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제주도에 사는 친구가 바쁘냐? 는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 그날 할 일이 있었지만 여유가 있다고 말 했습니다.
그 친구는 고향친구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동창인데, 제주도에 내려가 살고 있어 만나기 힘든 친구였습니다.
그랬더니 청주공항에 10시반정도에 나와서 기다리라는 것이였습니다.
세종시에 볼 일이 있는데, 보기 힘드니 같이 갔다오면서 그간의 지낸 이야기나 하자고....
약속시간에 가서 기다리니, 그 친구가 부인과 함께 나타나서 오랜만에 해후를 하였는데,
곧바로 어떤 여자분을 소개하는 것이였습니다.
그 여자분은 '조직위원장 입니다' 라며 명함을 건네주었습니다.
조직위원장? 뭐하는 조직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친구에게 다가가
세종시로 가는 버스를 타자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일행이 많아서 대절한 버스가 있으니 그 차로 같이 가자고....
일행? 무슨 일인데 일행이 있으며 또 얼마나 많길레 대절까지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윽고 버스 한대가 게이트 앞에 다다르자 모두 타라는 안내와 함께
친구도 이 차를 타고 가면서 이야기나 나누자고....
그래서 나도 타도 되느냐? 고 하니까, 미리 조직위원장에게 이야기를 해서 괜찮다고....
대략 30여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타자 출발을 하는데,
조직위원장이 버스안에서 나를 소개하며, ㅇㅇㅇ의 친구로 청주에 사시는 분인데 오늘 우리의 일에 협조 하실분이라고.....
협조? 무슨현조를? .... 하면서, 나는 얼결에 일어나 인사를 하였습니다.
이윽고 버스 안에서 오늘의 일정과 행동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데
이 분들은 제주도의 제2공항건설을 찬성하는 분들로서....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외부인들을 더 받아들이기가 어렵게 되자 벌써부터 제2공항 신설을 계획하였는데
환경부에서 환경조건이 맞지 않는다며 건설계획을 보류하자, 이를 항의하기위해 온 분들이였습니다.
결국 쉬운 말로 시위를 하러 온 것인데, 나는 건설의 타당성도 모르고 시위에 가담하게 된 것입니다.
어? 이를 어쩌지..... 나는 이 문제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인데 이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나?
그렇다고 친구만 빼내여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멀리 온 친구를 버리고 돌아설 수도 없고......
잠시 어쩌면 좋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친구란 어려울 때 함께하는 것이 친구 아닌가? 이럴때 꽁무니를 빼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지....
여기에 같이 동참했다 해서 뭐 큰일 날 일도 아니고...... 이렇게 생각이 들자 '친구를 위해 동참하자' 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마침내 국토교통부와 나란히 있는 환경부 청사 앞에 다다르자......
지금 가는 이분들만 아니라 이미 와 있는 단체가 아주 어럿이 있고
서로 자기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한 고성능 확성기기를 통한 투쟁적인 말투로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였습니다.
게다가 자기들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과 여러 표징물들로 난장판이였고
그 뙤약볕 아래에 경찰들도 팔 토시를 한체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대표 몇명이 나가더니 다른 시위대와 조율을 하였는지
나가자며 환경부 정문앞으로 나갔는데, 버스안에서 이미 시위순서와 대형 및 각자 할일들을 안내했기 때문에
그대로 행동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뒷줄에 서서 알아서 하라는 허름한 주문을 주고는 나머지는 열심히 주어진대로 항의문을 낭독하고
소리를 지르며 손을 뻗어 동조하는 행동들을 뙤약볕 아래에서 열심히들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곳을 보니 모두가 내 삶을 호소하며, 내 주장을 관절하기 위한 투쟁의 장소인데
이들을 안내하고 통제하는 경찰들의 노고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그리고 거의 매일처럼 이렇게 살벌한 문구와 점잖지 못한 말투로 귀를 찢는 듯한 고성능 확성기에 노출된 부처 공무원들과
주변분들의 애로가 보통이 아니구나 하는 삶의 현장을 보고 왔습니다.
주장하는 분들의 투쟁 .... 모두 맞는 말들입니다.
그러나 다른면으로는 동의하지 못 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면을 조정하면 안 되나?
이런 것을 조화 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와 서로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첫댓글 헉....
마네킹들 보니 섬뜩하네요.
더운 날씨에 영문도 모른채 투쟁하고 오셨네요.ㅎㅎ
저기 보이는 마네킹.... 그리고 여러 주장을 담은 문구의 현수막.....
또 그넘어 텐트에서 농성하시는 분들.... 정말 복잡하였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모두가 삶의 연장이였고 투쟁의 현장이였습니다. 얼결에 경험한번 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대모에 합류 한후
저녁에는 찐하게 한잔 하셨나요? ㅎ
아니요. ㅎㅎ 제주도 사람들이 미리 비행기표를 예약해놔서 청주공항에서 서로 빠이빠이 했답니다.
그들은 나에게 수고 했다면서 떠나갔고, 친구는 나에게 미안하다면서 떠나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런면도 있는 것같군요.
저 마네킹을 세워놓고 단체 관계자들은 그늘에서 마이크로 외치고만 있더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저같으면 화났을 거 같은데 개의치않으시다니 대인배십니다
나도 처음엔 머뭇거려지더군요. 그러나 이내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니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시간을 같이 보낸 것으로 치부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홀가분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청사앞을 지나가다보면 이 뜨거운날 전경들이 애처럽다는 생각이 ㆍ
이 정도 시위는 양반이고 , **총시위는 정말 각성 해야합니다 ㆍ 트럭에 고성능 스피커로 민폐를 끼칩니다 ㆍ
실제로 내가 TV에서만 보던 현장을 가보니 아수라장 이였습니다.
이 단체 저 단체에서 경쟁하듯 쏟아내는 고성의 확성기 소리.... 시위하는 분들의 투쟁적 행동.....
정말 경찰들이 너무 수고들을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서로 의견충돌은 있을 수 있겠지만 되도록 서로 고생하며 이렇게 하지 않고 처리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잘하셨습니다
제2공항은 반드시 만들어져야하고 제주도민의 생존권이 걸린것이니 좋은일이 하신겁니다 ㅎㅎ
나는 뭣도 모르고 무조건 친구가 하는 일에 동조를 하고 온 셈입니다.
또 듣고 보니 어렴풋이 옳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떠튼 잘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로나가 이상한 풍속도를
만들엇군요. 마네킹이 사람을
대신하게 아주 시각적 효과를
최대화 할거 같습니다.
친구 부탁이라면 크게 불의
한일 아니면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게 진정한 친구 겟지요.
아주 잘하셧어요.
옛날에는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같이 했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습니다.
그 의리의 가치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목숨까지 언급될 일이 아닌 것에 친구를 도와 함께 행동을 한 것에 대하여 이의는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좋은 경험을 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하여간 바라는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순간 당황 하셨겠지만
참 잘 하신 것 같아요
좀 그랬었지요. ㅎㅎ
그러나 친구를 돕는 것이 친구 아니냐? 하는 생각에 좀 도와줬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 마네킹 입니다. 사람대신 이 마네킹을 시위 현장에 진열하였더군요.
그곳에 가 보니 기상천외한 말들과 내용들이 있어서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