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본의 아침은
길가던 나에게 한송이 꽃을 건네주던
낯선 아이로부터 건네받은 행복이었다
한손에는 카메라를
다른 한손에는 한송이의 꽃을 들고
리스본 거리를 거닐다 보니
어느새 손가락 사이사이로 풀내음이 가득하다

이른아침부터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뽐내던 거리의 악사

심장소리와 가까운 북소리를 반주삼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나의 마음을 움직이던
이름 모를 거리 음악가
그대의 연주에 나의 아침이 한층 더
풍족해 집니다

반대편에서 들려오던 아코디언 연주
신명나게 한 곡조 뽑고 나면
똑똑하신 멍멍이님이 저렇게 수금을 한다
고급스런 연주보다는 센스있는 아이디어가 빛나서
오가는 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묻어난다

인포에서 받은 지도를 들고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에 쌓였다
마땅한 지식이 없던 나는
리스본 지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조르제 성
그곳에 올라보기로 했다

이탈리아를 떠나면서 나의 여행은 가이드 북보다는
나의 느낌에 의지한채 발길을 이어갔다
그 이유중 하나는
가져간 가이드 북이
그닥 큰 효율성이 없었기때문이기도 하고
두번째 이유는
가이드북의 추천코스대로 움직이는 것이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까만 돌길을 10여분쯤 오르자
성중턱에 아주 예쁜 야외 테라스가 있었다
동양인의 눈에는 그야말로 생소한 그 풍경
아니 건물 옥상에서 다들 뭐하는거람??
피부에 최악이라 불리우는
자외선을 온몸으로 바로 흡수하던 유럽피안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따라해주시는 피오나씨

뭐 설정샷 티가 살짝 묻어나는건 어쩔수 없지만
그렇게 살짝이라도 흉내를 내어보니
그들의 여유가 그들의 자유가 조금이나마 느껴졌다
질리도록 이곳에서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책을 보고 낮잠을 자고 그러고 싶었다
나의 남은 여행도 조금 더 천천히..조금 더 여유롭게
많은걸 보지는 않더라도 많은걸 느끼고 담아갈수 있도록
다른 무언가를 담기 위해 비워낼수 있는 여유가 생기도록
그렇게..나는 조금씩 여행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조르제 성으로 향하는 동안
나의 시선을 붙잡던
그 공간, 그 시간속의 사람들



잡지 화보에서나 보아왔던 유럽의 어느 도시가
지금 나의 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그 시간을 붙잡아 추억이라는 장소에 저장하기 위해

약간의 발품을 팔고
약간의 땀을 흘리고서야
조르제 성에 오를수 있었다


이 높은 곳까지
누가 성곽에 오를까 싶었지만
아침부터 많은 이들이 조르제성에 올랐다



테주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에 땀을 식히며
눈앞에 펼쳐진 리스본 도시를 음미하며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렇게 그곳을 즐기고 느끼고 있었다

배경을 알수 없는 미친 셀카를 남발하며
피오나 역시 마음껏 그 시간을 즐기곤 했다


조르제성 성곽 꼭대기에 올라
촌~스런 따따봉을 외치고
흡족한 웃음을 날리기도 했다
" 나, 지금 포루투칼 리스본에 있어~
완전 따봉따봉 좋아~"
모 요런 컨셉쯤..되는 사진이구나

탁트인 도시 뒤로
4월 25일 다리가 보인다

리스본에 머문동안 몇번씩은 스쳐 지나갔던
로시우 광장도 보인다

조르제성을 내려와
알파마 지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알파마지구는 오래된 건축물과 미로같은 작은골목길등
리스본의 역사가 베인곳이다
골목길을 돌고 오르막길을 오르고
또다시 골목길을 돌아 나오니
떼주강의 또다른 모습으로 짠~ 하고 펼쳐졌다

