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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갈릴레이가 자신이 직접만든 망원경을 이용하여 천체관측을 시작한지 4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UN에서는 이것을 기념하여 올해를 세계 천문의 해로 지정 하였습니다.
갈릴레이가 최초로 망원경을 천체관측에 사용한 이래 천체망원경이 어떠한 발전을 해왔는지, 그리고 어떠한 역사적인 관측들이 이루어져 왔는지 간단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갈릴레이의 최초의 천체만원경
갈릴레오 갈리레이는 1609년에 직접 제작한 망원경을 이용하여 달표면이 울퉁불퉁하고 크레이터들로 뒤덮여 있다는 것과 금성이 달과 마찬가지로 위상이 변화 한다는것, 그리고 목성에 위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때 사용한 망원경은 그 구경이 1.5cm 에 불과 했습니다.
이보다도 구경이 훨씬 크고 훨씬 정교하게 만들어진 현대의 쌍안경 으로도 주의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목성의 4대 위성을 쉽게 확인할수 없는데 그보다 훨씬 열악한 장비를 사용하고도 그토록 위대한 발견을 해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1612년에는 구경 2.6cm 의 좀더 향상된 성능의 망원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래그림은 갈릴레이의 초상화와 망원경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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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
갈릴레이 이후 망원경에 의한 천체관측은 주로 렌즈를 이용한 굴절 망원경에 의해 이루어져 왔지만 렌즈에서 발생하는 수차(收差, aberration) 때문에 관측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수차는 렌즈의 형상이 적절하지 못해 빛을 한점에 모으지 못하는 구면수차와 빛의 파장에 따라 굴절률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색수차 두가지가 있는데 구면수차는 렌즈의 연마기술이 점차 정교해지면서 극복 할수 있었습니다.
색수차의 경우도 색수차의 발생을 억제하는 유리가 개발되면서 어느정도 극복 될수 있었으나 현재까지도 색수차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유리의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뉴턴은 거울에서 반사되는 빛에선 색수차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렌즈대신 오목거울을 사용하여 천체망원경을 제작하는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였으며 자신이 직접 이러한 반사만원경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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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렌즈는 그 하중을 가장자리의 테두리 부분에서만 지탱하는 반면 반사경은 테두리 부분 뿐만 아니라 뒤쪽 천체로 하중을 분산시킬수 있어서 대형화에 유리하기 때문에 현대에 들어서 천문대에 설치된 천체망원경들은 대부분 반사식 망원경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천체망원경,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다
육안으로 볼수 있는 5개의 행성(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은 고대로 부터 관측되어 왔습니다.
이들 외에 또다른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하게 된 것은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Friedrich William Herschel)이 천왕성을 발견한 1781년이 되어서 입니다.
수천년간 5개의 행성들 만이 관측되어 온것에 비교 한다면 228년 전에 이루어진 천왕성의 발견은 상당히 최근의 사건이라 할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왼쪽은 자신의 반사망원경을 이용하여 천왕성을 발견하는 허셜과 그의 조수역할을 했던 여동생 캐롤라인의 그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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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천문학자들은 우주는 무한이 거대하며 그 나이역시 무한하고, 앞으로도 무한히 먼 미래까지 현재와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심각한 모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중력은 항상 인력으로만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주공간에 흩어져 있는 천체들은 서로간에 인력이 작용하여 접근 하다가 충돌을 하게될 것입니다. (태양계와 은하계의 구성원들은 비교적 안정된 궤도운동을 하고 있지만 은하들사이에는 실제로 이러한 중력에 의한 접근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한히 오랜 시간동안 계속된다면 우주의 모든 천체들은 결국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로 병합될 것입니다. (이러한 역설은 이미 블랙홀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인 뉴턴 시대부터 제기되어 왔던 것입니다)
만류인력의 법칙을 만들어낸 이후 이러한 역설을 직감하고 있던 뉴턴에게 영국의 성직자였던 벤틀리(Richard Bentley)가 편지를 보내 만류인력에 의한 우주의 본질적인 불안정성을 지적함으로서 그후 이 문제는 벤틀리의 역설로 불리게 됩니다.
또한가지 역설은 올베르스의 역설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우주의 크기가 무한하다면 별들의 밀도가 유한하다 하더라도 밤하늘은 무한히 많은 별들로 가득차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보는 밤하늘은 별들보다는 어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올베르스의 역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사람은 다소 엉뚱하게도 천체물리학자들이 아닌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에드가 앨런 포(Edgar Allan Poe) 였습니다.
