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糊塗)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 뜻 호(糊) - 풀칠하다. 도(塗) - 진흙을 바르다. 더럽거나 부서진 자리에 풀을 칠해 덮거나 진흙을 발라 숨기는 것을 호도한다고 한다. 바뀐 뜻 여기에서 사실을 숨기거나 덮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발전했다' 고 사전에 나와 있는데 요즘 선거판에 이 '호도하다'는 말을 쓸 곳이 너무 많습니다.
“통합”이라는 말은 어려운 말이 아닙니다.
말 뜻 그대로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등을 하나로 모아 합침’입니다. 조직이나 기구를 합치는 일은 정부나 기업이나 수시로 하는 일이고 이게 문제가 될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 통합 앞에 다른 말이 붙으면 그건 엄청 달라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지금 여당에서 말하고 있는 소위 ‘국민통합’이 그렇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민주당은 우리나라 정당들이 함께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만들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군소 야당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는 "3월 9일은 다당제 연합정치를 보장하고, 다양한 민심이 반영되는 국민통합 정치’의 첫 번째 날이 되어야 한다. 민주당부터 반성하고 낡은 정치와 결별하겠다"면서 ▲국민통합 정부 실천 ▲국민통합 국회를 위한 선거제 개혁 ▲국민통합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민주화 등의 3대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국민통합 정부를 위해 "국무총리 국회추천제를 도입하고, 국민내각을 구성하겠다"며 "여야 협의로 국무총리를 추천하고 총리의 인사제청 절차를 법률로 제도화하겠다. 진영을 넘어 최선의 인물로 국민내각을 구성하고 청와대 정부에서 국무위원 정부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이 얘기는 선거 끝나면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너무 늦었다. 이게 진정성을 가지려면 그전부터 이런 아젠다를 선거 초기부터 내걸었어야 되는데 지금 지지율에서 위기의식을 느끼니까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누가 봐도 이건 정치적인 제스처라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설사 진정성 있게 진행을 한다 하더라도 지난번 선거제 개혁 어떻게 했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하자마자 바로 자신들이 배반을 해 버렸다”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이분들이 선거 끝난 다음에 이것을 추진할 것이냐.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추진하려 해도 내부에서 엄청난 반발들이 있을 거라는 것”이라면서 “이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내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라는 슬로건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결합하는 부분에 대한 견제구로 던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본인들도 이게 진정 성사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오히려 안 후보의 정치개혁 이슈를 윤 후보 측에서 받아 역공을 하면 민주당에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어진다. 왜냐하면 자기들이 주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이 제안이 성사될 수 있는, 그나마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경우의 수라고 본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하고 싶어 한다 하더라도 개별 의원들에게는 자기 지역구 자리가 사라지고, 거기 딸린 식구들이 사라지는 문제”라며 “그러니까 정말 뼈를 깎는 자기희생의 각오가 없이는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의원들의 총의에 의해서 나온 얘기라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이거 먹힐 얘기도 아니고 선거 끝나면 어차피 없어질 얘기”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송 대표는 다당제 연합정치 보장을 위한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제도 개혁, 대통령 4년 중임제·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국민통합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민심은 다양하다.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실질적인 다당제를 구현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국민통합 정치’를 먼저 제안하지만, 우리 당의 제안만을 고집하지는 않겠다. 방향만 같다면 구체적인 방법은 추가하고 보완해도 좋다. 다수 정당, 여러 후보가 함께 토론하며 지혜를 모은다면 분명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조선일보. 김가연 기자
지금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하는 것을 보니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는 야당을 포함한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인수위는 행정인수 업무에 충실하고 새 정부의 정책과제는 여야정 정책협력으로 만들겠다"며 "대선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국정기본계획을 합의하고, 이를 국회에서 의결하겠다"고 약속하겠다는데 여당 180석을 가지고 국힘을 뺀 열 명도 안 되는 야당을 참여시켜서 무엇을 할 거라는 얘기인지 어이가 없는 것이 아니라 황당합니다.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의당을 들러리로 세워서 야당과 함께 했다고 해놓고는 하루아침에 자기들끼리 합의한 것도 뒤집은 사람들이 무슨 염치로 또 국민통합을 내세울 수 있는지 정말 후안무치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선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위성 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방선거에는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대폭 강화해 세대, 성별, 계층, 지역 등 다양한 민심이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다는데 이제 대통령 선거가 얼마 안 남고 지지율에서 밀리다보니 말도 안되는 사탕발림으로 국민들을 호도(糊塗)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셔서 정말 누가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성실하게 일을 할 사람을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