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 옵티머스운용서도 '민주당 향기'...전 대표 문 대통령 정책특보 지내

[가리나무]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해 '제 2의 라임 사태' 우려가 불거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자문단으로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이번 사안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투자자에 믿음을 주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전 대표가 여권 관련 인사라는 점도 라임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 홈페이지에 '자문단 현황'이라는 이름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이헌재 전 장관,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의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사진=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이들 자문단에는 지난 3월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지분 14.8%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양호 전 나라은행(NaraBank) 은행장도 포함됐다. 나라은행은 미국 현지 1위 한인은행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합병을 통해 뱅크오브호프(Bank of Hope)로 이름을 바꿨다.

이들 자문단이 어떤 인연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합류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이혁진 전 대표이사가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했을 당시부터 신생 운용사답지 않은 화려한 인력 영입으로 관심을 끌었다.

▲배우 이서진/사진=연합뉴스

지난 2011년에는 이 전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배우 이서진을 글로벌콘텐츠2본부 본부장(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신영증권 출신으로 CJ자산운용(현 브이아이자산운용)에서 특별자산운용본부장(상무)까지 지냈던 이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4.11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열린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의 정책특보와 민주당 더불어경제실천본부 대변인을 등 지냈다. 18대 대선 이후에도 문재인 후보와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와 민주당 간의 관계가 소원해 진 것은 회사 측에 의해 20억원 가량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하면서다.

이 전 대표는 김진수 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발하는 등 경영권 분쟁 양상이 벌어졌다.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이 전 대표의 일부 횡령이 사실로 밝혀졌다. 2017년 이 전 대표는 자리에서 내려와 현 김재현 대표가 들어섰다.

이 전 대표는 2018년에는 양호 전 은행장의 자신의 지분 18.18%를 양도해 최대주주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이 전 대표의 지분은 투자자들의 풋옵션을 물어줄 여력이 없어 모두 공매처리 됐다.

▲지난 2012년 민간인 불법사찰 규탄 시위에 참석한 김안숙 서초구의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사진=김안숙 의원 블로그

그 사이 회사 이름은 2015년 AV자산운용을 거쳐 2017년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변경됐다. 누적된 적자로 인한 위기는 현 김재현 대표가 우선주 투자를 통해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대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상환전환우선주 33만주를 보유 중이다. 올 3월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용의 자본총계는 60억원 수준이다.

만일 횡령 혐의 등을 받지 않았다면 문 대통령의 정책특보까지 지낸 만큼 이 전 대표는 현 정부에서 공직에 입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표의 퇴출 이후 회사는 별다른 문제 없이 운영될 것 같았지만 결국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의 만기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다음 날 환매가 중단된 펀드 규모는 380억원 수준이다.

옵티머스크리에이터펀드는 편입 자산의 95% 이상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 매출채권을 기본 자산으로 삼는다고 설명한 사모펀드로, 만기 6개월 단위로 연 3%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낸다고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실 사모사채를 편입해 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5·26호 펀드 외에 만기가 남은 펀드들도 줄줄이 환매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잔액은 5564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의 판매잔액이 4778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577억원), 케이프투자증권(146억원), 대신증권(45억원), 한화투자증권(19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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