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눈이 풀렸어요. 그만 마셔요." 라는 말을 듣는 순간 술이 풀려버렸다.
화가 나서 오기로 술을 들이 부었다.
결국 냉장고에 있던 술이 끝장날 때에서야 술마시는 행위는 끝이 났다.
뒤에 생각해 보니 술마시고 필름이 끊긴 적은 많았지만 눈이 풀린 적은
없었다고 스스로 생각해왔던 거 같은데 그런 말을 들으니 내가 늙은 것인지
약해진 것인지 하는 자괴감에 화가 났던 것이다.
요즘은 술을 마시면 술에 집중하게 된다. -
가벼운 중독 증상이겠다. 의학적으로 따지면 "아, 오늘은 술이 땡긴다"정도만
되어도 중독이라 할 것이고 실제로도 그런 거 같다. 다만 그 정도라면
'뭐 아직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말겠지만. -
그러나 그것이 꼭 그런 탓만은 아니다. 술자리가, 주고받는 말이
그 전체의 모양이 어색하고 공허할 때가 많다. 일상외의 술자리,
망년회같은 자리는 더욱. 그것은 내가 그 술자리와 그 속에서의
대화를 탐탁치 않아 하는 것이 원인인데 또한 그러한 사람이 꼭 나뿐만은
아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리 되리라.
오랫동안 만나오던 사람들이라도 이 즈음의 분위기는 그러한가 보다.
글을 쓴 지 너무 오래되었나 보넹.ㅡㅜ
momo님 술이 짱이시군요. 그날도 처음부터 끝까지 태도가
변치않는 거 보니 그러리란 생각이 들었지만서도.....^^
나도 '인생은 그런 것이다'라는 말 정말 싫어해요.
너무너무너무너무 싫어합니다. ^^
술마시고 나서 술로 해장하는 것은 그러한 탓인가 봅니다.
마구 들이부어도 해결되지 않는 그 타는 갈증.
다음날 깨지는 머리속에 남은 잔재, 몇개의 단어,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