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은 죽지 않는다"…대체 연료 급부상!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탄소중립이다. 각 회사가 전동화 부문에 수십조 이상을 투자하고, 재생에너지로 공장을 가동시키는 등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연구개발(R&D) 및 투자 역시 전기차에 집중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의 퇴출은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 폭스바겐 '바이오 디젤'을 넘어 이번엔 '파라핀 디젤'!
폭스바겐은 최근 유럽연합(EU)으로부터 파라핀을 혼합한 디젤 연료 사용을 허가받았다. 적용 대상은 8세대 골프 GTD와 티구안 TDI 등 2개 차종이다. 두 차량은 파라핀 디젤 주입 시 오염물질 배출량이 최대 95% 감소했다.
특히, 해당 파라핀을 친환경 소재에서 추출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파라핀은 일반적으로 중유에서 뽑아내지만, 폭스바겐은 식물성 폐오일에서 추출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해당 성분을 추출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향후 폐기물 및 쓰레기 처리와 탄소중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된 셈이다.
이미 파라핀 디젤은 유럽에서 유통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디젤차 퇴출을 조금 더 늦출 수 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은 파라핀 디젤이 10년 내 자동차 디젤 연료 시장의 30%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별개로 항공업계에서도 파라핀 혼합 연료를 주목하고 있다. 식물성 오일에서 추출한 파라핀을 제트엔진 연료에 혼합한 결과, 오염물질 배출량이 30% 가량 감소했고 비행운 발생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 포르쉐 e퓨얼 "외계인들이 또 해냈다"
포르쉐는 엑슨모빌, 지멘스 등과 함께 새로운 탄소중립 연료인 e퓨얼 생산에 착수했다. 2022년 13만 리터를 생산하고, 2024년 5500만 리터, 2026년 이후 연 5억5000만 리터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e퓨얼은 수소(H)와 탄소(C)로 이뤄진 탄화수소가 핵심이다.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하여 만들고, 탄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결합시킨다. 생산에 필요한 전기는 친환경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
e퓨얼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소 후 탄소 배출량도 기존 가솔린 연료 대비 최대 9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정제 과정을 거치면 가솔린뿐 아니라 디젤이나 선박유 등에도 대체할 수 있다. 기존 엔진은 물론, 석유 운송 및 보관 등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도 불필요하다.
특히 연료 생산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인 만큼. 탄소중립적인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문제는 낮은 경제성이다. 현재 e퓨얼의 생산 단가는 리터당 10달러(한화 1만2000원) 수준에 달한다. 운송 및 보관료와 각국 세금 등을 고려한다면, 가격경쟁력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포르쉐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e퓨얼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2022년 개최되는 모빌1 슈퍼컵의 출전 차량에 e퓨얼을 사용하고, 실제 성능 검증에 돌입한다.
# 토요타 "우리 수소차는 좀 달라요" 수소엔진
토요타는 새로운 개념의 수소차를 선보였다.
현재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고 모터를 구동시킨다. 사실상 구동 방식은 전기차와 동일하다. 반면, 토요타의 새로운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로 직접 엔진을 작동시킨다.
토요타 측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수소 엔진은 물 이외에 별다른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차라는 입장이다. 희토류 등도 필요하지 않아 무차별적인 자원 개발도 막을 수 있다.
토요타는 올해 5월 수소 엔진을 탑재한 코롤라 레이스카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 고성능 GR야리스에 수소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코롤라와 GR야리스 등 수소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실제 성능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