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人生)에 대하여...
무한한 시간 속에서 한 인간이 차지하는 인생이란 순간에 불과하며 그의 존재는 끊임없이 윤회한다. 또한 그의 깨달음은 우둔하고 혼탁하며, 그의 육체는 이내 썩어문드러질 운명을 지니고 있다. 운명은 예측 불가능하고, 영혼은 한 줄기의 회오리바람이다.
다시 말해 육체에 속한 모든 것은 굽이치는 물결이고, 영혼에 해당하는 것은 꿈과 환상과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삶은 하나의 전투이며, 후세에 남는 명예란 망각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무기력한 인간을 깨우치고 인도할 힘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오직 하나, 바로 철학이다.
그렇다면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 정신과 영혼 속에 신성을 안치시키고, 그것을 모독하거나 해치는 일 없이 욕망과 쾌락을 초월하여 행동하고, 거짓과 위선을 행하지 말며, 행동이나 의사에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
또 모든 정해진 운명을 자신과 같은 원천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자각하고, 무엇보다 모든 생물아 그 구성 분자로의 환원에 불과한 축음마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죽음은 각 생물을 구성하고 있던 원소의 분해작용이다. 그것은 자연의 한 형상이며, 자연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니 두려움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