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SG 휴먼솔루션그룹과 함께하는 `인재경영의 비밀` ④ 공정한 평가 위한 3가지 고민과 해법 ◆
성과 평가를 한 뒤, 많은 리더들은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과연 부서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안타깝지만 아니다. 모 취업사이트의 설문 결과, `인사평가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직장인 비율은 62.7%에 달했다. 평가에 대한 리더와 부서원 간의 인식 차이, 그 갭(gap)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성과 평가 단계에서 리더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3가지 질문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자.
① 자가평가서, 언제 봐야 할까?
"부서원 평가를 할 때 직원의 자가 평가 결과를 보고 난 다음에 평가하는 게 좋을까요, 보지 않고 평가하는 게 좋을까요?"
성과관리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무조건 안 보고 해야 한다. 이유는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때문이다. 앵커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닻`이다. 항구에 정박한 배를 본 적이 있는가? 닻을 내린 배는 아무리 파도가 쳐도 닻이 내려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 우리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외부로부터 입력된 첫 정보는 내 판단의 범위를 결정짓는 `준거점`, 다시 말해 `닻`을 만들어 버린다.
당신은 김 대리 평가 점수를 10점 만점에 7점 정도라 생각했다. 그런데 김 대리는 자가 평가 점수를 당당하게도 10점으로 적어 왔다. 이걸 본 당신, 속으로는 `이 친구, 뭘 믿고 이러는 거야?` 하면서도 7점이 아닌, 8점을 적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9점 정도로 생각하던 박 대리. 그런데 박 대리의 점수를 보니, 7점이라고 적혀 있다. 자, 이때 드는 당신의 생각은? `어? 혹시 내가 놓친 게 있나? 김 대리를 과대평가하고 있었나?` 이러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9점을 나도 모르게 8점으로 바꾼다. 오해는 말자. 직원의 자가 평가 결과를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앵커링으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 당신이 `먼저` 평가하라는 이야기다. 그런 다음에 두 개를 비교해도 늦지 않다.
② 평균 정도인 실력을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평균 실적인 부서원. 하지만 본인 실적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고민을 해결하려면 심리학 개념을 하나 이해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본인을 평균 이상으로 아름답고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설마 그런 곳이 있겠느냐고? 그렇다. 이곳은 풍자 소설가 개리슨 케일러 작품에 나오는 `워비곤`이라는 가상의 마을이다. 이처럼 심리학에서는 남보다 뛰어나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현상을 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소설 속에서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조직에서 평가를 할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생긴다. 특히 역량평가나 태도평가와 같이 정성적인 부분에서, 본인이 평균 이상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본인 스스로 `객관적`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방법은 동일 직급 그룹, 즉 피어 그룹(Peer Group) 직원들과 비교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회사에 과장이 10명있다. 그럼 이렇게 질문한다. "최 과장, 본인은 우리 회사 과장 그룹 내에서 역량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해?" 단, 여기서 유념할 게 있다. 리더가 아닌 피평가자 본인 스스로 평가하도록 하라. 그리고 특정인과의 직접 비교보다는 전체 속에서 본인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③ 모두가 S를 원한다면?
"이 정도 실적이면 당연히 최고등급 S를 줘야 합니다. 하지만 쿼터 때문에 S 등급을 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요?"
사실 쿼터 같은 문제는 팀장의 재량권을 넘어선 부분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상대평가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 기업에서 활용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캘리브레이션 세션(calibration session), 일종의 조정회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영업1, 2, 3팀별로 S를 주고 싶은 직원이 3명씩 있다고 하자. 하지만 영업 본부에 S등급 쿼터는 7명. 2명은 S를 받을 수 없다. 이때 최종 평가권자인 영업 본부장과 각 영업팀장들, 그리고 인사팀과 같은 타 부서 리더가 참석해 회의를 연다. 그리고, S를 주고 싶은 직원들의 실적을 한꺼번에 펼쳐 놓고 비교를 한다. 방식은 모 TV 프로그램에서 한창 유행했던 이상형 월드컵처럼 일대일 쌍대 비교를 통해 선정하는 것. 중요한 것은 관련된 참석자들이 함께 모여 협의의 과정을 통해 결정한다는 데 있다. 어떤가? 든든한 평가 방법이라고 생각되는가? 하지만 너무 만족해하지는 말자. 이 세상에 `모두가 만족하는 평가`는 없다.
평가에 대한 갭은 언제나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갭이 10이 될 수도 있고, 3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이 세 가지를 실천한다면 평가의 갭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