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는 사도들과 원로들을 향하여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
느님께 돌아선 형제들도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으니 감당
할 수 없는 멍에를 씌워 하느님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제1
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랑 안에 머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 판단으로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 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5,7-21
그 무렵 7 오랜 논란 끝에 베드로가 일어나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말
하였다.
“형제 여러분, 다른 민족들도 내 입을 통하여 복음의 말씀을 들어 믿
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일찍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나를 뽑으신 사실
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8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시어 그들을 인정해 주셨
습니다. 9 그리고 그들의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정화하시어, 우리
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으셨습니다.
10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왜 우리 조상들도 우리도 다 감당할 수 없
던 멍에를 형제들의 목에 씌워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입니까? 11 우리
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믿습니다.” 12 그러자 온 회중이 잠잠해졌다. 그리고 바르나바와 바
오로가 하느님께서 자기들을 통하여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일으키
신 표징과 이적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13 그들이 말을
마치자 야고보가 이렇게 말하였다.
“형제 여러분, 내 말을 들어 보십시오. 14 하느님께서 처음에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당신의 이름을 위한 백성을 모으시려고 어떻게 배
려하셨는지, 시몬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15 이는 예언자들의 말과
도 일치하는데,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16 ‘그 뒤에 나는 돌아와, 무너진 다윗의 초막을 다시 지으리라. 그
곳의 허물어진 것들을 다시 지어, 그 초막을 바로 세우리라.
17 그리하여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내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모든
민족들도 주님을 찾게 되리라. 주님이 이렇게 말하고 이 일들을 실행
하니, 18 예로부터 알려진 일들이다.’
19 그러므로 내 판단으로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
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고, 20 다만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우상에게 바쳐 더러워진 음식과 불륜과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피를 멀리하라고 해야 합니다. 21 사실 예로부터 각 고을에는, 안식
일마다 회당에서 모세의 율법을 봉독하며 선포하는 이들이 있었습
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9-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
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
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
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이 지상에서 당신 삶의 마지막 순간에
제자들과 만찬을 드시며 하신 말씀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
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하느님의 사랑에
자신을 열고, 하느님께 속하는 데 있다.” (제27차 청소년 주일 담
화문)라고 하셨습니다.
길 가는 아무개를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잘 모르는 사
람,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
에도 우리는 방송이나 여러 매체를 통하여 전쟁과 재해, 기아와 무
관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가난하
고 취약한 이들을 돕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이 가장 절실한 사람은 어쩌면 나의 가족, 친구
또는 성당 교우나 직장 동료 가운데 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따금 익명의 타인에게는 선행을 베풀며 돕고 애덕을 실천하면서도,
정작 가장 친밀한 가족과 형제, 친구들에게는 가깝고 편하다는 이유
로 사랑과 도움을 주기는커녕 상처를 주고 미워하며 벽과 담을 쌓아
삶을 지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 지옥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습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쌓
아 올린 미움이라는 벽과 담을 부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자
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때로는 아픔을 인내하고, 용서하며 용서를 청
해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를 천국의 삶으로 이끕니다. 그
래서 주님의 기쁨이 우리 안에 있고, 또 우리 기쁨이 충만해지게 합
니다.
기쁨은 사랑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기쁨과 사랑은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성령의 두 열매이기 때문입니다(갈라 5,22-23 참조).
하느님 안에서 기쁠 때 우리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 사랑의 기쁨을 누리며 그 사랑 안에 만족하지 말고
다른 이들을 위하여 애덕을 실천할 때, 우리는 ‘주님 계명을 지켜 주
님 사랑 안에 머무르게 됩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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