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래 숨어 든 가을 ♧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위에
몰래 앉은 새벽이슬
작은 방울속에
가을이 담겨 왔습니다.
새벽녁에야
겨우 잠들었던
끝날 것 같지 않던
그 무더위도 소리없이 떠나가고,
창문을 닫게 하는
선선한 새벽바람이
가을을 실어 왔습니다.
가을 같은 것
다시는 없을줄 알았는데
밤낮도 모르고
처량하게 들려오는
매미노래 여운속에
가을이 스며들었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파란하늘 뭉개구름에
가을이 실려 왔습니다.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비벼먹어도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행복한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엔 좋은 일만
주렁주렁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이외수
https://www.youtube.com/watch?v=MJPB2F-zH0E
하늘은 높고 푸르고
바람은 산들
골 붉어진 감
가을빛 스며들었다
아침에 톡보내고 나서 파크볼이나 치러 가자니
오늘은 일 좀 한 뒤 점심 무렵 가면 어떠냐고
그때 가면 파크장이 비교적 한산하단다
그도 괜찮은 생각
얼른 아침을 지었다
호박과 감자 넣어 된장국 끓이고
어제 가져온 숭어도 구웠다
아침을 맛있게 먹어야지
밥 뜸 들이는 사이 동물 챙겨 주었다
어제 강진처형 집에 가서 내가 준 병아릴 보니 거의 중닭이 되었다
똑같이 태어난 우리 닭은 아직도 병아리 티를 벗지 못했는데 처형이 키운 건 왜 빨리 컸을까?
내가 주로 가두어 키워서 그럴까?
닭장에 있는 병아리는 그물망과 새장 안에 가두어 키우고 있다
그래도 전기와 후기 사료를 세 번이나 사서 먹였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 한번 더 사서 먹여야할까보다
닭장 안에 있는 뻥이가 때론 불쌍
그러나 뻥이가 있기 때문에 산짐승이 닭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네가 닭을 지켜주어 고맙구나
맛있는 고기라도 한번 가져다 주어야겠다
된장국 말아 밥한술
숭어 구운 것도 맛있다
집사람은 주로 야채로만 먹는다
당조절이 잘 되어야할텐데...
의지가 강하니 알아서 잘 하겠지
고추를 따러 아래밭으로
남들은 고추가 거의 다 파장이라는데 우린 아직까지 괜찮다
고추가 불긋불긋 빨간색이라기보다 황금색
한여름처럼 새빨갛게 익지 않는다
햇볕이 짧아서 그러나?
집사람은 잘 보면서 될 수 있는 한 빨갛게 익은 걸 골라 따란다
두 두둑을 따고 나니 바구니 3/4정도 찬다
지난번보다 더 많이 땄다
지금 불긋한게 다 익는다면 앞으로도 꽤 딸 수 있을 거라며 마지막으로 약을 한번 더 해주란다
약을 하지 않았던 아삭이 고추와 청량고추는 탄저병이 와 고추를 딸 수 없다
그래 마지막 따려면 약을 한번 더 해주어야지
고추를 모두 수돗가로 옮겨주고 약을 타서 아래 밭으로
탄저병약을 진하게 탔다
지금은 담배나방보다 탄저병이 더 위험
탄저병은 전염성이 강해 다 익은 고추에도 옮겨 간다
고추밭에 골고루 약을 해주었다
배추가 오므라들고 있어 배추도 약을 해주었다
배추가 오므라들 때 배추벌레가 안에 들어가면 배추속이 썩어 버릴 수 있다
약을 하고 올라오니 어느새 10시
집사람은 고추를 씻어 널어 놓았다
부엌쓰레기를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집사람과 같이 부엌쓰레기를 정리
재활용품은 따로 모으고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종이등 땔 수 있는 건 솥에 물 붓고 모두 때 버렸다
부엌이 한결 훤해 보인다
비에 젖어 못쓰게 된 책장이 있어 분해하여 부엌으로
말려서 불살라 버려야겠다
예전 큰애가 가져다 놓은 20센티 자가 많이 있다
성준이에게 친구들 나누어 주라면 괜찮겠기에 노열동생을 불렀다
노열동생이 올라왔다
오전내 하우스 일을 했단다
자를 주면서 성준이 에게 친구들 나누어주라고
공부방에 가져다 주면 괜찮겠단다
왔으니 술이나 한잔 하자고
나도 일해서인지 목마르다
구운 숭어와 장조림으로 막걸리 한잔
집사람은 점심을 차려 왔다
술한잔 하면서 점심한술 먹었다
날씨가 참 좋다
산들거리는 바람도 시원하고
집앞 은행나무잎 노리끼한 색이 감돈다
가을이다
오후엔 파크볼 치러
파크장에 도착하니 와 많다
이 시간엔 이리 많이 나오질 않는데 연휴라 그럴까?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다
승훈동생을 만나 같이 쳤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지금까지 치고 있단다
대단하다
오늘 최저타가 22타였단다
대회날도 그 정도 친다면 우승은 따 놓은 당상
이걸 어쩌나
난 왜 오비만 낼까?
