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참변 100주년 (22) 안무 장군의 마자나바 이탈 (2)

[신룡기2]

자유시 참변 100주년 (21)  안무 장군의 마자나바 이탈 (2) 

(※ 000의 진술에 따르면 안무 장군이 이 무렵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다고 한다.)

평소 000과 안무 장군은 군사작전을 논의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안무 장군이 온 때는 국민회군이 마자나바에 있을 때 홀로 왔는지, 김범도 부대와 마찬가지로 안무 부대가 고려혁명군정의회에 일시 협조하여 마자나바에서 자유시로 이동한 이후의 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000은 처음에 안무 장군이 아무 기별 없이 갑자기 나타나자 김범도 장군을 만나러 온 것으로 판단하고, 김범도 장군은 자리에 없다고 말하려고 하였다.

갑자기 안무 장군은 “군대를 움직일까요? 어떻게 할까요?”면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안부를 묻거나 돌려묻는 것도 전혀 없이 급히 물어보려는 것을 물어왔다는 것이다.

안무 장군이 마자나바에서 무슨 일을 겪고 왔는지 알 수 없었으나, 안무 장군에게는 이미 여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000의 주장에 따르면 자유시 사건 이후에 생각해보니 그날 안무 장군은 김범도 장군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고, 바로 자신을 만나려고 김범도 장군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온 것이었다.

안무 장군은 이미 마자나바에 있는 군대를 자유시로 이동시키면 이것이 상해파•사할린부대•만주 독립군과 박일리야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될 것임을 알고 자유시에서의 분열을 보고나서,

만주•간도에서 온 휘하들과도 계속해 이 문제를 몇 달씩 상의를 했던 것이며, 김범도 장군과도 부대의 자유시 이동에 관해서 이미 수차례 상의를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안무는 남을 통해서가 아니고 김범도로부터는 이미 직접 답을 들은 것이다.

여기서 오늘날 남한의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홍범도가 이 무렵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이르쿠츠크파측으로 기울었다는 것은 완전히 틀린 표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마, 평생 군자금에 쪼들렸던 홍범도도 『레닌 자금, 러시아 자금』의 사용처를 알고 분개했을 수 있다.

홍범도, 이인복

이미 수십년 군생활과 의병전쟁을 하며 지휘권 다툼의 문제를 수두룩하게 경험했던 안무 장군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문제는 안무 장군 역시 홍범도 장군과 마찬가지로 『독립군의 법』을 알다보니 이 무렵 동료에게 총을 조준하리라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안무 장군은 여러 차례 휘하들과 회의하였으나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의 이동을 쉽게 결정을 못했고, 양파의 다툼이 심각해져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일을 확신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 무렵 김홍일이 말한 류동열, 박영 등이 자유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자유시 이동을 말렸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닐 것이다.

사할린 부대•연해주•만주에서 온 독립군은 전투 경험이 있어 독립군에게 총을 겨누는 것이 불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오하묵의 자유대대는 그렇지 않았다.

최고려가 쓴 자서전을 봐도 자유시 참변 이전에 아예 무장 독립운동 경력이 없었다.

안무 장군은 000이 홍범도 장군 휘하에서 일한 것을 알고 있었고 수년전부터 만주에서 본 적이 있었고, 김좌진 장군과 000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김범도 장군 몰래 휘하 부대의 자유시 이동을 어떻게 할지 물어봤다는 것이다.

(※ 이 주장은 개인의 진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 수 있다. 000의 동료 *00은 안무 부대와 함께 행동하였으며, 자유시 참변 직후 사망자 조사에 참여하였다.)

안무 장군이 누구인가?

젊은 날의 안무 장군

오늘날 남한에서는 김좌진, 홍범도 등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당시에는 간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였던 구춘선, 김약연, 이동휘, 홍범도, 문창범, 이상설, 류인석, 이범윤 등과 함께 만주지방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해 온 사람이었다.

(※ 출처 : 동아일보 1920. 5. 1. 자 보도 및 1920. 9. 20. 간도 대한국민회 보도 내용 등 참고)

자유시에서 홍범도의 행동을 저지하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능히 저지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독립군이었고, 자유시 일대에 모인 휘하 독립군의 이동 등 군사작전을 러시아측 눈치 안보고 결정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중 한분이었다.

오늘날 안무 장군이 일부 휘하 독립군과 함께 마자나바를 이탈하기 전에 자유시를 방문하여 이르쿠츠크파 고려군정의회에 협조하는 등의 문제를 상의하였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재로고려혁명군대연혁』과 같이 믿을 수 없는 소리이지만, 최소한 조작이나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조작을 하면 매도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 세상일 것이다.

