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부천지부 주관으로 ‘2017 작가와의 만남’ 3회 차 행사가 지난 11일(토) 오후 2시-4시 까지 송내어울마당 교육실에서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부천의 문인, 시민 등이 참석하여 경청하였다. 박희주 소설가(부천문인협회 회장)는 ‘사랑하라, 사랑하라-소설속 사랑의 여러 형태’라는 제목으로 강의하였다. 서성란 소설가는 ‘소설과의 공간과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강의하였다. 박희주 소설가의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에 나타난 사랑의 여러 형태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이 소설의 원이름은 Notre-Dame de Paris(파리의 노트르담)이다. 노트르담 성당이 배경이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고는 인도주의 작가이고 사랑을 강조한 작가이다. 이 소설은 부당한 형벌제도를 고발한다. 소설의 발단은 한 아이가 성당에 버려진다. 절름발이 애꾸눈의 꼽추이다. 이 성당의 부주교(신부)인 클로도 프롤로(Claud Flollo)가 그 아이를 거두어 건실하고 신실한 사람으로 키운다. 이름을 콰지모도(Quasimodo) 라고 지어주는데 자라서 성당의 종치기가 된다. 신부가 은인이고 아버지이다.
어느날 성당 앞에서 집시 처녀가 춤을 춘다. 아름다운 열여섯 짜리 소녀 이름은 라 에스메랄다(La Esmeralda)이다. 자유영혼을 가진 여자이고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작가는 부주교 끌로도 프롤로를 성스러운 신부가 아니라 괴물로 그리고 있다. 무뚝뚝한 사나이이다. 이 신부가 집시 처녀를 보고는 한눈에 반하고 자신의 욕망을 통제할 수 없다. 혼이 여자에 빠진다. 신부의 신분을 잃어버리고 여자를 소유하려고 한다. 재산, 학문, 수도생활이 다 허무하고 공허할 뿐이다.
그 신부는 집시 여자를 안고 싶은 욕망에 콰지모도에게 그 여자를 납치해오도록 명한다. 도중에 근위순찰대장인 미남 페뷔스 드 샤토페르(Phebus de Chteaupers)가 그녀를 구출해준다. 그녀는 구해 준 그 남자에게 연정을 느낀다. 클로드 프롤로는 라 에스메랄다에 연연하여 그 두 사람을 염탐하고 노리다가 질투에 사로잡혀 비열하게도 페뷔스를 칼로 찌른다. 기절해있던 라 에스멜랄다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우고 체포하게 한다. 그녀는 살인자로 몰려 재판에서 교수형을 받는다.
콰지모도도 라 에스메랄다를 사랑한다. 그는 그 여자가 사형당하기 직전에 그녀를 업고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성당은 치외법권 피난처이다. 그는 피신한 처녀 주변을 배회하는 신부를 경원한다. 부랑배들의 무리가 그들의 자매인 에스메랄다를 구하기 위해 성당을 습격하는데 콰지모도가 혼자 막는다. 그사이 클로드 프롤로는 복면을 하고 라 에스메랄다를 구원하러 왔다는 핑계로 그녀를 밖으로 끌어낸다. 그녀는 그것이 클로드 프롤로인 것을 알고는 다시 그를 거절한다. “페뷔스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어요.”한다. 신부는 순찰대를 부르려고 한 은둔 수녀에게 그 여자를 맡긴다. 그 은둔 수녀는 집시들을 미워하는데 그것은 옛날에 집시들이 그녀의 어린 딸을 훔쳐간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로잡혀 있는 처녀가 바로 자기가 잃어버린 딸인 것을 알게 되지만 순찰대가 와서 라 에스메랄다를 빼앗아 가고 교수형에 처하게 한다.
고뇌로 말미암아 미쳐버린 콰지모도는 클로드 프롤로를 성당의 높은 곳에서 밀어 떨어뜨린다. 그는 처형당한 집시 처녀의 시체위에서 죽어간다.
