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등점(沸騰點 )
임병식 rbs1144@daum.net
어느 것이나 한계점이 있다. 무게에 있어 톤수 제한이나 승강기를 탈 때 인원수를 제한 하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이런 무게의 제한뿐 물리적인 한계도 있다. 가령 물이 끓어오르는 한계점은 그 끓어오른 물이 넘치기 직전이다.
요즘들어 그 한계치, 물이 끓어오르는 비등점(沸騰點)을 많이 생각한다. 요즘의 사회현상과 무시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볼 때 분노장애가 도를 넘고 있어 걱정이 아니될 수가 없다. 끔찍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끓은 물은 뚜컹을 열어 수증기를 빼내야 하듯이 무슨 조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일어나는 사건중에는 자기 통제가 되지 않는 ‘묻지마 범죄’가 주종을 이룬다. 우리사회가 어찌하여 이런 지경이 되었는지 개탄스럽다.
일전에 경기도 서현역에서 어처구니 없는 흉기난동사건이 발생했다. 이 또한 자기 통제가 되지 않는 분노범죄로서 대상을 특정짓지 않는 무차별적 범행이었다.
8월 염천의 무더위로 그렇지 않아도 온 나라가 펄펄 끓고 있는 때에, 열을 받게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니 시민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범인은 20대 청년. 아무런 죄의식없이 지가가는 행인을 무차별 공격하여 살상을 벌렸다. 그 통에 피해자들은 일면식도 없으면서 날벼락을 당했다. 범인은 치밀하게 준비했다.
가게에서 식칼 두 자루를 훔쳐 나온 후 사전에 현장을 점검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나타나 차를 몰아 행인을 친 후, 곧바로 광장으로 향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칼을 휘두른 것이었다.
이보다 앞서 한 일주일 전에는 신림동에서 30대 청년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겠다"면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20대 한명을 숨지게 하고 30대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또 다른 사건도 일어났다. 한 10대가 과거 자기를 가르쳤던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를 찾아가 그 선생님을 찔렀다. 유사 사건이 일어 나니 여기저기서 모방범죄의 징후까지 나타나고 있다. 40대 중년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한 것을 비롯하여, 협박 신고도 줄을 잇고 있다.
그 바람에 사람들은 다중이 모인 장소에 나가기를 기피하고, 경찰은 특공대차량까지 위험구역에 배치하여 대비 중이다. 우리사회가 언제부터 이렇듯 불안하고 위험한 나라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병이 들기 시작했을까. 몇 년 전만 해도 치안상태가 안전하기로 손꼽이도 나라가 아니던가.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인데 첫째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정신질환자와 사회부적응자가 속출하고 외톨이가 늘어난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교화나 심리치료를 했다는 말이 없다.
둘째는, 자기의 무능과 실패를 나 아닌 사회에서 찾아 ‘사회를 증오하며 자기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피해의식이 심화되어 마침내 폭발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하기는 전에도 ‘묻지마’범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살인공장을 차려놓고 사람을 끌어다 죽인 김현양 일당도 있었다. 그들은 부자로 보이는 사람, 예컨대 외제차타고 다니는 사람을 골라 죽였다. 그런가 하면 사이코패스 강호순은 ‘사람 죽이는 것에 재미가 붙어’ 사람을 살해했다.
이러한 반사회적 범죄 우범자는 도처에 깔려있다. 사회병리현상을 보고. '왜 그렇게 전락 했는가’ 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범인의 입장에서 '참을 수 없는 불만이 무엇인가,' 혹시 자기는 못 살아,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었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여겨 증오심을 키운 것은 아닌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기는 힘들게 사는데 남들은 호의호식하며 잘 산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정당한 방법이 아닌, 편법을 써서 돈을 벌고 부동산투기를 하고 이권에 줄을 대서 돈을 번 다고 생각한 것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엊그제 모 신문 특집보도에는 어려운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값싼 고시촌도 층하가 있어서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은 월세 15 만 원에 기거하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차례씩 종교단테에서 제공하는 밥과 반찬을 공급받고 있었다. 거기에 국가의 손길은 없었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안전망이 이렇게 허술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무지 국민 3만 불시대의 모습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걸 보면서 크게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질환자, 사회부적응자에 대한 대처가 매우 부실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별세계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다른 것이 아니고, 방송이나 유튜브를 보면 절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가진 자들의 상속세 줄이기, 탈루 하는 방법을 공공연히 광고하고 있는 것이다. 절로 혀가 차진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돈 많은 사람이 세금을 제대로 내는 일은 권장할 일이며 모범사례일 텐데 온갖 편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잖아도 우리사회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가. 한데도 절세라는 이유로 세금줄이기를 부추기니 눈쌀이 찌푸려진다.
그 짓은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출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금의 사회분노범죄의 속출과 정신질환자의 범행은 그런 것을 배 아파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방치한다면 사회적 비용은 증가할 것이다. 그것이 걱정이다.
물이 끊어 비등점에 이르면 조치가 필요하다. 뚜껑을 열어 열기를 낮추거나, 용기자체를 손봐야 한다. 그런데도 근시안적으로 접근해 일어나는 묻지마 범죄를 무작정 차단하고 억누르기만 해서 차단이 될까.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우선 그러자면 실태파악을 정확히 하면서 사회 부적응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임시 대처 보다는 보다 철저한 점검과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는가 한다.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계속 “(과정은 어찌됐던 간에) 돈 많이 버세요” 할 것인지, 이런 풍조를 그대로 두고 방치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지 않는가 한다.
지금의 현상은 비등점에 이른 물이 조금 튀는 정도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무시하고 계속 끓어 넘치도록 놔두면 앞으로 어떤 큰 사태를 불러올지 모른다.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일련의 극단적 병리현상을 보면서 크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023)
첫댓글 세상이 서로를 불신하게 합니다.
사람조심 해라가 인사가 되었습니다.
밤거리며 사람 많은 곳이 안전해야 하건만
오히려 불안과 불편한곳이 되었습니다
믿고사는 사회가 언제쯤 오려는지요.
덥습니다. 늘 건강챙기세요.
천둥이 치면 반드시 비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아직은 괜찮다고 그냥 무시하면 반드시 낭패를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주전자의 물이 끊어오르는 비등점의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인명을 경시하고 돈만 추구하는 사회가 고착화되다보니 상대적 낙오자들이
사회에다 대놓고 화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더큰 위험신호를 보내는 중입니다.
국가와 사회구성원이 나서서 분노조절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