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의 강점은 매우 안정적이고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발주하는 철강플랜트를 도맡다시피 해 계열사 발주 공사로 인한 매출이 지난해에는 58%에 달했다. 이와 함께 철강 및 발전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부문의 성장도 두드러져 지난해에는 해외공사비중이 16%대에 이르고 토목사업분야도 13%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는 달리 대규모 자체개발사업에 대한 비중이 높아 지난해 기준 아파트 등 분양사업의 매출 비중 또한 60%에 이르는 점은 향후 부동산 경기에 따른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포스코건설의 미분양 아파트도 지난해 말 기준 1900가구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 미분양아파트가 지방에 집중돼 있어 다소 우려스럽다.
- ▲ 포스코건설이 대구 봉무동 일원에서 추진중인 복합개발사업 이시아폴리스 광역 조감도. 이시아폴리스는 지난달 말 2년여의 사업 지연 끝에 첫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지만 모집가구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순위내 청약을 마쳤다.
◆ 송도에 발목 잡히나
자체개발사업은 사업 위험이 크지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대구 이시아폴리스, 지방 돔야구장 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면서 꾸준히 자체개발사업의 비중을 높여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최근 이런 사업들의 위험성이 물 위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 대구 및 광주광역시의 돔구장 사업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폐기될 위기에 빠져 있으며 2년째 미루다 지난달 분양 사업을 시작한 대구 이시아폴리스는 분양이 쉽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참여하는 송도 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달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송 신임시장은 인수위원회 시절인 지난달 말 “송도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방식을 부동산 개발 위주에서 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1조원 이상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던 포스코건설에는 악재다.
포스코건설이 금융권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송도 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따른 분양수입은 9조38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만4000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으로 6조3000억원을 매출을 올리고 이 중 기부채납, 금융비용 및 분양원가를 제하면 1조1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인천시가 아파트 사업 비중을 크게 줄인다면 아파트 분양사업 수입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포스코건설로서는 수익 면에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외에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3134억원 규모의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사업이 인천시 재정 문제로 문학경기장 리모델링과 주경기장 신축을 두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송영길 리스크’는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인천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A 건설사 한 임원은 “전임 안상수 시장과 송영길 현 시장이 부동산개발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혀 다르다”며 “특히 포스코건설 등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업체일 경우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많이 벌긴 하지만”..수익성은 도리어 악화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매출액이 6조6757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4조5173억원)대비 47% 증가한 셈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2907억원과 304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2008년과 지난 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4.2%와 4.4%로 이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지난해 기준 원가율이 92.4%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미분양 판촉 등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아파트 등 분양사업의 원가율은 100%를 웃돌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민간건축경기가 악화하면서 원가투입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그룹 발주 공사에서 얻은 수익을 건축 및 주택사업 등이 조금씩 까먹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 재무구조 업계 최고 수준..기업공개 등 현금동원력도 우수
그럼에도 포스코건설의 경쟁력은 업계에서도 매우 우수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탄탄한 재무구조는 포스코건설이 웬만한 경기 변동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3199억원 규모의 대우엔지니어링 인수 등으로 2008년 2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에는 136.7%로 크게 떨어졌으며 상해 포스코플라자 매각 등으로 차입금을 줄여 순차입금도 3200억원대로 급감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2008년 1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조2000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기준 468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철회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본 확충 여력도 충분해 자금동원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기업신용평가 연구원은 “비록 현금흐름이 다른 대형건설사에 비해 저조하다고는 하지만 모기업으로부터의 자금동원과 주식상장 등을 앞두고 있어 현금동원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각종 개발사업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