콰지모도는 후에 에스메랄다와 하나가 된 시체로 발견되었다. 아름다운 사랑의 완성이다. 목숨을 내놓은 영원한 사랑이다. 그러나 사랑은 축복이 아니다. 생명의 길이 아니고 죽음이다. 클로드 프롤로의 일방적 사랑은 비극적 사랑이다. 집착은 비극을 낳는다. 라 에스메랄다는 미남을 사랑했다. 사랑의 양태가 여러 가지이다. 1800년대의 사랑이야기이다. 앞으로 사랑 이야기는 어떻게 진화할까. 40년-50년 후에는 결혼제도가 소멸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1930년대 비극적 사랑 ‘벙어리 삼룡이’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계속 남을까. 소설도 진화하게 된다. 지금 종교도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서성란 소설가의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소설가로 등단한지 20년이 되었다. 책도 8권을 출간하였다. 소설에서의 장소,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에는 익숙한 공간이 있고 낯선 공간이 있다. 익숙한 공간에서는 나와 가족이 있다. 낯선 공간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만난다. 자신과 가족이 익숙한데 소설로 쓸려면 낯설게 보아야한다. 있는 그대로 쓰면 자서전이다. 엄마를 그대로의 엄마를 쓰면 자서전이다. 소설로는 실패이다. 낯설게 보아야한다. 글쓰기에는 공간이 있다. 어릴 때라고 하면 그때의 공간이 있다.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인물을 찾는다. 창작 아이디어를 책에서(타인 공간 들어가) 얻는다. 작가를 위한 렌터 하우스에서 한 달간 묵은 일이 있다. 작가 다섯 명이 있었다. 거기에서 작품을 잉태하고 나와서 썼다.
2013년 한국문학예술위원회의 주선으로 인도에 간 일이 있다. 레지던트 하우스에 있었다. 못 사는 나라라는 느낌을 가지고 갔었는데 날씨도 따듯하고 먹을 것이 풍족하였다. 바나나, 카레, 밥 등이 익숙하였다. 한국인은 한 명이었다. 놀고 책 읽고 그 공간 안에서 낭독회 하고 작가와의 대화를 하였다. 여러 나라 작가가 왔다. 나는 20대의 인도여성 시인과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인도사람은 다 영어를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상인이나 대학 나온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한다. 기본언어가 18 가지 이상이다. 지방어가 300개이다. 인도에는 영어 못하는 사람도 많다. 두 달 인도 체류하는 동안 고정관념이 바뀌었다. 기차 타고 10시간도 가고 2일을 가기도 한다. 기차는 요금이 저렴하다. 남자 승객이 99%이다. 나는 여자로 화장실 가기도 걱정 되었다. 노트북, 여권, 스마트폰, 누가 훔쳐가지 않나 하고 걱정되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레지던트 하우스에 있을 때는 욕실도 있고 글 쓰는 공간도 있고 정원도 있었다. 지원금을 받았으나 기간이 끝나 개인 여행을 할 때는 내 돈을 썼다. 3천 원 하는 방에서는 빈대가 나왔다. 4000원 하는 방은 좋았다. 머물렀던 방을 사진 찍고 기록하였다. 어떤 꿈, 생각을 기록한다. 만났던 사람들도 기록한다. 그것이 씨앗이 되어 한편의 소설이 되었다. 원고 1000매를 탈고했다. 1년 정도 손을 보아야 할 것이다. 머물렀던 공간, 타인의 공간이 소재도 되고 주제도 된다. 나는 여러 권 소설을 출간 했지만 유명한 작가는 아니다. 그간 돈 생각은 안 했는데 지금부터는 해야겠다. 생각하고 쓰고 출간한 작품을 홍보하고 팔려서 돈이 들어오면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다. 무명작가들이 홍보가 필요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있었다. 아직 영화화 되지 않은 책을 대상으로 공모가 있었다. 내 작품, 장편소설 ‘쓰엉’이 2017년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에 선정되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받았다. 9명이 선정되었다. 5박6일간 초청받아갔다. 작품을 소개하고 홍보하였다. 젊은 작가들이 홍보에 더 열심이었다. 팔리고 영화화 되면 돈이 생긴다. ‘쓰엉’은 장편소설인데 주인공 이름이고 소설 이름이다.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그 방면에 자료를 모우고 공부를 많이 하였다.
그간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소설도 쏟아져 나왔다. 불상하게 그리기도 한다. 뉴스에도 나쁜 여자, 꽃뱀 나쁜 면이 나왔다. TV에 이주 여성으로 현모양처로 성공한 사례도 나온다. ‘파프리카’는 단편소설이다. 예술인들이 화천으로 농활을 간 일이 있다. 주민을 돕고 연극을 하였다. 농장을 가보고 온실에서 파프리카를 키우는 것을 보았다. 키우기가 까다롭다고 한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결혼이주여성과 파프리카가 연결되었다. 상상하고 구체화해서 80매의 소설을 썼다. 단편집에 수록되었다. ‘풍년식당 레시피’도 식당에 들어갔다가 보고 생각한 소설이다. 나는 그간 이사를 여러 번 다니었다. 현재 돈을 못 벌고 산다. 추운 난방, 어지러운 방이 글쓰기 공간이다. 공간, 장소에서 보고 느낀 것이 씨앗이 돼서 소설을 쓰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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