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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천보현사 원문보기 글쓴이: 무공
입춘과 삼재 법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입춘절 입니다. 이번 주는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과 같은 주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늘 입춘 법문은 입춘과 삼재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입춘은 24절후 가운데서 제일 처음에 오는 절기로 이때부터 날씨가 차츰 따뜻해지고 봄이 시작된다고 하여 “설립(立)”에 “봄 춘(春)”을 써서 입춘이라고 지칭합니다. 이 날은 태양이 횡경 315도에 이르는 때로, 양력으로는 2월 4일경인데 정확한 시간은 해마다 다릅니다. 나이에 비해서 어린 짓을 하거나 속이 안 든 사람을 보고 “철모르는 놈”이라고 하는데, 철이란 곧 계절을 말하고, 계절을 세분한 것이 절후 이므로 철모른다는 말은 곧 절후를 모른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이처럼 철을 모른다는 것은 곧 절후를 모른다는 의미요, 이 말이 속없는 사람을 지칭하게 된 데는 그 만큼 절후를 아는 일이 옛날 사람들에게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요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입춘은 태양을 기준으로 할 때 실질적으로 일 년이 시작되는 날이자 봄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농업을 위주로 하던 우리 조상들에게는 새롭게 농사를 시작하게 되는 희망에 찬 날 이었습니다.
입춘날 이면“입춘대길(立春大吉)”,“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수여산부여해(壽如山富如海)” 등을 써 붙이는 풍습은 입춘이 봄이 시작되는 날이므로 한 해를 희망적으로 시작해보려는 의도에서 발생한 민속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박한 민속도 이제는 절 집안에서나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거의 잊혀져버린 과거의 유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유독 우리 절 집안에서는 해마다 입춘 날이 되면 어느 명일 못지않게 이 날을 중요하게 여기고 절마다 법회를 갖고 있는데, 그 까닭은 삼재 예방을 위한 기도를 올리게 위해서 일 것입니다. 삼재(三災)에는 민속적인 의미의 삼재가 있고, 불교에서 말하는 삼재가 있는데 민속적인 삼재에는 수재·풍재·화재 또는 병난(兵難)·질역(疾疫)·기근(饑饉)을 말합니다. 민간에서는 단순히 이러한 재앙에 해당되는 띠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 나이 띠에 해당하면 어떤 해에 삼재가 들어오고 나가고 한다는 것입니다. 법우님! 가운데에도 이런 삼재설을 믿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띠에 따라서 각기 3년씩 삼재가 들므로 삼재는 누구에게나 9년마다 다시 돌아옵니다. 삼재에 드는 사람은 그 해는 무슨 일이든지 조심하고 근신하여 경솔한 짓을 삼가 해야 액을 면하고, 또 삼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를 세 마리 그려서 문 위에 놓으면 재액을 면할 수 있다고 하여 이와 관련된 부적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 법우님들도 이 삼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더러는 부적을 붙이거나 몸에 지녔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재 예방법이나 삼재설 자체는 순수한 의미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이 삼재설은 도교나 유교, 중국의 음양오행사상에서 발생하여 전해오고 있는 민속신앙입니다. 어떤 의미로든 몸가짐을 조심하고 삼재를 미리 예방하는 것은 좋은 일이겠으니 너무 부적에만 의지하여 삼재를 막겠다고 하는 것은 불자로서 택할 길이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우리와 같은 중생들이 사는 세계를 기세간(器世間) 이라고 하는데, 이를 크게 셋으로 나누어 삼계(三界)라고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삼계는 우리 중생들의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큰 세계이지만 여러 가지의 아주 미세한 원소들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로는 태양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태양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 우주 변화 과정을 네 가지의 기간으로 구분합니다. 공겁(空劫)·성겁(成劫)·주겁(住劫)·괴겁(壞劫)의 4기를 순환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보통 삼천대천세계라고 하는 말들을 하는데, 대우주 안에는 한량없는 세계가 있다고 합니다. 사대주와 태양과 달, 육욕천(六欲天)·범천까지의 세계 1천개를 합하여 소천세계(小千世界)라고 하고, 소천세계를 천 배한 것이 중천세계, 중천세계를 다시 천 배한 것이 대천세계(大千世界)인데, 이러한 무수한 세계가 똑같이 이루어졌다가 부서지기 때문에 이들을 삼천대천세계라고 하고, 다시 이와 같은 무수한 삼천대천세계가 이 우주공간에 존재한다고 하는 것이 불교의 우주관입니다. 그런데 이 한량없는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 우주의 변화과정 에는 일정한 주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제1의 공겁은 이 세상에 있던 모든 것들이 괴멸되어 아무것도 없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 공겁이 지나면 제2기간으로 삼라만상이 성립하는 시기에 이르게 되는데 이를 성겁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이러한 세계가 유지 존속되는 기간인 주겁입니다.
