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새벽 /류시화
시월이 왔다,
그리고 새벽이 문지방을 넘어와
차가운 손으로 이마를 만진다
언제까지 잠들어 있을 것이냐고
개똥쥐바퀴들이 나무를 흔든다
시월이 왔다
여러 해 만에
평온한 느낌 같은 것이 안개처럼 감싼다
산모퉁이에선 인부들이 새 무덤을 파고
죽은 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
저 서늘한 그늘 속에서
어린 동물의 눈처럼 나를 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 그것을 따라가볼까
또다시 시월이 왔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침묵이
눈을 감으면 밝아지는 빛이 여기에 있다
잎사귀들은 흙 위에 얼굴을 묻고
이슬 얹혀 팽팽해진 거미줄들
한때는 냉정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그럴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이슬 얹힌 거미줄처럼
내 온 존재에 눈물이 가득 걸렸던 적이 있었다
시월 새벽, 새 한마리
가시덤불에 떨어져 죽다
어떤 새는
죽을 때 가시덤불에 몸을 던져
마지막 울음을 토해내고 죽는다지만
이 이름 없는 새는 죽으면서
무슨 울음을 울었을까
시월이 왔다
구름들은 빨리 지나가고
곤충들에게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리라
곧 모든 것이 얼고 나는 얼음에 갇힌 불꽃을 보리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https://www.youtube.com/watch?v=1i34NPfgTCs
가는 곳마다 북적
웃음 넘쳐나니 즐겁다
매일이 이랬음 좋겠다
새벽에 일어나려니 몸이 무겁다
어제 넘 과음했던 것같다
몸을 망칠 정도로 마셔선 안되는데...
아직도 청춘으로 착각하나 보다
겨우 일어나니 여섯시가 훌쩍 넘었다
어제 일기를 써 놓지 않아 일기 써서 톡을 보내려니 시간이 꽤 걸린다
오늘은 형제들과 야외에 나가 고기나 구워 먹고 오자 했다
매제는 작은형님을 모시고 오고
동생은 날 데리러 오겠다고
아침까지 비가 와 걱정했는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나들이 하기에 괜찮을 것같다
내가 뭘 준비할거냐니까 동생이 다른 건 다 준비되었으니 나에게 고추와 마늘을 가져 오라고
동물들 모이
물과 모이를 충분히
병아리 한 마리를 데리고 있는 암탉에게 어제 물과 모이를 주었는데 주변을 마구 헤벼 왕겨가 들어가 물이 하나도 없다
그대로 놔두고 물을 마시면 안되나?
왕겨를 모두 꺼내니 물이 좀 고인다
오늘은 이 물을 마시며 견디어라
고추밭에 내려가 고추를 땄다
무잎이 싱싱해 좋다
무잎과 쌈배추 열무 강화순무잎을 좀 땄다
고기 싸먹으면 맛있을 것같다
모두 깨끗하게 씻어 비닐봉지에 담았다
집사람은 양념된장보다 무치지 않은 우리집 된장이 더 맛있다며 된장을 그릇에 담는다
우린 쌈된장보다 집된장을 더 좋아한다
국말아 얼른 밥한술
집사람은 속이 좋지 않다며 밥을 끓여 한술
어제 저녁에 먹은게 체한 것같단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럽다고
큰애가 체했었는데 집사람도 체해버렸나?
왜 자꾸 여기저기 아프려할까?
