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잔해 속의 팔레스타인 여성
교황
교황 “끔찍한 고통으로 갈가리 찢긴 예수님의 땅에 평화를 간구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9일 오전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의 자문회의 참가자들의 예방을 받고 이스라엘 성지를 향한 마음을 전했다. “너무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우리는 주님께서 당신 인성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하고 용서하며 모든 이에게 선을 행하라고 가르치셨던 바로 그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슬프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원들에게 “보편적이고 포용적인 사랑”을 가르치고, 스스로 그런 사랑을 배우라고 초대했다.
Salvatore Cernuzio
프란치스코 교황이 벌써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력과 분쟁으로 갈가리 찢긴 이스라엘 성지를 생각했다. 교황의 발언은 거의 절규처럼 들렸다. “우리는 주님께서 당신 인성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하고 용서하며 모든 이에게 선을 행하라고 가르치셨던 바로 그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슬프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성지에서 일어난 끔찍한 고통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끔찍한 일이 무엇보다도 수많은 무고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수많은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교황은 로마에서 열린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의 자문회의 참가자들의 예방을 받고 이스라엘 성지 상황에 대한 슬픈 마음을 이 같이 전했다. 회의에는 기사단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석했다.
“저는 예루살렘 어머니 교회의 큰 고통을 함께 나누고 평화의 은총을 간구하면서 이번 자문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여러분과 영적으로 함께합니다.”
영적 양성, 조직 양성
교황의 연설은 이번 자문회의 주제인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기사단에 입회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을 위한 양성 △이미 기사단의 삶과 사명에 참여하고 있는 단원들의 평생 양성 △“제단 앞에서 행해진 숭고한 도덕적 헌신을 인식하면서” 영적 관점에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단원들을 위한 양성 △기사단 활동 계획 및 자산 관리와 관련해 “성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지속적이고 적절하게 충족시키기 위한” 양성 등이다.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 총단장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십자가의 상징
교황은 “초기 양성, 평생 양성, 체험 양성, 영적 양성” 등 네 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이 네 가지 지침은 기사단원의 망토에 새겨진 십자가를 통해 뚜렷이 나타난다. 교황은 망토에 새겨진 십자가의 가로축과 관련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이 여러분의 삶 전체를 감싸고, 사랑 안에서 모든 형제자매와 가까워지겠다는 여러분의 헌신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반면 십자가의 세로축은 “여러분의 여정에서 기도 생활과 형제자매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 곧 세심하고, 적절하고, 여러분이 활동하고 있는 현실에 잘 뿌리를 내리고, 인간의 온전한 선익을 목표로 삼은 봉사 사이의 필수적인 상호보완성을 일깨운다”고 설명했다.
궁핍한 이들을 위한 헌신
이런 의미에서 교황은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이 평신도 수도회로서 가야 할 “험난한 길”을 제시하는 기사단 회칙을 상기하면서 예루살렘 “어머니” 교회로부터 시작해 온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교회의 삶에 더욱 온전히 참여하기 위해 헌신하는 모든 이를 하나 되게 하라”고 권고했다.
“이러한 보편적인 전망을 통해 여러분은 여러분 특유의 강한 정체성으로,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사랑의 신비에 참여하고, 개방적이고 순응적인 자세를 취하며, 학교 내 아이들 교육에서 노인, 병자, 난민 등 가장 취약한 계층과의 구체적인 연대에 이르기까지 형제자매들의 필요를 통해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봉사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는 기사단이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교황 알현 장면
지성과 상상력이 함께하는 실천적 사랑
교황은 “보편적이고 포용적인 사랑 안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황은 기사단의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며 “경청과 기도의 맥락에서” 다른 이들의 필요에 응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야말로 오늘날 여러분이 교회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위대한 봉사”라고 강조했다.
“어느 시대나, 심지어 기술주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우리 시대에도 지성과 상상력을 동원해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