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삼강 이야기
천지지간天地之間 만물지중萬物之中에 유인唯人이 최귀最貴하니 소귀호인자所貴乎人者는 이기유오륜야以其有五倫也라 이는 1543년 영조시절 박세무朴世茂의 저서로 알려저 있는 동몽선습童蒙先習의 첫장에 나오는 말이다
동몽선습이란 어려서 맨처음에 배우고 익히고 지켜야할 도리를 기록한 책이다 유교를 중시重視해왔던 우리의 선조들은 제일먼저 자손들에게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도리부터 가르쳤다 살아나가는데 먹고 마시는것 다음에는 도덕보다 더중요한것은 없다 도덕은 질서이고 법이고 살아가는 도리이다
이세상 무엇보다도 사람이 오직 가장 귀한 이유는 오륜삼강五倫三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하셨던 것이다 오륜이란 부자지간의 혈육의정 부부간의 애정의정 군신지간의 의리의정 친구지간의 믿음의 정 어른아이들간의 서열序列의 정을말한다 삼강이란 역시 유교에서 윤리의 근본이 되는 세가지의 벼리로서 일이나 글에서 뼈대가 되는 줄거리를 뜻한다 부자지간에도 지켜야할 도리가 있고 군신지간에도 지켜야할 도리가 있으며 부부지간에 지켜야할 도리가 있다 서로간의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면서 화합하고 존중함을 의미한다
우리 조상님들은 오륜삼강이 있는한 또 다른법의 의미를 두지 않았다 삼강오륜이 제대로 지켜지면 모든법은 그 테두리내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세상은 벼락불에 콩구워먹는 초스피드 시대로 돌변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어제까지도 막혔던 곳에 오늘아침 갑자기 뻥뚫린 도로가 생기고 허허벌판 황량한곳에 느닷없이 하늘을 찌를듯한 초고층의 삘딩이 들어섰다 세상이 이토록 변하다보니 훈장 앞에서 무릎이나 꿇고 앉아서 공자왈 맹자왈하는 모습은 이제는 찾아볼수없는 하나의 옛모습이 된지 오래다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멋있게 살려는 세상속에서 오륜삼강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로 슬며시 퇴색 되였다
적어도 반세기 훨씬 그 이전에는 어른들이 수저를 들기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감히 먼저 수저를 들지 못했고 어른들 앞으로는 절대로 지나가지 못하고 뒤로 돌아 가던 예절이 세월이 지나면서 슬며시 잊혀진 이야기다 빨리빨리 문화가 성큼 다가오면서 장유유서는 점점 퇴색되어 찾기 어려운 오래된 옛날 이야기로 사라저 가고 있다 시간에 생활을 뺏기고 삶이 질서를 바뀌어 놓으면서 장유유서에서 길들여진 것들이 지킬수없이 빠르게 변모한다
- 어서 빨리 먹고 늦기전에 학교에 가거라 - 어른은 옛말이고 학교에 가야할 어린이에게 제일 먼저 상을 차려주면서 모든 반찬들도 어린이 입맛을 위주로 바뀌였다
어쩌다 갈치꼬리라도 생기면 어른이 먹고 남아야만 겨우 맛볼수 있었으니 애궂게도 앞에놓인 김치만 먹던 시절도 있었다 시대에 따라 아이들이 먹고 남긴 것들을 어른들이 천천히 뒤에 먹는 생활로 바뀌였고 오륜삼강만을 고집하던 노인들은 어느새 아무 쓸모없는 뒷전의 늙은이가 되여 버렸다 더우기 핵가족으로 변하면서 아들이던 딸이던 달랑 하나를 고집하다보니 금이냐 옥이냐로 키우면서 아이들때부터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적인 버릇없는 아이로 되였다
아이들은 어른으로부터 보고 배우고 길들여진다 명심보감 효행편孝行篇에는 효어친孝於親이면 자역효지子亦孝之라고 효자집안에서 효자가 생긴다고 기록되어있으며 그것을 사실로 믿었고 그것을 믿지 못하겠다면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수落水를 보라했다 낙수는 점점히 떨어지되 어긋나지 않고 언제나 정직하게 같은자리를 고집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것을 보고 배운다
류천석溜穿石이라는 고어古語가있다 한점 한점 떨어지는 낙수물에 바위도 구멍이 뚫린다는 말인데 어른들로 부터 한마디 한마디 들은 교훈으로 인하여 아이들 머리속으로 올바르게 주입되어 옳바른 교육이 될수 있다는 뜻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기성세대의 대부분은 어른들로부터 해라 하지 말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들어왔다 해라 하지말라는 말은 모든 행동과 자유를 옳바른 길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으례히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로 어른 앞에서는 감히 책상다리를 해본예가 별로 없다 어른앞에서 무릎꿇고 아뢰고 무릎꿇고 들었다 요지음처럼 엄마 아빠하면서 매달려보지 못하고 응석이나 철푸데기 앉아본일도 없었다
어른들앞에서 물러날때는 언제나 뒷걸음으로 물러나고 외출시에는 반드시 어디에 가겠노라는 유필유방遊必有方을 고하고 돌아와서는 또다시 잘다녀 왔다고 배알拜謁하는것을 익혀왔다 아침저녁 문안의 인사를 드리고 세수물을 떠다 바치는 시절을 요즘 아이들은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 엎드려 절하는 풍속은 일년에 한번 설 명절때만이 어쩌다 보이고 이따금 머리를 숙이는듯 마는듯 인사하면 그게 끝이다 인사는 예절이고 품격이며 고귀한 행동이며 인격이다
