의 장기요리 중 하나인, 돼지고기수육이다.
맛있는 돼지고기수육을 안주삼아, 맥주와 백주를 계속하여 마시는 사이, 앞산의 해는 넘어가고, 허무의 밤이 깃들기 시작한다.
(저녁식사 중)
(허무에 밤이 찾아오고 있다)
(옆 산의 밤하늘에 달이 떠오른다)
- 내일 아침부터 시작되는, 허무와 카나스간 1박2일의 트레킹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나는 체질적으로, 더위는 어느정도 견디는 편이나, 추위는 잘 못탄다.
아마도, 마른 체격이라 지방질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그러기에, 여행 전에 배낭을 꾸릴 때도, 침낭과 두툼한 겨울용 티셔츠, 내복, 츄리닝, 보온 양말 등, 추위에 대비한
물건들로 배낭을 채운 탓에, 음식을 하나도 휴대하지 않았었다.
- 나는 내복과 겨울용 티셔츠와 츄리닝, 보온 양말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배낭 무게를 고려해, 얇은 여름 침낭을 가져온 실수를 뼈저리게 후회하게 된다.
- 추워서 잠이 오지 않는다.
아니, 오후에 허무촌을 돌아다닐 때만 해도, 더워서 반바지 차림이었는데, 무슨 놈의 일교차가 이리도 크단 말인가?
'아, 그놈의 낭만 좋아해 텐트쪽으로 손을 들었다가, 이거 허무에서 허무하게 얼어죽는 거 아닌가?'..
(추워 죽겠는데 이 아저씨들은 머하고 있는겨? - 보나마나, 술을 드시는 중이다)
- 추워서 잠은 오지 않는데, 왜 또 화장실은 나를 부르고 있나, 원..
텐트 밖으로 나와, 대충 볼일을 본 후에, 허무의 밤하늘을 쳐다본다.
추위에 떨고 있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추운 밤에도,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 소를, 허무의 달님이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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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성은이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도 불구하고 산장 주인놈한테 무참하게 깨졌지요.
진서라도 이겨주길 바랬는데 여종업원한테 또 졌지요
패한후 진서왈 "여자가 아닌거 같아요"
개울에 산책 나갔다가 원시산장을 못찿아서 2시간 헤멘 기억도 있답니다
지난 8월의 허무는 정말 췄지요?
산장 주인장도, 한국인의 팔씨름 힘을 보고는 매우 놀라는 눈치였지요..
정말 추운 허무의 밤이였다 ....텐트 정말 추웠다...하나 얼어 죽지는 않았다.
우리가 허무의 밤 추위를 가볍게 본 게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산장 안에서 자는 14명의 침낭을 받아, 2~3개씩 침낭을 깔고 덮고 잤더라면,
괜찮았을 것도 같네요..
허무한 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모피가게에서 모피는 얼마나 했을까나? 왜 그거이 궁금한지..한마리 통으로 두르면 딱인데..득음님 선물로 안사셨어요?
한국의 야생동물협회에 출두하기 싫어서 안샀습네다.. ^^
여행기를 다 쓰고 나서 여행후기로 [허무]라는 타이틀을 달았나했더니 지명이 [허무]였군요.
이 여행의 마스코트는 진서군이었나 보네요^^
여행 후기가 허무라는 타이틀이라면, 정말로 허망한 여행이었을 것 같네요.. ㅎㅎ
6월 울여행과 많이 다르군요...젊음이 느껴집니다...
중학생 3명 덕분에, 평균 연령대가 매우 낮아진 덕분이지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