바다처럼 푸르른 떼주강을 옆에 두고
빨강지붕들이 오밀조밀 사이좋게 모여 있었다

시원한 강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간다
시간이 그대로 정지해버린 느낌이다

빨간지붕으로 가득한 리스본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햇살보다 더 따스한 감동이 한움큼 내게로 다가온다

이름모를 작은 광장에는
때마침 거리악사들의 연주가 이어지고 있었다



때로는 신명난
때로는 가슴을 울리는 멜로디가
끝없이 이어졌고
난, 작은 광장에 기대어 앉아
그들의 연주에 나의 오후를 맡겼다

유구한 역사만큼
알파마지구에는 오래된 성당이 많았다
상 비센트 데 포라 성당앞을
가볍게 지나니

카테드랄이라 불리우는
대성당이 떠억 하니 나타났다

얼핏보니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과
비슷하게 생긴것도 같다

경건하고 차분하던 성당 내부에는
몇몇신자들과 관광객들이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이곳을 다녀간 많은이들의
마음이 담겨진 촛불들

어둠아래 밝게 빛나던 촛불들을 바라보니
괜시리 맘이 차분해진다
비록 내가 믿는 종교는 아니었지만
가끔 이렇게 성당에서 위로를 받을때가 있었다
그날처럼
아무 예고없이 나의 마음이 쉬어갔던 그때
참,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오르막 언덕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대성당이라는 명칭이 다소 어울리지 않던 리스본의 대성당
무언가 부족해 보였고
무언가를 더 채워야 할것 같았지만
그래서 일까...?
너무 화려하지 않고
너무 튀지 않아서
그래서..난..그곳이 더 끌리고 좋았는지도

꽈배기를 연상시키던 독특한 기념비와
바닥의 모자이크가 참 멋지던 시청광장

그 이름도 특이하신 뽕발후작님
뽕발 후작광장에서 테오강을 향해 내려오면
리스본의 샹젤리제라 불리우는
리베르다데 거리가 이어진다

리스본이 참 멋진 도시라고 생각했던
리베르 다데 거리
화려한 호텔과 상점.레스토랑이 즐비했던 것보다
이길이 더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도로가 길의 중심이 아니라
가로수와 인도가 길의 중심이었던 거다
한가운데 사람이 다닐수 있는 멋진 가로수 길이 있고
그 옆으로 차들이 지나가다니
누구의 생각이었을까?
누구의 발상이었을까?
그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참, 괜찮은 도시구나

리스본의 야경을 보기 위해
바이루 알뚜 언덕위에 올랐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해질녘 노을을 감상중이었다
서서히 낮동안 뜨거웠던 도시가 식어간다
그리고 새로이 뜨겁게 달구던 붉은 조명들

바이루 알뚜 언덕에서 난, 밤을 기다렸다
리스본의 뜨거운 밤을

조르제 성을 중심으로
앞 다투어 반짝 반짝 빛나던 리스본

밤과 도시가 빚어내던 그 아름다운 찰나
그 순간을 가슴에 담아가기 위해
기억이라는 외장하드에 저장하기위해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만든다

야경을 볼때마다 늘 드는 생각
왜 난, 이 아름다운곳에 혼자 있는걸까...?
약간의 청승한번 떨어주고
상 빼드로 알깐따라 전망대를 내려왔다
(포루투칼어는 발음하기도 외우기도 정말 힘들어)

오며가며 몇번 보았지만
전~혀 내 스탈이이 아니던 철제 엘리베이터도
반짝반짝 조명을 입히니
색다른 분위가 물씬 피어난다

요렇게 다시 사진으로 보니
아이리스에 나오는 NSS출입 엘리베이터를 담은것 같기도 하군
나는 전~혀 별볼일 없어 보이던데
요 엘리베이터가 리스본의 명물중에 하나로 꼽힌다
이유인즉,파리의 에펠탑을 만든
그분께서 만드신 엘레베이트라나...?
귀스타프 에펠이 만들었다고 하니
약간 미래형 엘레베이터로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그냥 철골 구조물 같기도 하고
암튼, 그양반 참 독특한 인재일세