무정부주의 강도떼로 몰리다.

조작된 글도 주변 상황을 세밀하게 알아야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재로고려혁명군대연혁』의 저자는 사건을 남이 알아차리기 힘들게 그럴싸하게 구성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재로고려혁명군대연혁』은 자유시 참변에 관해 박일리야에 대해 악의적으로 쓴 점이 많지만, 안무 장군과 박일리야의 마자나바에서의 생활은 '완전한 조작극'이다.

사할린 부대가 간도나 연해주도 탈출하려면 남쪽이나 동쪽으로 가야하는데, 북서방향으로 도로상 거리 3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제야시를 약탈하러 간다는 것은 너무 명백한 조작이다.

(※자유시와 제야시의 직선 거리는 약 270Km정도지만 도로상 거리는 300Km를 훨씬 넘는다. 제야시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고, 그냥 막 소설로 창작해서 쓴 것이다.)

또, 마자나바와 이바나프카(Ивановка, 자유시 남쪽에 위치) 등의 지역은 일제 시베리아 간섭군에 의해 민간인 대량학살이 이루어져 이미 주민 생활이 피폐해진 곳이었다.

일제 시베리아 침략군은 1919년 3월 22일의 이바나프카 학살 당시 어린이, 중국인, 노약자 등 257명의 이상을 살해하거나 산채로 불태웠다.

이바나프카 지역에서만 수개월에 걸쳐 식량과 마을을 불태워 1천명 이상의 고아가 생겼고 수년간 주민들이 기아에 허덕여야 했다.

살아남은 여성과 소녀들은 강간당하였다.

특히 아무르주의 한국계 러시아인은 일본군의 표적이 쉽게 되었다.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이바나프카 생존자들은 주변 블라가베셴스크와 자유시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구호를 요청하자 타지역에서는 일본군의 무자비한 학살을 두려워하여 볼셰비키가 해방시키기 전까지 지원을 하지 못해 기아가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제 침략군은 풀어주면 그만인 소, 말, 돼지, 개 등의 동물까지 몰살시켰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고 개만 못한 야만종이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 매년 3월 22일경에 열리는 이바나프카(Ивановка) 일본군 학살 추모식은 2021년 현재까지 가끔 일본인도 참석하여 매년 열리고 있다.

1919년 3월 26일경에는 백파와 일본군이 스바보드니의 볼셰비키 간부 파포프(Попов, В. В.) 등을 처형하였다.

(​※ 파포프 블라디미르 바시례비치(Владимир Васильевич Попов) : 스바보드니시의 유명한 볼셰비키로, 께르비에서 트리피츤 동료의 학살 사건을 조사하였던 베즈드닌(Безднин, В. В.) 등과 함께 자유시 일대에서 볼셰비키 활동을 하였다.

출처: https://www.gzt-sv.ru/history/nash-gorod/g04-etih-dnej-smolknet-slava)

파포프 B. B.

(자유시 민간인 학살극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에서 다룬다.)

1919년 1월 10일경부터 며칠간 일본군은 봉기가 일어난 아무르주 마자나바(Мазаново) 군 일대의 비무장 민간인 300여명을 학살하고, 주변 밭과 마을을 불태우고 가축 등을 약탈하였다.

아무르주 일대에서 잦은 민간인 학살은 결국 러시아계 민족의 반발을 불러온다.

또 마자나바에서는 1919년 10월 3일경에도 일본군의 전투에서 파르티잔 수십여명이 사망하는 등 최소 수백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겼다.

일제의 학살을 경험했던 마자나바 주민들은 상당수 자신들의 마을과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할린의용대에게 불편이 있었지만, 니항에서 일본군과 백파군에게 싸운 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불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1천호~2천호 이상의 마자나바 지역에서 수천명을 헤아리는 독립군이 겨울철 몇 달씩 주둔하자 아무리 농촌이라고 하나 자유시 등지에서 다량의 식량•의복류 등의 지원이 오지 않는 한 1921년의 러시아 대기근을 쉽게 견딜 수는 없었다.

이 무렵 독립군 이야기에서 사냥이나 낚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독립군들의 사냥 등을 통한 식량 획득 및 저장 방법, 일본군을 속이는 방법 등은 오늘날에도 사용 가능한 방법이며 남한에서는 독립유공자 서훈 및 유족연금 등과도 관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을 기술하지 않는다.)

