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원은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독교 수도공동체이지만 그 역사와 특징을 살펴보면 그 속에 숨겨진 신앙의 보물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나 단체도 아니고 기독교에서 보기 드문 자생적 수도공동체라는 독특한 개성과 영성의 향기가 스며있다. 목회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조직도 없이 평신도들이 모여 날마다 예배하고 기도하면서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이다. 단체나 조직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고 저절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임이기에 그 기원도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모호하다.
해방 후 이현필선생을 따르는 제자들이 중심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이가 어떤 모임의 명칭이나 회칙을 제정하여 조직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와 핍박을 피하여 산중에서 함께 모여 기도하고 농사짓고 살다가 해방이 되자 식구들이 광주로 나와서 해야 할 일을 찾은 것이다.
광복 직후 정국은 혼란하여 여순사건이 일어났다. 이현필은 졸지에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1950년 1월에 광주지역 유지들이 뜻을 모아 동광원이라는 고아원을 만들었을 때 그 운영을 정인세 원장에게 맡겼다. 정인세 원장은 광주YMCA 총무로 있다가 이현필의 신앙을 존경하여 1948년부터 합류했던 분이다. 따라서 정인세 원장을 중심으로 이현필의 제자들이 모여서 동광원을 운영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이현필을 따르던 신앙인들의 모임을 자연스럽게 동광원 사람들이라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