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선곡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15 Op.28 "Pastorale"
Piano Sonata No.19 Op.49 No.1
Piano Sonata No.20 Op.49 No.2
Piano Sonata No.26 Op.81a "Les Adieux"
Piano/ Paul Lewis
#PaulLewis #Beethoven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은 시골의 풍경들이 눈 앞에 그려지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작품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5번 "전원"> 역시 아늑하고 청명한 시골 풍경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폴 루이스의 가슴 속 전원의 심상은 이토록 편안하고 즐거운 이미지로 가득하다는 걸 오롯이 보여준다. 지긋이 눈을 감고 그만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붉은 황혼으로 물든 정경이 가슴을 포근히 감싸안는 깊은 내면의 평화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9, 20번>은 각각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소나타로 어린 시절 피아노를 한 번쯤 배워본 이라면 자주 들었을, 또는 연주해봤을 추억이 서린 작품들이다. 이런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폴 루이스의 심플하고 깨끗한 터치감은 매 순간 특별하다. 천진난만함이 가득 묻어나면서도 세련된 해석으로 오묘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인데 아마도 그는 미소를 가득 머금고 연주하고 있을 것이 눈 앞에 선하다. 숨결마저도 맑은 음색은 옛 시절의 순수로 돌아가 마음 속까지 아련하고 애달픈 여운을 남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6번 "고별">은 루이 로르티가 연상될 만큼 가슴 시린 음향으로 맑은 이별의 전형을 들려준다. 그러나 이내 폴 루이스만의 음색과 타건으로 변모한다. 언제나 흐름과 국면에 걸맞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그의 감성은 3악장 피날레에서 폭발적 쾌감, 그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의 거센 폭풍우같은 강렬한 타건에 홀려 정신이 혼미했다가 결정적 방점을 찍는 코다의 극적인 인토네이션에 격한 환희로 마무리 된다. 폴 루이스, 그는 피아노의 마법, 그 진수를 터득한 진정한 대가이자 베토벤 최고의 해석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