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고개에서 웅산가는 능선의 봄 풍경
보통 진해 벚꽃구경은 경화역 철길 부근에서 시작하는 데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경화역 부근을 폐쇄 시켜
반대편 성주사역(폐역) 부근에서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이 곳은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코스라
오늘도 한달에 한번쯤 같이 산행하기로 한 외숙과 함께 합니다.
지도에서 최단거리를 살펴보니 폐기물처리장 부근을 통과하는 루트가 만들어 집니다
열심히 걸어 폐기장입구에 도착하니 문지기가 통과시키지 않습니다.
도로는 통행을 막을 수가 없는 데? 군사시설도 아니고 알아보고 민원으로 귀찮게 만들어야겠습니다^^
4키로 정도 알바한셈 치고 원위치로 돌아와서 안민고개 데크 길을 따릅니다
산행인원이 많았다면 많이 줄어가는 앞머리카락 까지 다 빠져 버렸을 것 같습니다 ㅎㅎ
꽃 만큼 예쁜 연초록 이파리들과
자주광대나물, 개불알꽃 쇠별꽃 숨어있는 꽃들과 함께
안민고개길 데크 시작점에 도착합니다
예년보다 개화가 많이 빨라 꽃잎이 흩날릴 줄 알았지만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하얗게 빛나는 벚꽃 구경하며 굼벵이처럼 슬슬 기어 오릅니다 ^^
오르는 길목에서 바라보이는 폐기물 처리장 ... 저 사이를 통과했으면 두시간이나 단축되었는 데 ...
안민고개에 도착하니 만날재 표지석이 맞아 줍니다
어찌된 영문인 지 무학산에 있는 만날재와 이름과 내용이 같습니다
안민고개 전망대 지나고
키 큰 벚꽃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따라 봄 날 풍광을 즐깁니다
진달래는 꽃이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봐줄만은 합니다
흰색 벚꽃, 분홍 진달래, 파란 하늘이 어울려 선물같은 시간이 시작됩니다
안 그래도 멋진 조망의 웅산 능선에 벚꽃까지 더하니 몽롱한 꿈 같습니다
올망쫄망 섬 너머에는 거제도가 있지만 신비한 낙원이 있을 것 같은 풍광입니다
조림된 편백림을 바라보며 이 능선에 처음 발을 디딘 때를 기억해 봅니다
2000년 초반 저 나무들이 키가 훨씬 더 작았고 우중에 판쵸를 쓰고 가던 일이 기억 납니다
줄곳 능선만 따르다가 MTB 코스를 따라보니 폐 광산 굴도 보입니다
구슬붕이
양지꽃
이 능선에서도 MTB 코스를 따라보니
등산로 보다 고도차는 덜 하지만 잔돌로 걷기는 훨씬 불편 합니다
멀리 불모산에서 이어지는 웅산 능선
초록잎이 올라오고는 있지만 한창인 진달래
좌측 시루봉에서 진해만을 거쳐 오른쪽 장복산까지 확 트인 조망
산 허리를 가로지르는 드림로드 벚꽃
불모산 ... 작은 외숙이 불모산 가본지 오래되었으니 한번 가볼래?
불감이언청 고소원이랄까? 네 좋지요 ^^
멋진 반송이 지키고 있는 웅산까지의 마지막 오름길을 오릅니다
누군가가 실 수로 밟지 말라고 돌담을 쌓아 놓았습니다
바위절벽에 점점이 박힌 진달래 ...
젖꼭지 처럼 뾰족한 시루봉
이 시루봉과 고당봉 정상은 멀리서 봐도 모양이 특이해 쉽게 식별이 가능하지요!
멀리 장복산 능선과 지나온 안민고개 능선
거북 닮은 바위
멋진 반송
잃어 버린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샘
진달래 멋진 능선 지나
돌무더기 웅산 좌측으로 작은 바위 내림길이 있지만
아픈 발목으로 행여나 하는 마음에 돌아 갑니다
이 코스 최고의 전망대 ... 출렁다리 망운대(장군봉) 시루봉 수리봉 ... 진해만
예전 지도가 부실했을 때는 망군대를 웅산이라 부른 적도 있습니다
높이도 웅산보다 조금 높고 오르기도 상그로와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픈 발목은 쉬운 바위 구간도 긴장하게 만듭니다
출렁다리 지나고
웅산에서 흘러내린 바위 구경하고
망운대앞 갈림길에서 자은동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시루봉까지 가면 거리가 많이 길어져 단축합니다
이 쪽은 제법 급경사 인데 ...
예전 기억이 별 남아 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내려오다 보니 ... 성한 발목으로도 애를 먹는 경사도 입니다.
우천시에는 내려오면 사고나기 좋은 비탈 입니다
오르기도 쉽지 않은 경사도인 데
시원치 않은 발목으로 1 km 내려 온다고 진땀을 흘립니다
이제 이 코스는 사양 ^^
웅산 바위벽 한번 바라보고
도화 바라보며 물한잔 마시며 잠시 쉽니다
불모산? 청룡사 만법귀일 일귀하처 ...
만가지 법은 하나로 돌아가는 데 하나는 어디로 가는가?
깨닳아 보지 않았으니 뭐라 말할 수 없지만
혼자만의 깨닳음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름다운 글도 보아 주는 사람이 있어야 빛나고
대중에게 베풀 수 있는 깨닳음이 의무이지!
코로나도 치료 못하는 깨닳음의 무게는 얼마나 되고
의사 양반들은 선승보다 밥을 더 많이 먹을까!
드림로드로 내려서니 진홍의 홍도가 반깁니다
편백과 벚꽃과 홍도 임도길 ... 쉽게 잊혀지지 않는 풍경입니다
분홍 도화꽃도 한몫 거들고 있습니다
발밑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발가는 데로 박목월의 나그네가 됩니다
장복산이 보이는 지점에서 최근 조성된 센트럴 빌리지쪽으로 내려갑니다
외숙이 40년도 전에 입대하면서 들렀던 중국집으로 향합니다
길을 찾아가다 우연히 기차 통행이 거의 없는 철길을 만납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국적인 풍경입니다. 대박 ^^
명자나무꽃도 구경하고
수수꽃다리도 구경하며
오늘의 여정을 마칩니다
봄날 경고
겨울 지난 들판에 꽃향기 피어나니
그리운 이에게 사랑 한줌 보내시고
겨우내 꼭꼭 숨겨둔 칙칙함은
소리없이 피어난 봄꽃으로 털어 내세요
이유없는 우울이나 약간의 자폐증상은
연초록 이파리로 씻어 내면 되지만
보내지 못한 미련이 세월을 떠돌고 있어
허망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니
예방차원에서 역마살로 대체 가능한
시 한편. 노래 한곡도 괜찮습니다
첫댓글 우와.. 너무 너무 좋네요.. 벚꽃만 있는줄 알았는데.. 다른 봄꽃들도 많이 있네요.. 깝깝한 지금 현실에서 벗어나서 힐링이 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