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 저항하는 사람이 사라진 시대가, 가장 악한 시대입니다.’
/역사학자 전우용님 글.
1964년, 중앙정보부는 ‘북괴의 지령을 받고 국가 변란을 기도한 인민혁명당을 적발했다’고 발표하고, 사건을 서울지검 공안부로 송치했습니다.
사건 기록을 검토한 검사들은 ‘기소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며 기소를 거부했습니다.
법무차관은 “중정은 자백을 받아냈는데 검찰은 왜 못 받아내느냐?”며 다그쳤고, 검사장은 “기소하기 싫으면 옷 벗고 나가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래도 검사들이 뜻을 굽히지 않자, 검사장은 “기소를 못하겠다면 공소장이라도 작성해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담당 검사 4명 중 3명(이용훈, 김병리, 장원찬)은 이마저 거부하고 사표를 냈습니다.
1971년, 서울지검 공안부는 시국사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내린 판사 2명을 ‘뇌물 수수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이 일차 기각하자, 다시 청구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노골적인 사법부 장악 시도에 반발해 판사 153명이 사표를 냈습니다.
1974년 ‘인혁당 재건위’(혹은 제2차 인혁당) 사건 때 중정부장은 제1차 인혁당 사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신직수였습니다.
그가 제1차 인혁당 사건 때 망신당한 분풀이로 제2차 인혁당 사건을 다시 조작했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고 역시 증거는 전혀 없었는데도, 이때는 사표 쓴 검사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을 기소한 검사들은 ‘세계 사법사상 최악의 사법살인’의 공범이 됐습니다.
370여 차례 압수수색과 6차례의 소환조사를 하고서도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제1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도, 검찰 내부에서 ‘기소 불가’ 의견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판사를 비난하는 소리만 높습니다.
심지어 검찰은 정진석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사를 ‘내사’한답니다.
검찰의 판사 사찰은 해당 판사에 대한 공격에 그치지 않습니다.
앞으로 정권의 비위에 거슬리는 판결을 하는 판사는 모두 검찰의 내사 대상이 될 거라는 공공연한 협박이자 노골적인 사법부 장악 시도입니다.
그런데도 검찰 내부에서 이런 행위를 비판하는 소리가 안 들리고, 사법부에서도 이에 반발, 저항하는 사람들이 안 보입니다.
악이 지배하는 시대는 ‘거대한 악마’가 아니라, 아무리 악한 지시라도 ‘성실하고 묵묵하게’ 이행하는 ‘평범한 악인’들이 만듭니다.
악에 저항하는 사람이 사라진 시대가, 가장 악한 시대입니다.
-밴드에서 옮긴 글-
https://www.youtube.com/watch?v=aNYxefmU_Ng
어 바람이 차다
가을인가 했더니 겨울오나?
오늘은 장성군 체육대회
집사람이 파크골프 면 대표로 선발되어 출전
면대표가 남녀 각2명
그 중 한사람으로 집사람도 뽑혔다
작년에 파크볼 시작하여 면 대표로 선발되었으니 대단한 것 아닌가?
새벽에 일어나 빨리 가서 연습하자고
나야 톡을 보내야 갈 수 있지
톡을 보내고 나니 6시
아침 한술 하고 바로 파크장으로 출발
동물들은 엊저녁에 모이와 물을 충분히 주었다
파크장에 도착하니 세팀이 치고 있다
오늘 대회에 나올 팀들
우리처럼 아침 일찍부터 연습하나 보다
우리팀 장사장네도 와서 치고 있다
같이 치자고
집사람이 치는 볼이 좀 불안하다
파4에서 오비를 내고 펏팅도 마음 먹은대로 안되는 것같다
대회라니 벌써부터 긴장하나?
그렇게 잘 치던 사람도 대회에선 평소 성적을 못낸다
긴장하기 때문이리라
대표로 나간 것만 해도 어디냐며 즐긴다는 기분으로 시합에 임하라고
말이 참 쉽다
그럴 수만 있다면 긴장도 안하겠지
승훈동생네도 왔다
승훈동생은 어려운 코스만 연습해 본다
그도 좋은 방법 같다
모두 모여 다같이 한바퀴 돌자고
승훈동생 안사람이 동영상을 찍는다
이런 모습도 파크단톡에 올려 파크볼 즐거움을 공유하자고
좋은 생각
한바퀴를 도는데 서로 오비를 내지 않았다
지금 같이만 치면 우리 면이 우승할거라며 한볼 한볼 신중하게 쳐나가라 했다
오늘은 바람이 세다
바람 끝도 차다
면에서 준 체육복만 입었더니 한기 들어 몸이 오싹거린다
이제 10월초인데 무슨 날씨가 이러나
올핸 날씨를 종잡기 어려웠다
오월에도 서리가 내렸다
이제 가을인가 했더니 늦가을 날씨를 보인다
이러니 농작물이 재대로 될리 없지
9시부터 새로 조성한 공설운동장에서 입장식
승훈동생 차로 모두 공설운동장으로
각 면마다 자기 면의 자랑거리를 주제로 입장식 포퍼먼스
우리 면은 장원 급제하여 갈재를 넘어 오는 걸로 포즈를 잡았다
노령산맥의 끝단
전라도에서 한양 가는 길은 갈재를 지나야만 한다
남루한 선비가 한양 올라가 장원 급제하여 어사화 머리에 꽂고 가마타고 풍악 울리며 내려오던 갈재길
남녀 노소 길가에 나와 그 모습 보는게 장관 아니었을까?