독립군뿐만이 아니라 사할린의용대가 주둔했던 마자나바, 크라스나야라바, 수라제프카, 기타의 도회지역에서도 숙식을 제공했던 러시아계 및 조선인들의 고통도 심했다.

일본군의 시베리아 간섭으로부터 더 심해진 식량난으로 아사자와 동사자가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는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1921년 6월 28일 자유시 참변 조준사격 사망자보다는 훨씬 많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마자나바에 주둔했던 사할린의용대가 제야강 상류의 제야시를 약탈하려고 했다는 『재로고려혁명군대연혁』의 조작을 웃어넘길 수만 없다.

1917년 10월 공산혁명이후 시베리아 제야강 일대까지 광범위한 농업 집단화나 식량배급제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극심한 화폐가치하락(인플레이션)과 잦은 내전으로 식량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온 독립군들은 아무르주에 도착한 후에도 배불리 먹어보지 못하였고, 자유대대에서는 사할린의용대가 지휘권 쟁취를 위해서 주둔지를 옮겼다고 주장하지만 그것보다는 1920년의 대기근 시기의 식량조달과 겨울을 나기 위한 수단으로써 분산 배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합당하다.

그러나 아무르주의 다른 지역 역시 일제와 백파의 살인⦁약탈⦁방화로 인해 가축과 농경지까자 파괴되어 식량조달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독립군이 도착하자마자 벌써 겨울이 오니 극심한 식량난 등으로 상당수가 민가에 들어가 숙식을 해결하려니 얼어죽거나 굶어죽기 전에 마자나바나 자유시 주변의 들짐승을 사냥하고 내전의 피해가 적은 제야강 상류지역의 농촌 등에서 비싼 돈을 주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식량을 조달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주먹 센 놈이 법인 시대, 대기근의 시대

1917년경부터 시작된 러시아 전국에서 벌어진 내전으로 마치 청일전쟁, 러일전쟁 직후의 만주나 1910년대 만주상황과 같이 ‘주먹 센 놈이 법이요 이기는 시대 상황’이 아무르주에서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독립군뿐만이 아니라 사할린의용대의 주둔지가 과거 일본군의 학살이 진행되었던 지역이다보니, 주민들은 사할린의용대가 사할린주 니항의 일본군과 싸운 사실과 식량과 토지의 균등 분배 등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었다.

오하묵과 최고려 등이 박일리야가 트리피츤과 동일한 무정부주의자라 비방할수록 아무르주의 러시아계나 한국계 주민들의 사할린의용대에 대한 불만은 줄어들고, 사할린의용대가 주민의 식량을 약탈한다고 비판하자니 아무르주에서 먼저 도착하여 이 지역의 지도층이라 평소 주장하였기 보급을 책임져야 할 자신들의 잘못이 더 크게 드러나게 되니, 오하묵 등은 박일리야의 과거사를 들춰내서 흠집을 내보려했지만 쉽게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1921년 러시아 대기근 시기 오하묵(Огай Христофор Николаевич)과 최고려가 사할린의용대를 ‘무정부주의 강도떼, 귀축 비적떼’로 누명을 씌울수록 이것은 오히려 러시아계 주민들이 사할린의용대에게 적대적이지 않게 되었다.

자유시 한인 보병자유대대장 오하묵

오하묵과 최고려 등이 신속하게 무력으로 공격하여 수라제프카 마을 주둔 사할린의용대를 무장 해제하려고 한 데에는 숙식을 해결해 주고 있었던 우크라이나 및 한국계 주민들의 동정심도 크게 작용하였다.

1921년 자유시 최대 번화가 발샤야 거리에 있는 카레이스카야 슬라보드카 마을

(자유시 최대 번화가 발샤야 거리의 카레이스카야 슬라보드카 외에도 수라제프카 구역 좌측 3.5킬로미터 지점에는 카레이스키 파셜록의 고려인들이 1937년 강제이주 전까지 쌀농사, 콩농사 등을 하며 거주하였다.)

러시아의 고려인 마을

[heidegger]

1910년대 아무르주에서는 주먹 센 놈이 법인 시대였군요

[신룡기2]

1918년~1922년경에.. 시베리아에는 온갖 체코군단, 백파, 중국 마적, 중국 참전군, 미국 간섭군, 영국 간섭군, 일본 침략군, 셰묘노프, 콜차크 군 등등외에도.. 비적들과 친일파 등등 말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시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heidegger]

ㅇㅇ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