이름도 완전 어려운
엘레바도르 싼타 주스타
이넘을 타면 좀전에 올라간 바이루 안뚜 언덕에
한번에 슝~안착할수 있다
난, 튼튼한 두다리가 있으니
당연히..걸어서 올라갔음

요상한 엘리베이터를 보고 옆으로 휘리릭 빠지면
'낮은땅'이라는 뜻의 바이샤 지구가 나타난다
리스본을 여행하다보면
하루에도 수십번식 지나게 되는 거리다
성곽주변의 알파마 지구가 오래된 옛것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이곳은 그야말로 최신식 거리이다
리스본 대지진 이후
새롭게 정비되었다고 하던데
난 왜이렇게 이거리도 고풍스럽게 느껴지는지
....
가이드북에는 쇼핑하기에 좋은 거리라고 설명을 하지만
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리스본의 밤거리를 산책하기에 좋은 거리라고

떼주강가지 이어지던 아우구스따거리
정말 다시 걸어보고 싶은 유럽의 길중 하나이다
아우구스따거리 끝에는
꼬르메시우 광장이 펼쳐지는데
떼주강과 맞닿은 이곳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곳곳에서 울려펴지는 거리악사들의 연주로
리스본의 밤을 마무리하기에는 더할나위가 없는 곳이다

특별한 기교없이
오래된 건물사이를 은은하게 비추던
리스본의 밤
리스본에는 무어라 단정 지을수 없는
그 도시만의 매력이 분명 존재하는것 같다
누군가가
왜 좋았냐고...?
무엇이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한참을 한참을 생각해도 변변한 답을 찾아내지 못하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리스본이라는 도시는 참 좋았다
알수없는 어떤 힘이 그 도시를 끌어당긴다고 할까..?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나를 유혹하던
리스본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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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포르투칼 정서가 같은 반도 국가여서 그런지 우리랑 비슷한게많더군요.. 노래를 샹카라고하던가. ...고기잡이배를 기다리는 마음이란던가.... 음식과 정서등... 멋지고 편안하게 잘감상햇어요... 탱큐
알수없던 끌림과 편안함이 그런것이었군요
참 마음편히 다녔던 리스본이었어요
카페지기님에게 1빠를 뺏겼음...ㅡㅜ 항상 감사히 감상하고 있습니다...하루의 활력소예요..저는 축구를 좋아해서인지 포르투갈하면 C.호날두밖에 생각이 안나요..ㅋㅋ^^; 근데 사진을 보니 광장의 바닷가가 참 아름다울거 같네요..다시갔으면 좋겠다..^^
즐겁게 감상해주시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근데..저두 호날두 진짜 좋아해서..유로 2008때 포루투갈이 졌을때..울분을 토했답니다..ㅋ
피오나님도 유로2008때 유럽에 계셨죠??저는 결승전때 독일에 있었답니다..TV가없어서 보진 못했지만 결승전 담날 조용하길래 아~~~스페인이 이겼구나 했어요...ㅋㅋ
저는 결승전날 크로아티아에 잇었네요!! 한창 분위기 무륵익었던 8강 4강때는 빈에 있었구요!! 매일 맥주마시고 축구보고...ㅋㅋ
리스본은...가보지 못하였는데...피오나님...덕분에...잘다녀왔읍니다...그런데...피오나님이...분위기를..너무..뜨워주시는바람에....빠져가지고....겨우 탈출하였읍니당딩...
특별하고 소박하고 안전감있던 그런곳이었어요
가보시면 분명 마음에 들어하실거에요
다른 유럽의 도시와는 또 다른 멋이 있는 곳이군요 ^^
정말 왠지 조용하고 사색에 잠길것 같은.......전 아니구요~~ㅋㅋ
항상 좋은 사진 좋은 정보 감사해요 님글보며 많은 정보를 얻어요 !사진 너무 잘찍으셔요 ㅠㅠㅠㅠㅠㅠㅠ 카메라 기종이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