오비를 내지 않는게 잘 치는 것같다
승훈동생은 우리와 두바퀴 돌고 난 뒤 집에 간다고 아웃
아침부터 넘 오래 쳤단다
우리도 언제 저렇게 오래 쳐야할건데...
그래야 좀이라도 늘 수 있겠지
모르는 분과 같이 쳤다
북하 사시는 분인데 이번 군민대회에 나오신다고
꽤 잘 치신다
앞에서 코치분이 두분을 지도하며 나간다
그 분은 1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단다
치는 폼이 다르다
지도하는 걸 곁눈질로 슬쩍슬쩍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다
가르치는 사람마다 다르다던데 그런가?
파크볼도 한사람에게만 배우지 말고 여러사람에게 배우는게 좋단다
가르치는 샘들이 잘하는 부분이 있단다
그걸 익혀내야 프로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단다
파크볼 대회도 상금이 오르는 추세란다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전국대회는 상금이 천만원이라고
앞으론 티브에서 중계도 하며 일억원의 상금도 걸린단다
난 그런 것에 관심없지만 오비라도 안 내고 쳤으면 좋겠다
코치가 하는 말이 치는 자세를 몸이 알아야한단다
여기에선 어떻게 쳐야하는지를 몸이 기억해야 볼이 정확히 굴러 갈 수 있단다
옆에서 컨닝하며 그대로 쳐 보려는데 잘 안된다
한술 밥에 배 부를 수 있을까?
집사람이 세 번째 돌면서 2홀에서 홀인원
잘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그대로 빨려 들었단다
여긴 파4라 홀인원하기 어려운 코스인데 제대로 볼이 잘 굴렀다
이도 행운
군민 체육대회 때도 이런 홀인원 한번 했음 좋겠다고
4바퀴 돌고 물한잔 하며 쉬었다
고관절이 아프다
좋아질 때도 되련만 오늘 아침 농약통 짊어졌다고 아픈가 보다
다시 두바퀴를 도는데 나보다 훨 연세 많으신 분과
그분은 힘조절이 좋아 오비 한번 없다
연세 많으신 분도 저리 잘 치는데 난 뭐람
꾸준히 치다보면 볼치는 요령을 익힐 수 있는 날이 와 오비를 안낼 수도 있겠지
어느새 다섯시반
우린 아웃
알고 지내는 주인씨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볼을 쳤단다
나와 동갑인데 대단한 체력이다
집사람은 우리도 그 못지 않다고
오전네 일하고 파크볼 치러 왔으니 괜찮지 않냔다
그렇구나
아직 우린 팽팽하다고 위안해 볼까?
문사장에게 전화
퇴근하면 술한잔 하게 집으로 오라고
그러겠단다
추석날 큰애가 사 온 장어가 있어 술한잔 하면 좋겠다
닭들을 가두어두고 장어를 구웠다
문사장이 일찍 왔다
장어 굽기 전에 장조림에 막걸리 한잔
장어를 오븐에서 초벌 구워 주었더니 집사람이 다시 후라이 팬에 노릿노릿하게 구워낸다
장어 소스보다 겨자소스에 찍어 먹잔다
겨자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이 괜찮다
술한잔 맛있게 나누었다
꽤 취한다
대충 정리하고 바로 잠자리로
풀벌레 울음 소리 새벽의 적막을 깬다
님이여!
오늘은 하늘이 열린날
단군 할아버지의 홍익인간의 정신을 돼새겨 봅니다
누구나 제 자리에서 함께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대동세상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한 웃음 님의 입가에 맴도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