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너무 흔해서 말하기 좀 민망하긴 한데 난 김춘수 시인 <꽃> 처음 읽었을때 진짜 너무 큰 충격과 전율을 느꼈음.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시야. 누군가에게 향기를 남기는 이름있는 꽃이 되는거, 마음에 닿은 어떤 꽃의 이름을 부르는게 내 삶의 목표임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 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 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 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 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 두려움을 그 삶의 불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지치고 피곤한 발걸음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처럼 성장하지고 못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갖지 못했으리라. 그러므로 기억하라. 그 외의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을. 자기가 지나온 그 길이 자신에게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우리들 여행자는 끝없는 삶의 길을 걸어간다.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때까지 수많은 모퉁이를 돌아가야 한다. 들리지 않는가. 지금도 그 진리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삶은 끝이 없으며 우리는 영원 불멸한 존재들이라고.
글을 모르는 당신에게서 편지가 왔다 흙이 핥아주는 방향으로 순한 우표가 붙어 있었다 숨소리가 행간을 바꾸어도 정갈한 여백은 맑아서 읽어낼 수 없었다 문장의 쉼표마다 소나기가 쏟아졌다 태양은 완연하게 여름의 것이었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선 계절을 팔았다 설탕 친 옥수수와 사슴이 남긴 산딸기 오디를 바람의 개수대로 담았다 간혹 꾸덕하게 말린 구름을 팔기도 했다 속이 덜 찬 그늘이 늙은호박 곁에 제 몸을 누이면 나만 두고 가버린 당신이 생각났다 찐 옥수수 한 봉지 손에 들었다 입안으로 고이는 단 바람이 평상에 먼저 가 앉았다 늦 여름이 혀로 눌어 붙고 해바라기와 숨바꼭질을 하던 나는 당신 등에 기대 달콤한 낮잠을 꾸었다 해바라기는 태양을 보지 않고도 키가 자란다 기다리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빈 종이에 스며든 그날의 체온이 기척 없이 접힌다
첫댓글 눈사람 자살사건...시집도 샀어
심보선 청춘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중략)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
시 전문은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사서 읽어보길!!
나 이거 🥹
댓글 기대된다,,
혹시 그거 아는 여시 있을까? 좀 지난 해 신인상 작품집에서 본 시인데 남작가였고 식물이 자라는 걸 기계처럼 표현했었어. 다시 보고 싶은데…
나 모르겠는데 그냥 갑자기 홍지호 시인 떠오른다 혹시 모르니까 함 찾아봥
윤동주 서시
산산조각 -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마지막에
네 이름을 부르는것이 그러했다
이런 문구의 시..
허공에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같은 느낌이었는데 찾고싶은데 안나와 ㅠ
이것도 좋아
너무 흔해서 말하기 좀 민망하긴 한데 난 김춘수 시인 <꽃> 처음 읽었을때 진짜 너무 큰 충격과 전율을 느꼈음.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시야. 누군가에게 향기를 남기는 이름있는 꽃이 되는거, 마음에 닿은 어떤 꽃의 이름을 부르는게 내 삶의 목표임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연탄재가 없넹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느님을 위하여
조지훈의 사모 입니다~!!
이 시 제목 뭐야?? 너무 절절하다...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 기형도
몽골에서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 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 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슬픈환생, 이운진
기형도 시랑 그.. 무릎 아래가 녹는다 여기서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이거
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 준단다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 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 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 이운진, 슬픈 환생
전율까지는 아니지만.. 수업시간에 배운 시인데도 좋아서 기억해뒀어 시 보고 좋다고 생각한게 처음이라
정호승 산산조각
다른길은 없다/마르타 스목
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 두려움을
그 삶의 불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지치고 피곤한 발걸음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처럼 성장하지고 못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갖지 못했으리라.
그러므로 기억하라.
그 외의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을.
자기가 지나온 그 길이
자신에게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우리들 여행자는
끝없는 삶의 길을 걸어간다.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때까지
수많은 모퉁이를 돌아가야 한다.
들리지 않는가.
지금도 그 진리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삶은 끝이 없으며
우리는 영원 불멸한 존재들이라고.
이미 가장 밑바닥에 와 있다, 프란츠 카프카
오후를 펼치는 태양의 책갈피/김희준
글을 모르는 당신에게서 편지가 왔다
흙이 핥아주는 방향으로 순한 우표가 붙어 있었다
숨소리가 행간을 바꾸어도
정갈한 여백은 맑아서 읽어낼 수 없었다
문장의 쉼표마다 소나기가 쏟아졌다
태양은 완연하게 여름의 것이었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선 계절을 팔았다
설탕 친 옥수수와 사슴이 남긴 산딸기
오디를 바람의 개수대로 담았다
간혹 꾸덕하게 말린 구름을 팔기도 했다
속이 덜 찬 그늘이 늙은호박 곁에 제 몸을 누이면
나만 두고 가버린 당신이 생각났다
찐 옥수수 한 봉지 손에 들었다
입안으로 고이는 단 바람이 평상에 먼저 가 앉았다
늦 여름이 혀로 눌어 붙고
해바라기와 숨바꼭질을 하던 나는
당신 등에 기대 달콤한 낮잠을 꾸었다
해바라기는 태양을 보지 않고도 키가 자란다
기다리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빈 종이에 스며든 그날의 체온이 기척 없이 접힌다
밀도 높은 당신이 하늘에서 쏟아진다
-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2020.10 문학동네
성동혁 리시안셔스.. 아직까지도 암송하고 있음
공사중인 골목길
접근금지 펫말이 ... 죄송해요다음은기억이안나요근데진짜좋아하는 시거든요 문숙님의 첫사랑이라는 시입니다 첫사랑할때 우연히읽게된시라서 오래도록 기억에남아버림
도종환 봉숭아
이문재 노독
첫시부터 좋아서 전율했네 나는 섬
시는 아니긴한데 이거 눈물버튼임…
생명의 서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하리라 마음 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도종환
황인찬 / 무화과 숲
선운사에서
고딩때 문제풀다 울었음
눈사람 죽은거
김소연 편향나무
김승희 희망이 외롭다
활자는 반짝거리는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냐
기형도 빈집
아직도 기억에 남는 시는... 초딩 때 교과서에 나왔던 김영랑 시..
최근에 기억에 남는 시는 진은영의 청혼
내 그대를 생각함은-
황동규
22
실재하는 정원이 꿈을 닮아가는 게 아름답지만은 않았고... 이런 비슷한 문구 있는 시였는데 제목도 기억이 안나네..
와 너무 좋다 여시야... 찾게되면 알려주라 ㅠㅠ!
화성에서도 사랑해는 여전히 사랑해인지?
그 중학생이 쓴 시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베스킨라빈스31대학로점 김혜순
즐거운 편지 황동규
윤동주 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