이 주겁 동안에는 세계 자체는 큰 변화가 없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수명은 처음에는 8만 살에서부터 시작하여 차츰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백년마다 한 살씩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인간의 수명이 열 살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다시 백년마다 한 살씩 늘어나게 되어 다시 처음과 같은 8만 살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한번 줄어서 열 살에 이른 것을 소겁이라고 하고
이 소겁이 20회를 반복하는 것을 중겁이라고 하는데, 사람의 수명이 열 살에 이를 때마다 소삼재가 든다고 합니다. 이 때 일어나는 삼재는 서로 흉기로 찔러서 죽이는 도병재· 나쁜 질병이 유행하는 질역재·가뭄으로 굶주리는 기근재로서 이를 소삼재 즉 작은 삼재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대삼재는 주겁 다음에 오는 괴겁이 마지막 소겁에 일어나는 삼재를 말합니다. 이 주겁이 지나면 괴겁이 됩니다. 괴겁이란 삼천대천세계가 파괴되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이론은“구사론(俱舍論)”이라는 이론서에 나오는데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고 한편으로는 아주 비과학적인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우주 신비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헤아릴 수도 없고, 오직 부처님이나 혜안을 터득한 선지식들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 일이므로 이러한 이론을 믿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적 의미로 삼재는 무엇일까요? 현대는 수없이 많은 재난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듭니다. 멀쩡한 몸으로 출근한 남편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병원 영안실에 누워있기도 하고, 선량한 주부가 대낮에 떼강도에게 변을 당하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재난의 뿌리는 자기 자신에게 있고, 그것은 다름 아닌 탐진치 삼독심입니다. 이 세상은 모든 사람들의 공동의 업에 의해 크게 변해 갑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업이 그 사람 개인에게만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업을 이루어 그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요즈음 가장 큰 사회문제의 하나로 대두하게 된 공해문제도 공업의 결과입니다. 탐진치 삼독심의 소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보살님께“삼재를 소멸시켜 주십시오!” 하고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우리 마음이 이런 재난을 부르지 않도록 바른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불보살님, 화엄 신중님께서 보살펴 주십시오!”하고 기원해야 합니다. 불보살님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인도하는 안내자이지 강제로 끌고 가는 독재자는 아닙니다. 불보살님은 우리가 길을 가다가 잘못된 길을 걷게 될 때, 잘못된 길임을 깨우쳐주는 일은 하시지만 억지로 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재난이라는 것도 결국은 내가 지은 결과를 내가 받은 것입니다. 앞으로는 재난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길은 악한 업을 짓지 않고, 선한 업을 짓는 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속에 탐내는 마음·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용광로에 넣어서 모두 녹여 버립시다. 그리하여 우리 마음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보배, 부처님과 똑같은 지혜를 찾아내어 멋있게 활용합시다. 성불 하십시오! 불기 2552년 입춘지절에 보현사 무공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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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새기면서 살겠습니다........나무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좋은 정보 잘 가르쳐 주신 무공님 감사하고 또 감사하옵니다,_()()()_
나무아미타불!
잘 알았습니다. 저도 삼재에 드는해라 걱정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없고 마음과 행동을 다스려야 겠습니다. 두손모아 합장^^
아주 좋은 말씀 이십니다. 한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는데 바람이 불어 깃발이 날리는 것은 엄연한 현샐인데 그것을 마음이 움직여서 그러한다라고 하면 이치에 맞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혹시 천하만물의 본성은 적멸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건만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탐진치에 물들어 자연의 자성을 볼 수 없기때문이라고 말씀 하겠습니까?
탐진치가 삼재로군요........삼재팔난은 탐진치에서 비롯된것이니, 이 삼독중에서 한개만이라도 철저히 다잡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