오늘날 그 모습을 재현해 보는것도 의미 있는 것 같다
파크볼 선수들은 입장식 끝나고 바로 파크장으로
개회식까지 보고 오면 늦을 것같다
파크장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면 대표들은 와서 파크장을 돌고 있다
아마 개회식을 참석하지 않은 것같다
10시 반이 되니 바로 시작
북하팀은 개회식 참석하고 오느라 2-3분 늦는다는 연락왔는데도 주심이 시간 되었다며 바로 시작하면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팀은 아웃이라고
좀 그렇다
체육대회지만 승부를 떠나 군민 화합이 먼저 아닐까?
더구나 개회식을 참석하고 온다는데...
야박한 승부 세계 구나
노열동생 전화
오늘 밭을 갈면 어떠냐고
아직 퇴비와 살충제등을 뿌리지 않았으니 내일 갈아 달라고
그럼 그렇게 하겠단다
우리팀이 치는 모습을 회원들과 멀리서 보며 응원
오비가 나면 아이구
홀컵에 넣으면 야
집사람은 오비 내지 않던 곳에서 더불 오비를 내 버린다
파로 끝날 곳도 보기로
이글 버디도 잡았지만 오비와 보기가 더 많다
승훈동생과 장사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치지만 그들도 오비 나지 않을 곳에서 오비 내버린다
대회라는게 참 묘하다
사람을 긴장시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나도 바둑 대회 나가보니 평소의 두던 실력이 나오질 않는다
무려 두시간 가까이를 지켜보며 응원하면서 추위도 잊었다
12시 넘어 경기가 끝났다
승훈동생과 장사장은 남자들 개인전에선 2,4위
그러나 집사람과 현정씨는 80타 가까이 쳐 팀이 아깝게 우승권에 들지 못했다
종합 점수에서 우리가 1점 차로 4위
집사람이 지난번 만큼만 쳤어도 우승이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쌍코피만 터지지 않았어도 괜찮았단다
그래 어젠 한번도 오비 내지 않았던 7번 홀에서 오늘 두 번 연속 오비 내었으니 아쉬움 많이 남겠지
대회란 그런거다
그만큼 쳤으면 잘 한거라며 이젠 잊어버리라고
그래도 집사람은 치는 폼도 멋지고 배짱있으니 날로 발전하리라
공설운동장 북이면 자리로 가서 점심
북이면 체육회에서 뷔페로 준비했다
난 구경만 했는데도 긴장했었는지 술한잔 생각
소맥으로 몇잔
집사람이 오후에 일해야 한다면서 그만 마시란다
그래 노열동생이 마늘 심을 밭 갈아 준다했으니 퇴비등을 뿌릴려면 그만 마셔야겠다
아산형님이 집에 가신다고 해서 함께 왔다
농협들러 상품권 바꾸고 농약과 소주 후기사료를 사서 집으로
마늘밭을 갈아 놓았다
어? 퇴비와 약을 뿌리지 않았는데...
노열동생에게 전화해 보니 땅이 마르라고 한번 갈아 놓았단다
저런 그런 생각으로 갈아주었다니 고맙다
거기다 퇴비와 비료를 뿌려도 괜찮겠냐니 뿌려 놓으면 다시 갈아 주겠다고
집사람과 같이 내려가 비료를 뿌리고 퇴비를 뿌리기 위해 쌓아 놓은 퇴비장에서 유박 몇포 실어 밭으로
퇴비를 뿌리려고 준비하는데 노열동생이 트랙터를 가지고 올라왔다
오늘 갈아 드리는게 좋겠단다
내일 모레 비온다니 잘못함 밭가는 걸 실기할 수 있다고
아이구 고맙지
노열동생이 직접 살충제와 퇴비를 뿌려준다
모두 다 뿌리고 로타리로 두 번을 갈아 준다
두둑은 나에게 잡으라고
아이구 갈아 준 것만도 어딘데
알아서 하마고
고생했으니 트랙터 놔두고 집에 와 술한잔 하라고
집사람은 그 사이 붉은 고추를 한바구니나 땄다
앞으로도 딸게 많단다
올해 가장 잘 된게 고추
고추농사 처럼 다른 것도 잘 되었으면 풍년이었을 건데...
오늘은 그만 일하자고
오전내 시합하느라 긴장했을 건데 또 일을 하니 얼마나 힘들까?
난 옆에서 구경만 해도 피곤했는데
노열동생도 올라왔다
구운 돼지고기 안주 삼아 술한잔
점심때도 마셨건만 일하고 나니 술맛 좋다
노열동생에게 삯으로 오만원을 주었다
보통 한마지기를 갈아 주면 그 정도 주는데 난 50여평도 안되지만 고마워서 주었다
동생이 갈아주고 거들어 주어 농사지을 수 있지 나혼자 힘으론 어렵다
괜찮다며 손사래 치는 걸 성준이 뭐라도 사주라며 억지로 주었다
노열동생이 일요일 비가 잡혔다며 내일이라도 비닐씌워 놓으란다
비오기전 일해야겠지
내일은 다른 일 제껴 놓고 마늘 심을 곳 정리부터
집사람과 심을 마늘을 쪼갰다
종자로 쓸 마늘은 튼실하고 큰게 좋다
조각마늘을 심으면 마늘이 크게 자라지 않는다
마늘을 쪼개 크고 좋은 걸로만 골라 심어야한다
마늘 두접을 쪼갰는데 집사람은 부족하다며 내일 한접 더 쪼개자고
그렇게 하자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운동하고 와서 꽤나 일했다
해가 넘어가니 기온 뚝
재채기가 나온다
코도 맹맹하고
감기 들려나?
창문을 여니 어제보다 포근
풀벌레 울음소리 잦아들고 있다
이제 짝들을 다 지었나?
님이여!
내일부턴 3일간 연휴
즐거운 나들이로 가을 향기 만끽하시면서
늘 건행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