그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우주가 무한하다 하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의 별빛이 아직 우리의 눈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우주의 유한한 일부분 밖에 볼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재치있는 아이디어 이긴 하나 여기에는 우주의 나이가 유한 해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우주의 나이가 무한이라면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 하더라도 무한히 먼거리의 빛도 우리의 눈에 도달할 것입니다.
이처럼 무한한 나이와 무한한 크기를 가진 정적인 우주라는 기존의 우주관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이러한 고전적인 우주관을 정설로 믿고 있었습니다. 20세기가 되어서도 말이죠.
그것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1916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자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자기 자신의 중력에 의해서 수축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주의 공간 자체가 척력을 갖는 '우주항'을 방정식에 추가 함으로서 물질들 사이의 중력에 대항하여 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우주모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도 벤틀리의 역설은 피할수 없습니다.
공간 자체가 척력을 발휘하여 우주 전체가 붕괴하는 것은 막을수 있다 하더라도 우주공간에 흩여져 있는 천체들은 서로간의 중력의 의해 접근하여 충돌과 병합을 계속해서 일으킴으로서 무한히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는 우주공간에 블랙홀 외에 아무런 천체들도 남지 않게 될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결국 1929년 미국의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이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빠르게 멀어져 간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함으로서 해결되었습니다.
우주는 정적인 상태가 아니며, 무한한 나이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허블의 법칙은 우주가 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우주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의 모든 물질들이 하나의 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추정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주의 시작이 이루어졌을 당시에는 우주의 팽창속도가 지금과 같이 중력에 의한 감속이 이루어지기 전이었으므로 팽창이 시작된 순간은 마치 거대한 폭발과도 같은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현대 우주론의 기초라 할수 있는 빅뱅이론의 시작이었습니다.
허블의 법칙이 발견된 이후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모형을 위해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에 우주항을 추가한것이 실수임을 인정하게 됩니다.
아래는 허블이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빠르게 멀어져간다는 사실을 발견할때 사용했던 윌슨산 천문대의 Hooker 100인치 망원경 입니다.
현대의 천체망원경들
반사망원경의 등장 이래 반사경 제작기술의 발달로 점차 대형화된 천체망원경들이 등장해 왔지만 대형 반사경의 제작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난점이 존재했습니다.
거울의 모양과 밀도가 일정할 경우 그 무게는 구경의 3제곱에 비례하게 증가하게 되는데, 반면에 그 하중을 지탱할 단면적은 구경의 제곱에 비례 하므로 반사경은 대형화 될수록 자기 자신의 하중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반사경이 자신의 하중에 대한 충분한 강도를 가지지 못할경우 그로인한 변형이 발생하게 됩니다.
천체망원경의 주경은 수십나노미터 이내의 정밀도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미세한 변형이라 할지라도 망원경의 성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거울의 두께를 줄이면 직경에 비해 지나치게 얇은 구조가 되어 오히려 강도를 유지할수 없게 되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아이디어가 거울내부에 빈 공간들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아래 왼쪽의 사진은 1948년에 완성된 미국 팔로마산 천문대의 헤일 망원경(Hale telescope) 이며 오른쪽은 이 헤일 망원경의 5미터 구경의 주경의 모습으로 상당히 독특한 내부구조를 볼수 있습니다.
이러한 허니콤 구조를 응용한 설계를 통해 사상 최대의 반사망원경을 제작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경량화 설계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게는 14.5톤에 달했습니다.
헤일망원경의 등장이후 그보다 더욱 대형화된 망원경의 설계는 상당한 난제 였는데 1975년 소련에서는 6미터 구경의 반사경을 가진 BTA-6 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BTA-6 는 헤일 망원경보다 직경이 더 컷음에도 불구하고 주 반사경의 결함으로 인해 분해능은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결국 헤일망원경은 1993년 직경 10미터의 Keck 망원경이 완성되기 전까지 무려 45년간이나 세계 최고성능의 광학망원경의 자리에 있게 됩니다.
이 Keck 망원경은 약 1미터 크기의 작은 육각형 반사경 36개를 이용하여 10미터 크기의 초대형 반사경을 만든 것으로 아래사진은 이러한 독특한 육각형 조각들의 집합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조각들간의 결합을 수십 나노미터 이내의 정밀도로 유지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비슷한 구경의 단일 반사경보다는 다소 성능이 떨어집니다.
물론 그 이전의 헤일망원경이나 소련의 BTA-6 보다는 월등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중력에 의한 반사경의 변형에 대응하는 또다른 아이디어는 변형을 억제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입니다.
거울을 지나치게 얇게 만들면 강도가 충분치 않아서 쉽게 변형되는데 이때 거울의 지지구조를 고정시키지 않고 미세하게 제어하여 중력에 의한 변형을 상쇄 시킬수 있다면 굳이 반사경이 자신의 하중에 의한 변형을 억제해야 할만큼 충분한 강도를 가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처음 실현시킨것이 1998년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파라날(paranal)에 건설된 8.2미터 구경의 VLT 입니다.
