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제 모양대로 늘어져 걸려서 흔들리는 풍향계
이미 기다림은 버리고 버려져 없어도
바람은 가끔 시계바늘을 거스른다.
그 떠다니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붙잡으려 하는가.
날마다 한 뼘씩 자라던 애증은
꼭 그만큼씩 분질러버리고
남은 것은 그저 빈 가슴뿐이라던 그대 그 말에 자유로웠지.
그렇게 잊혀져
아니, 적어도 그렇게 잊혔으리라는 섣부른 예단에,
내게서 놓여나고, 네게서 놓여나고
그게 우리의 길이 아니겠냐는,
네게서 놓여난 나보다 내게서 놓여난 네가
자유롭고, 그렇게 잊었으리라는 나에게의 위안은
얼마나 허술했는지
이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나, 우리는
네가 아직도 날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날
값 싸게 몸이라도 팔아 웃고 싶었다.
거리에 구르는 낙엽 한 장 무슨 의미가 있다고
가슴 녹여내 지난 시간들을 땜질하는가.
다시 돌아서야 하는 길목에서
아무런 기약도 하지 말자
하물며 자신에게의 약속조차
부도 난 약속어음 한 장 보다 가볍다는 것을
진즉 알지 않았나, 그 잔인했던 생의 오류 속에서.
세월이 가고
그리 서러울 것도 없는 우리의 목숨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지난날에 먼 길 돌아서 달리던 열차가 그림자조차 버리면
그 때나
우리는 아무 이야기 없는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으리, 다시 ♧
어수대
전망대쉼터
지장봉
삼각봉
새제
의상봉
사두봉
중계교(부안댐)
첫댓글
그러니요
살다 보니 그 삶이란 생이란 오류도 겪어야 하면서
삶 그 자체를 영위함이 인생의 터득하는 한 페이 진지도요
강원도를 내려가다 보면
빙빙 돌아가는 풍향계가 바람의 풍향을 알려주는 모습들이 그리 멋진 줄은...
저구름 흘러가는 곳엔
쇠뿔바위도 그 이름이 특별합니다
먼 후일엔 추억의 한 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