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Science 표지】 알코올 속에 보관된 일본 해안의 해양생물들. 이 생물들은 2011년 동일본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후,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와 북아메리카에 도착했다. 굴 양식장에서 사용되던 로프에 굴잎(Dendostrea folium), 히드로충(hydroid), 태형벌레(bryozoa)가 달라붙어 있는데, 그중에는 쓰레기가 바닷물 속에 들어갔을 때 달라붙은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바다의 쓰레기가 외래종을 수송하여 다른 대륙에 도입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동물들은 - 합성이든 천연이든 - 임시 뗏목을 타고 세상을 여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해안들에는 제각기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동식물들의 장거리 이동이 그리 빈번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쓰나미(참고 1)는 대규모 동식물의 장거리 이동 사건을 초래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무려 7천 킬로미터를 여행한 사물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 바닷물이 일본의 동해안을 떠날 때, 어마어마한 쓰레기 더미가 동승(同乘)했다. 그 쓰레기 더미에는 -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에서부터 어선 한 척에 이르기까지 - 수백만 개의 물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 앞바다로 들어간 물체들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해류가 이 물체들을 멀리 실어 나르자, 물체 속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들도 함께 멀리 이동했다. 그리하여 많은 생물들은 해류를 타고 동태평양으로 향했다.
생물 및 쓰레기의 이동으로 인해, 일본의 쓰나미는 과학자들에게 '생물학적으로 풍부한 쓰레기장의 운명'을 추적·평가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했다. 살아있는 일본산 해양생물들을 실은 쓰레기는 동태평양 해안에 상륙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2012년에는, 북쪽으로는 알래스카 남서부, 동쪽으로는 캘리포니아 중부에까지 도착했다.
연구자들은 635개의 물체들(적재물, 부표, 나뭇조각, 심지어 어선)에 올라탄 동물들을 기록했다(참고 2). 그리하여 최소한 279종의 살아있는 일본산 무척추동물과 물고기들이 발견되었다. 그들 중에서 지금껏 뗏목을 타고 대륙을 횡단한 것으로 보고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많은 쓰레기들은 '매우 풍부한 도착물'로 분류되었는데, 이는 20종 이상의 생물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풍부함은 아마도 다량의 '비생분해성 물질'이 뗏목으로 이용된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무나 뿌리와 같은 유기물 뗏목은, 유리섬유나 폴리스티렌과 같은 합성물질에 비해 바다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오래 버틴다는 것은 따개비, 삿갓조개, 홍합들이 무리를 이루어 여러 세대를 경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표된 「일본의 쓰나미를 통해 야기된 일본산 동식물의 대규모 장거리 이동」에 관한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거리를 이동하는지 알게 되었다.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그들이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장차 전 세계 해안의 종다양성이 상당히 감소할 것임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좀 더 많은 동물들이 쓰레기에 편승할 테니 말이다.
【동영상】 뗏목을 타고 일본에서 북미로 대량 이동한 생물들
1. (왼쪽) 알고리즘의 주요 3단계 2. (오른쪽) 32비트짜리 작은 파일의 사례: 32비트짜리 파일을 4비트짜리 세그먼트 8개로 분할했다(8 x 4 = 32). 태그는 편의상 2비트짜리 숫자로 표시되었으며, 단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