아래는 VLT 전체의 모습으로 이러한 8.2미터의 초대형 망원경이 4대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VLT의 능동제어식 지지구조의 사진 입니다.
VLT의 첫번째 망원경이 건설된 이후 1999년에는 구경 8.1미터의 미국의 Gemini North 망원경과 8.3미터의 구경을 가진 일본의 스바루(Subaru) 망원경을 건설되었습니다.
아래사진은 하와이의 마우나케아산에 건설된 스바루 망원경의 모습.
아래는 갈릴레이 이후 현재까지 등장한 주요 천체망원경들의 구경을 비교한 그래프 입니다.
붉은색이 굴절망원경, 푸른색이 반사망원경 이며 구경의 단위는 미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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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우주망원경
한편 지상에서의 관측은 대형 반사경을 사용한다고 해도 대기의 요동에 의한 상의 흔들림과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의 흡수와 산란등 으로 인한 관측의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주에서 천체관측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실현되어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것은 역시 허블우주망원경 일것입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1990년 스페이스셔틀 디스커버리에 의해서 발사되었습니다.
아래는 디스커버리의 페이로드베이로 부터 궤도로 올려진 직후의 모습.
허블우주망워경은 주반사경의 직경이 2.4미터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대형 천체망원경들의 최소 10배 이상의 분해능을 발휘하여 그야말로 혁명적인 영상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러한 우세는 8미터급 지상 망원경들이 등장한 현재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래는 스바루망원경과 허블의 영상을 비교한 영상.
인공위성은 일반적으로 그 수명이 5년 정도입니다.
지구 주변의 우주공간에도 희박하게나마 대기가 존재하고 특히 허블우주망원경과 같은 저궤도 위성의 경우는 대기와의 마찰에 의한 에너지의 손실이 그 궤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인공위성들은 자체적인 추진장치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궤도를 수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추진장치의 연료가 모두 소모되고 나면 서서히 고도가 낮아지다가 결국 대기권에 진입해 불타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인공위성이 우주공간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기 위해서 인공위성 내부의 무게추를 회전시켜 그 반작용으로 자세제어를 하는데 이러한 회전모터들과 같은 기계적인 구동장치들은 그 수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망가지고 나면 더이상 자세제어를 할수없게되어 위성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우주공간의 고에너지 하전입자들과 우주먼지들과의 충돌이 지속적으로 인공위성을 손상시키며 특히 이들로 인한 태양광 전지의 성능 저하가 문제가 됩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페이스셔틀을 통한 지속적인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실행하는 것을 상정하여 설계되었습니다.
1990년에 발사된 이래 이러한 서비스 미션이 총 5차례 실행되었으며 지난 5월 11일에는 마지막 서비스 미션의 실행되어 더이상의 유지보수는 이루어지지 않을 예정입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알수 없지만 추진제가 모두 소모되고 제어시스템들이 수명을 다하게 되면 허블우주망원경은 대기권에 진입해 불타버림으로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미래의 천체망원경
90년대에는 여러개의 작은 반사경들을 조합하여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어내는 다중경 기술과 능동제어기술을 이용한 8미터급 단일 반사경 제작기술이 등장하였습니다.
이 두가지 기술들을 조합한다면 좀더 대형화된 망원경을 만들어낼수 있을 것입니다.
GMT(Giant Magellan Telescope)는 8.4미터 구경의 반사경 7개를 이용하여 24.5미터 구경의 단일 반사경과 맞먹는 분해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GMT의 설계와 건설은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연구진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칠레의 라스캄파나스천문대에 건설이 진행중이며 2018년에 완성될 계획입니다.
아래는 GMT의 그래픽 이미지.
한편 Keck망원경에 적용된 육각형 반사경들을 조합한 다중경을 더욱 확장하여 훨씬 거대한 망원경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럽 남천천문대 에서 진행중인 E-ELT(European Extremely Large Telescope)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서는 42미터 급의 다중 반사경을 구상하고 있으며 2016년 완성될 계획입니다.
아래는 E-ELT 의 그래픽 이미지.
이들 거대한 지상의 망원경들은 대형화된 주반사경과 대기의 요동에 의한 상의 흔들림을 보정하는 Adaptive optics(보상광학, 혹은 보정광학이라 불립니다) 기술을 이용하여 허블우주망원경의 10배에 달하는 분해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 차세대 망원경들이 어떠한 영상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군요^^
[출처] 천체망원경 400년의 역사|작성자 동혀니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