동생이 왔다
고창 바람공원에 가서 고기 구워 먹잔다
집사람이 고창 청보리밭 옆에 핑크뮬러가 볼만하다며 거길 들러 바람공원으로 가자고
매제네도 고창 청보리 밭에서 만나자고
청보리밭 주차장에서 매제네를 만났다
작은형수님을 오랜만에 뵈었다
요즘 화목이가 식당을 고치고 있어 쉬고 계신단다
참으로 오랜만에 일없이 쉬시는 것같다
쉬실 때 건강관리 잘 하시라고
청보리밭은 메밀꽃이 활짝 피었다
봄에는 청보리 가을엔 메밀을 심는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나와 메밀밭을 산책하며 메밀꽃을 배경삼아 한컷씩
모두 여유롭게 보인다
우린 핑크 뮬러 가든을 둘러보러 가자고
청보리밭 옆에 핑크 뮬러 가든이 있다
찾아가니 입장료가 있단다
그도 무려 4천원씩
청보리밭처럼 크게 조성된 것도 아니고 2-3천평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
입장료가 넘 비싸다
위에서 내려다 본 것으로 만족하자며 발길을 돌려 바람 공원으로
공음에서 대마 막걸리를 샀다
어제 많이 마셨어도 고기 안주 있는데 한잔은 마셔야지
구시포 명사십리를 거쳐 동호 해수욕장으로
오가는 차들이 너무 많다
쉴만한 곳은 사람들이 가득
동호해수욕장에 가니 캠핑족이 진을 치고 있다
바람공원은 바로 옆
그곳에 가니 바다에서 조개 잡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물 때가 맞은 것같다
바닷가 데크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 불어 서늘한 것 같더니 한낮 되니 넘 덥다
동생과 매제가 고기를 구워낸다
제수씨는 찰밥을 해 오셨다
모든 준비를 동생이 다 해 왔다
고기는 작은형수님이 사셨단다
모임돈에서 하자니 이런 것 정도는 형님이 내셔도 된다고
형수님이 어머님께서 우리 막내를 잘 낳아 주셔 고맙다며 웃으신다
그래 막내가 이리 형제들 챙겨주어 함께 할 수 있다
모두 술한잔 따라 건배
우리 형제들 항상 화목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자고
형제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안사람 덕분이란다
맞는 말이다
동서들끼리 서로 생각해 주는 마음이 깊고 다툼이 없어 집안이 화목한 것같다
모두 다 고마운 일이다
구운 삼겹이 참 맛있다
무 열무 잎등이 맛있다고
고추도 그렇게 맵지 않으면서 맛이 좋단다
야외에 나와서 먹으니 모두 맛있다
아니 형제들과 함께하기에 더 맛있는지 모르겠다
난 막걸리 몇잔
야외에서 형제들과 즐겁게 먹고 마셔서 그런지 별로 취하지 않는다
동생 덕분에 모두들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
우리처럼 데크 곳곳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팀은 대형관광버스를 타고 늙으신 부모님과 손주들까지 함께 와서 놀고 있다
대가족이 함께 움직인것같다
요즘 세상에 쉬 볼 수 없는 광경
그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
나왔으니 백수 해안도로를 한바퀴 둘러 보고 가자고
법성포 다리를 건너 백수 해안도로로
해안도로를 차가 점령
곳곳 쉴만한 곳엔 차들이 꽉 차 있다
긴 연휴라 귀성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나왔나보다
커피솝에 들어가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커피숍도 만원
대부분 가족과 연인들
추석 뒷날이라 부모님 모시고 나왔나 보다
가족들 함께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내 부모 내 가족 내 형제 내 친지
모두 둥글둥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게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일 것같다
작은 형수님이 올핸 송편을 안하셨다며 송편 하나 사서 먹잔다
동생이 집집마다 송편 한상자씩 사주었다
송편 하나를 먹어보니 집에서 만든 송편보다 더 쫄깃해 맛있다
영광 모싯잎 송편은 전국적으로 유명
역시나 맛이 다르다
함께 집으로 왔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가라니 낮에 잘 먹어 생각없다며 물한잔만 마시고 일어선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 만들어 보자고
오늘은 형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닭들을 잠깐 내 주었다
병아리를 데리고 있는 암탉과 병아리를 잡아 그물망 안으로 넣었다
그곳에 있는 병아리들과 있으면 물과 모이를 먹을 수 있을 것같다
한 마리지만 이왕 태어났으니 잘 컸으면 좋겠다
집사람이 부모님 기일을 앞당겨 내일 추모예배 드리기로 했다고
동이가 외국에 나가기 전에 온 가족 함께 모여 추모드리는게 좋다고 형님이 말씀 하셨단다
잘 했다
한사람이라도 더 참여해 추모예베 볼 수 있으면 좋겠지
내일 일찍 강진에 내려가자고
내일은 처가 식구들 모두 볼 수 있겠다
집사람은 밥을 토화젓 넣어 비벼 한술
토화젓은 소화를 돕는다
빨리 좋아졌으면 좋겠다
난 장조림에 막걸리 한잔
장성병원에서 건강검진 결과를 보내왔다
종합의견을 보니 일반 질환 의심으로 나왔다
흉부 촬영으로 폐에 질환 의심이 있고 인지기능장애 의심이 있다고
술을 계속 마시기 때문에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단다
심뇌혈관 위험도는 생활 개선을 하면 괜찮겠지만
폐와 인지기능 장애는 생각해 볼 일
지금까지 이런 결과가 나온 적이 없었는데...
일단 장성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 보아야겠다
일찍 잠자리로
나들이 하고 온게 피곤하다
풀벌레 울음 소리 새벽 정적을 깬다
님이여!
추석 연휴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고 계시리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
좋은 추억 많이 쌓아가십시오
하늘연달이 문을 열고 반갑게 맞이해 주네요
울긋불긋 고운 단풍들이 예쁘게 가을을 치장해 주리라
이달에도 건강 행복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