특히나 어른과 같이 식사하면서 지켜야할 밥상머리 교육은 요지음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서로가 바쁘게 살다보니 같이 대화할 시간조차 없어 장유유서란 말 자체를 모르는 요지음의 젊은 세대이다 부자지간의 자리가 뜸해지면서 부자지간의 정이 소원하게 되고 군신유의는 네편 내편으로 갈라저 서로가 욕설이나하고 멱살잽이나 하는 세상을 보아온 아이들에게는 대통령 알기를 초등학교 반장 정도로 우숩게 알고 경찰의 사법권은 힘있는 아버지의 권력 보다도 못미치니 공권력이 힘을 잃고 있다
어느샌가 부부의 호칭이 오빠와 너로 변하고 심지어는 애완견을 새끼라며 엄마 아빠가 되어 버렸다 부부간의 지켜야 할 도리는 사라지고 인간으로서 말도 않되는 호칭을 서슴없이 아무데서나 부른다 게다가 개와 사람간의 사이는 동족이 되어 엄마 아빠이고 새끼라니 이어찌 기가 차지 않을가 아마도 옛어른이 이런소리를 듣는다면 그순간에 기절초풍할지 모른다 오직 이기적인 세상속에서는 오륜삼강이 제대로 설수없는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보아야 될것같다 우리의 조상으로 부터 내려오는 도덕과 예의는 이제는 학교교실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태이다
어느날 지인으로 부터 초대를 받았다 초인종이 울리자 주인보다도 앞서 잽싸게 뛰어나오는 커다란 개두마리에 너무 놀라 기절할뻔했다 - 우리개 무섭지 않아요 - 주인은 개를 가슴에 안는다 주인 대신 개가 손님을 맞이 하다니 참으로 놀랄일은 손님도 개가 되는 순간이다 개에 놀란 마음을 속으로 억지로 다스리며 점심을 몇숫갈 뜨는척 마는척 바쁘다는 핑게를하며 그집을 나왔다 맹구주산猛狗酒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사나운 개가 문앞에서 도사리고 있는 술집에 술이 잘팔릴일이 없다 또 다시 초대를 받는다 해도 개가 되기 싫어 이집에는 얼씬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나왔다
개는 개일뿐이다 아무리 귀하다 할지라도 개가 사람일수는 없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이 세상에는 얼마던지 많이있다 개와 사람간에도 촌수가 성립될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새끼라면 가장 가까운 일촌인데 개와 사람간에 과연 촌수가 성립이 될가
유교 지상주의인 오륜삼강五倫三綱이 무너지고 그자리에 힘과 돈과 능력주의와 경쟁을 부추기는 일로 채워저있다 자식들에게 무조건 이기라고 가르친다 무조건 상대를 쓰러뜨리고 짓밟으라고 가르친다 어쩌다 싸우고 돌아오는 자기들의 자식을 감싸 안으며 남의새끼 욕하는 이기주의 교육이 자리하고있다 내새끼 나무랐지 남의자식 혼내는 일은 옛날에는 보기 드물었고 아예 없었다
삐뚤어진 자존심으로 모든 불법과 탈법을 동원시키어 경쟁자들을 짓뭉기고 구렁텅이로 밀어넣는다 오직 이땅에는 악법을 동원해서라도 이긴자만이 승리자가 되어 쾌재를 부른다 아이러니 하게도 배우고 힘있고 똑똑하다는 이들이 자식을 챙기는데는 이골이 났다 무지한 사람이 모르는 사실을 공부깨나 한사람이 교묘한 술법과 법망을 교묘히 이용하는데도 또한 이골이났다
천지지간 만물지중에는 유일하게 주인공으로 자리하고 있는게 바로 나我이다 나가 있음으로 천하만물이 존재하는 것이고 나가 없다면 천하만물이 있은들 무얼할가 나는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존재이며 나혼자만이 누릴수있는 특권이 존재한다 부동不動의 고유固有이다 내가 나를 아끼고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최고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기주의에 집착하면 인간이라 할수 없는 금수禽獸와 다름없이 변하는게 세상사이다
오직 자신만을 알고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세상에 타인을 위한 배려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수가 없다 그래도 이따금은 놀랄만한 이들도 없는것은 아니며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등불이 되는 이들도 있다 모두가 검은것은 아니다 검은것들과 어울리어야 하는 속에서 하얀것들이 잿빛으로 물들어 갈뿐이다
그래도 이기적인 뒤편에는 세상의 빛이 되어온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안위와 영광을 묻어 버리고 오직 인간답게 사는이들이 이따금 매스컴을 통하여 또는 얼굴없는 천사가 되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아마도 이런분들이라면 굳이 오륜삼강이 아니라도 또는 법이 없다고 하드래도 살아나가는데 등불이 될것이다 매일같이 매스컴을 손쉽게 접하는 어깨에 힘을주는 사람들은 이미 얼굴이 두꺼워진지 오래다 이런사람을 기리켜 우리는 철면피鐵面皮라고도 부른다
그래도 세상사는 흑백이 어울리여 균형을 맞추며 삐그덕 거리면서도 별탈없이 잘 돌아가고있다 천지가 생겨닐때부터 있어야 할것과 있어서는 않될 것들이 조화되어 만들어 진것과도 같다 신神의 오묘한 뜻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
첫댓글 화이팅 나에게 응원하며…
감사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두서없는 글을 쓰고 있슴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